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5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50화(251/547)
(250) 나폴레옹이 아들을 만났다
이 전투가 불멸의 기록이 될 거라, 모두가 확신한다.
-와아아!
아직 프랑스군은 전투를 멈추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제3군을 추격하는 마세나, 러시아 전열보병을 끝까지 격파하는 오주로, 항복병들을 분류하는 세뤼르에가 각기 싸운다.
여기에 도주병들을 추격하는 란과 뮈라도 바삐 뛴다.
허나 군의 중심, 나폴레옹만은 마렝고 평원에 우뚝 선 채 사방을 둘러볼 뿐이다.
문득 나폴레옹을 향해 부관 마르몽이 달려와 외쳤다.
“총사령관 각하, 저기 유진과 드제가 옵니다!”
나폴레옹이 그쪽을 힐끗 보다 피식 웃었다.
“쥐노는 안 보이나? 섭섭해하겠군. 그건 그렇고 자넨 어디 갔다가 이제야 오나?
“농담할 시간이 아닙니다. 기꺼이, 극찬의 환대로 맞아주셔야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 마르몽.”
마치 송곳으로 뚫어버리는 것처럼, 러시아 군을 두 부류의 기병대가 꿰뚫었다.
하나는 아주 익숙하다.
툴롱과 방데와 이탈리아에서 나폴레옹 휘하에서 싸웠던 우편부대가 주축인 기마척탄병들.
사실상 지휘관은 유진보다는 쥐노에 가깝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난생 처음 보는 부대다.
터번과 슈미터와 아라비안 말을 뽐내는 기병대.
중세의 사막에서 뛰쳐나온 것 같은 병사들 앞에 선 자는 단연, 잘생긴 하렘의 주인 드제다.
두 사람을 보다 나폴레옹이 입가를 묘하게 비틀었다.
“크게 빚을 졌군.”
복잡한 얼굴이 된 나폴레옹과 달리, 순수하게 기뻐하는 남자도 있다.
방금 전까지 이 혼돈의 전장을 격렬한 운동량으로 버텨온 장군, 마세나다.
밀수꾼으로 활약했던 때보다 더욱 강렬했던 전장 속에서 추격전을 벌이던 마세나가 순간, 회군했다.
아직도 적군과 싸우고 있는 오주로를 향해 달려오기 위해서.
“오주로, 저길 봐! 프라이슈츠야!”
“나도 눈이란 게 있어. 이집트에서 온 것 치고는 피부가 희군. 놀았나?”
“쯧, 괜히 기쁘지 않은 척할 필요 없어. 어이, 마탄의 사수. 또 다시 마탄을 한 방 먹였군! 크하핫!”
전장 구석, 처박힌 채 분투하고 있던 총참모장 베르티에도 미친 듯 웃었다.
“맙소사, 프라이슈츠가 왔어! 이 전쟁은 끝났다!”
평소 항상 냉정하던 베르티에도, 이번만은 힘들었던 것이다.
그 옆을 함께 지키던 베르티에의 형제, 빅터 레오폴트 베르티에와 세자르 베르티에도 함께 함성을 질렀다.
모두가 평소에는 침묵과 냉정을 모토로 삼던 이들이다.
“오오오! 프라이슈츠!”
물론 모두가 프라이슈츠의 귀환을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다.
“히이익, 프라이슈츠!”
어쩐지 아주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기병에게 문득, 란이 물었다.
“뭐냐, 죄졌어? 뮈라?”
“아니, 저 치는 걸핏하면 날 해군으로 못 보내서 안달이잖아. 설마, 또 트집 잡진 않겠지?”
“푸핫! 이번 전쟁은 자네와 내가 사실상 잡은 거야. 대포를 못 잡았으면 어떻게 이겨?”
란은 자신의 공적을 뽐내다, 유진을 돌아보며 킬킬거렸다.
“그래도 제1순위 공적은 프라이슈츠가 채 갔군. 하하핫! 다음에 한턱내라고 해야겠어!”
만약 이번 전투가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면, 란도 펄펄 뛰었을지 모른다.
공적 경쟁심이라면 란도 나폴레옹 못지 않게 격렬하다.
허나 이번 마렝고에서는 그 어떤 장군이든 죽을 뻔했다.
혹시 유진이 적시에 도래하지 않았다면, 프랑스군은 재차 반격해오는 러시아군에 붕괴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니 모두가 이토록 기뻐하는 것이다.
“허, 이제는 정말 많이 컸군. 더 이상 소년 장군이 아닌데?”
문득 다가오던 유진 기병대를 중년 남자가 맞이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세뤼르에 사령관 각하.”
“정말 간만이오. 보나파르트 장군. 이집트는 어땠소?”
“덥고, 힘들고, 적이 많았죠. 대신 운하 하나는 뚫게 해놓고 왔습니다.”
세뤼르에는 껄껄 웃다 슬쩍 비켜섰다.
“이런, 내가 부친과의 상봉을 방해했군.”
그 뒤로 나폴레옹이 걸어서 다가오고 있었다.
-뚜벅, 뚜벅, 뚜벅.
유진은 말 위에서 급히 뛰어내렸다.
하지만 이제 유진의 키가 더 크다.
어느새 훌쩍 큰 유진을 보다, 나폴레옹은 힘껏 껴안았다.
프랑스군에서 싸우지 않는 자들이 주시할 찰나, 나폴레옹이 외쳤다.
“내 아들이 왔다!”
그 순간, 함성이 마렝고 평원 전체를 울렸다.
-와아아!
아직 계속되는 8만 러시아군의 비명을 덮어버릴 정도로.
***
승패가 결정된 후에도, 교전은 한참 뒤에나 끝난다.
“이탈리아 사령부 사람들은 모두, 저 소년을 아는 것 같군요? 전 드제 장군밖에 모르겠던데.”
술트가 모닥불이 펼쳐진 평원 중심에 주저앉아 물었다.
시간은 밤, 해가 저문지 오래지만 아직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왜냐면 ‘아버지’로 여기던 수보로프의 죽음에 러시아 군인들이 미친 듯 날뛰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장군들 대부분이 끝까지 저항하다가, 탈주하는 데 성공한 이유다.
오히려 수보로프 죽음 이후의 전투가 어떤 의미에서는 더 치열할 정도였다.
수수하지만 후반부 전투를 이끌었던 게 술트였다.
아직까지 피를 다 닦아내지 못한 술트를 보다, 마세나가 놀리듯 말했다.
“뭐야, 오리엔트의 정복자 얘기도 못 들었나? 술트? 신문을 봐야지.”
“이집트 원정군 말씀입니까? 그거야 플랑드르의 영웅 오슈 사령관이 이끈 거 아닙니까. 파리 치안군 사령관이었던 마르소 장군도 함께 한 거지요.”
“이런, 군사 정보에 밝지 못하군. 술트!”
이제 41세인 마세나가 아직 30살인 술트의 머리를 헝클어 놓으며 웃었다.
“그거, 다 저 막사의 소년이 만든 결과야. 하하핫!”
술트가 입맛을 다셨다.
사실 술트는 드제, 다부와 함께 라인 전선에서 싸웠다.
해서, 술트는 다부처럼 유진을 처음 본다.
다만 29세인 다부의 경우 아는 얼굴이 오리엔트 귀환 군단에 있었다.
“드제! 살아 돌아왔군요! 이게 얼마만입니까?”
“이곳에서 다 보는군요, 다부 장군. 그간 잘 지냈습니까?”
“저야 프랑스에서 편하게 지냈죠. 오, 이집트에 가셨더니 많이 타셨습니다?”
바로 유진 군단의 사실상 부사령관 격인 드제다.
오슈와 마르소가 각기 이집트와 콘스탄티노플에 남았기에, 귀환 군단은 유진과 드제, 쥐노가 지휘했다.
그러나 쥐노는 기병여단의 지휘에만 집중했고, 실질적인 군 운용은 드제가 맡아야 했다.
게다가 이번 마렝고 회전에서도 순발력을 발휘해, 맘루크만 끌고 온 것도 드제다.
맘루크 기병들의 독특한 외양도 있어서, 드제는 그야말로 깜짝 스타가 된 셈이다.
본인도 터번을 쓰고 있던 드제가 피식 웃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어째 당신보다 내가 이집트인 같군요. 하산 투바르 베이.”
“하하핫! 허락한다면 명예 이집트인 증서라도 드릴까?”
“됐습니다. 이따 총사령관을 뵙게 되면, 특별히 베이의 공을 치하하라 말씀드리죠.”
맘루크를 이곳까지 끌고 온 남자, 하산 투바르도 활짝 웃었다.
“나중에 콘스탄티노스 왕이 합류하면, 그분이나 챙기게. 난 유진 사령관에게 한 몫 톡톡히 받아낼 거니까!”
그 순간 자리에 주저앉아 듣고 있던 숙장, 세뤼르에가 베르티에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총사령관과 유진 장군은 어디갔소?”
“사령부 막사에 들어가셨습니다.”
“응? 간만에 봤으니 회포를 풀만 하긴 하지만, 지금은 승전 파티를 열 때 아니오?”
그런데 베르티에가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이 향후 작전을 결정해야 할 때입니다. 보나파르트 장군들은 그걸 알고 있을 뿐이지요.”
세뤼르에는 영문을 몰라 눈을 깜박였다.
마렝고 회전에서 프랑스군은 8만 러시아 군을 이겼다.
또한 카를이 이끌던 제1오스트리아군도 격파했다.
그렇다면 이제 전쟁은 사실상 프랑스의 승리로 끝난 게 아닐까?
그 순간 드제가 똑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아직, 오스트리아도, 러시아도, 나아가 프로이센은 더욱, 전쟁을 포기할 상황이 아닙니다.”
마렝고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쟁은 끝난 게 아니다.
전술이 아닌 전략적 단위에서는 말이다.
***
사령부 막사 안, 유진이 갑자기 의자를 발견하자마자 주저앉았다.
-털썩!
문득 모자를 벗던 나폴레옹이 눈을 치켜떴다.
비록 간만에 본 아들이 귀엽긴 하지만, 동시에 복잡한 심산이던 터다.
사실 이집트 원정만 해냈어도 대단한 일인데, 성지 정복을 성공시킨데다, 나아가 오스만 제국까지 굴복시켰다.
그러니 남달리 질투심이 강한 나폴레옹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그래도 마렝고의 위기를 구해줬으니 반가운 마음이 더 커진 상태다.
그러나 감히 총사령관은 둘째 치고 아버지 앞에서 아들이 먼저 앉는단 말인가?
엄격한 코르시카 가부장, 나폴레옹이 야단을 치려할 찰나였다.
“이런, 건방져졌구나. 아들. 아직 아버지도 앉지 않았는데, 먼저 앉다니.”
“으윽!”
“뭐냐, 왜 그러는 거냐? 난 아직 체벌하지 않았는데?”
깜짝 놀란 나폴레옹을 슬쩍 보다, 유진이 쓰게 웃었다.
“발이, 좀 부었어요.”
군화를 벗자, 발이 퉁퉁 부은 게 보인다.
아마도 이곳에 달려오기 위해 강행군을 거듭한 결과일 것이다.
기마를 탔다 해도, 군화를 계속 신고 박차를 가하다보니, 무리가 생긴 거였다.
그 순간 나폴레옹이 달려와 유진의 발을 붙잡았다.
-슥, 슥, 슥!
그야말로 순식간에 붕대로 칭칭 감는 나폴레옹을 보다, 유진이 놀라 외쳤다.
“아, 아버지! 이건 이폴리트가 해도 충분해요!”
“천만에. 넌 행군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 이런 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아니, 뭐. 아버지도 행군거리로 보면 저보다 짧을 걸요?”
잠시 농담을 하던 유진을 나폴레옹이 쏘아보다 손으로 붕대에 감긴 발을 쳤다.
-철썩!
유진이 소리를 질렀다.
“아야! 아파요!”
“잘난 척하긴. 오리엔트를 정복해왔다고 자랑하는 거냐? 그거 전부 내가 계획했던 거라는 거 잊지 마라.”
“당연히 기억하죠. 미친 계획이었는데.”
나폴레옹이 미간을 찡그릴 찰나, 유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런 광기의 작전은 아버지 아니면, 세상 누구도 기획 못 할 거예요. 백년이 지나도 기록될 겁니다. ‘나폴레옹’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물론 유진은 전적으로 진심이다.
만일 나폴레옹을 멈출 수만 있었다면, 절대로 두 번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니까.
사실 전투 과정에서 몇 번이나 유진도 실패할 뻔했다.
혹시 한 번만 전투가 어그러졌어도, 프랑스 원정군은 사막의 밥이 되었을 것이다.
유진의 눈을 빤히 보던 나폴레옹이 껄껄 웃었다.
“정말 오리엔트에 가더니 아첨만 늘어서 왔구나! 한데 폴린은 어디 있냐?”
“예? 어, 폴린, 아니, 고, 고모요?”
“그래, 네 고모! 그건 잊지 않고 있었군!”
순간, 나폴레옹의 눈이 번뜩였다.
“코르시카에 있던 우리 어머니를 파리로 달려오게 만든 내 동생 말이야. 이집트로 배 타고 가시겠다는 걸 말리느라,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그런데!”
유진은 마른 침을 삼켰다.
아닐 것이다.
설마 소문이 벌써 퍼졌을 리 없다.
혹시 들었다 해도 이 시점에는 더 중요한 일들이 많지 않은가?
그러나 유진의 기대를 깨고 나폴레옹이 불호령을 터뜨렸다.
“네가, 폴린과, 수상한 짓을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유진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리는 기분을 느꼈다.
수보로프와 싸울 때, 아니 넬슨과 격돌할 때도 이렇게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대체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 까?
그때다.
“어머나, 우리 오빠가 날 그렇게 그리워할 줄 몰랐네?”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막사의 문쪽에 한 소녀가 생글거리며 서 있었다.
바로, 폴린 보나파르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