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4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43화(244/547)
(243) 아직 카를에게는 러시아 카드가 있다
모든 것을 부수는 혁명의 시대, 사관학교 출신보다 더욱 정석을 중시하는 장군은 실로 이색적이다.
“혹시 사관학교가 꿈이셨습니까, 장군?”
“아니, 난 처음부터 용기병이 되고 싶었을 뿐이야. 답답하게 학교에서 공부하는 건 체질에 안 맞았지. 진학할 돈도 없었지만.”
“그럼 왜 이렇게 정석을 추구하시는 겁니까?”
부관 베르디에를 돌아보다, 오주로가 엄격한 어조로 대꾸했다.
“그래야 이길 수 있으니까. 당연한 일 아닌가? 장 앙투안 베르디에 준장?”
산지를 넘는 군대의 대열은 여전히 엄정하다.
보통은 산행 자체만으로도 병사들이 흩어지기 쉬운 상황인데도 말이다.
게다가 나폴레옹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부대는 상당한 강행군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병사들이 흐트러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3년, 비록 승리의 영광은 얻었어도 징집병이었던 이탈리아 군단은 맹훈련을 거듭했다.
마세나, 세뤼르에, 라하르페, 그리고 특히 오주로의 휘하 병력들 전부가 말이다.
승리의 경험, 맹훈련, 그리고 탁월한 장군의 지휘.
이 모든 것이 합쳐져 250킬로미터의 거리를 20일만에 주파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것도 대포와 함께 말이다.
오주로는 산 아래, 두 군단의 대치를 보며 명령했다.
“전군, 종대 진격! 적이 대열을 다시 정돈하기 전에, 직격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각 여단, 종대로 진군하라! 루이 가브리엘 쉬셰 준장, 전위를 지휘하라!”
“예, 종대 진군!”
쉬셰, 곧 후일의 원역사 26 원수 중 하나인 29살의 준장이 보병을 진군시켰다.
-척, 척, 척!
세로 진형인 종대 진군은 프랑스 혁명군의 주된 장기 중 하나다.
이를 다시 횡대로 바꾸는 기술은 일종의 예술과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전열보병의 사격전, 곧 기립 사격이 전장을 지배하는 시절의 이야기지만.
아직 포복 사격을 생각할 수 없는 시대.
프랑스군도 여전히 전열보병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오주로가 재차 후방의 포병을 향해 외쳤다.
“포격을 멈추지 마라! 아군이 접근할 때까지!”
20문의 기마포병대 휘하 대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쿵! 쿵! 쿵!
고지에서 포격을 지휘하던 마르몽이 대포가 발사되는 것을 보다, 한숨을 내쉬며 다가왔다.
“휴, 여기서 포병 노릇을 하게 될 줄은 몰랐군요. 베르디에 참모장.”
“쓸 만합니까. 새로운 우리 포병대는?”
“아주 잘 훈련시킨 것 같습니다. 하핫!”
본래 전령으로 달려왔던 마르몽은, 현재 오주로 사단의 임시 포수장이 되었다.
어쨌거나 나폴레옹 군단에서 포격전은 마르몽이 아니면 뒤로크의 몫이다.
오주로 입장에서는 가장 적합한 인재를 재빨리 이용한 셈이다.
맹렬한 포격이 오스트리아 군을 격타하는 모습을 보다, 오주로가 외쳤다.
“이번에야말로 오스트리아 군에 설욕을 할 시간이다. 대열을 갖춰라! 횡대!”
2만의 오주로 사단이 3열의 대열로 각기 연대별로 진군하다 멈췄다.
-타다닥! 타다닥! 타다닥!
벌써 뮈라가 적군의 포병은 붕괴시킨 지 오래다.
슈바르츠베르크와 라데츠키의 비정규 보병은 공황에 빠졌다.
이제는 카를의 본진이 사격을 당하게 된 것이다.
산지를 내려선 전열보병들이 일제히 횡대로 펼쳐졌다.
“전군, 사격 개시!”
보병들이 일제히 전장식 머스킷을 들었다.
-탕! 철컥, 쉬익, 탕! 철컥, 쉬익, 탕!
사격 속도를 보던 포수장 마르몽이 감탄성을 토했다.
“속도가 빠르군요!”
“뇌홍이라고 했던가? 보아르네식 머스킷이 효과가 있는 거요.”
“과연, 프라이슈츠가 돌아오면 잘난 척 좀 하겠는데요?”
마르몽과 베르디에의 대화를 듣던 오주로가 엄격한 어조로 대꾸했다.
“아직 소년이지만, 저 정도로 잘난 척 하진 않겠지. 이미 엄청난 영광을 오리엔트에서 얻고 오고 있지 않나?”
그때 쉬셰가 급히 말을 타고 돌아와 외쳤다.
“저기, 본진이 돌격하는 게 보입니다!”
“포격 중지.”
“중지하라! 전 포대, 이동 준비!”
아군 오인 사격을 막기 위해 대포를 정지시키다, 오주로가 보기 드문 미소를 머금었다.
“총사령관을 만날 때가 왔군. 3년 만인가?”
아디 강 북변, 나폴레옹의 3만 보병이 카를의 5만 대군을 격파하는 광경을 보면서.
***
이제 원역사 패전의 장소, 칼디에로는 나폴레옹의 수훈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훌륭해, 탈영병! 이번에는 제대로 행군로로 왔군! 하하핫!”
물론 원역사를 모를 나폴레옹은 오주로와 합류한 게 더 기쁘다.
굳이 현대식 표현으로 말한다면 오주로는 마세나와 함께 나폴레옹의 원투펀치다.
가장 뛰어난 장군들이며, 지시를 기대 이상으로 수행하고, 명령하면 반드시 해낸다.
반면 유진은 예측불허의 [조커]라, 변수로 쓰기에 적합한 존재다.
어쨌든 나폴레옹의 구상을 실현하려면 이 [원투펀치]가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정작 오주로는 썩 기뻐 보이지 않았다.
카를의 5만 대군이 격파 당했음에도.
“적 수뇌부를 놓쳤습니다. 특히, 대공 카를 루트비히를.”
“괜찮아. 어차피 빈에서 보게 될 거야.”
“설마 빈으로 직격하실 겁니까?”
오주로가 슬쩍 눈을 치뜨며 묻자, 나폴레옹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지. 오스트리아 군의 제2군단이 현재, 알프스를 넘고 있다고?”
쉬르테의 부총장, 자코프 엘리가 고개를 조아렸다.
“예, 그쪽에 가 있는 첩자의 보고에 따르면, 곧 밀라노 방면으로 온다고 합니다.”
“굳이 밀라노를 지킬 필요는 없겠지? 오라고 해.”
“그건, 조금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 각하.”
잠시, 엘리가 쓴웃음을 머금으며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밀라노에 있는 이탈리아 방크 지점에 현재 2천만 프랑의 지급 준비금이 쌓여 있거든요.”
이탈리아 방크, 이름만 들으면 꼭 국영은행 같이 들린다.
하지만 그 정체는 사실 유진 보나파르트 소유의 개인 사설은행이다.
단지 군대를 움직일만큼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을 뿐.
그간 이집트 원정에 자본금을 거의 다 써버린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프랑스는 오리엔트 말고도 각지에서 전투를 벌여왔고, 이 전투에 들어가는 보급품은 이탈리아 방크가 운영하는 보아르네 군수공장을 거쳤다.
그러다 보니 국가로부터 받은 대금이 이탈리아 방크를 아직 움직이는 중이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보나파르트] 일가의 자금이니, 나폴레옹이 기가 막혀 외쳤다.
“왜 적지에 그런 막대한 돈이 쌓여 있어! 파리로 옮겼어야지!”
“그게, 이탈리아 주둔군을 움직이는데, 모두 다 필요한 군자금이라 그럴 겁니다.”
“그걸 빼앗기면, 우리 군대는 어떻게 되지?”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냉담하게 답했다.
“봉급을 더 이상 지급할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 프랑스 혁명군은 혁명 정신에 따라 모인 징병군이긴 합니다만.”
비록 징병제 군대지만, 나폴레옹은 꼭 봉급을 지급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를 통해 병사들의 충성심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장교들의 낯이 새하얗게 변하는 걸 보다, 나폴레옹이 혀를 찼다.
아무래도 무급은 휘하 장교들에게도 치명적인 모양이다.
“집어치우라고 해. 어쩔 수 없군. 밀라노를 지키러 기동한다!”
결국 자금줄을 지키기 위해 행군을 명령하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기울였다.
“아, 돌아가는 길에 대포도 모두 주워 가도록!”
“푸하핫! 그러고 보니 대포를 버리고 왔군요. 실직자가 되진 않겠어, 마르몽!”
“마세나 장군님, 그런 무시무시한 농담은 삼가 주십시오. 하핫!”
나폴레옹이 마르몽과 마세나의 농담을 듣다, 피식 웃으며 북쪽을 응시했다.
“그건 그렇고, 라하르페가 잘 붙잡고 있을지 모르겠군. 러시아의 늙은이를.”
비록 카를을 이겼지만, 오스트리아 군의 절반은 남아 있다.
또한 아직 신경쓰이는 존재는 여전하다.
동방 전장에서 불패라 불리던 장군, 수보로프가 왔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문득 하늘 위에서 병사들의 시신을 보던 독수리가 울었다.
-삐이익!
아직 나폴레옹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러시아도 상징은 독수리다.
***
러시아의 독수리는 산지에서도 능숙하게 기동한다.
-슉! 슉! 슉!
총검이 병사들을 찌르는 모습을 보다, 공황에 빠진 스위스 병사들이 흩어지며 소리쳤다.
“피해라! 이반들이 몰려온다!”
그러나 흩어지는 것은 스위스의 병사들만이 아니다.
이곳에 [헬베티아] 공화국을 세우려던 남자, 라하르페의 부하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혁명군은 두려움에 떨며 뒷걸음질 쳤다.
“살려줘! 저놈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으아악!”
“대체, 왜 물러나지 않는 거야? 총격을 가하는 중인데!”
“쏴! 어차피 도망쳐 봤자 죽어! 컥!”
전열보병의 대결은 본래 총격전이다.
마치 대화라도 나누듯 3열로 서서, 서로 다가가며 전장식 총을 쏘는 게 룰이다.
한데 지금 프랑스군이 상대하는 병력은 총격에도 멈추지 않는다.
되려 총탄이 피해가기라도 하는 듯, 무모할 정도로 돌진해온다.
그러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총검이 살을 파고 들었다.
-퓻슉!
물론 러시아 군이라고 방탄조끼라도 입고 있는 건 당연히 아니다.
프랑스군이 쏘아댄 총에 맞아 죽은 ‘이반’, 그러니까 러시아 보병들이 허다했다.
그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병사들이 돌진한 결과, 프랑스 군인들이 패닉에 빠진 거였다.
완전히 대열이 깨졌을 때, 기욤 마리 안 브륀이 라하르페에게 달려왔다.
“달아나셔야 합니다.”
“어디로? 브륀 사단장. 난 여기가 고향이오.”
“정신 차리시오, 라하르페!”
스위스 파견 사단의 부지휘관, 브륀이 라하르페를 한대 치며 외쳤다.
“땅이 아니라 병력을 지키는 게 보나파르트 장군의 전술 아니오? 대체 뭘 배웠소!”
마세나의 직속 연대장으로 잔뼈가 굵은 브륀이다.
이탈리아 원정에서 거듭 싸우며, 나폴레옹의 전술을 눈에 확실히 담았다.
완전하게 배우지는 못했지만 대략은 안다.
영토가 아니라, 군대를 격파하는 게 요체라는 것 정도는 말이다.
결국 라하르페가 피눈물을 흘리며 명령했다.
“후퇴하라!”
스위스에 프랑스가 세운 위성공화국, 헬베티아의 수도 취리히에서 프랑스군이 일제히 달아났다.
프랑스가 3년 만에 스위스 전선에서 패주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의 군대가 피칠갑을 한 채 뒤에서 함성을 질렸다.
-우라!
8만 대군의 함성 속에서, 수보로프가 뾰족한 턱을 쓰다듬었다.
“아쉽군. 적의 사령관은 못 잡은 것 같은데.”
“그래도 스위스에서 이겼습니다. 이대로 프랑스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글쎄, 톨리.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 거야.”
그때 수보로프 뒤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아악!”
온통 피투성이가 된 한 병사가 울부짖고 있었다.
러시아군 복장을 한 병사였지만, 장군들 중 병사를 동정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왜냐면 첩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만약 진짜 부하라 해도 병사를 동정하는 장군은 러시아에 없지만.
병사를 심문 중이던 장군, 알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 코르사코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 첩자의 자백에 따르면, 이탈리아로 갔답니다.”
유진이 쉬르테를 통해 러시아로 숨긴 남자, 수우코프스키다.
이집트 원정에서 죽지 않은 대신, 러시아에 침투했다가 험한 꼴을 당한 거였다.
가만히 턱을 쓰다듬던 수보로프가 묘하게 웃었다.
“그럼, 카를이 지겠군.”
“설마 그럴까요? 카를 대공도 제법 실력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톨리, 내가 [신문]으로 본 작전이 모두 진실이라면, 귀공자님은 나폴레옹을 못 이겨.”
이제 70살의 노장, 수보로프가 새하얀 머리를 쓸어넘기며 미소지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알프스를 넘어야겠어.”
바야흐로 불패의 장군 수보로프가 상승의 장군 나폴레옹을 시야에 담았다.
알프스를 사이에 두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