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3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35화(235/547)
(235) 제2차 이탈리아 전역이 시작되다
그럼에도 [형식]은 분명 권력의 세계에서 중요하다.
“총재들은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총사령관 각하.”
시테 섬 프랑스군 치안사령부로 아주 우아한 태도의 남자가 찾아왔다.
어쩐지 푸아그라라도 대접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갑자기 사령관실을 가득 메운다.
미식가가 아닌 나폴레옹은 남자와 당연히 별로 친하지 않다.
허나 저 우아한 태도는 어쩐지 탐나는 구석이 있다.
이른바 [에티켓]을 눈여겨 보다, 나폴레옹이 물었다.
“그걸 왜 당신이 와서 보고하나? 외교위원장?”
“엄밀히 말하면 총사령관직은 저보다 의전상 아래인 건 아십니까?”
“설마 이제와서 내게 예의를 차리라고? 당신이 피슈그뤼와 손잡을 뻔했다는 걸 널리 공표해줄까?”
외교위원장, 탈레랑이 빙그레 웃다 제안을 건넸다.
“그렇게 위협하실 거 없이, 이제 실질적인 [임명권]을 가지시는 건 어떻습니까?”
순간, 나폴레옹은 미간을 좁혔다.
이 능구렁이가 함정을 파는 걸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어쨌든 약점을 잡히는 일이다.
“나보고 쿠데타라도 일으키라고?”
“안 될 건 없죠. 피슈그뤼 따위도 시도한 일입니다.”
“이봐, 무슈 탈레랑. 건방진 소리 집어치워. 내가 쿠데타를 일으킬 거였다면, 이미 프뤽튀도르 때, 이 나라를 뒤집었어.”
짐짓 법의 화신인양 나폴레옹이 으스대며 오만하게 답했다.
“난 [법치]를 중시해. 내가 일인자가 된다면, 그건 합법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의외로 나폴레옹은 정말 법을 중시하는 면이 있다.
원역사 나폴레옹 법전이 아니라도, 통령과 황제로 가는 길에서 모두 [투표]라는 합법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후대에 요식행위라 비난받긴 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이 나폴레옹의 명분 중 하나기도 했다.
그런데 탈레랑이 나폴레옹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으로 응시했다.
“그러시다면, 제가 더욱 쓸모가 있겠군요.”
“어떻게?”
“우선, 당통과 라파예트를 설득해 드리지요.”
아주 직설적인 제안이다.
지금 나폴레옹은 대전략을 세워놓고도, 출진하지 못하고 있다.
총재 정부의 오인 총재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숫자상 나폴레옹에 가까운 총재들이 셋이라는 것은 의미없다.
다수파 의원들을 장악한 유력 총재 2인, 곧 당통과 라파예트가 실세다.
당연히 직접 압박을 가한다면, 결국 두 사람도 두 손을 들고 허락할 것이다.
그렇지만 나폴레옹도 매번 강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탈레랑의 제안이 꽤 구미가 당기는 이유다.
총사령관 나폴레옹이 탈레랑을 지그시 보다 물었다.
“대가는?”
이 작자가 공짜로 일을 해줄 리는 없다.
심지어 망명객 주제에 영국 특사로 올 때도 한 몫 단단히 대가로 챙겼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나폴레옹에게 바라는 바는 뭘까?
“승리하고 돌아오신 후, 총사령관께서 만드실 정부에, 제 자리가 있기를 원합니다.”
탈레랑의 아주 노골적인 요구에 나폴레옹은 짐짓 딴청을 피웠다.
“난 군인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이제 와서 무슨 말씀을. 방식의 문제일 뿐, 결국 장군이 권좌를 차지하실 건 누구나 압니다.”
“하! 괜히 떠볼 생각하지 마라, 탈레랑.”
순간, 나폴레옹이 눈을 이글거리며 탈레랑을 노려보았다.
“이번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날 가장 먼저 적에게 넘길 자도 그대 아닌가?”
탈레랑은 대답하지 않은 채 묘하게 웃을 뿐이다.
오직 승자의 편에 설 뿐.
딱히 나폴레옹에게 충성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궁극적인 목적은 국익과 사익의 동시충족일 것이다.
나폴레옹은 그 속내를 헤아려 보다 입가를 비틀었다.
“좋아. 어쨌거나, 좋은 거래를 위해서는 실적을 보여야지? 우선, 출진부터 허락을 받아 오라고.”
그때서야 탈레랑은 슬쩍 숨을 깊게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기꺼이 받아 오겠습니다.”
이로써 탈레랑이 나폴레옹의 카드 중 하나가 된 셈이다.
***
퇼르리 궁전, 총재 회의실에 오인의 총재가 모였다.
“자, 다들 말없이 앉아만 있지 말고, 얘기를 좀 해봅시다. 결국 어쩌자는 거요?”
사실 당통과 라파예트가 반대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알고 보면 친 나폴레옹 파벌인 총재들, 오귀스트와 살리체티, 데물랭도 입을 열지 못하는 중이다.
만약 나폴레옹의 장대한 계획이 들어 맞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혹시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탈리아 방면이 뚫리고, 프랑스 본토까지 적군이 침입하게 된다.
그 책임을 뒤집어쓸 총재는 아무도 없다.
심지어 나폴레옹의 동향으로 완전한 나폴레옹 사람인 살리체티조차도.
“아, 이거 답답하네. 뭐라도 말 좀 해보쇼!”
결국 말하고 있는 사람은 엉뚱하게도, 당통뿐이다.
당통 입장에서는 아주 답답한 상황이다.
실은 당통은 나폴레옹이 전선에 가고 싶다면 보내줄 생각이었다.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상식적인 결론이다.
그렇지만 당통의 입으로 나폴레옹을 전선으로 내보내자고 할 수는 없다.
책임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아일랜드 원정 실패 문제가 불거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원정은 초기 기획부터 원래는 나폴레옹에게 떠맡길 작정으로 당통이 추진했던 일이다.
그러니 실패로 돌아간 지금, 누구든 당통에게 책임을 물 위험이 컸다.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아직도 회의 중이십니까, 총재님들.”
모든 총재들이 시선을 돌렸다.
오백인 의회, 곧 하원 외교위원장 탈레랑이 푸셰와 함께 서 있는 게 보인다.
총재들 어느 쪽과도 적은 아니지만, 동시에 누구 편이라고도 할 수 없는 자들.
어째서 이곳에 왔을까?
당통은 의문을 품은 채 물었다.
“무슨 일로 왔소? 지금은 외교가 아니라 전쟁을 논하는 시간이오. 전쟁위원회 위원장이라도 오면 모를까.”
“공석이지 않습니까. 대신 제가 총재들께 조언을 드리러 왔습니다.”
“뭐요?”
문득 라파예트와 탈레랑의 시선이 교차되었다.
“사방대원정 중 동방이 성공하고, 나머지 삼방은 실패 직전입니다. 하지만 동부 국경이 위험한 상황이니, 하나씩 대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누가 모르나? 그래서?”
“판을 엎어야 합니다. 총사령관 나폴레옹을 출진시켜, 적군을 모두 격퇴하도록 만드시지요.”
아주 거창한 말이다.
그렇지만 말만으로는 전쟁을 치를 수 없다.
당통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꺼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어쩌자고?”
“총사령관이 작전안을 올리지 않았습니까? 이탈리아로 나아가, 싸워 이기겠다고.”
“그걸 논의하러 여기 모인 거 아닌가?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있지만.”
그런데 탈레랑이 라파예트를 가리키며 일렀다.
“라파예트 총재께서 여러분 중 군사에는 최고 달인 아니십니까? 이 분도 제게 동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대안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장군밖에 없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일시에 라파예트에게 쏠렸다.
라파예트는 쓴웃음을 머금었다.
서부 신대륙에서 공적을 세워, 입지를 만회한다.
탈레랑이 내세운 계책이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잘 될까?
반대로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어차피 전쟁에서 패배해 나라가 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도박이라도 걸 수밖에.
“보나파르트 장군을 보냅시다. 그리고 우리 해군은 신대륙으로 보내지요.”
깜짝 놀란 데물랭이 말을 더듬으며 일어났다.
“자, 잠깐. 저, 전반부는 어쩔 수 없으니 찬성합니다. 하지만 해군을 신대륙으로 보내자니요? 우리 대서양 방어는?”
“항구 해안포로 대응하고 포기합니다. 당분간 교역은 모두 정지되는 거요.”
“어째서 그런 도박 같은 작전을!”
라파예트가 담담하게 격노한 데물랭에게 대꾸했다.
“지금 영국은 인도로 향하는 중요한 루트를 우리에게 빼앗겼소.”
“그, 그, 그건. 유, 육로잖습니까?”
“최소한 교역량의 10분의 1을 빼앗긴 거요. 그 상태에서 신대륙으로 우리 함대가 향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소? 카리브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해군을 분산시킬 거요.”
물론 이 말은 사실과 거짓이 뒤섞인 교언이다.
우선 영국은 카리브해에 막대한 이권을 갖고 있다.
한때 프랑스가 생 도맹그산 설탕과 면화로 유럽 대륙 시장을 장악했던 것과 같은 이유다.
노예 무역을 통해 자메이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본국과 유럽에 팔아치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프랑스와 싸우고 있는 지금, 굳이 플로리다 때문에 해군 주력을 카리브해에 파견할 이유도, 여유도, 사유도 없다.
오히려 있는 함대도 유럽으로 소환해야 할 지경이다.
당연히 라파예트와 탈레랑은 바로 그 점을 노린 거였다.
플로리다가 구원되는 게 확실해질 테니까.
“잠깐, 그럼 보나파르트 장군이 지면 어떻게 되오?”
모두의 시선이 살리체티에게 쏠렸다.
당연히 모두가 어이없는 얼굴이다.
누구나 나폴레옹의 사람이라 여기는 살리체티가, 패배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리체티는 낯을 빨갛게 물들이면서도, 항변했다.
“누, 누구나 질 수는 있는 거 아니오? 그때 대책이 있소? 다들?”
그 순간, 탈레랑이 묘하게 웃었다.
“모두 잊고 계시는군요. 그렇게 되면, 보나파르트 장군이 희생양이 되어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아무도 몰랐지만, 그것은 원역사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나폴레옹이 몰락한 후, 탈레랑은 나폴레옹을 제물로 삼아 협상에 임한다.
그 결과 프랑스는 혁명전쟁 이전 영토를 되찾고, 대신 나폴레옹은 영영 풀려나지 못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총재들은 거기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불안한 상황에서 일종의 심리적으로 도망칠 구석을 찾은 얼굴이 되었다.
“그거 좋군. 자, 그럼 보나파르트 총사령관이 책임지는 걸로 하고, 출진시킵시다!”
총재들이 입을 다문 사이, 당통이 의사봉을 내리쳤다.
-땅! 땅! 땅!
그 사이 어물쩡 트레빌의 함대가 플로리다로 출진하는 것도 승인되어 버렸다.
플로리다의 누벨 프랑스 주둔군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구원을 얻은 것이다.
***
후세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스스로를 [사자]에 비유했다.
-두두두!
마치 우리에서 뛰쳐나온 사자처럼, 나폴레옹이 용맹하게 달렸다.
사실 나폴레옹이란 이름 자체가 황야의 사자란 의미가 있다고도 한다.
문득 그 옆에서 달리던 부관 마르몽이 투덜거렸다.
“이제야 출진할 수 있게 되다니, 총재들이 무능한 겁니까? 아니면, 탈레랑이 유능한 겁니까?”
나폴레옹은 코웃음을 치며 되물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 이제, 우리의 시간이 왔다. 라인은 모로와 함께, 누가 가기로 했다고?”
“베르나도트입니다. 그리고 마크도날이 그 뒤를 받치기로 했습니다.”
“허, 조합이 엉망이군. 참, 나폴리로 보내기로 한 친구. 누구였지?”
참모장, 베르티에가 바삐 말을 달리다 답했다.
“루이 니콜라 다부 말씀입니까?”
다부, 본래는 드제의 친구로 이집트 원정에 따라갔어야 할 남자다.
허나 이집트 원정군을 유진이 꾸리게 되면서, 다부는 부차적으로 밀려 아일랜드 원정군에 포함되었다.
최근 라하르페의 후임으로 나폴리에 보내기로 한 바 있었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친구, 밀라노에서 대기하라고 해. 유진은 몰라도, 쥐노 정도는 충분히 대체하겠지.”
물론 충분하고도 남는다.
원역사의 나폴레옹 26원수 중, 최상위권 멤버가 다부니까.
그러나 아직은 그 사실을 모르는 나폴레옹이 말에 채찍을 가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탈리아로 가자! 마세나와 오주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총사령부는 가볍게, 병력과 보급은 이미 알프스를 넘은 뒤다.
총재들의 허락이 떨어지는 즉시, 작전이 시작될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던 바다.
서기 1799년 6월 6일.
나폴레옹이 드디어 이탈리아로 움직였다.
제2차 이탈리아 전역이 개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