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3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34화(234/547)
(234) 나폴레옹은 제국의 파멸을 결심한다
국가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인 남자도 세상에는 있다.
“역시, 내가 전권을 쥐어야 해! 무능한 총재들이 아니라! 무엇 하나 눈치를 봐야 하지 않나!”
세느강 중심에 있는 섬, 시테.
한때는 반혁명분자들이 갇혀 신음하던 감옥이 있던 곳.
이곳에 프랑스 치안군 사령부가 있다.
현재 프랑스군 총사령관, 나폴레옹이 임시 사령부로 쓰는 장소다.
임시라고는 하지만 벌써 그게 2년이 다 되어간다.
유진이 이집트 원정을 떠난 것도 그 정도란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2년 간 나폴레옹은 전장에 나가지 못했다.
왜?
프랑스 고위 정치인들의 불안감과 질투, 그리고 두려움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나가서 공적을 세우면 명실상부한 일인자가 될까 두렵다.
반대로 혹시 나가서 패배한다면 대체할 카드가 없어서 역시, 무섭다.
결국 이래저래 전장에 나가겠다는 걸 만류하며, 파리에 붙들어둔 것이다.
나폴레옹 입장에서도 파리에 있으면 영향력을 지키기 쉬우니, 쉽게 출진이란 선택을 하기 어렵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총재들이 달려와 대책을 묻고 있으니까.
그때 신나게 외치던 나폴레옹에게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문제점을 지적했다.
“총사령관 각하, 여기 총재들도 와 계십니다만.”
“닥쳐, 거위. 내 프랑스어가 ‘코르스’ 억양이라고 놀리나? 당연히 그 무능한 총재들은 당통과 라파예트지! 왜 못 알아들어?”
“죄송합니다, 총사령관 각하. 모두 오해 없으시지요?”
그런데 예의없는 나폴레옹의 말에, 오히려 웃으며 동조하는 남자가 있었다.
“하하하, 우리보고 무능하다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보나파르트 장군님. 솔직히, 이제와선 장군님이 이 나라를 통치해도 모두가 찬성할 지경입니다.”
나폴레옹의 추종자이기에 앞서, 광팬인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다.
하지만 오귀스트의 말은 일견 지나칠 정도다.
듣고 있던 나폴레옹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무슈 로베스피에르 맞소? 혹시 다른 사람이 분장하고 왔나?”
“저는 원래 장군님 편입니다. 툴롱 때부터 그랬죠.”
“군인이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게, 오귀스트 총재의 신념 아니오?”
오귀스트는 진지한 얼굴로 나폴레옹에게 대꾸했다.
“제 신념은 유능하고 청렴하며, 공익을 우선하는 자가 프랑스를 이끌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군인밖에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요.”
데물랭과 살리체티가 서로 쳐다보며 눈을 굴렸다.
지금 오귀스트의 말은 무시무시한 말이다.
만약 나폴레옹이 피슈그뤼와 유사한 길을 간다 해도, 막지 않겠다는 소리니까.
사실 지금껏 나폴레옹의 존재가 없었다면 프랑스는 누차 쿠데타에 시달리는 나라였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잘 면도된 턱을 쓰다듬다 씩 웃었다.
“좋아, 일단 현 상황을 총재들께 브리핑해 드려. 거위.”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군사 정보까지 정확하게 들으신 건 아니잖아? 짧고, 소상하게.”
서로 상반된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라는 나폴레옹의 말에, 베르티에가 무표정하게 답했다.
“시작하겠습니다. 총재 각하님들.”
문득 두루말이에 말린 전단지가 총재들 앞에 펼쳐졌다.
-스르륵!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이 없는 시대, 설명은 이렇게 종이에 써서 하게 된다.
꽤 소상히 만들어진 걸로 보아, 진작에 총사령부에서 만든 물건이 분명하다.
아마도 내부적으로 작전 검토를 거듭하며 만든 설명자료일 터다.
베르티에가 지도를 펼쳤다.
“현재 프랑스의 적은 넷입니다. 영국, 프로이센, 러시아, 그리고 오스트리아.”
“잠깐, 오스트리아라니? 거긴 아직 중립 아니었소?”
“이미 러시아 군에게 길을 열고, 보급을 돕고 있습니다, 오귀스트 총재 각하. 나아가, 오스만 제국의 동요를 핑계로, 동부 국경군을 소집 중이라고 합니다.”
지도 위 오스트리아를 지휘봉으로 가리키며 베르티에가 냉정히 설명했다.
“군 규모는 총 30만. 이전 제1차 [반혁명전쟁] 때 군대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물론 서쪽으로 보낼 수 있는 군대는 20만 내외겠지요. 수도는 지켜야 할 테니.”
이 서유럽에서, 확실히 프랑스에 맞먹을만한 동원력은 오스트리아만 갖고 있다.
20만 대군.
프랑스가 최대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이 1차 대프랑스동맹, 혹은 반혁명전쟁 때 75만이었다.
수비군을 제외한다면 전선에 동원되었던 군대는 약 50만 정도.
하나의 전선에서 20만이 밀어닥친다면, 자칫 뚫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가정에는 문제가 있다.
데물랭이 말도 더듬지 않은 채, 지도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상하군. 꼭 동부 국경을 신경 안 쓴다는 소리 같군요.”
“맞습니다. 데물랭 총재 각하.”
“이유가 뭡니까? 유진 프라이슈츠 보나파르트 장군이 오스만을 전복시켰다고 들었는데.”
순간, 나폴레옹이 슬쩍 눈살을 찌푸렸고, 베르티에가 재빨리 답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오스트리아는 동부 국경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스스로 가진 힘을 활용할 수 없는 [아노미] 상태입니다.”
아노미, 그러니까 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하는 그리스어다.
후세에 원역사에서 사회학에 채용되면서 무정부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바뀐다.
그러나 현재는 그저 오스만 제국에 체계가 없다는 뜻 정도로 쓰인 셈이다.
잠시 그 말뜻을 헤아리던 데물랭이 혀를 찼다.
“동쪽에서 걱정할 건, 2만 내외의 프랑스군 뿐이다?”
“물론 정예라는 꼬리표는 붙습니다. 하지만, 숫자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유진 프라이슈츠 장군은 이번 전투에선 회군이 어렵겠지요?”
그 순간 나폴레옹이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섰다.
“아무래도 그렇지. 우리 ‘아들’은 오스만 제국 하나로도 바쁠 거요. 어차피 전군이 돌아온다면 모를까, 1만 정도가 돌아와서야, 전쟁에 별 쓸모도 없을 거고.”
말은 안타깝다는 듯 하지만, 눈이 불타오르고 있다.
꼭 ‘아들’의 전공을 샘이라도 내는 듯한 눈빛이다.
하지만 3인의 총재는 눈치채지 못하거나, 모른 척하거나, 아닐거라 생각했다.
왜냐면 결국 미증유의 이집트 원정을 기획한 자는 나폴레옹이다.
누가 실행을 했든 그 공적은 공식적으로는 나폴레옹의 성과다.
무엇보다 원정군 핵심이 나폴레옹의 최측근인 유진이니 무슨 문제가 있을까?
총재들이 다른 생각에 다다르기 전에, 베르티에가 냉정한 태도로 재빨리 설명을 이었다.
“여기에 북부 프로이센의 홀란드 공략이 개시된 상황입니다. 프로이센은 8만의 전열보병, 2만의 기병, 1만의 포병대를 이끌고 출진했습니다.”
“프로이센 인구를 생각하면, 결사적으로 끌고 나온 셈이군요. 대략 5백만이었나?”
“옛 폴란드령과 점령한 영토의 인구까지 합하면 9백만 내외입니다. 물론, 군대는 모병과 용병의 혼합이지요. 아직도.”
이 시대 유럽 최대 인구국가는 러시아다.
약 4천만에 달하는 인구를 갖고 있다.
단, 프랑스도 만만치 않아서 본국 기준으로 3천만을 곧 돌파할 상황이다.
오스트리아가 약 2100만, 영국은 아일랜드까지 합쳐 1850만, 에스파냐가 1100만이니 프로이센이 얼마나 인구가 적은지 알 수 있다.
특히 신생국 미국이 650만에 바타비아가 620만, 옛 나폴리 왕국도 500만에 달한다.
게다가 프로이센은 아직도 징집이 아닌 모병제와 용병제를 유지한다.
그러다 보니 대군을 동원하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원역사 전장에서는 이로 인해 이 시기에 중립을 유지한다.
하지만 현재는 신성로마제국이 사라진 시대.
이 상황에서 프로이센 엘리트들은 위기감을 더욱 강하게 느낀 것이다.
물론 이런 역사적 문제는 나폴레옹도, 베르티에도, 총재들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프로이센은 프리드리히 2세 이래, 전통적 육군강국이고, 결코 얕볼 수 없는 상대다.
물론 여기에 허수가 있다는 것은 모두 몰랐지만.
프로이센 군을 직접 본 적 없는 베르티에가 긴장한 채 설명을 마칠 찰나, 나폴레옹이 벌떡 일어났다.
“영국이야 다 아시지? 현재 전열함 총 100척이 세계 전역에서 몰려오고 있지. 거기에 에스파냐와 우리에게서 나포한 전열함만 30척이 넘는다더군.”
이번에는 130척의 전열함을 주축으로 하는 영국 해군의 문제다.
아직 지중해와 영국 본국에는 절반 정도만 집결한 상태다.
그러나 인도양과 신대륙에서 주력 함대가 전부 몰려오고 있다.
비록 해군이 육지를 점령할 수는 없는 시대지만, 최소한 해양 봉쇄에 가까운 공격은 가능하다.
전 항구를 습격해 마비 상태로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총재들이 긴장할 찰나, 나폴레옹은 고개를 휘휘 저었다.
“하지만! 그 모든 적들은 이전에도 상대했던 놈들이야. 충분히 응대 가능해. 문제는 다른 쪽이지.”
“러시아로군요.”
“맞았어. 살리체티 총재. 동쪽의 [이반]들이 몰려오고 있어, 무려 8만이나!”
나폴레옹이 지휘봉을 베르티에게서 빼앗아 힘껏 휘두르며 부르짖었다.
“그 자체로도 무시무시한 대군이 일전의 적들에 더해지는 거야. 어때, 무섭지 않나?”
사실 나폴레옹은 별로 무서워 보이지 않는다.
그 때문에 총재들은 오히려 겁에 질렸다.
만약에 나폴레옹조차 없다면,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상황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문득 데물랭이 용기를 내 물었다.
“총사령관 각하, 대책이 뭡니까?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있기야 하지. 놈들의 작전은 [소모전]일거야.”
“소모전이라구요?”
나폴레옹은 고개를 까딱이며 지도를 노려보았다.
“그래, 프로이센의 전통적인 전법. 러시아도 프로이센의 군사교리를 받아들였지. 반면, 우리는 [섬멸전]이 전법이야. 아니, 내 전법이지.”
그러니까 이번 전투는 적의 군세를 꺾는 소모전 교리와 병력을 소멸시키는 섬멸전 교리의 싸움이다.
현재 프랑스의 적국들은 지난 전쟁에서 승전한 프랑스군을 연구했다.
아마 영국제 후장식 소총인 퍼거슨 라이플도 실험해 봤을 테고, 수류탄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자들이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나폴레옹의 전략을 연구하는 자들이 있을 터다.
허나 적들은 두 가지를 바꾸지 못한다.
첫째는 유진이 이집트에서 실험한 병기들이다.
뇌홍식 소총, 기구부대를 이용한 공중전, 그리고 작렬식 포탄이다.
사실은 이쪽은 나폴레옹도 뇌홍식 소총 말고는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장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둘째는 나폴레옹식 군사교리다.
대담한 돌파나 종대행군, 배후기동일격 같은 것은 연구해서 따라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섬멸전이란 군사교리는 함부로 도입하기 어렵다.
왜냐면 이건 군대를 움직이는 근간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철학, 장교, 병사 전부가.
나폴레옹은 여기까지는 설명하지 않은 채,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적을 끌어들여서 단숨에 전멸시키고 전세를 바꾼다. 이게 내 대책이다. 총재 각하님들. 어떤가?”
“어디로 말입니까? 설마 프랑스 본토는 아니겠지요?”
“하! 설마! 살리체티, 그건 필패의 방법이지! 보급도, 징병도 불가능해지는데, 전쟁을 관두잔 소리지. 완전히 몰린다면 모를까.”
실은 원역사에서 본인이 한 짓이란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나폴레옹이 여유만만하게 웃었다.
“이탈리아, 승리의 전장이지.”
북이탈리아.
나폴레옹이 제1차 혁명전쟁의 영웅이 되었던 장소.
이번에도 라인과 플랑드르에서 적의 발목을 묶는다.
이후 적의 주력을 이탈리아로 끌어들인다.
여기서 적을 격파해, 승리를 장식한다.
“하지만, 적들이 이탈리아로 올까요?”
이번에는 어지간한 광팬인 오귀스트도 궁금했던 모양이다.
적들이 바보가 아닌데, 왜 프랑스가 아니라 이탈리아로 올까?
허나 나폴레옹은 아주 자신만만하게 답했다.
“바로, 나를 [미끼]로 이용해서 끌어들일 거야. 그리하여.”
그게 바로 나폴레옹이 원역사에서 실천한 반혁명제국 대책이다.
프랑스의 희망, 나폴레옹만 없으면 프랑스가 무너질 거라고 여기는 건, 총재들만이 아니니까.
그 순간 나폴레옹의 눈이 번뜩였다.
“이번에는 정말로 오스트리아 제국을 소멸시킨다. 내 아들에 부끄럽지 않아야겠지?”
비로소 혁명군답게 나폴레옹도 결심한 거였다.
구시대의 제국이자 골칫거리, 오스트리아를 사라지게 하기로.
오스만 제국을 전복시킨 유진에게 아주 단단히 자극받은 것이다.
서기 1799년 6월.
나폴레옹이 비로소 파리에서 몸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