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2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28화(228/547)
(228) 오스만 제국 재편의 기회를 갖다
저 유명한 톱카피 궁전 앞, 비무장한 대신들과 아직 어린 황족이 도열했다.
“승자의 자비를 원하오.”
콘스탄티노플의 성문이 열린 지 오래다.
그러나 프랑스 군은 아직, 톱카피 궁전에 들어서지 못했다.
워낙 큰 도시라 행군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 끌고 온 아라비아산 명마에 올라탄 유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선두에 선 소년과, 그 옆의 남자가 이채롭다.
아마 소년은 원역사라면 술탄에 오르게 될 마흐무드일까?
그렇다면 남자가 누군지는 짐작이 간다.
“술탄께서는 어디 있습니까?”
터번을 쓴 중년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어리석은 술탄은 연금되었소.”
“그럼, 대신 이 궁전을 지배하는 자는 누구죠?”
“무스타파 황자시오.”
본래 원역사에서 셀림 3세를 폐위하고, 제위에 오르는 황자가 무스타파다.
허나 이 자리에 없는 걸 보면, 무스타파는 허수아비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다.
문득 유진이 싱긋 웃으며 말 위에서 일렀다.
“실제로는 당신이겠군요. 대제독, 후세인.”
현재 오스만 제국의 사실상 국방 총책임자인 후세인 파샤가 굳은 얼굴로 대꾸했다.
“아내에게 이야기는 들었소. 제국을 통째로 분할해 버리겠다고 했다지.”
“이 말도 전달 드렸을 텐데요. 오스만 제국의 현 집권세력을 귀족으로서 대우하고, 향후 러시아와의 싸움을 지원한다고.”
“그렇게 된다면, 몰다비아는 어떻게 되는 거요?”
아주 낮은 프랑스어 질문에, 유진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꽤 많이 알고 계시는군요.”
“그야 입실렌티스의 총독부를 우리가 차지했으니까. 물론, 러시아의 힘을 빌렸지만 말이오.”
“입실렌티스 가문과 정한 약속은 다른 형태로 바꿔야겠죠? 몰다비아는 그대로, 오스만 제국에 남습니다.”
유진이 원래 입실렌티스 가문과 약속한 바는 이렇다.
그리스 독립을 지지한다.
하지만 입실렌티스 가문은 그리스가 아니라 몰다비아의 왕가로 남아라.
이렇게 되면 대러시아 전역을 친프랑스 세력인 몰다비아, 혹은 루마니아의 입실렌티스가 맡게 된다.
그런데 입실렌티스 가문이 제대로 활약하기도 전에, 러시아가 개입했다.
때문에 당주, 알렉산드로스가 죽고 사실상 입실렌티스 가문의 세력도 와해 되었다.
당연히 이 가문의 뒤에는 그리스 출신 귀족들의 지지가 있기에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본래 약속한 몰다비아 왕가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오스만 제국에 [대러시아] 공략을 약속한다면 더욱 그렇다.
대제독 후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자, 길을 열어라! 프랑스의 승자에게!”
일순, 이를 악문 예니체리 군악대, 메흐테르가 북을 두들겼다.
-둥! 둥! 둥!
마치 화답하듯 프랑스 군에서도 군악대가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뿌우우!
그 소리를 들으며 말을 몰다, 마르소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저 군악대를 쓸 일이 있다니, 그게 더 놀랍군. 지금껏 장식품이었는데.”
“원래 전열보병 진격시킬 때는 통상 군악대 필수인데요, 마르소.”
“그런 전장을 한 번도 못 봐서 말이야. 설마, 유럽에 돌아가면 그렇게 싸워야 하는 건 아니겠지?”
사실 이 시대에 군악대는 단순히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의장용도가 아니다.
총을 들고 대열을 갖춰 입식사격을 취해야 하는 게, 18세기 말 전열보병이다.
비록 명중률이 낮다지만 엄연히 총격이 가해지는 상황을 견뎌야 한다.
이런 병사들의 심리를 보호해주는 게, 바로 군악대의 역할인 셈이다.
물론 유진은 전열보병을 무모하게 투입한 적이 없다.
또한 마르소도 한가하게 군악대를 움직일 전장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그럼 유럽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떨까?
유진이 피식 웃으며 말고삐를 잡아챘다.
“당연히 아니죠. 여기도 엄밀히 말하면, 유럽의 끝이지만.”
돌아가면 기다릴 적을 유진은 안다.
프로이센의 블뤼허, 오스트리아의 카를, 그리고 러시아의 수보로프.
그 누구도 만만한 적이 없고, 프랑스식 보병전을 알거나 배웠을 이들이다.
군악대나 가동할 정도로 간단한 적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척, 척, 척!
청색 군복의 프랑스 병사들이 진군하는 가운데, 좌우에서 터번을 쓴 남자들이 노려보았다.
그야말로 적대감이 가득한 시내 분위기다.
지금껏 해방자였던 프랑스군에게는 조금 이색적인 풍경이랄까.
쥐노가 휘파람을 불다 일렀다.
“오우, 공포보다 분노가 가득한 눈길이 선하군.”
“걱정말아요. 여차하면 달아날 수 있게, [금각만]의 항구로 전열함대가 들어올 테니까.”
“그러고 보니, 러시아 함대는 어떻게 됐냐? 샤일라나 쉬르쿠프가, 호언장담한 대로 이겼나?”
이번에도 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곧 철수할 겁니다. 러시아 포로들을 내주는 조건으로 세바스토폴로 일단 귀항하기로 했어요. 물론 당분간, 계속 틈을 보겠죠.”
순간, 대열의 뒤편으로 거대한 대포들이 밀려 들어와, 노려보던 터번 남자들이 물러섰다.
-쿠르릉!
바로, 러시아 군대에서 노획한 대포 [유니콘] 1백문이다.
***
정작, 프랑스군 사령부가 설치된 곳은 톱카피 궁전의 반대편, 옛 로마제국 전차 경기장이다.
“으아아! 아이고, 죽겠다. 오히려 전쟁보다 행군 하다가 죽는 줄 알았어!”
사령관 막사에 주저앉은 부관, 이폴리트가 비명을 질렀다.
어쨌든 이곳은 아직도 적대적인 도시다.
프랑스 군대 입장에서는 언제든, 갑자기 오스만 제국 군대가 공격해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정작 유진은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18세기 말, 오스만 제국 황실이 얼마나 취약한 내부 권력구조를 가졌는지 알기 때문이다.
프랑스 군대를 함부로 내몰다가, 자칫 황실도 같이 전복될 수 있다.
본래는 술탄을 지켜야 할 예니체리에 의해서.
반대로 도시 자체는 술탄의 강력한 권위 하에 놓여 있는 것도, 묘한 점이긴 하다.
“여긴 완벽히 술탄에게 통제되는 도시야. 폭동 같은 건 없어.”
“넌 뭘 그렇게 믿고 대담하냐? 여자 문제는 우유부단하게 결단을 못 내리면서.”
“오히려 그쪽이 더 위험하니까 결론을 안 내리는 거거든?”
유진은 눈앞에 상시로 뜨는 [백은문자]를 보다, 눈살을 찌푸렸다.
“위험 신호가 온단 말이야. 어느 쪽을 선택하든.”
기실, 백은문자의 위험 알림도 유진이 대담한 도박을 걸게 한 이유다.
일반적으로 적지 수도에 진입하는 것은 위험한 결정이다.
하지만 유진에게 백은문자는 아무런 위험도 알리지 않았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수도진입을 하더라도, 현재 오스만 제국 실권자들이 감히 공격할 결단을 내리지 못할 거란 거다.
이를테면 후세인 대제독이나 그 뒤에 있는 에스마 공주는 정통 지배자가 아니다.
그러니, 술탄을 내세워 조종해야 한다.
한데 여기서 프랑스군과 맞서 싸우는 결단을 내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니체리 중 일부가 전임 술탄이 된 셀림 3세를 옹립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셀림 3세를 내버려 두자니 너무 무능한 결정을 많이 내린 터다.
프랑스를 쫓아내도 러시아에게 망할 판이다.
결국 후세인이나 에스마는 프랑스에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럼 반대로 폴린이나 마리는 어떨까?
만약 폴린을 택한다면 나폴레옹에게, 마리를 택한다면 반왕당파에게 죽을 위험이 있다.
이래저래 유진으로서는 둘 다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그때 이폴리트가 피식 웃다 물었다.
“아, 그래. 동정남 바람둥이, 설명이나 좀 해봐.”
“뭘?”
“대체 어떻게 이렇게 이길 걸 안 거야? 난 솔직히 시리아 원정도 실패할 줄 알았어. 유사시, 투르네 대령이랑 같이 너 들고 도망갈 준비나 하고 있었다고.”
유진도 군복을 벗다 눈썹을 치떴다.
“충성심은 강한데 상관을 못 믿는 몹쓸 부관이군. 물론 나도 러시아가 올 줄은 몰랐지만.”
이제껏 태연한 얼굴로 달려온 유진이지만, 한 번은 확실히 놀랐다.
러시아 군대가 개입하고, 그 지휘관이 쿠투조프라는 걸 알았을 때다.
그러나 쿠투조프는 아직 미숙한 점이 많은데다, 결정적으로 프랑스와 싸워본 적이 없었다.
덕분에 속도에 대한 착각을 이용해, 일종의 기습전을 펼친 것이다.
다만, 오스만 제국과의 싸움은 유진이 계획했던 대로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설명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건 동원력의 문제야.”
“동원력?”
“오스만 투르크는 삼대륙에 걸친 방대한 제국이야. 시리아와 이집트가 날아간 지금도,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은 명목상 영토라고. 하지만 거기서 해적들이 나라를 구하러 왔나?”
이폴리트는 눈을 깜박이며 고개를 젓다, 일순, 눈을 부릅떴다.
“그거야 너무 머니까, 아!”
멀기 때문에 오지 않았다.
그 말이 꼭 서부 북아프리카, 원역사 현대의 알제리에만 해당될까?
아니다.
오스만 제국 본토, 아나톨리아와 루멜리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펄쩍 뛰며 이폴리트가 외쳤다.
“아무리 인구가 많고, 수비병력이 남아 있어도, 단시간에 집결시킬 수가 없구나!”
“집결만 문제면 다행이지. 징집도 못 해. 우리는 총동원령 때문에 그게 쉬운 것처럼 여기지만, 틀려.”
“맙소사, 카르노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
프랑스식 총동원령 제도를 만들어낸 자는 전직 전쟁장관 카르노다.
지금껏 이폴리트는 그냥 보급관이라 생각했고, 사실 다른 정치인이나 군인들도 비슷하다.
허나 유진은 원역사의 기록을 읽어 안다.
“대단하지. 아버지도, 나도, 다른 모든 프랑스 장군들도 카르노가 판 깔아주지 않았으면 애초에 지휘할 병력이 없어.”
병력 동원, 군수 체계, 물자 공급.
이 모든 전쟁 시스템을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카르노다.
물론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만은 이 점을 알아보고, 카르노를 다시 재등용하긴 하지만.
유진이 군화를 벗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면 우리 쪽 전략은 간단해. 적군 방위 태세를 흐트리고, 집결을 방해하며, 주력군단은 모이는 족족 격파한다.”
“실제로는 유인해서 격파하지 않았냐?”
“그게 바로 함정이야. 적군이 모이도록 유도하지만, 완전히 전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상태. 딱 그 시점에 때려야 해.”
알렉산드리아, 코냐, 그리고 아드리아노폴리스에서 벌인 모든 전투 광경이 그렇다.
“유럽에서는 거의 불가능하지, 이게. 하지만 여기선 가능해. 이집트 방면에서 투르크를 칠 때 유일하게 공략 가능한 전법이고.”
그때였다.
-짝짝짝!
유진과 이폴리트가 고개를 돌리자, 투르네가 멋쩍게 입맛을 다시는 모습이 보인다.
사령관 경호대장, 투르네가 막을 수 없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마르소, 쥐노, 드제, 그리고 프랑스 대사로 전직 의회 부의장인 뒤바예다.
“멋진 전법이로군요, 프라이슈츠 사령관.”
유진은 가볍게 실내화를 신으며 일어나 물었다.
“뒤바예 대사님, 벌써 활동 시작하십니까?”
“군인들이야 잠시 쉬어도 되지만, 난 이제부터 업무 시작이라. 물론 사령관도 쉴 수 없다는 거 알지요?”
“혹시 아픈 데는 없으십니까? 건강부터 챙기시는 게 중요한데요?”
뒤바예가 눈썹을 치뜨다 껄껄 웃었다.
“예끼! 젊다고 아저씨 놀리기는! 아주 쌩쌩하오. 사령관은 더 그렇겠지? 하하하!”
그러나 실은 원역사에서 뒤바예는 이 시점에 열병으로 죽는다.
아마도 유진이 달려온 탓에, 열병과 접촉할 일이 없었던 모양이다.
가만히 뒤바예를 보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그랑 투르크 플랑]을 짜보죠.”
이를테면 예카테리나 플랜의 유진 버전이 될 것이다.
***
우선, 시작은 [허수아비] 술탄을 세우는 것이다.
“단 하루도 파디샤의 지위를 비울 수 없으니. 짐이 어려운 자리를 도맡도록 하겠노라!”
만약 원역사였다면, 29세의 한창 나이로 예니체리의 옹립을 받았을 남자.
허나 지금은 고작 19살인데다 전임 술탄의 견제를 받아 아무런 교육도 못 받은 애송이일 뿐이다.
비록 유진보다 2살 많긴 하지만,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다.
톱카피 궁전의 어전, 포르테 옥좌에 선 무스타파가 고하자, 신하들이 무릎을 꿇었다.
“포르테의 충성을 받으소서, 파디샤 폐하!”
“예니체리는 주인께 복종할 것입니다!”
“사파히의 장으로서, 폐하를 지키겠나이다!”
대제독 겸 대재상이 된 후세인, 수도 예니체리의 수장 이브라힘, 타마룰루 시파히의 수장, 아가-후세인이 고개를 조아렸다.
그러나 군의 실권은 그들에게 있지 않다.
술탄이 떨리는 눈을 돌릴 찰나였다.
-척!
어느새 터번을 쓴 프랑스인 미남, 세바스티아니 대령이 웃고 있었다.
“새로운 [니자므 제디드]의 수장, 세바스티아니가 인사 올립니다. 파디샤 폐하.”
이미 사라져 버린 니자므 제디드, 곧 신군.
허나 이제 세바스티아니가 직접 징집해 새롭게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병사들 대부분은 정작 투르크인이 아닌 유럽 출신으로 구성될 예정이지만.
그러나 여전히 무스타파는 몸을 떨다 고개를 돌려 후세인에게 물었다.
“프랑스군 사령관, [보나파르트]는 어디에 있는가?”
“곧, 들어옵니다. 아, 저기군요.”
“짐이, 마중나가지.”
황급히 뛰어나간 새로운 술탄, 후세인이 포르테로 들어오던 유진의 손을 붙잡았다.
“위대한 서방의 장군에게, 나 무스타파가 경의를 표하오. 부디, 잘 부탁드리오!”
유진은 눈을 슬쩍 크게 뜨다, 싱긋 웃으며 답했다.
“위대한, 파디샤께 프랑스를 대표해 지극한 예를 표합니다. 프랑스는 파디샤의 영원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폐하.”
서기 1798년 11월.
유진의 [그랑 투르크 플랑]이 펼쳐지게 된 날.
프랑스가 오스만 제국을 분할하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