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4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45화(246/547)
(245) 운명의 마렝고로 수보로프가 온다
러시아 제국이 프랑스 혁명군을 이겼다.
“긴급 속보입니다! 모두 들으시오, 러시아가 우리 프랑스를 이겼습니다!”
항상 승전보다 패전의 소식이 더 빠르다.
파리에 먼저 도착한 것도 베로나의 승리가 아니라, 스위스의 패전이었다.
퇼르리에 모인 5인 총재들은 저마다 주저앉은 채 참담한 소식을 들었다.
오귀스트의 고성을 들은 당통이 천장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맙소사, 모로가 또 졌어!”
총재 비서관, 데글란틴이 급히 당통을 진정시키기 위해 덧붙였다.
“아직, 완전히 패배한 건 아닙니다. 병력 손실은 1만 내외, 나머지는 제네바까지 후퇴했다고 합니다.”
“그놈의 완전한 패배는 대체 어느 정도 지면 결정되는 건가! 스위스를 통째로 잃었는데!”
“라인 전선이 무사하단 뜻입니다. 총재 각하.”
그 순간 당통이 펜을 집어던지며 고함쳤다.
“개소리! 러시아군이 이대로 라인 강에 다다르면, 프로이센은 가만히 있나? 총공세를 개시할 거야. 다시 발미에서 싸워야 할 판이라고!”
현재 프랑스의 전선은 육상만 4개다.
이탈리아, 스위스, 라인, 그리고 플랑드르.
그중 플랑드르 방면으로는 블뤼허가 이끄는 프로이센 군이 진격 중이다.
주르당 군단이 바타비아 공화국과 함께 막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본래는 라인 전선 사령관인 모로가 북상해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스위스로 러시아군이 다가오자 일단, 라하르페를 지원하러 갔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1만의 병력만 잃었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플랑드르 전선이 뚫릴 판이다.
그렇게 되면 파리가 위험해진다.
침묵을 지키고 있던 라파예트가 불쑥 입을 열었다.
“정 안 되면 내가 출진하겠소.”
그때서야 라파예트가 발미의 영웅이었음을 떠올린 당통이 눈을 치떴다.
“라파예트, 당신이?”
“나도 본래 군인이오. 잊었소?”
“아니, 그건 그렇지만. 마지막으로 전선에 나간 게 8년 전 일 아니시오?”
혹시 실전 감각을 잃은 지 오래가 아닐까?
직접 말한 게 당통일 뿐, 다른 총재 셋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허나 라파예트는 오히려 결기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죽기로 각오하고 싸운다면, 파리는 지킬 수 있소! 아직 우리 프랑스에 그 정도 힘은 남아 있단 말이오!”
실은 라파예트의 말은 진실이다.
왜냐면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이집트에서 회군하기 전, 프랑스는 비슷한 상황에서 의외로 잘 싸웠기 때문이다.
주르당과 모로, 마세나로 구성된 수비군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전선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원역사와 달리, 프랑스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뛰어난 투지,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봐야 합니다. 라파예트 총재.”
말더듬이 데물랭이 말 하나 더듬지 않은 채 말했다.
“지금, 우리 프랑스의 대서양과 지중해 항구가 전면 봉쇄되었습니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오.”
“플로리다 구원함대가 떠난 후, 발생한 일입니다. 밀수선 외에는 무역선이 단 한 척도 못 뜨고 있습니다.”
데물랭은 총재 회의실, 한쪽에 쌓인 청원서를 가리키며 일렀다.
“상인들은 커피와 설탕이 없어서, 시민들은 담배가 없어서 아우성입니다. 다행히 밀은 올해는 흉년이 아니지만 말이지요.”
굳이 기호품이 아니라도, 북유럽산 목재와 밧줄 같은 생활 필수품도 금수조치 중이다.
지구 전역에서 몰려든 영국 함대가 프랑스 항구 전역을 공격 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말하는 바는 따로 있다.
관세를 비롯한 세금 징수에 중대한 문제가 생긴다.
“이대로 가면 우리 프랑스 정부는 파산합니다.”
데물랭의 요약에 라파예트가 눈을 부릅뜨며 항변했다.
“이탈리아에서 돈을 더 끌어오면 되잖소! 그곳에 보나파르트의 은행에는 자금이 넘친다던데!”
“그 자금은 전부 군수자금입니다. 통조림, 군복, 그리고 총기류와 화약에 들어가는 돈이죠.”
“국채를 발행해서 지불하는 걸로 하고! 은행에 있는 지급준비금은 모두 몰수하시오!”
데물랭이 탄식하듯 대꾸했다.
“이탈리아로 가서 누가 그 명령을 전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곳에 보나파르트가 있는데?”
이탈리아 방크가 유진의 은행인 것은 둘째 문제다.
은행 준비 자금이 전부 군자금이라는 게 진정한 선결 과제다.
나폴레옹이 군자금을 정부에 내줄 생각이 있을까?
라파예트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
“나라가 먼저지, 개인의 재산이 먼저요? 당장!”
“어차피 그쪽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곧 전쟁이 벌어질 겁니다.”
“무슨 말이오, 그건 또?”
그때 눈치를 살피던 살리체티가 문서 하나를 꺼냈다.
“러시아군이 알프스를 넘고 있다는 첩보가 접수되었습니다. 보나파르트의 조직, 쉬르테의 정보입니다.”
라파예트는 복잡한 마음으로 정보 서류를 받아들었다.
프랑스 정부조차 아직 확인하지 못한 정보다.
나아가 이 정보를 알았다면, 러시아 군이 라인으로 진격할 리 없으니 이렇게 당황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정보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은 문제가 있다.
만약 러시아군이 나폴레옹을 이긴다면, 위협은 두 배가 된다.
“그럼, 보나파르트에게 모든 게 달렸군. 이제는.”
오인 총재는 서로를 쳐다보며 인정해야만 했다.
지금, 프랑스의 운명이 나폴레옹에게 달렸다는 것을.
***
한때 신성로마제국의 영토였던 도시, 트렌토에서 한 청년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아악! 으윽, 보나파르트! 이 저주 받을 악마! 으윽!”
막사 안, 고위 장군들이 황급히 청년을 붙들었다.
“잡아! 대공 전하께서 발작하신다!”
“천막을 닫아, 당장!”
“전하, 일단 이걸 무십시오!”
그러나, 청년은 잠시 몸을 떨다 고개를 저으며 일어났다.
“괜찮아. 이젠. 후.”
이른바 간질병이라 불리는 뇌전증 증세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희망, 카를 루트비히 폰 합스부르크 대공이 가진 천형이랄까.
원역사에서는 이 병이 세게 발병해 제2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에서 물러나고 만다.
그러나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닌 상태였다.
문득 걱정하는 얼굴로 보던 한 노장을 향해 카를이 물었다.
“멜라스 야전원수. 이곳 트렌토에 집결한 군대는 모두 몇 명이오?”
미하엘 폰 멜라스, 오스트리아 제2군 사령관이 굳은 얼굴로 답했다.
“제가 이끌고 있던 제2군이 거의 전부입니다.”
“칼디에로에서 북쪽으로 후퇴한 병력은 없소?”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리 많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카를은 참담한 기분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마자르의 유능한 청년들이 죽어갔군. 나 때문에.”
이곳 이탈리아로 끌고 온 제1군단 병력 대부분은 마자르, 그러니까 헝가리 출신이다.
투르크가 무너진 틈을 타 동방 수비군을 대거 집결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칼디에로에서 단 한 번의 전투로 몰살에 가깝게 당하고 만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전멸당하진 않았을 테고, 다수가 북이탈리아에서 탈영병이 되었을 터다.
허나 부상과 적군의 토벌을 생각하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그때 멜라스가 조심스레 말했다.
“일단, 여기서 기다리시는 게 좋겠습니다. 전하.”
“무슨 말이오, 야전원수? 흩어진 병사들을 모으거나, 아니면 동맹군과 연합해야 하는데.”
“러시아군이라면, 이미 루가노 방면으로 향했습니다.”
지명을 듣던 카를이 눈을 크게 떴다.
“루가노? 그럼 코모의 코앞인데. 대체 어떻게 알프스를 벌써 넘었단 말인가?”
트렌토가 오스트리아에서 베네치아로 넘어가는 동부 루트라면, 루가노는 서부 루트다.
스위스 방면에서 이탈리아, 특히 밀라노 쪽으로 넘어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옛날 르네상스 시절만 해도 밀라노 공국의 영토이기도 했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스위스 연방에 가입해, 명목상 스위스의 일원인 땅이다.
놀란 카를에게 멜라스가 급히 덧붙였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자칭 헬베티아 공화국을 멸망시키고, [슈바이츠] 귀족 연방을 다시 살렸습니다.”
“뭐?”
“심지어 프랑스군, 그것도 모로를 격파했다고 합니다.”
슈바이츠, 그러니까 스위스의 독일식 명칭이다.
사실 스위스 인구의 대부분은 독일계니 슈바이츠가 정확한 국호라 해도 과언만은 아니다.
스위스는 엄밀히 말하면 영어식 발음이니까.
어쨌든 영어보다 독일어가 당연히 익숙한 카를이 멍하니 멜라스를 보다 되물었다.
“정말 믿을 수가 없군. 그게, 가능한 일이었단 말인가?”
“이미 알프스를 넘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현재 정보는 재차 점검해야겠지만 말입니다. 현재, 파울 크레이 야전원수의 제3군이 보조로 따라붙었습니다.”
“아니, 맞겠지. 알프스를 넘었다면. 그럼, 우리도 그쪽에 합류해야 되는 게 아니오?”
아주 상식적인 카를의 질문에 멜라스가 재차 만류했다.
“이곳에서 밀라노 방면으로 기동한다면, 그 사이 보급선이 끊기기 쉽습니다. 일단, 러시아와 프랑스가 어떻게 싸우는지 보시고 이동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보급선, 그리고 연락선의 철두철미한 연결 중시 전략.
지금껏 오스트리아군이 그야말로 성경처럼 지켜온 규범이다.
카를도 이 전략이 얼마나 군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 잘 안다.
특히 다인종으로 이루어진 모병제 군단, 오스트리아군의 상황에서는 필수적이다.
허나 과연 이런 조심스러운 진군 방식으로 나폴레옹을 상대할 수 있을까?
아주 부정적인 답만 나온다.
그럼에도, 카를은 결국 멜라스의 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후, 내 몸만 멀쩡했다면! 좋소. 다만 내가 회복하는 즉시, 수보로프와 합류해야 합니다!”
멜라스는 불만을 품은 얼굴이었지만, 공손히 고개를 조아렸다.
“알겠습니다, 대공 전하.”
카를이 맞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황제의 동생이었기 때문에.
***
파울 크레이 폰 크라요바, 64세의 장군은 간만에 자신보다 나이 많은 원수를 전장에서 만났다.
“슈바이츠의 승장을 뵙습니다!”
문자 그대로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상대는 얄쌍한 얼굴로 웃었다.
일단 거느린 병력부터 크레이보다 더 많다.
허나 정말 무서운 것은 따로 있다.
저 멀리 북쪽의 장벽, 알프스를 실로 단기간에 넘어왔다는 거다.
“당신이 제3군단장, 파울 크레이인가?”
“오스트리아 군에 군단이란 편제는 없긴 하지만, 제3군의 사령관이라면 내가 맞습니다.”
“얘기는 들었지. 이집트의 정복자, 클레베르를 이긴 남자라고?”
크레이는 엉뚱한 칭찬에 쓴웃음을 머금었다.
“옛날 얘기요. 게다가 대공 전하께서 총지휘하신 전쟁 중 벌어진 교전이었을 뿐. 클레베르에게 감히 내가 비교할 수는 없소.”
지난 제1차 대프랑스 전쟁에서 크레이는 라인 방면 군을 지휘한 바 있다.
그때 크레이는 카를 휘하에서 활약했는데, 도중 클레베르와 베츨라에서 싸운 적이 있다.
당시 클레베르의 군대를 크레이가 격퇴하여, 후퇴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얘기를 꺼내는 것이다.
다만 원역사에서는 바로 그 전투에서 클레베르 휘하에 있던 마르소가 죽는다.
그 직후 크레이는 오슈에게 격퇴당해 후퇴하고 말지만.
이집트로 간 덕분에 모든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크레이가 범용한 장군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오로지 신문에서 작전을 보고 그 사실을 파악한 신문광, 70세 노장 수보로프가 껄껄 웃었다.
“난 겸손한 장군을 좋아하오. 후후, 잘해봅시다.”
“이제 어디로 가실 겁니까? 밀라노? 아니면 제노바?”
“글쎄, 밀라노를 지키러, 지금 꽁지 빠르게 보나파르트가 온다지?”
잠시 밀라노가 보이기라도 하는양 남쪽을 보던 수보로프가 가볍게 말했다.
“어쩐지 둘 다 갖고 싶군.”
크레이는 눈을 깜박이다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이곳 지형도를 보니, 밀라노와 제노바 사이, 요충지가 있던데. 알레산드리아라고.”
“예? 아, 그런 도시가 있긴 합니다. 교통의 요지죠.”
어쩐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와 비슷한 이름인데, 유래는 다르다.
이집트야 당연히 알렉산드로스 대왕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반면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 알레산드리아는 옛날 알렉산드르라는 교황이 세웠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탈리아에 온 게 이번이 초행길인 수보로프가 지도를 슬쩍 펼치며 일렀다.
“그쪽으로 기동하겠소. 그럼, 밀라노와 제노바, 둘 다 위협할 수 있지. 나아가.”
수보로프의 시선이 알레산드리아를 향했다.
“보나파르트도 올 수밖에 없을 거요. 그것도, 가장 빠른 속도로.”
“왜 그렇습니까?”
“내가 그곳에서 충분한 식량을 얻는다면, 프랑스 본토로 갈 수 있으니까.”
순간, 듣고 있던 크레이가 놀라 입을 쩍 벌렸다.
“워, 원수. 그건 너무 무모합니다!”
그러나 정작 수보로프의 부하들은 태연하다.
바클레이, 베니히센, 바그라티온, 그리고 쿠투조프까지 전부가 그렇다.
놀라 주위를 둘러보는 크레이를 향해, 수보로프가 껄껄 웃으며 어깨를 두들겼다.
“그걸 무모하다 생각하니, 당신들이 보나파르트를 못 이긴 거요. 하하하!”
오직 무모한 자만이 나폴레옹을 이길 수 있다.
수보로프는 그 사실을 정확하게 꿰뚫어본 것이다.
서기 1799년 7월 말.
후일 원역사에서는 마렝고로 더 유명해지는 곳으로 수보로프가 진격하기 시작했다.
나폴레옹을 잡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