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3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32화(232/547)
(232) 이제 프랑스로 갈 시간이다
콘스탄티노플은 이미 유럽 땅이다.
“최신판 영국 신문입니다. 뭐, 영국 소식이란 건 감안하고 보셔야겠지만. 어쨌거나 프랑스가 안 좋은 건 확실합니다.”
서북은 오스트리아, 북방은 러시아, 그리고 서방에는 바다만 건너면 이탈리아 반도가 있다.
그렇기에 사실상 유럽 정보와 직접 연결이 가능하다.
물론 여러 방해도 있고, 오스만 제국 내부 문제도 있어서 간단하지는 않다.
때문에 유진은 오스만 제국 관료기구를 이용하는 대신, 다른 결정을 내렸다.
쉬르테, 유진의 사설정보조직과 밀라노 방크를 소환한 것이다.
본래는 쉬르테의 수장이 본업인 로슈자클랭이 직접 이탈리아로 다녀온 이유다.
그러나 정작 보고를 받아야 할 유진은 이 자리에 없지만 말이다.
선임사단장으로 원정군 임시 부사령관이 된 마르소가 신문을 펼쳐 들며 물었다.
“우리보다 안 좋아? 지금 사령관이 몸져 누웠는데?”
로슈자클랭이 여전히 검게 탄 얼굴을 찌푸렸다.
“포르테에 알려지지는 않았겠죠? 마르소 사단장님?”
“뭐, 작전 구상중이라고 둘러댔지. 일상 지휘나 결정은 내가 해도 되니까.”
“큰일이군요. 누가 치료하고 있습니까?”
마르소의 시선이 흘깃, 숙영지 중심부의 유진 막사를 향했다.
“라레이와 폴린.”
1799년 3월, 아직도 유진 원정군은 톱카피 궁전 내부에 처소를 정하지 않았다.
임시 주둔지로 생각되던 히드포룸을 여전히 거처로 쓴다.
여러 불만이 있지만, 유진은 궁중 음모에 휘말리는 걸 사전에 차단하는 쪽을 선택했다.
한데, 그렇게 되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
피로가 누적되어 사령관이 병석에 드러눕는다든가.
물론 궁전에 있었다면 독살에 휘말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로슈자클랭이 침중한 얼굴로 말했다.
“쉬르테의 요원들이 일단, 정보를 차단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없는 사이, 혹시 빈틈이 있었나 확인했는데 없는 것 같더군요.”
“고생했네. 베네치아는 무탈한가?”
“아닙니다.”
로슈자클랭이 지난 달, 1799년 2월에 도착했던 베네치아 얘기부터 꺼냈다.
“이제 곧 오스트리아가 참전을 선포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르소가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그건 또 왜 그렇지? 오스만 제국에 지금 친프랑스 정권이 섰잖아. 나폴리나 밀라노에 있는 군대가 오스트리아를 직격할 수도 있고.”
“아니오, 역시 나폴리도 비었고 밀라노도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얼마 전까지 그저 홀란드 방면만 공세를 취하는 상황 아니었나?”
그건 4개월 전의 정보다.
허나 이 시대는 철도가 없다.
또한 프랑스군처럼 행군 속도에 전부 집중한 군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징병해서 군대를 편제하고, 전략 위치까지 보낸 후, 전투에 돌입할 때까지 빨라야 3개월은 걸린다.
과연 크게 달라질 게 있을까?
로슈자클랭이 조용히 보고했다.
“전황이 급해졌습니다. 러시아 제국의 대군이 현재, 폴란드를 거쳐 보헤미아 방면에 다다랐습니다. 오스트리아 제국은, 이 길을 열어줄 모양입니다.”
마르소는 미간을 찌푸렸다.
현재, 발칸에서 프랑스가 오스만의 수뇌를 장악한 상태다.
정작 프랑스군은 언제 내부 반란이 일어날지 불안해 하긴 한다.
허나 밖에서야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럼에도 오스트리아가 무려, 러시아 제국의 행군로를 돕는다?
아무래도 꽤 오래 투르크와 싸운 탓에, 오스만 제국이 공격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걸 아는 걸까.
그렇다면 아예 오스트리아도 참전하게 될지도 모른다.
테이블을 손으로 두들기다 마르소가 다시 물었다.
“프로이센은 홀란드를 공격한다고 했지?”
“예, 문제는 라인 방면입니다. 오스트리아가 재차 참전한다면 상황이 급격히 위험해집니다.”
“우리 프랑스 군대는 논다던가? 보나파르트 총사령관이 파리에서 나오면, 이길 수 있어. 아니, 모로도 있잖아? 아일랜드 집어치우고 방어부터 하라고 하면 되지.”
그러나 로슈자클랭은 아주 차분히, 냉정하게 대꾸했다.
“만약 오스트리아가 오스만 제국을 공격한다면, 상황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오스만 제국군을 이끌고 방어태세를 취하며, 오스트리아군을 묶어두면 됩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베네치아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게 무려 오스만 제국을 사실상 장악했어도, 프랑스가 유리하게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곧 19세기를 맞이하는 시대, 오스만 제국군의 숫자가 특별히 모자란 것은 아니다.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총인원 15만을 동원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원정에서 보였듯 두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
하나는 동원 속도의 문제다.
유진은 이 속도의 빈틈을 뚫고, 순차적으로 수비군을 격파해, 수도를 장악했다.
또 다른 문제는 보급망의 미비다.
일단 수비전에서는 15만을 동원해도, 공격전에서는 5만도 채 동원하기 어렵다.
원역사에서는 1830년대에 이집트가 독립해, 오스만과 싸울 때 두 현상이 모두 벌어진다.
오스만이 15만을 동원했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8만만 실제 집결했다.
다시 이 8만은 보급선 전체에 흩어져, 정작 전투에 임한 병력은 1만도 되지 않았다.
이집트라고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아주 손쉽게 아나톨리아에서 승리한다.
다만 유럽 강대국들이 개입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집트가 물러나는 결말을 맞이한다.
이런 역사를 모르더라도, 마르소든 로슈자클랭이든 와서 본 게 있다.
서기 1799년의 오스만 제국은 30년 후의 원역사보다 훨씬 처참한 상태다.
마르소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시 동원력이 문제로군.”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고작 오스만 주둔군에서 보병 1만에 기병 여단 3천 기밖에 못 뺄 거 아닌가? 베두인이나 쿠르드는 집에 가야 할 테니.”
로슈자클랭은 한 부대를 덧붙였다.
“해군도 사실상 보내기 어렵습니다. 사실, 보낸다 해도 러시아나 프로이센, 혹은 오스트리아를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진 않군요.”
만약 함대를 굳이 이용한다 해도, 오스트리아는 내륙국이다.
프로이센과 러시아는 북해나 발트해에 닿아 있는데, 여기까지 가려면 영국함대부터 뚫어야 할 것이다.
지금껏 오스만 제국을 격파할 때는 아주 유용했던 해군이지만,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마르소가 혀를 차며 지도를 보았다.
“총사령관이 잘하길 바라야겠군. 아니면, 우리 프라이슈츠가 먼저 일어나길 바라거나.”
사실상 제1차 대프랑스 전쟁이 시작될 때와 거의 흡사한 형국이다.
심지어 이제는 러시아라는 대국마저 끼어들게 되었다.
프랑스 방어를 책임질 자는 사실상 나폴레옹이다.
다만 아직 나폴레옹이 일개 장군이던 시절부터 보아온 마르소는 걸리는 게 있다.
지금껏 나폴레옹의 승전은 전부 공세에서 획득된 것이다.
수비전과 공격전은 완전히 다르다.
마르소 본인부터 이집트와 시리아, 오스만까지 거치며 무수히 겪었다.
과연, 나폴레옹이 수비전에서도 뛰어날까?
그 이전에, 답답한 수비에 몰두하기는 할까?
그때 부사령관 막사로 긴급히 한 사람이 뛰어들었다.
“부사령관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오, 드제 사단장? 요새 또 다시 하렘을 만든단 소문이 있던데. 혹시 들켰소?”
“농담하실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 하렘은 안 들켰습니다.”
하렘을 만들기는 한 모양인 드제가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
“유진 사령관의 막사에, 진짜 [하렘]의 인사가 방문했습니다. 예전 술탄의 후비랍니다.”
마르소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프랑스군 최고 기밀 사항, 곧 사령관의 용태가 밝혀질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
가장 먼저 막사에서 대처한 사람은 간호사다.
“외부인이 들어오면 곤란해요, 마담.”
여자의 몸에 손을 대는 게 금기시되는 게 이슬람교의 예법이다.
프랑스 원정군, 특히 사령관 호위대는 유진에게 철저하게 이 문제를 교육 받았다.
혹시나 암살자나 봉기 무리라면 모를까, 한 눈에도 귀부인인 일행이다.
절대로 막을 수 없는 상대인 셈이다.
그래서 이폴리트와 투르네를 비롯한 호위대가 쩔쩔매는 사이, 귀부인은 막사 앞까지 왔다.
그 상황에서 폴린이 나선 것이다.
그때 귀부인이 푸른 눈을 반짝이며 베일 아래로 웃었다.
“전 외부인이 아닐 거예요. 마드모아젤.”
폴린은 깜짝 놀랐다.
유진이나 마르소와 달리 폴린은 딱히 공부에 열심도 아니고, 아랍어도 배우지 않았다.
투르크어라면 더욱 모른다.
그런데 한눈에도 투르크 귀부인인 여자가 프랑스어로 말한 것이다.
“프랑스어를 아세요?”
“이젠 투르크어가 더 익숙하긴 하죠. 벌써 20년쯤 된 것 같네요. 이곳에 온 지도.”
“혹시, 납치되신 건가요? 읍.”
불쑥 말했다가 폴린은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지중해에는 유럽인들을 납치하는 해적, 바르바리들이 설치고 다닌다고.
혹시 그들에게 납치되어 하렘에 끌려온 게 아닐까?
그런데 정말 맞았던 모양이다.
“저를 술탄께 바친 자는 아직도 바르바리의 항구에서 대제독으로 지내고 있죠.”
아주 태연한 대답에 폴린이 살짝 한 발 물러서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괜히 말을 꺼내서.”
“괜찮아요. 이제는 덕분에 귀한 아들을 얻었으니까.”
“술탄의 아이겠군요. 그럼 당신은······.”
프랑스 유괴 피해자 출신 여자, 31세의 귀부인 나크시딜이 생긋 웃으며 일렀다.
“이곳에서는 나를 나크시딜이라 불러요. 예전 술탄이셨던 압둘 하미드가 내 남편이랍니다. 뒤바예 대사님이 얘기해주지 않던가요?”
폴린은 당연히 들은 적이 없다.
어쨌든 뒤바예 대사는 공식적으로는 프랑스 주둔군에서 사령관보다 높은 자다.
사실은 유진의 지위는 알고 보면 이집트 원정군 참모장일 뿐이니까.
그럼에도 눈치빠른 폴린은 재빨리 예를 취했다.
“왕비 폐하를 뵙습니다.”
“전 왕비가 아니에요. 그저 술탄의 첩일 뿐이죠.”
“그렇지만 이곳은 프랑스군의 기밀 장소예요. 나가주셔야 해요.”
아주 단호하게 축객령을 내리는 폴린을 보다, 나크시딜이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유진 보아르네가 아프다죠?”
폴린이 눈을 크게 떴다.
아직 조세핀이 나폴레옹과 결혼하기 전, 유진의 가문명을 입에 올렸다.
만약 상대가 원래 프랑스인이라 해도, 그리 간단히 알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설사 오스만 제국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한들, 프랑스 상류층의 속사정까지 알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나 폴린은 재빨리 침착을 되찾고 태연한 듯 대꾸했다.
“아마 대단한 병은 아닐 거예요. 이맘때쯤 도는 초봄 감기일 겁니다.”
“그간 제국의 동반부를 정복했으니, 그럴만 하죠.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 거고. 프랑스로 돌아가면 영웅이 되겠네요.”
“모르죠? 우리 ‘오빠’가 맞서는 적들이 아직 셋이나 남아 있다던데.”
잠시 자신의 ‘오빠’를 강조하는 폴린을 향해 나크시딜이 손을 내밀었다.
“이 물약을 먹이세요. 마드모아젤 보나파르트.”
얼결에 약병을 받아들었지만, 폴린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폴린의 정체야 당연히 뒤바예에게 들었을 거란 생각은 든다.
그래도 유진의 가문명까지 아는 게 마음에 걸린다.
나크시딜은 다른 게 걱정인 줄 알았는지 덧붙였다.
“독은 아니랍니다.”
“제가 어떻게 확신하죠?”
“음, 이 자리에 로즈가 있다면 확인해 줬을 텐데.”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나크시딜이 낮게 속삭였다.
“난 로즈 파제리의 사촌이에요. 본래 고향은 마르티니크, 파리로 유학을 다녀오다 이렇게 되었네요.”
그저 꾸며내기에는 너무 내밀한 속사정까지 입에 올렸다.
너무 놀라 폴린이 입을 다물지 못할 찰나, 나크시딜은 웃으며 몸을 돌렸다.
만약 시절이 좋았다면 프랑스에서 격랑의 시절을 [조세핀]과 함께 겪었을 여자.
이제는 죽은 술탄의 후비로 살아가는 나크시딜이 톱카피 궁전을 향해 발을 옮겼다.
“곧 나을 거예요. 너무 걱정 말아요.”
이것이 조세핀의 사촌, 에메 뒤비크와 유진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러나 폴린은 어쩐지, 다시 나크시딜을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물론 아무 약이나 함부로 먹으면 큰일 난다.
“그걸 어떻게 믿나?”
라레이의 질문에 폴린이 변명하듯 답했다.
“거짓말하는 것 같진 않았는데요?”
“아니, 간호사로서 기본이 안 되어 있군. 보나파르트 대령! 정신 차려, 약은 의사가 지시하고 약사가 만드는 거야. 이 기본을 모르나?”
“예? 알긴 알지만, 그래도.”
그러니까 의사 라레이 준장은 다른 걸 믿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나크시딜이 정말 조세핀의 사촌일지도 모른다.
또한 이 약은 독약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약에 뭐가 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데, 의사가 어떻게 믿고 처방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라레이에게 폴린이 할 말이 있었다.
“정작 준장님은 외과의사라, 치료도 못하잖아요!”
라레이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사실 라레이의 장기는 절단이다.
만약 유진이 살이 썩어들어가는 부상이라도 입었다면 3분 안에 잘라버릴 자신이 있다.
요새 소독이 제2의 장기가 되었으니, 수술 후유증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감기 치료는 못 한다.
물론 현대라고 해서 감기 치료제가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민간요법 내지는 전통의학으로 만들어졌을 약을 노려보다, 라레이가 두 손을 들었다.
“그래, 아직 젊으니까 이런 거 한 번 먹인다고 죽진 않겠지. 한 번이야!”
폴린은 재빨리 약을 잔에 부었다.
-주르륵!
아주 맑은 노란색인 게, 확실히 독인 것 같지는 않았다.
꼭 꿀 같다는 생각을 하다, 폴린이 황급이 유진을 향해 달려갔다.
사령부 막사 깊숙한 침상, 유진이 땀을 흘리며 누운 상태다.
재빨리 이마에 올린 젖은 천을 갈며, 폴린이 유진을 일으켰다.
“자, 쭉 들이켜. 입 좀 벌려봐.”
그러나 의식을 잃은 자가 입을 벌리기도 어렵고, 약을 마시기는 더 어렵다.
“진짜, 좀! 안 되겠네.”
짜증을 내던 폴린이 순간, 약을 입에 담았다가 유진에게 입을 맞췄다.
환자에게 함부로 입을 갖다되면 안 된다고 라레이가 말릴 틈도 없었다.
아주 숙련된 혀놀림으로 유진의 혀를 제친 폴린이 약을 넘겨 버렸다.
-꼴깍, 꼴깍, 꼴깍.
약이 넘어가는 모습을 보다, 라레이가 황급히 뛰쳐나갔다.
“흠! 나, 난 나가겠네.”
“흐읍, 휴. 아, 평소보다 힘드네. 응? 어딜 가시려구요?”
“약 다 먹이면 부르게. 쯧! 혁명이 여자들 다 버려놨어!”
못 볼 꼴을 봤다는 표정으로 바삐 나가는 라레이를 보다, 폴린이 비웃었다.
“자기 딸은 안 그럴 줄 아나? 풋.”
그때 유진이 신음소리를 냈다.
“으윽.”
“어머, 유진? 깼어?”
“마리.”
순간, 폴린의 낯이 굳어졌다.
물론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허나 설마 마리의 이름이 나올 줄이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절대로, 난 잊지 않았어. 그날의 약속을.”
그런데, 유진의 입에서 흘러나온 얘기는 더욱 예상치 못한 소리였다.
“그날의 죽음도.”
굳어졌다가, 분노로 빨개졌다가, 새하얗게 질린 폴린이 유진을 놓았다.
정신없이 뛰쳐나온 폴린이 숨을 헐떡였다.
뭔가, 무서운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유진과 마리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햇살이 살에 닿아 따뜻한 온기를 전할 때, 비로소 폴린은 정신을 차렸다.
“뭔가 있긴 한가 보네. 둘 사이에.”
막사 안, 유진이 있을 곳을 돌아보던 폴린이 다짐하듯, 심호흡을 하며 투덜거렸다.
“흥, 정말 끝까지 속 썩이는구나. 빨리 일어나, 이 잠꾸러기 조카야.”
다음날, 유진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반대로 폴린이 앓아눕기는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