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2화(23/547)
(22) 왕비의 정해진 사형을 뒤집다
여기, 파리는 당연히 코르시카보다 더 춥다.
“에취!”
조세핀이 털모자를 쓴 채, 재채기를 하며 낯을 찌푸렸다.
“아이, 파리는 너무 추워. 귀도 간질간질한 게 감기 걸린 것 같네. 마르티니크가 그립구나.”
“엄마, 요새 약도 비싸. 약사들이 약 재료가 없대.”
“넌 또 그런 건 어디서 들었니? 오르탕스?”
옆에서 종종 걸음으로 걷던 오르탕스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살롱에 온 의사 선생님이 얘기해줬어!”
비록 시대는 격랑이지만, 조세핀의 살롱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오히려 요새는 [방크 보아르네] 때문에 더 많이 드나드는 것 같다.
게다가 조세핀이 ‘자유’의 몸이 되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미녀를 탐하는 의사, 변호사, 상인들도 꽤 많이 드나드는 상태다.
조세핀은 그게 누군지 묻지도 않은 채, 고개를 까딱이다 낯을 흐렸다.
“휴, 그래. 오늘 나오실 분께도 감기약이나 하나 지어드려야 할 것 같은데.”
이곳은 옛 파리 고등법원이다.
지금은 저 악명 높은 [혁명재판소]가 설치된 장소.
당연히 조세핀이 죄를 심판 받으러 온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늘 재판을 받게 될 한 사람을 동정해, 어쩔 수 없이 찾아왔다.
그런데 법원에 들어선 순간, 수많은 방청객 속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뭐요, 당신이 여기 왜 온 거요?”
바로 ‘전’ 남편 알렉상드르다.
조세핀이 반갑다기보다 경악한 얼굴이었다.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조세핀이 비웃음을 머금었다.
마르티니크에서 죽을 뻔 했을 때도, 파리에 돌아온 뒤에도, 그 후 살롱에서도 알렉상드르는 옆에 없었다.
이런 남자, 필요 없다.
“흥, 이혼서류에 도장 찍은 거 잊었어요? 우리는 이제 남남이에요.”
“누가 뭐랬소? 그냥 왜 왔는지 물은 거지. 로즈. 이 위험한 곳에.”
“마담 파제리라고 불러요. 무슈 보아르네. 당연히 왕비 폐하를 보러 왔죠.”
그 순간 알렉상드르가 기겁하며 목소리를 낮춰 다그쳤다.
“말조심 하시오. 왕비 폐하가 아니라 마담 카페요. 또한, 일개 사형수에 불과하오!”
주위는 청중으로 가득하다.
이 방청객과 시민들 중에는 왕비를 동정하는 자도 있다.
그러나 왕비의 죽음을 바라는 자도 태반일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최소한 재판을 주도하는 이들은 판사부터 변호사, 그리고 의원들까지 모두 왕비의 죽음을 원한다.
특히 국왕이 자결해버린 후, 전쟁이 터지기 직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주위 공기를 살피며 알렉상드르가 속삭였다.
“유진의 모친이라 말해주는 거요.”
“참, 고맙네요. 여기 당신 딸도 있어요. 무슈 보아르네.”
“흥, 누구 딸인 줄 알고?”
알렉상드르는 오르탕스를 외면했다.
그게 처음 별거한 이유였다.
오르탕스가 자기 딸이 아니라고 알렉상드르가 주장했던 것이.
물론 그때 실제로 바람을 피웠던 자는 조세핀이 아니라 알렉상드르다.
경멸하는 눈으로 알렉상드르를 보던 조세핀이 콧방귀를 뀌며 오르탕스를 끌었다.
“파렴치한 인간 같으니. 가자, 오르탕스.”
“아빠, 왜 저래?”
“권력에 미쳐서 그래.”
한때 왕실에 충성하며, 아들을 시동으로 보내기 위해 혈안이던 알렉상드르다.
그러나 이제는 왕비의 죽음이 당연하다는 듯 떠들고 있다.
저 멀리 벌써 공화파 의원들과 노닥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낯을 찌푸리던 조세핀이 시선을 돌렸을 때였다.
이번에는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조세핀의 낯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바로 유진 드 보아르네, 아들이다.
물론 조세핀을 발견한 유진은 깜짝 놀라 다가왔다.
“유진! 여기야! 여기!”
“어머니? 왜 나오신 거예요? 이 재판은 위험해요.”
“그게 무슨 말이니? 불쌍한 왕비 폐하를 뵈러 온 건데.”
조세핀은 생긋 웃으며 유진의 팔을 끌어, 주위를 둘러보게 했다.
“봐라, 다들 저 걱정하는 얼굴을.”
정치는 잘 모른다.
그러나 조세핀은 누구보다 눈치가 빠른 여자다.
만약에 왕비의 죽음을 원하는 게, 파리 여론의 대세였다면 결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파리는 오히려 왕비에게 동정적이다.
법원 중앙, 홀로 서 있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는 시선들.
걱정하는 표정이 가득 보인다.
유진이 눈썹을 치켜떴다.
“어이 없군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오스트리아 여자 죽이라고 했던 사람도 보이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 왕비 폐하는 왕실의 부패한 왕비가 아니라 남편에게 배신당한 여자니까.”
“예?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유진이 눈을 깜박이자, 조세핀이 얼마 전 들은 소문을 흥미진진하게 얘기했다.
“국왕이 글쎄, 유서에 루이 왕자님을 페르젠의 아들이라고 했다며. 왕비 폐하가 얼마나 배신감 느꼈겠어?”
순간, 유진은 입을 쩍 벌렸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다.
왕자가 페르젠의 아들이란 주장은 국왕이 왕비를 부정한 여자로 여겼다는 얘기다.
한데 이런 아내의 부정은 보통 아예 드러내거나, 아니면 덮어주는 게 ‘남자’의 미덕인 법.
죽는 마당에 이런 부정을 터뜨리다니, 이거야말로 아내에 대한 배신이다.
지금 조세핀은 이렇게 말한 것이다.
주위 방청객, 특히 여자들은 똑같은 생각인지 왕비를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긍정적’ 반응에 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기가 막혀 해야 할지 헷갈릴 정도다.
그때다.
“정숙! 정숙! 정숙!”
문득 법정의 판사석으로 법관들이 들어서 망치를 내려쳤다.
“죄인 마리 앙투아네트 카페의 재판을 시작하겠소!”
바야흐로 18세기 세기말, 역사에 남을 가장 유명한 재판이 시작되었다.
***
혁명기에는 검사도 혁명가만이 할 수 있다.
“전임 왕비, 마리 카페는 혁명의 적입니다! 따라서,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오스트리아와 내통했고! 사치로 나라를 파국에 이르게 했습니다! 사형이 마땅합니다!”
“무엇보다도, 왕비는 지독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자크 르네 에베르.
선두에 선 남자는 단연 혁명 과격파로 유명한 이 남자다.
그 주위에 있는 두 명의 검사는 파리의 검사장으로 임명된 피에르 가스파르 쇼메와 얼마 전 파리의 보안책임자로 임명된 쥘 프랑수아 파레다.
사실은 쇼메가 검사로서는 선임자다.
그러나 [부검사]의 지위인 에베르가 사실상 상황을 주도하고 있었다.
에베르는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다.
‘반드시, 이 기회에 혁명의 대표자가 된다!’
에베르의 마음을 불태우고 있는 단 하나의 명제다.
로베스피에르, 당통, 마라.
지금 프랑스 혁명의 주도세력은 이미 초기 입헌군주파나 명망가에서, 이 세 명의 강경파로 바뀐 뒤다.
파리 시내에서는 세 사람을 혁명의 삼두라 부를 정도다.
그러나 혁명 이전, 고작 4년 전만 해도 일개 변호사에 불과했던 게 그 셋이다.
에베르라고 주도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오늘 왕비를 죽이는데 성공한다면, 에베르에게도 기회가 온다.
그렇기에 에베르는 도저히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주장을 토해냈다.
“무엇보다도, 왕비는 패륜을 저질렀습니다!”
문득 열띤 법정이 정지했다.
패륜.
이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인륜에 반하는 짓이다.
그런데 왕비의 사형 이유로 패륜이라니 뭔가 이상하다.
법대에 앉아 있던 법관 세 명 중 재판장, 조제프 에르망이 떨떠름하게 되물었다.
“패륜이라니? 설마, 부정을 얘기하는 거요? 그건 인권선언과 기본법에 따르면······.”
인권선언.
곧 프랑스 혁명 직후, 국민의회에서 발표된 선언문이다.
다름 아닌 라파예트가 미국의 유명한 독립운동가, 토머스 제퍼슨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
내용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것이다.
이 선언이 지켜졌든 지켜지지 않았든, 불륜은 혁명기에는 더 이상 죄가 아니다.
본래 불륜이 죄인 이유는 기독교 탓이기 때문이다.
종교가 지배하지 않는 세상, 그게 혁명이 일어난 이유다.
혹시 잘 알려진 스캔들처럼, 페르젠 백작과 왕비가 부정을 저질렀다?
그건 구체제라면 모를까 혁명 프랑스에서는 죄라 하기 어렵다.
하지만 에베르는 그 정도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었다.
“아니, 다릅니다! 왕비는 근친상간을 저질렀습니다!”
모두가 기가 막혀 입을 쩍 벌렸다.
오직 단 한 사람, 유진만 제외하고.
유진은 냉정하게 상황을 주시하다 실소했다.
역사대로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마리 앙투아네트의 재판에서, 혁명파는 말도 안 되는 누명을 씌운다.
바로 왕비가 루이 왕세자를 [강간]했다는 죄목이다.
물론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왕비는 정말 평판이 바닥이었다.
때문에 이런 누명도 상당히 먹혀 들었다.
국왕이 자결하기 전까지는 분명,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왕비의 변호인, 프랑스 변호사협회장 레이몽드 드 세즈가 벌떡 일어났다.
“에베르!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이것은 왕자의 보호자인 앙투안 시몽이 증언할 것입니다. 시몽!”
“예, 저는 양심에 따라 증언할 수 있습니다. 루이 왕자는 근친상간을 당했습니다! 그 증거로!”
왕세자를 가두고 감시하던 명목상 보호자, 앙투안 시몽.
근친상간을 저질렀다고, 왕세자가 고백했다는 거짓말을 떠들어 역사에 기록된 위증자.
유진은 그 자가 기세좋게 나서는 것을 보다, 가볍게 손짓했다.
다음 순간, 유진의 비서 이폴리트가 쇳덩이를 떨어뜨렸다.
-쾅!
법정을 주시하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주위를 돌아보았다.
“뭐, 뭐야!”
“초, 총소리인가?”
“아, 아니. 쇳덩이가 떨어진 소리인데?”
판사, 에르망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누군가, 소란을 피운 것이!”
그 순간, 유진이 가볍게 걸음을 옮겨 나섰다.
“접니다. 에르망 재판장님.”
이제, 쇼가 시작될 시간이 되었다.
***
보통은 이런 짓을 저지르면 위병에게 끌려나갈 것이다.
검사 에베르를 비롯한 검사단은 유진을 노려보았다.
반대로 법관 조제프 에르망은 눈을 치뜨다 표정이 온화해졌다.
요 근래,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금융’ 신동, 유진을 알아본 것이다.
물론 반쯤은 국민공회 의장을 잠시 지낸, 부친 알렉상드르 덕이다.
“오호라, 알렉상드르 보아르네 장군의 아들이군.”
알렉상드르가 기겁하는 가운데, 유진이 우아하게 인사를 올렸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히 장군의 아들이라고 신성한 법정을 모욕하려는 건 아니겠지?”
“아뇨. 전 저기 서 있는 앙투안 시몽을 고발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이 놀란 순간, 유진은 태연히 말했다.
“저 자는 루이 샤를 카페를 학대했습니다.”
소년을 가두고 있던 간수, 앙투안 시몽은 벌떡 일어나 항변했다.
“그게 무슨! 난 성심을 다해 왕자, 아니 루이를 교육했소!”
“증거, 증거가 있나!”
“구 귀족 따위가! 감히 신성한 법정을!”
그 순간, 유진이 고개를 돌렸다.
모두가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함께 돌렸다.
방청석 구석진 곳.
그곳에 왕비의 양자, 아르망 가네가 떨림을 억누르며 서 있었다.
사실 아르망은 존재는 꽤 유명하지만, 얼굴은 일반인이 모른다.
그럼에도 아르망 옆에는 이 자리에 누구나 알 법한 얼굴을 가진 소년이 있었다.
구 왕실 시절, 초상화가 왕국 전체에 찍혀 홍보되었기 때문이다.
문득 아르망이 소년을 앞세웠다.
-뚜벅.
바로 전직 왕세자.
루이 왕과 마리 왕비의 아들.
후세, 원역사에서 루이 17세로 기록된 아이.
혁명, 시작 시점에는 고작 4살짜리 아이였던 게 엊그제 같다.
이제 8살이 된 소년, 루이가 부들부들 떨며 유진의 옆으로 다가왔다.
예전, 왕실을 출입하던 유진을 알아봤기 때문이다.
반면에 에베르를 비롯한 검사들은 당황해 눈을 부릅떴다.
“여기, 증거가 있습니다. 바로 본인입니다.”
“잠깐, 왜 연금되어 있어야 할 루이 샤를이 여기에······.”
“보시오, 에베르!”
유진은 고함치며 아이의 옷을 찢었다.
-촤아악!
사람들은 루이에 놀랐다가, 옷 찢는 소리에 놀랐다가, 다시 보여진 광경에 놀랐다.
선명한 채찍 자국.
그 순간 조세핀이 비명을 질렀다.
“세상에! 저 피 좀 봐!”
그 소리를 신호탄으로 방청객들이 저마다 외치기 시작했다.
“맙소사, 어떻게 저런 학대를!”
“믿을 수 없어. 아니, 왕자고 뭐고 저건 그냥 어린애잖아! 내 아들보다도 어려!”
“미친!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시몽은 입을 쩍 벌리다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쳤다.
“나, 난 저런 짓을 저지른 적이 없어!”
다음 순간, 유진이 태연히 떨고 있던 루이의 발을 몰래, 그러나 아주 세게 밟았다.
“아아아아악!”
루이가 비명을 지르자 그때까지 멍하니 서 있던 한 사람이 반응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전 왕세자였던 소년의 어머니.
필사적으로 묶여 있던 앙투아네트가 달려오려 했다.
“샤를, 샤를!”
“진정하시오! 마담! 여긴 법정이오.”
“제발! 여러분!”
이미, 큰 아들 루이 조제프를 병으로 잃었던 앙투아네트다.
제정신일 수가 없었다.
앙투아네트는 주위를 둘러보며 절규했다.
“여기, 어머니가 저 밖에 없나요? 아이가 죽어가고 있어요. 제발 동정심을 보여주세요!”
아직 앙투아네트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들, 당연히 많다.
혁명을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 여기는 의원들도 있다.
법관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 순간 모두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
왕비에 대한 동정심.
왕자의 선명한 상처.
그리고, 흘러내리는 눈물.
전임 왕비가 울음을 터뜨렸다.
“으흐흑!”
이 순간, 유진이 법원 중심부로 걸어나왔다.
“여러분, 저는 어리고 법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습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12살 소년인 것처럼, 유진은 낭랑히 말했다.
“이 아이는 왕의 아들이 아닙니다. 왕이 죽음으로서 증언했습니다. 또한, 왕은 자신을 속인 부정한 부인과의 혼인관계도 부정했습니다.”
그저 순진한 소년은 애초에 이런 말을 못한다.
게다가 이 상황은 냉정하게 볼 때 지극히 이상했다.
굉음과 함께 주의를 환기시키고, 연금되어 있어야 할 왕세자가 나타나고, 상황을 갑자기 유진이 주도한다.
하지만 너무나 빠르고, 격렬한 변화에 모두가 유진을 볼 뿐이었다.
이것이 혁명의 시대다.
지극히 격동이 지배하는 시간.
“여기 있는 사람은 그저 잘생긴 귀족에게 넘어갔던, 불쌍한 어머니에 불과합니다.”
일순, 유진이 격정적으로 외쳤다.
“그럼에도, 우리가 여기 이 아이를, 그리고 저 소녀를 부모 없는 고아로 만들어야겠습니까? 정말로 저 불쌍한 어머니를 죽게 해야 합니까?”
그곳에 루이와 어머니를 보러 나온 소녀, 마리 테레즈가 서 있었다.
사람들은 심장이 뭉클거리는 것을 느꼈다.
저들은 괴물이 아니다.
왕비와 왕자, 공주였던 이들.
그러나 그들은 동시에 어머니이며, 아들이고, 딸이다.
방청석 전체를 둘러싼 시민들과 똑같은 사람이다.
문득 조세핀이 다시 소리쳤다.
“살려라!”
마치 전염되듯 모두가, 특히 여자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살려라! 살려라! 살려라!”
“여자도 살 권리가 있어!”
“저 망측한 놈! 어머니를 뭘로 보고, 근친상간이 뭐 어째! 넌 어미도 없냐!”
에베르는 이를 갈며 유진을 노려 보았다.
“저 놈이!”
하지만 이미 대세는 뒤바뀐 뒤였다.
법관은 망연히 상황을 보다, 방청석 한쪽을 보았다.
이 법정을 연 장본인의 의향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바로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다.
로베스피에르는 가만히 서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섰다.
그 옆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제법이군, 소년.”
법관, 에르망은 결국 대세에 밀려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무죄!”
박수가 퍼지는 가운데, 한 소녀가 유진을 향해 다가섰다.
“유진.”
창백한 얼굴의 전임 공주, 마리 테레즈를 보다 유진이 싱긋 웃었다.
“약속을 지켰어요. 공주님, 아니 마리.”
그 순간, 마리 테레즈는 유진을 껴안았다.
당황한 유진이 마리 테레즈를 떼어내기 전.
법정 안에 있던 기자 한 명이 펜을 들었다.
아직, 사진이 탄생하기 전.
기자들은 스피디한 스케치로 그 순간을 장면으로 담는다.
“오, 이거 특종이다!”
서기 1793년 2월, 파리 혁명 재판소에서 세기의 재판이 끝났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무죄로.
유진의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