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5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52화(253/547)
(252) 오스트리아가 최후 방어선을 펼치다
병자가 전선에서 싸워야 하는 것만큼, 오스트리아가 급한 것을 보여주는 광경도 없을 것이다.
“달려라. 더 이상 저주받은 이탈리아 땅에 있어선 안 돼!”
이른바 트렌토 루트로 필사적으로 달리는 청년이 있었다.
알프스, 유럽에서 가장 긴 산맥이라는 고산지대다.
이탈리아 북부 전체를 반원형으로 휘감은 이 산맥은 고래로 수많은 통로가 존재했다.
그중 트렌토 루트는 베네치아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최단거리 경로다.
청년의 이름은 카를, 곧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제1군의 사령관이다.
병사들은 온데간데 없는 게, 우선 지휘부부터 먼저 달려가는 광경이었다.
문득 그 뒤에서 숨을 헐떡이던 노장, 라이베리히가 물었다.
“헉, 헉. 제3군은 어디로 오라고 할까요?”
“라이베리히 참모장, 전령은 슈바이츠 쪽으로 보내시오. 그쪽은 러시아 덕분에 이제 우리 영향권 안쪽이니.”
“슈바이츠를 지키라 명하실 겁니까?”
알프스 산길 기슭 위에서 말에 박차를 가하며, 카를이 외쳤다.
“아니, 뮌헨이오. 파울 크레이도 그곳으로 와야 해요. 지금 적을 막을 수 있는 장소는 그곳밖에 없소!”
이 길은 그저 제2군이 주둔하던 곳이 트렌토라 선택했을 뿐이다.
예전 빈으로 직격했던 나폴레옹의 전법을 카를은 기억한다.
빈에서는 나폴레옹을 막을 수 없다는 게 그때 이미 증명되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오스트리아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나폴레옹 휘하의 병력은 최소 6만 이상이다.
한데 오스트리아의 주력이었던 제1군은 사실상 칼디에로에서 전멸했다.
이 상황에서 카를은 오직 단 한 곳만이 방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바이에른, 옛 신성로마제국 내에서 제3위의 세력을 가지고 있던 공국이다.
“대공 전하, 지형은 빈이 차라리 낫습니다.”
문득 옆에서 종알대며 따라붙는 멜라스를 향해, 카를이 격분해 고함쳤다.
“멜라스 야전원수! 당신이, 기다리라고 해서 우리가 어떻게 됐지?”
“예? 아니, 대공 전하. 그게.”
“생각이라는 게 있다면 해봐. 만약, 우리가 마렝고에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카를은 눈에 핏발을 세우며 악을 썼다.
“유진 프라이슈츠 대신, 우리가 뒤통수를 쳤을 거야. 바로 보나파르트의 뒤통수를!”
멜라스 원수의 제2군은 최정예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5만 명의 숙련병이 편제되어 있고, 모두 지난 대프랑스 전쟁 참전자다.
만약에 이들을 이끌고 마렝고로 달려갔다면, 확실히 대역전극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낯이 굳어진 멜라스를 향해 카를이 다그쳤다.
“군은 이론으로 움직이지 않아, 멜라스!”
“대공 전하, 신도 7년 전쟁 때부터 전장을 누벼왔습니다. 그런 모욕은 삼가 주심이.”
“천만에! 이제 곧 19세기야, 멜라스.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아나?”
일순, 카를은 말고삐를 잡아채며 단언했다.
“요충지를 지키고, 보급선을 연결하고, 연락망을 유지하고!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군대를 섬멸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야! 그게 보나파르트가 보여준 바고!”
일행이 카를을 따라 잠시 멈췄다.
저 아래, 협곡 사이로 제2군이 행군하는 게 보였다.
카를은 복잡한 표정으로 병사들의 대열을 주시했다.
사실 마자르 동방 국경 수비대가 대부분이었던 제1군보다, 따지고 보면 제2군이 카를에게는 익숙하다.
어쨌든 제2군은 라인 전선을 담당하던 병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저들을 이끌고, 나폴레옹을 이길 수 있을까?
러시아 최고의 장군, 수보로프가 이끈 8만 대군과 오스트리아 제3군조차 패배했다.
얼마나 피해를 입었을지 모르지만, 기세가 아주 드높을 터다.
“대공 전하, 그렇다면 우리도 군 병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상념에 잠겨 있던 카를이 부참모장 슈미트의 질문에 깨어났다.
“우리가 보나파르트라면 그래도 되네, 슈미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애석하게도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하는 건 군대만이 아니야.”
카를은 복잡한 얼굴로 대꾸했다.
“내 형님이신 폐하와 수도야말로 잃지 말아야 할 상징이지. 그걸 잃으면, 우리 제국은 끝장나니까.”
슈미트의 얘기는 이런 얘기다.
뮌헨은 이전에도 카를이 모로와 싸워 수비에 성공한 전장이다.
하지만 수비전은 당연히 병력의 소모를 부를 수밖에 없다.
차라리 무리한 수비전보다 군사력의 온존을 위해 기동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럼에도, 카를은 황제와 빈을 잃으면 끝장이라 본 거였다.
참모장 라이베리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황제 폐하만 지키면.”
“우리 군대에 있는 민족이 몇 개요, 라이베리히 참모장?”
“그, 글쎄요. 너무 많아서.”
카를의 지휘봉이 협곡 아래를 가리켰다.
“그렇소. 당장 마자르인에 보헤미아인, 그리고 고지 도이치인과 저지 도이치인, 거기에 플랑드르인까지 섞여 있지. 이 제국을 하나로 연결하는 고리가 황제와 수도요. 한데 그걸 잃는다?”
아직 민족주의 시대는 아니라도, 혈통과 문화와 언어에 따른 민족 구분 정도는 있다.
물론 오스트리아는 최소 9개나 된다는 다민족을 하나로 묶는 데 성공 중이다.
허나 그건 황제라는 상징이, 빈을 중심으로 궁정세력을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약, 이 상징과 빈의 수도권이 무너지면 제국도 붕괴한다.
지난번에는 나폴레옹이 신성로마제국만 해체시켰지만, 이제는 다를 것이다.
“반드시, 뮌헨에서 막아야 하오. 바이에른 대공의 도움이 절실한데, 해줄지 모르겠군.”
문득 카를은 낯을 흐렸다.
왜냐하면 바이에른 대공국은 전통적으로, 합스부르크 가문의 경쟁자였기 때문에.
***
결국 전쟁은 정치의 연장선상에 있는 폭력적 행위다.
“급보입니다, 폐하!”
빈의 쇤브룬 궁전, 황제 집무실.
황실 고문 투구트가 바삐 달려왔다.
전임 재상으로 강경론을 주장해온 자라, 황제는 그리 반기는 인사는 아니다.
또한 패전의 소식을 방금 전 들은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피곤한 기색으로 황제 요제프 2세가 서류를 보다 대꾸했다.
“러시아가 졌다는 건 이미 들었다. 코르사코프 장군을 비롯한 생존자들이 돌아왔거든. 차르에게 추가 지원군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도록 일렀지.”
“그게 아닙니다. 라인 전선이!”
“무슨 말이지? 거긴 프리드리히 폰 호체 장군의 제4군이 가 있을 텐데. 게다가 프로이센의 지원군도······.”
그 순간 투구트가 부르짖었다.
“모로가, 프랑스의 모로가, 호체 장군을 격파했습니다!”
투구트는 강경파답게 전선에도 인맥이 있었다.
때문에 국무상 바인스베르크보다 한 발 앞서, 정보를 입수한 거였다.
그 증거로 바인스베르크는 새하얗게 질린 채, 황제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프란츠 황제는 머리를 감싸쥐다 다시 물었다.
“제4군은, 어떻게 됐나?”
“일단 3만 명 중에서, 2천 정도만 잃었다는 소식입니다. 현재, 후퇴 중이라고 합니다!”
“그건 불행 중 다행이군.”
깊이 한숨을 내쉬던 황제가 또 다른 창백한 노인을 돌아 보았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발리스 백작?”
전쟁위원회 의장, 발리스는 눈을 굴리다 진언했다.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하나입니다. 뮌헨입니다.”
“왜지? 지세는 오스트리아가 훨씬 험한데.”
“그곳에는 숲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내려온 ‘게르만’의 숲이죠. 게다가 바이에른 선제후국이 도와준다면.”
그래도 전장 경험이 풍부한 노장답게, 발리스는 상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번 전쟁에서 유일하게 우리 제국군이 우세한 형국에서, 싸울 수 있을지 모릅니다.”
특별한 비책이 없는 한, 오스트리아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분명 하나다.
수비전.
뮌헨은 숲을 이용한 수비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장소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지난 800년 간 바이에른을 지배해온 것은 비텔스바흐 가문이다.
비텔스바흐는 그 기간 동안 신성로마제국의 제위를 노려왔다.
요컨대 합스부르크의 경쟁자였다는 거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최근에 바이에른은 대공이 바뀌었다.
황제 프란츠는 골똘히 생각하다, 집무실 말석에 있던 청년을 돌아 보았다.
“카를을 도와줘야겠군. 메테르니히.”
“예, 폐하.”
“그대가 가주게.”
프란츠는 아주 간단히 깊은 함의를 담은 명령을 내렸다.
“가서, 바이에른을 설득해 줘야겠어.”
사실 대공이 바뀐 것은 오히려 좋은 일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전임 대공 카를 테오도르 폰 팔츠 비텔스바흐는 실로 의욕 없는 군주였기 때문이다.
이전의 전장에서도 오스트리아가 멱살을 잡고 전장으로 끌고 가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의욕이 넘친다는 새로운 대공이 친 오스트리아일지, 황제는 확신이 없다.
오히려 프랑스 문화에 젖어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니까.
때문에 외교적 설득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유능한 외교관의 설득이 말이다.
“알겠습니다. 반드시, 대공을 전장으로 끌어내겠습니다!”
원역사, 19세기 최고 외교관으로 불릴 남자 메테르니히가 답했다.
***
당연히 이제 막 즉위한 대공에게는 결정권이 실제로는 없기 마련이다.
“이거, 곤란하군. 대공 전하는 이제 막 선제후직을 승계했소. 게다가 우리 군은 완전히 비참한 상태요.”
신임 대공, 막시밀리안 요제프 폰 츠바이브뤼켄 비텔스바흐는 만나주지도 않았다.
대신 말하는 사람은 바이에른 공국의 실세, 막시밀리안 폰 몽겔라스다.
본래 전임 대공의 가신으로 막시밀리안 요제프를 바이에른 대공에 앉히는데, 큰 역할을 한 일종의 [킹메이커]였다.
문제는 이 사람은 본래 사부아 공작령 출신으로, 친프랑스에 가까운 인물이란 거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친프랑스는 혁명 이전의 프랑스이긴 하다.
그럼에도 신성로마제국에 대한 충성심 따위는 없었다.
당연히 몽겔라스를 수석비서관에 앉힌 막시밀리안 요제프도 비슷한 성향이다.
후세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을 끝까지 배신하지 않고 도울 정도니까.
이 원역사는 몰라도 둘의 성향은 아는 메테르니히가 빙그레 웃으며 일렀다.
“막시밀리안 요제프 폰 몽겔라스 남작님. 물론 선택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옛 신성로마제국의 유대를 배신하고, 제국을 몰락시키는 길을.”
“그건 이미 몰락한 거 아니었소? 새로운 오스트리아 제국은 신성로마제국이 아니오. 사실 선제후라는 지위도, 어디까지나 명예직일 뿐이고.”
“하지만 대공의 지위도 모두 옛 전통에 기대고 있지요. 현 대공 전하의 승계권은 굉장히 약하다는 것, 잘 알고 계시겠지요?”
사실 막시밀리안 요제프는 방계다.
한데 어떻게 대공위에 올랐을까?
아주 간단한 이유다.
전임 대공, 그리고 그 전의 대공들의 직계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승계를 인정해준 사람이 있었다.
바로 전임 대공을 싫어했던 황제 프란츠 2세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황제를 버린다?
대공의 지위가 약해질 수 있다.
메테르니히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이 의미를 알아들은 몽겔라스가 미간을 찡그렸다.
“협박이오?”
그러나 메테르니히는 아주 우아하게 고개를 조아리며 웃었다.
“아닙니다. 하지만 대공 전하가 향후에도 단단한 지반을 획득하려면, 오스트리아 황제 폐하의 지원이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딱 방어할 정도만 되면 됩니다. 아무리 프랑스군이라도, 바이에른의 숲을 그냥 피해 없이 뚫을 수는 없습니다.”
몽겔라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전력을 다할 필요 없다.
일부만 도와줘도 된다.
그러면 바이에른은 역할을 다한 것이다.
상당히 유혹적인 얘기에 메테르니히가 한 가지를 덧붙였다.
“그 정도만 도와주신다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습니다. 바이에른에는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티롤을 양도할 계획입니다.”
“티롤? 알프스 방면 제국령 전체를 말이오?”
“맞습니다. 남작님. 그리고, 도와주신다면.”
순간, 메테르니히의 품 안에서 서류 한 장이 나왔다.
-슥.
서류를 본 몽겔라스가 눈을 크게 떴다.
아르코.
트렌토 지역 부근에 있는 백작령이다.
“남작님께도 이곳, 영지가 양도될 겁니다. 혹은, 상속녀와의 결혼을 주선하죠.”
몽겔라스가 흡족히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제국의 복귀가, 결국 선제후께도 도움이 되겠지. 진언을 올리겠소.”
후일 원역사에서 바이에른 최고의 재상으로 불리는 몽겔라스가 유혹에 넘어갔다.
역시, 본래는 몽겔라스의 몰락에 일조했던, 오스트리아 최고 외교관에 의해서.
서기 1799년 8월 21일.
메테르니히가 바이에른을 낚아, 방어선을 펼치는데 성공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