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3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30화(230/547)
(230) 18세기 마지막 해, 제국이 마침내 분할되다
그렇다면 왜 [수에즈 대운하]가 오스만 제국에도 효과적인 카드일까?
여기에는 조금 오래된 역사가 있다.
오스만 제국과 이집트 맘루크가 한창 싸울 때 일이다.
본래 이집트는 동서무역의 요충지로 엄청난 경제력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16세기,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를 맞이해 남아프리카 종단 항로를 뚫었다.
이후, 유럽인들이 직거래를 시작하면서, 이집트 무역은 급격히 감소했다.
그 결과 경제력이 약화되면서, 이집트는 오스만에 굴복한다.
하지만 오스만 제국도 그 이후로 다시 이집트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
개중에 운하 프로젝트가 있다.
에스마 공주의 눈빛이 변한 이유가 바로 이 2백년 전, 역사 때문이다.
“방금 뭐라고 했죠?”
“현재 이집트, 여러분이 미스르라고 불리는 땅에는 새로운 대역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바로 아프리카를 관통해,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운하 공사죠.”
“잠깐, 그건 이미 2백 년 전에 우리 황실에서 시도하다 실패한 걸로 아는데?”
확실히 에스마는 젊은 나이치고는 견식이 넓다.
그저 규중 부인이었다면 무슨 말인지 이해도 못했을 터다.
회심의 미소를 머금은 채,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명하십니다, 공주님. 하지만 지금은 가능합니다. 우리 프랑스는, 아니 [유럽]은 특별한 기술력이 있으니까요. 이미 전쟁에서 확인하셨을 겁니다.”
물론 뻥이다.
오스만 제국보다는 뛰어나지만, 프랑스 기술력으로도 운하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일단 만들어지기만 하면 놀라운 성과를 맞이할 수단인 것도 확실하다.
그런데 에스마 공주가 유진을 보다 코웃음을 쳤다.
“흥, 우리 제국은 오스트리아도, 러시아도 겪어봤어요. 내 판단이 맞다면 프랑스가 특별하거나, 아니면 당신이 특별한 것 같은데요? 소년 [파샤].”
“과찬이십니다. 어쨌든 건축기술은 지금, 서쪽이 확실히 앞서죠. 그런데 지중해와 인도양이 직항할 수 있다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그야, 대서양 항로 이상으로, 인도양 항로 무역 이익이 커지겠죠. 아프리카를 돌 필요가 없으니까.”
가만히 생각에 잠기던 에스마가 문득 되물었다.
“몇 퍼센트나 우리 제국에게 배분할 건가요? 지금 우리는 엄청나게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단 말이에요.”
이미 이집트 영토는 프랑스에게 빼앗긴 게 기정 사실화된 상황이다.
아니, 그 이전부터 맘루크가 강점한 상태였다.
비록 시리아는 해방되지만, 아직 [메카]의 수호자 직위는 여전히 투르크에 있다.
일종의 불편한 동거가 되겠지만, 현재 오스만 제국의 상황에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
정확히는 에스마와 후세인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한데 수에즈 운하라는 이권을 받게 된다면 어떨까?
오스만 제국 귀족층의 이해를 구하기 쉬워진다.
유진이 제안을 던졌다.
“30프로.”
“너무 적어요. 절반은 아니라도, 49프로는 줘야죠!”
“믿으시는군요, 대운하가 성공할 거라고.”
그러자 에스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당신도 성공할 거라 믿으니까, 제안한 거 아닌가요? 게다가, 당신들은 이미 대운하보다 놀라운 일을 해냈잖아요. 믿을 수밖에.”
아직 에스마가 젊다는 게 이럴 때 드러난다.
보통 유럽의 군인이나 외교관이었다면, 오스만 제국을 정말 등쳐먹었을 테니까.
후세 원역사에서 제국주의 시절 유럽인들이 벌이는 짓이다.
그러나 유진은 전생자이자 도박사로서, [보드]에 속임수를 쓰지는 않는다.
“40프로 배분하죠. 단, 오스만 황실 단독으로 보유할 수 없습니다. 모두 골고루, 새로 만들어질 [귀족원]에 배분해야 합니다.”
“좋아요. 하지만 당신도 확약해 줘야겠어요.”
“무엇을 원하십니까? 세바스티아니라면 이 수도에 확실히 남기겠습니다.”
그런데 에스마는 농담이 섞인 유진의 답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당신이 프랑스 군 총사령관의 아들, 그리고 향후 프랑스의 최고 권력자의 아들이 될 거라고 들었어요. 당신의 명예를 걸고 약속해요. 우리, 위대한 [불멸의 제국]에게 루테니아를, 반드시 얻게 해주겠다고.”
루테니아, 곧 원역사 현대의 우크라이나 지역이다.
이 시대에는 우크라이나 인이 존재하지 않고, 코사크라 불리는 유목민이 떠도는 땅이다.
또한 러시아 제국이 오스만 제국과 폴란드에서 빼앗은 영토다.
유진이 이 땅을 오스만 제국이 점령하도록 돕겠다는 조건으로, 항복을 종용한 바 있기도 했다.
지금 그 약속을 명예를 걸고 맹세하라는 얘기다.
“이 시대에 명예를 건 약속은 공허할 수 있습니다, 공주님.”
“당신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폐위된 공주에게 목숨을 걸었다고 들었는데요?”
“대체 그걸 누가 얘기한 겁니까?”
그 순간 이번에는 유진이 놀랄 화답이 돌아왔다.
“큼! 어, 그러니까, 내가 얘기했는데?”
에스마의 하렘, 뒤편에서 전혀 엉뚱한 남자가 나타났다.
유진은 잠시 입을 쩍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만약 후세인이 나타났다고 해도 이 정도로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주 낯익은 얼굴을 응시하다, 유진이 펄쩍 뛰었다.
“이폴리트? 네가 왜 여기 있어?”
“아니, 공주님이 프랑스 문화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내가 좀 [심도] 있게 이해시켜 드렸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그때 이폴리트의 허리에 손을 얹으며 에스마 공주가 일어났다.
“걱정할 거 없어요. 소년 파샤. 당신의 소중한 부관은 돌려보낼 테니까.”
“그걸 걱정하는 건 아닙니다, 공주님.”
“그러니 맹세해요. 피하지 말고.”
에스마의 교태로운 시선이 유진을 향했다.
“우리 오스만에게 빼앗아간 것을, 러시아에게서 빼앗아 돌려주겠다고.”
유진은 미간을 좁혔다.
만약 여기서 판을 깬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에스마는 자신을 이폴리트가 강간했다고 떠벌릴 것이다.
물론 후세인이 감히 유진을 죽이거나, 반프랑스 봉기라도 일으킬 수는 없겠지만, 이폴리트의 목숨 하나는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에스마에게 유진이 약속하는 게 손해인가?
아니다.
러시아 제국을 무너뜨리는 게 유진의 필생 과업이니까.
결국 유진은 어깨를 움츠리며 답했다.
“약속하죠. 단, 공주님도 해주셔야 할 게 있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공주에게 반드시 얻어야 할 게 있다.
***
이 분할안에서 가장 핵심이 될 자는 사실 따로 있다.
“절대로 납득할 수 없소!”
유진은 펄펄 뛰는 40대 초반의 남자를 보다 쓰게 웃었다.
콘스탄티노스 입실렌티스.
본래 원역사에서 그리스 독립의 기수인 알렉산드로스 입실렌티스의 아버지다.
어쩐지 죽은 알렉산드로스와 이름이 같다고 생각한다면 맞다.
조부의 이름을 따서 붙인 탓이다.
그만큼 콘스탄티노스는 부친과 생각은 달라도, 애정은 깊었다.
하지만 본인의 영달마저 버릴 정도로 분노할 줄은 미처 몰랐던 터다.
“콘스탄티노스, 설마 아직도 몰다비아의 왕이 되고 싶은 겁니까?”
“아니오! 난 공화국이 되어도 상관없소. 하지만, 부친의 원수는 갚고 싶소!”
“무루지스 가문이라면, 오스만 제국에서 멸족해준다고 했습니다. 에스마 공주가 약속한 바죠.”
사령부 막사에서 달래던 유진에게, 콘스탄티노스가 뿌리치며 소리쳤다.
“진짜 원수는 따로 있소! 셀림 3세요. 그자의 목을 우리 부친의 묘지에 바칠 것이오!”
유진이 미간을 찌푸릴 찰나, 이번에는 콘스탄티노스가 애원하듯 물었다.
“당신들에게도 좋은 거 아니오? 셀림 3세는 당신들 때문에, 황위를 빼앗겼소. 그러니 살아있다면 두고두고 당신들을 몰아내려 들거요!”
“분명 그럴 수 있죠. 하지만 그렇잖아도 반프랑스 감정이 높은데, 술탄까지 죽일 수는 없잖아요?”
“그럼 내 협조는 필요 없다는 거요?”
가볍게 머리를 긁적이던 유진이 시선을 돌렸다.
“필요합니다. 콘스탄티노스, 그리스의 왕이여.”
“뭐라고?”
“무슈 페라이오스,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아무래도 이건 측근의 설득이 필요하다.
유진이 생각하는 발칸제국 분할에서 그리스의 [사실상] 독립은 핵심이다.
아예 독립하기에는 원역사보다 그리스의 세력은 약하고, 오스만의 세력은 조금 더 강하다.
그렇지만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 산하에 있다면, 오스만 제국을 견제할 세력이 없게 된다.
그러자면, 그리스의 독립을 지키면서도 유연하게 오스만과 타협할 군주가 필요하다.
콘스탄티노스, 아니 입실렌티스 가문은 딱 어울리는 세력이다.
본래 원역사라면 그리스 공화국 독립을 주장하다, 오스만 제국에 끌려가 죽었을 페라이오스가 웃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국왕 폐하.”
두 사람은 오랜 동지다.
그리스 독립을 위해 비밀결사를 함께 만들었다.
서유럽을 떠돌며 망명 생활을 같이 했고, 공화국의 이상을 꿈꾸었다.
지금, 공화국의 이상을 가르치는 스승이 제자를 향해 말한다.
“공화국의 이상은, 입헌군주국으로도 이룰 수 있습니다. 영국이 좋은 예지요.”
“그럼, 내 원수는? 아니, 당신의 이상은?”
“제 이상은 그리스가 독립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공화정은 그 나라가 번영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아주 침착하게 레가스 페라이오스가 콘스탄티노스의 손을 붙잡았다.
“우리는 아직 오스만 제국과 정면으로 싸울 수 없습니다. 프랑스의 협조를 받는 길이 이거라면,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콘스탄티노스는 부르르 떨었다.
유진은 그 모습을 뚫어져라 보았다.
만약 여기서 콘스탄티노스가 거절한다면, 판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
“나는······.”
마침내 콘스탄티노스가 결정했다.
***
서기 1799년 3월, 허수아비 술탄이 거대한 홀 안에 섰다.
“들어라, 바야흐로 [귀족원]의 개회를 선언하노라!”
거대한 톱카피 궁전의 홀에 유력자들이 도열했다.
당연히 선거 따위는 거치지 않았고, 각지에서 할거하는 일종의 지방 호족들이다.
하지만 시리아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중앙 통치가 위태로운 제국에서는 사실상 영주나 마찬가지인 존재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초대 오스만 제국 귀족원의 의원이 되었다.
술탄, 무스타파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또한, 세르비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그리고 그리스의 귀족들에게 귀족원을 허락하고, 다시 그 귀족들의 대표로 본 파디샤가 설 것임을 천명한다!”
이른바 발칸의 제민족 중 4개 국가가 독립했다.
요컨대 나머지 종족은 오스만 제국의 산하에 남게 된다.
형식은 각국이 귀족원의 형태로 자치권을 갖고, 다시 그 수장은 술탄이 되는 식이다.
문득 그 광경을 술탄의 뒤에서 보던 유진에게 이폴리트가 물었다.
“뭔가 기막힌 대책인데? 어떻게 생각한 거야?”
“오스트리아.”
“응? 그게 무슨 말이지?”
유진은 짐짓 모른 체 대꾸했다.
“오스트리아 황제가 수많은 영지권으로 나라를 유지하고 있잖아? 그걸 본딴 거지.”
그러니까, 이는 원역사 근대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을 모델로 한 것이다.
원역사에서 오스트리아 제국은 결국 헝가리를 사실상 독립시킨다.
다만 동군연합의 취지를 살려 헝가리의 국왕도 오스트리아 황제가 함께 취임할 뿐이다.
의회도 다르고, 수상도 달라 독립 국가인 것처럼 운영되는 체제다.
그럼에도 외교와 국방은 황제가 처리했기 때문에, 완전한 독립국은 아니었다.
유진은 오스만을 해체하거나, 혹은 완전히 발칸을 독립시키는 대신, 중간 대책으로 이중제국 모델을 가져온 거였다.
다만 딱 하나의 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나아가, 첫 의결로 [그리스] 지역에는 독자적인 왕이 설 것임을 선언한다! 단, 본 파디샤가 상위군주임을 인정해야 한다!”
이미 한 번 독립 전쟁이 치러졌고, 인구가 많은 그리스다.
또한 그리스에는 유진과 먼저 협상을 진행했던 파트너가 있기도 했다.
바로 지금 술탄의 앞에 선 자.
콘스탄틴 입실렌티스다.
파르르 떨고 있는 콘스탄틴 옆에서 페라이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다 이폴리트가 마른 침을 삼켰다.
“인정할까?”
유진도 콘스탄틴을 주시했다.
“······명을 받드나이다, 파디샤 폐하.”
의회의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친 프랑스파 오스만 귀족들과 프랑스 군인들이 함성을 질렀다.
사실상 가장 어려웠던 고비를 넘어갔으니까.
“축배를 들자!”
“그리스 탄생 만세!”
“오스만 연방제국의 영광을!”
마르소가 달려와 외쳤다.
“저게 되는군! 진짜로 제국을 재편했어, 유진!”
유진은 그 모습을 보다, 깊은 숨을 몰아 쉬었다.
이 상황은 본래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생각했던 망상이기도 하다.
물론 정작 나폴레옹은 저 술탄의 자리에 자신이 섰을 거라 주장했지만.
완전히 나폴레옹의 생각처럼 되진 않았지만, 겨우 여기까지 왔다.
문득 유진이 궁전 밖 서쪽으로 지는 해를 보다 중얼거렸다.
“이제, 귀국할 시간이 됐군.”
서기 1799년 3월 14일.
4개월의 협상 끝에 오스만 제국연방이 탄생했다.
한때,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에서 꿈꾸었다.
「난 콘스탄티노플의 정복자가 될 수 있었다.」
나폴레옹의 망상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