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3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36화(236/547)
(236) 유진이 이탈리아로 간다
아드리아노플, 곧 6개월 전 오스만 제국의 운명이 결정된 장소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거의 반년이나 여기서 지체했단 소리지. 이폴리트.”
서기 1799년 6월, 콘스탄티노플 외곽에 [군영]이 세워졌다.
굳이 말하자면 캠프 드 콘스탄티노폴리스랄까.
후일 원역사에서 불로뉴 대군영이 그랬듯, 이곳에서 유진은 새로운 군대를 편성했다.
끌고 갈 병력과 남을 병력을 나누고, 다시 편제를 구획해 훈련 시켰다.
특히 기병은 이탈리아 원정 때부터 유진, 그리고 쥐노가 이끌었던 병력이 귀환 부대의 주력이다.
-철컥!
새로 콘스탄티노플 방직공들이 짠 흑색 군복을 입으며, 유진이 한마디 했다.
물론 이폴리트는 싱글벙글 웃으며 유진의 뒤를 따를 뿐이다.
열병 환자보다야 잔소리 상관이 훨씬 낫다.
“나름 최대한 빨리 준비했다고, 사령관.”
“우리 전력이나 읊어봐.”
“흠, 전열보병 사단 1만, 기병 여단 3천, 포병 여단 1천. 포병 쪽은 수병 중에서 일부 보충해서 편성했어. 보병은 드제가, 기병은 쥐노가, 포병은 도마르탱이 지휘관이야. 아, 여기에 함께 따라오기로 한 맘루크 기병대가 1천이지?”
그때 유진의 뒤편에서 기마 행군 훈련을 하던 터번을 쓴 남자가 외쳤다.
“그렇지! 우리는 소년 파샤를 따르기로 했소!”
아주 유창한 프랑스어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하산 투바르, 이집트의 유력 대상인으로 이곳까지 맘루크 기병대를 지휘한 자다.
사실 오스만 제국이 재편된 상황에서 투바르는 목적을 초과 달성한 뒤다.
이집트를 지배하던 투르크를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지배자가 된 프랑스 혁명군과 깊은 친분을 쌓았다.
여기에 오스만 제국 황실의 [금고]에서 전리품까지 획득했다.
나아가 콘스탄티노플에 상업 거래처까지 텄으니, 이번 원정에서 가장 많은 것을 획득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겨우 적자만 면한 은행가, 유진이 하산을 부러운 눈으로 보며 일렀다.
“셰이크 하산 투바르. 당신은 사업 기반이 전부 이집트에 있잖습니까.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하하하! 영원히 함께 하겠다는 건 아니오. 단지, 이번 전쟁까지 따라가겠단 거지.”
“그럼, 이번 전쟁이 끝나고 나면 확실한 보상을 하나 드리죠.”
문득 유진이 싱긋 웃으며 약속했다.
“당신의 유럽 거래처는 제가 될 겁니다. 2백만 프랑을 투자하겠습니다.”
물론 이것은 투바르에게만 이익이 되는 거래는 아니다.
현재 이집트 원정에 들어간 [보아르네 방크]의 자금은 총 4천만 프랑이다.
그중 2천만 프랑은 수에즈 운하 채권으로 충당했다.
또한 나머지는 시리아, 키프로스, 그리고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충당했다.
이를테면 오스만 제국 금고에서 뜯어낸 것이다.
본래 [니자므 제디드]를 만들기 위해 쌓여 있던 재물 절반이 프랑스군에 넘어갔다.
그런데 이 막대한 돈은 대부분 [은]이다.
육로 행군으로는 운반할 수도 없어, 해상으로 운반해야 할 판이다.
그것도 현재 남아 있는 수송함으로는 10번은 왕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상당한 금액이 현지에 재투자될 필요가 있었다.
현대에도 이른바 신흥 시장에 투자할 때는 선진국 금융가들이 현지 협력 사업가를 찾는다.
유진이 점찍은 ‘현지’ 사업가가 투바르인 셈이다.
원역사에서 프랑스군을 괴롭히는 반란군이자, 19세기 초 이집트 유수의 대부호가 되는 남자, 하산 투바르가 눈을 빛냈다.
“이야, 반드시 살아 남아야겠군! 하하핫! 그럼 선물을 주지!”
투바르가 손을 튕기자 뒤에서 한 소년이 다가와 군례를 취했다.
-척!
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물었다.
“누굽니까, 이 친구는?”
“내가 직접 훈련시킨 [맘루크]야. 원래 조지아 출신이라더군.”
“이름이 뭐지? 소년?”
유진이 가볍게 아랍어로 묻자, 서투른 프랑스어가 흘러나왔다.
“루스탐 라자, 당신의 충실한 병사입니다. 프라이슈츠.”
그 순간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루스탐 라자, 원역사의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에서 획득한 정말 몇 안 되는 유명한 전리품이다.
무려 러시아 원정에도 따라가는 나폴레옹의 [맘루크] 경호원이 바로 이 소년이다.
그외에는 로제타 스톤과 함께 말 한 필이 있다.
투바르가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
“어때, 마음에 드나? 이집트에서는 소년 맘루크를 어릴 때부터 유력자의 호위병으로 키우는 게 전통 풍습이라네.”
“기왕이면 말도 한 필 주시면 좋겠군요.”
“응? 어, 예비마가 있긴 한데.”
눈을 깜박이며 투바르가 멋들어진 아라비아산 말을 끌고 오게 했다.
지금껏 타고 다니던 말은 내팽개친 채, 유진은 탐욕스러운 눈으로 말을 보았다.
이 말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역시, 원역사의 나폴레옹이 획득한 역사에 남은 유명한 말이 있기 때문이다.
“저 말은 [마렝고]라고 이름 붙이죠.”
“아니, 다른 이름이 있는데.”
“그 이름이 좋아요.”
회색 빛깔, 갈기를 지닌 말을 쓰다듬다, 유진이 눈을 빛냈다.
“어쩌면 운명의 전장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니까.”
그 이름은 원역사 운명의 전장이자, 동시에 워털루에서 살아남은 나폴레옹의 명마가 지녔던 이름이다.
***
물론 유진은 1만 3천 명만 끌고 가서, 2차 대프랑스동맹 전쟁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보조부대로 그리스인들이 붙는다고?”
문득 쥐노가 바삐 유진을 따라다니다 물을 때였다.
“내가 직접 따를 겁니다, 쥐노 소장.”
“헉? 그, 뭐시냐, 전하? 언제 오신 겁니까? 그리스 독립으로 바쁘신 거 아니었습니까?”
“그건 페라이오스가 [수상]으로서 알아서 할 거요.”
신임 그리스 국왕, 콘스탄티노스 1세가 [캠프]에 갑자기 나타나 외쳤다.
“난 새로운 혁명의 세상을 보고 싶소! 허락해줄 거요, 사령관?”
본래 원역사에서도 독립운동을 하다, 서유럽으로 망명을 하는 남자다.
아마 이번에 오스만 제국이 전복되는 광경을 보며, 큰 충격을 받기도 했을 터다.
허나 유진의 입장에서도 콘스탄티노스는 꽤 쓸모 있는 인물이긴 했다.
만약 단순히 보조군 지휘관이 필요한 거라면, 좀 더 경험많은 장군이 낫다.
그러나 콘스탄티노스는 [입헌군주]의 모델 케이스다.
프랑스 귀환 후, 군주제 부활을 생각하는 유진에게 딱 좋은 표본이 아닐 수 없다.
혁명을 동경하며, 의회를 도입하지만, 군대를 지휘하는 군주.
그야말로 나폴레옹이 아닌가?
유진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짐짓 걱정되는 얼굴로 물었다.
“물론입니다, 국왕 전하. 다만 꽤 강행군이 될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어차피 쿠투조프가 내 아버지를 죽일 때, 난 이미 죽었어야 할 몸이오. 강행군 따위, 버틸 수 있소.”
“특별히 좋은 말로 모시죠.”
순간 콘스탄티노스가 유진을 정시하며 물었다.
“쿠투조프, 정말 살려줘야 하오?”
쿠투조프, 그러니까 유진이 격파한 러시아-몰다비아 혼성군의 사령관이다.
이렇게 말하면 없어 보이지만 다른 타이틀이 붙는다면 달라 보일 것이다.
원역사 러시아 대원정의 승장이라고.
만약에 쿠투조프가 없었다면 나폴레옹은 어쩌면 러시아를 이길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콘스탄티노스의 소망대로, 쿠투조프를 죽이면 해결될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살려주는 게 낫습니다.”
“이유가 대체 뭐요?”
“죽이면, 향후 러시아에 복수할 가능성은 없어질 수도 있죠.”
아주 낮은 목소리로 유진이 콘스탄티노스에게 속삭였다.
“안목은 뛰어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유형입니다. 그러니 쿠투조프가 러시아의 [탑]이 되어야 당신도, 복수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쿠투조프는 장군으로서 중대한 약점이 있다.
순간 판단력이 무척 모자란다는 거다.
이 문제점이 근대적인 군대가 치밀한 계획하에 싸운다면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대는 아직 근대가 아니고, 19세기 중반까지 전장에서 순간적인 전술대처 능력은 필수다.
당연히 콘스탄티노스는 납득하지 못했다.
이것은 원역사의 쿠투조프 기록을 아는 유진만이 내릴 수 있는 판단이니까.
그러나 콘스탄티노스는 유진에게 아주 큰 빚을 졌다.
그리스 독립이란 채무다.
“······좋소. 참지. 하지만 반드시 러시아를 칠 때, 나도 동참시켜 줘야 하오.”
“그러죠. 우선 이번 전투 때부터 참관하십시오.”
“나도 싸울 거요!”
하지만 유진은 이번에는 단호히 거절했다.
“이전, 몰다비아 총독부 군대가 주력 아닙니까? 아직 멀었습니다. 서유럽의 전장을 보면 알 겁니다.”
보조병으로 참전하는 그리스군은 총 2만 명이다.
주로 프랑스군 대신 식량과 화약, 대포를 운반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유진은 이들에게 전투를 맡길 생각은 없었다.
오스만 제국군이라면 모를까, 유럽 군대라면 네덜란드조차 이기지 못할 군대다.
콘스탄티노스가 낯을 찌푸리다 물었다.
“우리도 나름, 오스트리아 제국이나 러시아 제국과 싸워봤소만.”
“그건 오스만 제국이 투입하는 막대한 물량과 함께 싸우셨을 때죠. 여러분의 고향을 떠난 장거리 원정에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허, 거긴 당신네 고향 아니오? 혹시 그럼, 대략의 전략이라도 알려줄 수 있겠소?”
콘스탄티노스가 의문을 품는 것도 당연하다.
지금 유진은 프랑스로 회군하는 게 아닌가?
대체 왜 장거리 원정이라고 말할까?
허나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유진이 서쪽을 돌아보다 말했다.
“어려울 거 없죠. 이번 전쟁은 기밀이랄 게 없습니다. 적도, 아군도 모두 서로의 수를 보면서 체스판 위에서 싸울 테니까요.”
“무슨 말이오, 그게?”
“콘스탄티노스 전하, 결국 전장은 프랑스의 국경지대입니다. 적은 라인과 홀란드를 노릴 거고, 프랑스는 이탈리아로 우회 루트를 노릴 겁니다. 그런데, 아직 참전하지 않은 강적이 있죠.”
이 전쟁, 프랑스가 다시 거의 전유럽과 싸우는 일이다.
다만 주적은 셋이다.
영국, 프로이센, 그리고 러시아.
한데 아직 끼어들지 않은 적이 있다.
한때 오스만 제국을 떠난 망명자였던 콘스탄티노스가 미간을 좁혔다.
“오스트리아?”
“빈에 망명하셨다고 하더니 잘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하지만 장군의 부친, 보나파르트 사령관이 완전히 박살 낸 게 아니었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여기선 그렇게 보였나 보군요. 아닙니다. 오스트리아는 그저, 신성로마제국의 황위를 잃었을 뿐, 아무것도 잃은 게 없습니다. 오히려 더욱 단단해졌죠.”
이 오해는 사실 원역사 현대에도 자주 있는 현상이다.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를 최소한 3번 이겼다.
이탈리아에서 한 번, 이집트를 다녀와서 한 번, 그리고 저 유명한 아우스터리츠에서 또 한 번.
그런데 오스트리아는 멀쩡하게 살아남더니 나폴레옹의 처갓댁이 되어 버린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다.
알고 보면 나폴레옹은 굉장히 관대한 남자였다는 게 진짜 문제다.
세력균형이든, 황실 혼인이든, 혹은 그냥 변덕이든 간에.
반면 유진은 그 실수를 되풀이할 생각이 없다.
태연한 얼굴로 유진이 무시무시한 말을 꺼냈다.
“반대로 말하면, 이번에는 오스트리아를 부숴야 합니다. 그게 이번 전쟁의 핵심 목표죠.”
두 번은 없다.
지난번에는 신성로마제국을 해체 시키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유진은 물론이고 나폴레옹도 그럴만한 권력이 없었으니까.
이제 유진에게는 [콘스탄티노플]의 정복자, 혹은 예루살렘의 해방자란 타이틀이 생겼다.
또한 나폴레옹은 곧 새로운 업적을 쌓게 될 것이다.
만약 얻지 못한다면 유진이 강제로라도 얻게 할 생각이다.
그 힘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숙적 오스트리아의 해체.
그래야 어떤 일이 있든 프랑스를 넘어뜨릴 근본적인 육군 세력이 사라진다.
콘스탄티노스가 멍하니 입을 벌리다 혀를 내둘렀다.
“엄청난 전쟁을 목격하게 되겠군.”
바로 이것이 제2차 대프랑스동맹 전쟁, 혹은 반혁명 전쟁에서 유진의 달성해야 할 목표다.
***
캠프 드 콘스탄티노폴리스, 이곳에 마침내 유진 귀향군이 도열했다.
“쉬르쿠프 대령! 베네치아로 가는 선단은 그대가 지휘하라!”
로베르 쉬르쿠프가 거수 경례를 취했다.
쉬르쿠프가 운용할 함대는 전열함 3척, 프리깃함 5척, 그리고 수송함으로 구성된다.
이 함대는 전적으로 베네치아로 향할 뿐, 보급은 담당하지 않는다.
문득 그 광경을 보던 샤일라가 다리를 절뚝이다 씩 웃었다.
지난 시리아 해전에서 부상을 입고, 아직도 다리를 회복하지 못한 모양이다.
“저는 남는 멤버로군요, 각하.”
“부탁드립니다, 샤일라 제독. 자칫, 콘스탄티노플에 문제가 생기면 유사시 대사와 마르소 사단장을 데리고 탈출해줘야 하거든요.”
“차라리 모두 부숴 버리지 그랬습니까?”
유진은 자신 못지않게 무서운 얘기를 하는 샤일라를 보다 피식 웃었다.
“그랬다간, 러시아가 이 땅을 다 차지하게 됩니다. 제독.”
샤일라도 나름 미국 독립전쟁 참전자에 혁명 동조자다.
이래저래 전제군주국인 오스만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름 귀족원도 도입했고, 한동안 마르소를 보좌해줄 장군이 필요하다.
게다가 정말 유사시에는 유진의 말처럼, 프랑스군을 탈출시킬 함대가 있어야 한다.
가볍게 물러나는 샤일라 대신, 쥐노가 기병대를 사열하다 물었다.
“자, 말박이들아. 사령관께 경례! 아, 그럼 우리는 오스트리아로 기동하는 건가?”
“아뇨, 쥐노. 당신이 정복했던 장소로 갈 겁니다.”
“어디? 잠깐, 설마 베네치아 얘기야?”
유진은 기병들의 경례를 받으며 군장을 점검하다 대꾸했다.
“탄띠가 좀 안 맞는 것 같은데? 하여간 맞아요. 우리 병력은 고작 1만 3천 내외죠. 대포는 100문이나 가져가지만, 이 정도 병력으로는 헝가리도 못 넘어요.”
이 대포는 바로 러시아 제국군으로부터 약탈한 [유니콘] 대포다.
슈발로프 장군이 만들었다고 해서, 슈발로프식이라 불리기도 하는 병기다.
나름 폭발탄을 쏘아대는 곡사포 대포지만, 실은 그리보발식보다 썩 좋다고 하긴 어렵다.
다만 그런 대포라도 100문이 집결되면 얘기가 다르다.
특히 곡사포 특유의 장거리 포격이 필요한 전장에서는, 기마포병대의 대포보다는 강력할 수도 있다.
물론 유진은 그저 수량을 생각해서 끌고 가는 중이긴 했지만.
유진의 말을 들으며 고심하던 쥐노가 미간을 좁혔다.
“그래서 베네치아로 간다?”
“아버지도 그쪽으로 올 테니까요.”
“어떻게 확신해? 이제는 이탈리아 방면군 사령관이 아니라, 총사령관이라고. 라인이 주 전장이잖아?”
그 말에 보병 사단장, 드제도 묘한 표정이 되었다.
사실 당연한 의문이다.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로 와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
상식적인 군인이라면 프랑스 파리를 방어하기 위해 플랑드르나 라인 전선에서 싸울 것이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상식적인 군인이 아니다.
나폴레옹이 라인에서 싸울 때는 오직 한 가지 경우 뿐이다.
이른바 독일 지역으로 쳐들어갈 때다.
유진은 설명하는 대신 어깨를 으쓱였다.
“베네치아에서 반란이 일어날 거예요. 오스트리아가 기동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만들어질 겁니다. 그러면, 아버지도 그쪽으로 당연히 오게 되겠죠.”
쥐노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드제는 입을 쩍 벌리다 외쳤다.
“맙소사, 공작을 벌이셨군요. 프라이슈츠 사령관!”
물론 지극히 오해다.
허나 유진의 뒤에서 걷는 로슈자클랭은 쉬르테의 수장인데다, 얼마 전 베네치아로 다녀왔다.
굳이 오해를 바로잡는 대신, 유진은 아라비아말, [마렝고]에 올라타며 외쳤다.
“자, 그럼. 진군 개시!”
서기 1799년 6월 6일.
마침내 유진 사단이 서방으로 [귀환행]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