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4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41화(242/547)
(241) 란이 카를을 속였다
카를 대공, 아니 오스트리아군의 장기는 기동전이 아니라, 수비전이다.
“이탈리아로 직격한 건, 보나파르트의 놀라운 솜씨이자, 실책이 확실해.”
7년 전쟁, 오스트리아 투르크 전쟁, 그리고 제1차 반혁명 전쟁.
모두 오스트리아가 이긴 전쟁은 수비 후 반격전이다.
주동 공세에서 승리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도 기병이 아니라 전열보병이 쳐들어온다 해도, 카를은 이길 자신이 있다.
이미 진영을 굳히고, 대열을 세우고, 공간을 확보했다.
제 아무리 고속 기동을 한다 해도 막아낼 자신이 있다.
그러나 카를은 그 모든 전제에 앞서 대전략 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아니라 나폴레옹의 대전략이 말이다.
기병의 돌격을 망원경으로 주시하다, 카를이 빙그레 웃었다.
“지금도 그렇죠. 베네치아의 반란이 제대로 번지기 전에 온 건 훌륭하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군요.”
“그럼 일단 기병 공격은 용인해 볼까요?”
“천만에. 불나방들은 처리해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카를이 망원경을 놓으며 간명히 대꾸했다.
“적의 의도는 뻔하지만, 거기에 맞춰서 격파해주는 것도 전술의 하나가 아닙니까!”
마치 화답하듯 라데츠키 휘하의 소대가 일제사격을 펼쳤다.
-탕! 탕! 탕!
빈트부셰, 곧 공기연발총은 다양한 기술이 결집된 실험병기다.
일단 화약이 아닌 가스 분사형이라는 점, 가스 충전이 어려워 충전기를 마차로 끌고 다녀야 한다는 점, 한 번 충전하면 딱 50발까지만 쏠 수 있다는 점.
그 모든 게 전장에서는 자칫, 위기에 빠지기 쉬운 요소다.
하지만 모든 게 준비된 전장에서, 단기전이 된다면 빈트부셰의 실험성은 강점이 된다.
지휘관, 슈바르츠베르크가 함성을 질렀다.
“좋았어! 기병들이 흩어진다!”
기병들이 순식간에 흩어지는 광경은 오스트리아 사령부에도 목격되었다.
“지금 추격해야 합니다! 대공 전하, 명령을!”
“여기서 기병을 몰살시키면, 분명 승기는 우리에게 옵니다!”
“전하, 제가 나서겠습니다!”
3천의 기병대가 흩어지는 모습에 장군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평소 침착한 힐러, 신중한 벨가르드, 느린 로젠베르크조차 날뛸 정도다.
눈앞에서 돌진하는 적의 전위대가 흩어졌는데, 공격하지 않는 게 당연히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카를은 고개를 저었다.
“기다리라고 하게. 이번 전투의 핵심은 추격전이 아닐세.”
방금 이어진 격퇴는 어디까지나 빈트부셰의 특성 때문이다.
연발 사격이 가능한 18세기 유일 병기.
허나 벌써 30발에 가까운 사격이 벌어졌고, 남은 장탄 수는 대략 20발 내외다.
추격전은 불가하다고 카를이 계산할 찰나였다.
-두두두!
다시, 적 기병대, 그러니까 란의 기병대가 반전해 달려왔다.
“또 다시 기병대가 옵니다!”
부참모장 슈미트가 재빨리 보고할 찰나, 카를이 미간을 찡그렸다.
“어처구니가 없군. 적장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슈미트, 어떻게 보나?”
“우리를 격분시켜서 대열을 깨려는 거겠지요.”
“그런 초보적인 방법에 당할 장군이 유럽에 어디 있나? 투르크 군대도 아니고.”
카를은 가볍게 손짓했다.
“집단 포격을 준비하라!”
그러자 슈미트가 바삐 전령과 함께 달려가 배후의 포병대에 명령을 전달했다.
-쿠르릉.
강철의 기둥, 50문이 끌려 나온다.
“기동력은 분명 프랑스가 우위다. 하지만.”
카를이 대포를 보며 눈을 빛냈다.
방금 전, 초전에서 격퇴당할 때 썼던 대포는 총 20문.
이제 50문 전체가 일격을 가할 때가 왔다.
화약, 포탄, 여기에 안정된 지반까지 모든 게 포격전에 어울리는 장소다.
일순 카를의 명령이 떨어졌다.
“화력만은 우리 [신성로마제국]이 뒤쳐지지 않는다! 카를 폰 슈트라우스 장군, 쏘게!”
포병 지휘관, 카를 폰 슈트라우스 준장이 깃발을 들었다.
프랑스 대포의 장인 그리보발처럼, 오스트리아에도 포병대의 창시자가 있다.
요제프 벤젤 리히텐슈타인.
7년 전쟁 직전, 수송 마차와 대포를 하나로 묶어 포병대를 강화한 장군이다.
기마포병대처럼 빠르진 않지만, 포신 구경과 포탄 수량은 훨씬 크고 많다.
-쿵! 쿵! 쿵!
오십 문의 대포, 오십 발의 포탄이 허공을 날았다.
“보라, 이것이 우리 제국의 기둥, [리히텐슈타인] 포격 체제다!”
카를의 함성과 함께 포탄은 란을 향했다.
***
기병 돌격에 총격과 포격으로 대응함은 18세기 말, 군인 상식이다.
“기마대 다 죽겠소! 놈들의 대포, 명중률이 높단 말이오!”
심지어 상식이 없는 남자, 뮈라가 비명을 지를 정도다.
하기야 허공에 포탄이 날아들고 있는데, 안색이 변하지 않는 게 이상할 것이다.
창공을 본 란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에 채찍질을 가했다.
“그러니까 죽기 싫으면 달려!”
“뭐요? 후퇴 안 해?”
“뮈라, 이거 아나? 혁명 전 군인들은 다 알아. 오스트리아 포병대는 사실 유럽 제일이라는 걸!”
이미, 혁명 전부터 [하사관]이었던 남자, 란이 외쳤다.
“화약, 탄약, 장비. 모두 오스트리아 포병대가 사실 최고였어. 그런데, 우리 혁명군은 늘 화력전에서 이겼지. 어떻게 이겼을까?”
뮈라는 수수께끼를 푸는 데 아무 관심이 없다.
게다가 이미 포탄이 병사들의 몸을 쪼개는 광경이 눈에 직접 들어올 정도다.
너무나 무모한 돌격전.
심지어 뮈라라 해도 이런 전법은 쓰지 않는다.
기가 막힌 뮈라가 포탄에서 멀찍히 떨어져 달리며 반말로 고함쳤다.
“모르겠는데! 내가 알겠는 건 우리가 죽을 지경이란 거야!”
“멍청이! 달려서 이긴 거야. 계속 움직여서!”
“저놈들은 못 움직이나? 발이 없어?”
그런데 란이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기마를 우회시켰다.
“바로 그거야. 오스트리아 포병대에는 기마포병대가 극도로 적어! 그러니까 계속 산개해서 달려! 적을 반드시 유인해내야 한다고!”
지금 란의 기병대는 지휘관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산개, 곧 점점이 흩어져 포탄과 총탄을 피하며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다.
마치 뱀이 땅 위를 기는 것처럼 기이한 곡선이 베로나 평원 위를 그려낸다.
그 위로 포탄이 쏟아져 내렸다.
-쿵! 쿵! 쿵!
순간, 저 멀리 우회해 달리던 베시에르가 소리쳤다.
“사단장! 전방에 포탄입니다!”
란이 달려가는 길목, 포탄이 낙하하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조준 사격이 틀림없다.
허나 이 시대 포탄은 보았을 때 피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지는 않다.
그것도 기마에 타고 있는 기병이라면.
“카를 대공! 실수한 거야. 날 잡고 싶었으면!”
문득 란이 오히려 더욱 빠르게 말을 다리며 웃었다.
“후사르를 갖고 왔어야지!”
그 순간, 란이 지나간 자리로 포탄이 떨어져 굉음을 냈다.
-쿠웅!
란에게는 다행스럽게도 현재 오스트리아 군이 쏘는 포탄은 작렬탄이 아니다.
관통력을 중시하는 일반적인 포탄이다.
그렇기에 낙하 지점만 정확히 피하면 피해를 극히 줄일 수 있었다.
오히려 란의 경기병대로 포탄이 쏟아진 탓에, 총을 쏠 공간이 없었다.
기껏 연발을 준비했던 슈바르츠베르크의 보병들도 포연 속을 눈을 비비며 볼 지경이다.
란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문득 란이 두 손을 고삐에서 떼며 뒤로 차고 있던 장총을 잡아챘다.
“봐, 빈틈이 뚫렸다! 유진 퍼거슨 라이플! 기총 사격, 개시!”
오로지 발로만 말을 조종하는 경기병대, [란 기병대]가 일제히 사방에서 총을 들었다.
-탕! 철컥, 탕! 철컥, 탕!
이것은 후장식 소총, 퍼거슨 라이플의 개량형이다.
그동안 유진의 무기 공장에서 사무엘 폴리가 남기고 간 설계도에 따라, 양산이 이뤄졌다.
여전히 비싸고 조작에 난이도가 있지만, 최소한 기마 위에서 연발에 가깝게 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갑작스런 기마 총격에 전위에 선 전열이 뚫렸다.
“대열을 깼습니다!”
오스트리아 군이 동요할 찰나, 란은 총을 높이 쳐들며 외쳤다.
“좋아, 이대로 후퇴한다!”
이 순간이야말로 란이 준비했던 진짜 작전이다.
***
가장 격분한 쪽은 당연히 대열이 깨진 부대의 지휘관이다.
“추격해! 감히, 우리 군의 대열을 깨다니!”
전위, 슈바르츠베르크가 고함치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다 카를은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히 의도가 있는 후퇴다.
슈미트를 돌아보며 카를이 일렀다.
“이건 함정이야.”
“각하, 멈추게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병사들이 모두 흥분했습니다. 아니, 장군들도!”
“하지만 함정이라고 해도, 적이 정말로 사기가 꺾인다면?”
카를은 이번에는 총참모장 라이베리히를 향해 물었다.
“라이베리히, 어떻습니까? 내가 잘못 본 거요?”
그러나 라이베리히는 카를을 보고 있지 않았다.
대공으로서 권위를 발휘해야 할지, 카를이 잠시 고민할 찰나였다.
문득 라이베리히가 망원경을 급히 건네며 고했다.
“정말 패주하고 있군요. 군 전체가!”
그때서야 놀란 카를이 전방을 망원경으로 보았다.
-다다다!
그러니까, 도주하던 기마대가 적진 중심으로 파고들어 버렸다.
병사들이 놀라 달아나는 모습이 실로 역력하다.
대포조차 놓아두고 뒤로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힐러, 벨가르드, 로젠베르크가 달려와 재차 외쳤다.
“이 틈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총사령관 각하!”
“대공 전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지금이 바로 승기입니다! 때를 놓치면, 적들이 다시 회복할 겁니다!”
분명 처음에는 유인 작전이 확실했다.
허나 지금 프랑스군이 보이는 광경은 영낙없는 패주의 모습이다.
아주 잠시 카를은 갈등했다.
나폴레옹이 저토록 모자란 지휘관일 리는 없다.
분명 카를을 이 전장에서 끌어내려는 유인 작전이다.
알면서도 카를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이에른 전투.
카를 최대의 군사 업적이다.
모로를 상대로 바이에른에서 패주시켜, 마인츠까지 달아나게 만들었던 회전이기도 하다.
그 전투의 양상을 떠올리게 만든다.
수비, 적습 실패, 그리고 상대방의 혼란과 추격전.
카를은 결국 유혹에 넘어갔다.
“그래, 지금이 바로 전쟁을 결정할 시간이다! 돌격하라!”
그때까지 기병들의 공격에 당하고 있던 오스트리아군이 일제히 일어났다.
-와아아!
5만 대군, 특히 전열보병들이 앞장서 진격해 왔다.
물론 횡대 전열을 지키고 오는 것은 아니다.
허나 모두 장전된 총을 들고 사정거리에 닿기도 전에 총격을 가한다.
문득 총격을 피해 달아나던 총사령관, 나폴레옹에게 베르티에가 물었다.
“총사령관 각하! 대포는 어떻게 할까요!”
나폴레옹은 입가를 틀며 재빨리 명령했다.
“모두 놔두고 달려! 지금은 대포가 문제가 아니다!”
“예?”
“어차피 대포가 오게 되어 있어. 잊었나?”
순간, 나폴레옹의 시선이 남동쪽을 향했다.
“오주로가 오고 있다. 달려라, 칼디에로를 향해서! 란이 정말 잘해줬군!”
실로 목숨을 건 유인책이 성공했다.
다만 아직 목숨을 걸 일은 여전히 남아있다.
무려 대포조차 놓아둔 채, 나폴레옹의 3만 병력이 일제히 남쪽으로 속행했다.
-두두두!
가히 패주처럼 보일 정도의 무질서한 대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