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4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49화(250/547)
(249) 천재도박사가 승전 나팔을 울린다
이 순간, 모든 것을 계산했음에도 변수가 전장을 지배한다.
“배후에 누가 나타났든, 너희는 전방만 신경 써라! 그렇지 않으면 모두 채찍형이다!”
아직, 베니히센은 멈추지 않았다.
전방에 있는 것은 오주로와 마세나, 세뤼르에와 레이니어 사단이다.
하지만 그 모두가 광기에 차, 혹은 술에 취해 돌진 중인 러시아 보병 총검돌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쉴 새 없이 돌진해 나아가던 베니히센에게 누군가 달려왔다.
“베니히센 장군, 지금 뭐하는 건가?”
뚱뚱한 애꾸눈 장군을 발견한 베니히센이 코웃음을 쳤다.
“보면 모르쇼, 애꾸눈? 이기기 위해 싸우고 있잖소! 지금 코앞에 보나파르트가 있는데!”
“뒤가 안 보여? 이대로 계속 진격만 하겠다고?”
“적의 총사령관만 잡으면, 우리는 할 일을 한 거요!”
그 순간 전에 없이 애꾸눈 쿠투조프가 거칠게 고함쳤다.
“우리 총사령관 각하가 죽게 생겼어, 이 멍청한 독일 놈아!”
그때서야 정신없이 앞을 향해 진격하던 베니히센이 뒤를 돌아보았다.
-두두두!
남쪽,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에서 프랑스군 기병대가 나타난 게 보였다.
기병들의 총격에 배후에 남아 있던 수보로프 본진이 대항하지 못하고 당한다.
화약이 모자라 총격전에 익숙지 않은 병사들이 많은 러시아군이다.
반면 저 기병대는 기마총격이 굉장히 익숙해 보였다.
자칫 수보로프 본진이 위태로워질지 모른다.
그러나 베니히센은 이를 악물고 고함쳤다.
“이대로 회군할 수는 없소! 지금 우린 9만 거의 대부분이 전방에 나와 있소. 게다가 적군 총사령관이 코앞이오!”
“그럼, 대원수 각하를 죽이자고?”
“그건!”
베니히센은 다시 망설이다,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적의 총사령관부터 죽이는 게 먼저요!”
그 순간 폭음이 번졌다.
-쾅!
전방, 코앞에서 포탄이 떨어지는 게 보인다.
프랑스군 방향, 뒤로크의 포격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마세나 사단과 베니히센 휘하의 부대가 교전을 벌이는 와중에 일어난 포격이었다.
물론 부대를 일부러 겨냥하고 쏜 것은 아니지만, 혼란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베니히센이 멍하니 그 광경을 보다니 중얼거렸다.
“지금 저놈들이 교전 상황에서 포격을 하다니?”
“우리도 하잖아! 똑같지!”
“그렇지만, 저놈들은 우리와 달리 인명을 중시하는 거 아니었소?”
프랑스 인권선언을 본 기억에 베니히센이 말할 찰나, 쿠투조프가 악을 썼다.
“빌어먹을, 전쟁 상황에서 그런 게 어딨어! 닥치고 선택해. 앞으로 나가서 죽든가, 아니면 대원수 각하를 구하든가!”
베니히센은 그때서야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앞만 보고 달리던 때와 다르다.
프랑스군은 이제 당황하지 않고 반격하고 있다.
아까만 해도 보였던 나폴레옹으로 향하는 길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이미 나폴레옹을 죽일 기회는 사라진 것이다.
“얘들아, 우리의 대원수를 구하러 가자!”
입술을 짓씹으며 베니히센이 고함칠 찰나, 러시아 장교들이 곳곳에서 화답하듯 외쳤다.
“이익, 죽여! 돌파한다!”
“우리, 로시야의 [아버지]가 위험에 빠졌다. 돌아서!”
“후열, 알아서 맞싸워!”
일순, 마치 기계가 움직이듯 러시아군이 몸을 돌렸다.
“가자, 아버지를 구하러!”
그러나 동시에 이는 프랑스군과 맞붙어 있는 병력을 버리는 일이다.
아군이, 동료가, 부하가 죽어가는 모습을 러시아 장교들은 무심히 지나쳤다.
병사도 마찬가지였다.
-우라아아아!
러시아 7만 대군이 다시, 일제히 본진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
이 전장에서 보지 않아도 전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는 셋이다.
하나는 천재 나폴레옹이다.
둘은 [백은문자]를 타고 난 유진이다.
마지막 세 번째 남자는 불패의 노장, 수보로프였다.
수보로프는 미간을 좁힌 채 전방을 주시하다, 부관 바클레이의 보고를 들었다.
“우리 쪽 7만 병력 전부가 회군하고 있습니다, 대원수 각하!”
그런데 수보로프가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크레이는?”
“예? 어, 분명 우리 본진 옆에 있었는데? 어, 어디 갔죠?”
“달아났군.”
수보로프는 입가를 비틀며 뇌까렸다.
“올바른 판단이야. 여기서 역전하지 못하면 퇴로가 끊긴 채 죽을 테니까.”
파울 크레이, 오스트리아 제3군 사령관은 이미 배후의 알레산드리아 방면으로 도주 중이다.
만약 남아서 맞싸운다면, 유진을 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허나 그 후 도래할 나폴레옹 본대와의 싸움이 자신 없었던 것이다.
일순, 유진이 다시 본진 1만 병력 앞으로 다가와 총격을 가했다.
바클레이가 그 모습을 보다 재차 보고했다.
“저 기병들, 총격이 빠릅니다.”
“방진을 단단히 갖춰. 바클레이.”
“우리 본대 병력들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그러나 수보로프는 망원경을 슬쩍 들며 눈을 찡긋거렸다.
“새로 나타난 부대가 아무래도, 어린 보나파르트 같지?”
물론 망원경으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워낙 선두에서 총을 쏘아대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머뭇대다 바클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것 같습니다.”
“그쪽으로는 병력이 몰리고 있지 않군.”
“예? 아, 그야. 저희 본대를 공격하느라 바쁜 상황이니까요.”
수보로프는 눈을 가늘게 뜨다 손짓했다.
“총검 착장하라 지시해.”
무슨 말인지 몰라 눈을 깜박이던 바클레이가 입을 쩍 벌렸다.
“대원수 각하, 그건!”
“미하일 안드레아스 바클레이 드 톨리, 내 아래서 배운 지 얼마나 됐지?”
“예? [폴스카] 정복전 때부터니 대충 6년쯤 됐습니다.”
폴스카, 곧 폴란드 정복전 때부터 바클레이는 수보로프의 부관이었다.
수보로프가 폴란드 반란군을 격파하는 것도, 무참히 학살하는 것도, 완전히 정복하는 것도 모두 보았다.
어느 정도는 수보로프 전법을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보로프가 말한 순간, 바클레이는 가장 중요한 걸 몰랐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이제는 알 때가 되지 않았나? 전쟁은 격동이야. 빈틈이 보였을 때 바로 움직이지 않으면, 패배해. 지금, 바로 저 소년이 프랑스군의 강점이자, 약점이야.”
전쟁은 격동이라고 말한 사람은 사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그러나 기원전 4세기든 서기 1799년이든 전쟁의 본질은 같다.
갑자기 변화하는 전황에 맞춰, 순간적인 해법을 찾아 대처해야 한다.
지금, 수보로프는 나폴레옹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간파했다.
전황이 갑자기 바뀐 것은 유진이 기병을 이끌고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진을 죽이는 게 해법이다.
바클레이가 말에 뛰어오르며 외쳤다.
“알겠습니다! 전 병력, 총검 착장!”
수보로프도 말 위에 올랐다.
마침 유진의 기마척탄병 여단도 한 바퀴 회선하듯 뒤로 물러나 달리는 중이다.
그 틈을 타 수보로프 본대도 돌격 채비를 갖췄다.
뾰족한 턱을 쓰다듬으며 수보로프가 멀리, 새카만 흑색 군복의 소년 장군을 보았다.
“자, 소년. 기병을 향해 총검돌격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지.”
물론 기병을 향해 돌격하는 미친 보병은 없다.
허나 수보로프는 비결을 안다.
문득 병사들을 돌아보며 수보로프가 명령을 내렸다.
“병사들이여, 술을 마셔라!”
순간, 러시아 병사들이 일제히 수통을 따, [보드카]를 마시기 시작했다.
-벌컥, 벌컥, 벌컥!
그렇다.
러시아 보병들의 용기 절반은 바로 [술]에 기인한다.
원역사에서 영국군 장군들은 러시아와 함께 전쟁을 치르며, 기가 막혀했다고 한다.
전장 한가운데서 장군과 병사들이 사이좋게 술을 태연히 마시는 군기를 보면서.
물론 그럼에도 병사들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가혹한 [체벌] 때문이다.
여기서 물러난다면 죽을 수도 있는 채찍이 기다린다.
고향으로 돌아가면 흉년으로 굶어죽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전장에 나오면, 먹을 게 있고 영광이 있으며, 함께 하는 동료가 있다.
여기에 수보로프라는 러시아 장군치고는 자애로운 최고 상관이 존재하니, 병사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싸우는 것이다.
가만히 병사들을 둘러보던 수보로프가 호기롭게 외쳤다.
“지상에서 마지막 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인생은 한 번 아닌가!”
“와아아!”
“따르라, 병사들이여! 최소한 나보다 먼저 죽지는 마라!”
군모를 쓰고 달리기 시작하는 수보로프의 뒤로, 베니히센과 병사들이 따라붙었다.
“대원수 각하를 따르라!”
술과 광기와 용기에 취한 자들.
수보로프의 러시아 군단 병사들이 총검돌격을 개시했다.
유진의 기마척탄병 여단을 향해서.
***
평소 기습적인 일격을 선호하는 장군이, 역으로 당할 때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사령관, 저 미친 이반들이 돌격해오는데요?”
유진은 이폴리트가 간만에 존대로 보고하는 소리를 듣다 눈을 크게 떴다.
분명히 방금 전까지 놀라 웅크리고 있던 수보로프의 본대다.
그런데 그야말로 노도처럼 달려오는 게 보인다.
-둥! 둥! 둥!
아예 군악대까지 북을 두들기며 달려오는 모습에, 부관격인 쥐노가 외쳤다.
“빌어먹을, 총탄 다 떨어진 거 같은데?”
“아직 탄띠에 있어요, 쥐노! 단지 장전할 시간이 없는 거지!”
“그게 그거지! 젠장, 어이! 기병들, 모두 사브르 뽑아!”
쥐노의 명령에 반사적으로 기병들이 사브르, 그러니까 기병도를 뽑아들었다.
-챙! 챙! 챙!
유진도 얼결에 사브르를 뽑아들었다.
갑자기 칼을 손에 쥐자 손이 떨려온다.
권총을 쏘아댈 때와는 또 다른 감각이다.
일순, 쥐노가 유진을 돌아보며 물었다.
“야, 프라이슈츠! 칼로 사람 죽여본 적 있어?”
꼭 툴롱에서 처음 만났을 때 걸었던 말처럼 들려, 유진은 피식 웃었다.
“당연히 없죠.”
“그럼 내 뒤만 바싹 따라와! 괜히 구토하다가 쓰러지면 골치아프니까!”
“그 정도는 아닙니다. 사령관을 너무 우습게 보지 말아요!”
완전히 긴장이 풀린 유진을 보며, 쥐노가 재차 말에 박차를 가할 찰나였다.
“크큭! 알겠으니까 달리기나 해! 응?”
시계 방향으로 돌며 보병들에게 돌진하려던 쥐노가 말의 속도를 줄이며 물었다.
“어? 이봐, 사령관. 우리가 지금 이집트에 있나?”
“무슨 헛소리예요?”
“저걸 보라고! 내가 헛소리를 하는 건가!”
유진은 고개를 돌리다, 눈을 부릅뜨며 욕설을 뱉었다.
“이런, 퍼킹 지저스! 드제! 사랑합니다!”
유진과 쥐노가 있는 곳은 마렝고 남쪽, 수보로프 군의 정면이다.
그런데 저 멀리 북쪽 수보로프 군의 배후에서 일단의 기병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뮈라와 란은 아니다.
왜냐면 두 부대는 각기 크레이를 쫓거나 바그라티온 포병을 박살내느라 바빴으니까.
지금 배후에서 달려오는 이들은 하나 같이 터번을 쓰고 있었다.
어이없게도 선두에서 달리는 명백히 유럽인인 지휘관도 마찬가지다.
한때 이집트에서 하렘의 주인이었던 남자, 드제다.
그러니까 본래 회군하던 이집트 원정군의 보조부대, 맘루크 기병들이다.
유진이 먼저 출발한 후 남은 것은 맘루크와 드제 사단, 그리고 그리스 부대다.
나름 국왕인 콘스탄티노스에게 뒤를 맡긴 후, 드제는 기병인 맘루크만 이끌고 마렝고에 먼저 달려온 것이다.
드제가 보아르네식 머스킷을 높이 들며 달리다, 전장을 향해 고함쳤다.
“내가 왔습니다, 프라이슈츠 사령관!”
물론 그 소리는 말발굽의 굉음에 묻혀 유진에게는 당연히 들리지 않았다.
-두두두!
그러나 ‘맘루크’ 기병은 확실히 확인한 유진이 말고삐를 잡아채며 외쳤다.
“달려, 이폴리트!”
“뭐? 아니, 지금은 피해서 재집결해야 할 때 아니야?”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어!”
왜냐하면 유진의 눈앞에 백은문자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돌진, 안전.]위험과 안전, 두 가지만은 가장 확실히 판정하는 유진의 길잡이.
백은의 갈림길이 보여주는 인도 하에 유진은 달렸다.
맘루크 기병들이 도래하고 술과 광기에 취해 있던 러시아 보병들조차 두려워 갈라졌다.
-잇히이이잉!
러시아제 총검과 이집트산 샴쉬르가 충돌하는 현장을 보던 노장, 수보로프가 혀를 내둘렀다.
“허, 저건 말로만 듣던 맘루크인가? 사람의 머리를 쪼개는군?”
“대원수 각하. 이번에야말로 피하셔야 합니다. 일단 전진해서, 회군 중인 아군 부대 속으로!”
“그래야겠네. 응?”
정신없이 말을 몰려던 수보로프가 멈췄다.
“처음 뵙겠습니다. 수보로프 대원수 각하.”
방금 전까지 수보로프 주위를 지키던 러시아 보병들이 흩어졌다.
병사들 사이로 검은 머리의 청년이 기마에 탄 채 달려온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수보로프는 어쩐지, 상대가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유진 [프라이슈츠] 보나파르트.
수보로프는 쓴웃음을 머금다, 예전에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보았던 영국 신문 한토막을 떠올렸다.
“과연, [제너럴 킬러]라고, 영자 신문에서 그러더니.”
그 순간, 유진이 마지막으로 남겨 놓았던 보아르네식 피스톨이 불을 뿜었다.
-탕!
곧이어, 유진과 이폴리트가 이탈했다.
맘루크, 러시아군, 프랑스 기병들이 뒤엉킨 마렝고 평원 한복판의 전장.
러시아 군악대가 병사들을 집결시키고자 필사적으로 나팔을 불었다.
-뿌우우!
새하얀 머리의 수보로프가 붉은 피바다와 함께 쓰러지는 것도 모른 채로.
서기 1799년 8월 5일.
그때까지는 이탈리아 반도 사람들도 잘 몰랐을 작은 시골 마을 마렝고.
그곳에서 러시아 불패의 명장이 아직, 패배를 모른 채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