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5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55화(256/547)
(255) 모로가 모루가 되어 치욕을 씻다
호엔린덴, 본래 뮌헨 앞에 펼쳐진 골짜기와 야영지를 가리키던 말이다.
“대군을 전개 시키기에 결코 좋은 장소는 아니군.”
오스트리아와 바이에른의 연합군 9만이 이곳에 집결했다.
보병 중심의 오스트리아 제2군 5만, 그리고 바이에른 병력 4만이다.
기병 병력은 양군을 합쳐 9만 중 총 1만 기에 달한다.
다만 대포가 문제였는데, 상대적으로 오스트리아군이 알프스를 넘느라 바이에른의 포병만 확보한 상태다.
중포 20문이 전부다.
문득 숲속을 살피던 카를에게 막시밀리안 요제프 대공이 격려를 건넸다.
“그러니 수비 측에 유리한 거지요.”
“올바른 전략이오. 아군의 강점으로 적군의 약점을 쳐야 하지. 난, 실패했지만.”
“걱정 마십시오. 대공 전하. 이번에야말로 이곳을 적들의 무덤으로 만들어주면 됩니다.”
그때 전위 시찰을 나온 카를의 옆으로 외눈 안경을 쓴 남자가 나타났다.
-뚜벅, 뚜벅, 뚜벅.
한쪽 눈에 상처가 있는 남자, 베이로데르가 고했다.
“대공 전하, 프랑스군을 양측으로 갈라서 격파해야 합니다.”
본래 오스트리아 제국의 희망이었던 알빈치의 참모장이었던 자다.
그간 이탈리아 원정의 실패를 책임지고 일선에서 물러나 공병장교로 뛰던 중이었다.
허나 제국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해, 바이에른까지 달려온 것이다.
카를이 외눈 안경 아래, 상처를 눈여겨보며 베이로데르에게 물었다.
“무슨 말인가, 프란츠 폰 베이로데르 소장?”
“현재 우리군은 보나파르트만을 보고 있습니다. 이건 문제라고 봅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보나파르트가 알프스를 넘었다고 하니, 당연한 거 아닌가?”
후일 오스트리아군 최고의 참모라 황제가 칭했던 남자, 베이로데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우리는 모로에 주목해야 합니다. 모로가 이끄는 6만 명의 병력이 현재 뷔르템베르크를 점령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만약, 모로가 진격해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그 칭호는 원역사에서 아우스터리츠 이후 산산히 바스라진다.
다만 베이로데르의 분석은 날카롭긴 했다.
현재 카를은 나폴레옹에게 패배한 후, 나폴레옹 군단의 움직임에만 신경을 곤두세운 상태다.
하지만 오스트리아로 진격 중인 군대는 하나 더 있다.
라인을 지키던 모로 군단이다.
카를은 미간을 좁혔다.
분명, 일리가 있지만 문제는 탁상공론이란 거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군을 나눌 여력이 없어. 곧 다가올 보나파르트 군만 해도 7만에 달해.”
“그리스 보조병까지 헤아리면 10만이지요.”
“그걸 잘 아는 사람이 양군을 동시 대처하자고 하나?”
베이로데르가 잠시 머뭇거리며 반론을 제기할 찰나, 카를이 손을 휘둘러 그었다.
“베이로데르, 제1차 이탈리아 원정에서 보나파르트에게 당한 건 알겠네. 하지만, 보나파르트도 신은 아니야. 게다가 우리도 제3군이 있지 않나?”
책상의 작전 계획을 세울 때, 오스트리아 군사위원회에서 베이로데르는 최고다.
백전 노장인 라이베리히도, 지형분석의 일인자인 슈미트도, 따르지 못한다.
그렇기에 알빈치가 중용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알빈치보다 뷔름제르를 높이 평가했던 카를은 달리 본다.
이론가로서 최고라고 실제 전술가로도 최고는 아니라고.
당장 알빈치도 결국 죽지 않았던가?
하지만 베이로데르의 말도 일리는 있었기에, 카를이 부참모장 슈미트를 돌아보며 지시했다.
“크레이의 제3군에게 전령을 보내지, 슈미트. 모로를 견제하라고.”
“알겠습니다.”
“그럼, 저 숲에 병력을 전개 시켜야겠군. 숲의 이름이 뭐였지요, 대공 전하?”
바이에른 대공, 막시밀리안 요제프 4세가 잠시 숲을 보다 알렸다.
“그로스샤거 숲입니다. 전하.”
그 순간 총성이 깊은 숲을 울렸다.
-탕!
말이 울음을 토하고, 근위 기병들이 황급히 경계 태세를 취했다.
대공 두 사람이 있는 상황이다.
한데 누가 총을 쐈을까?
순간, 전위로 나가 있던 요한 폰 힐러 장군이 말과 함께 달려왔다.
“프랑스군 정찰병입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대공 전하!”
“벌써 이곳까지 진출했단 말인가, 힐러 장군? 나폴레옹은 아직 멀었을 텐데?”
“아닙니다! 제가 본 피묻은 군기는, 분명!”
예전 라인에서 카를이 영웅이 될 때 함께 싸웠던 남자, 힐러가 부르짖었다.
“예전 에멘딩겐 전투에서 보았던, 모로의 군기입니다!”
바로, 카를이 모로를 격파했던 전투다.
***
당연히 혁명 프랑스는 이른바 군대의 상징, [군기]가 정비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왔다는 걸 알까요, 사령관 각하?”
문득 호엔린덴의 구릉을 행군하다, 생시르가 물었다.
예전 라인에서 모로가 싸울 때, 그 아래서 활약했던 장군은 셋이다.
드제, 생시르, 그리고 수함.
그중 이번 전쟁에 부관으로 따라온 남자는 생시르였다.
모로는 어깨를 으쓱이다 대꾸했다.
“생시르, 프랑스 군기는 그게 그거야. 알 리가 없지.”
“그래도 알았으면 좋겠군요. 바이에른과 에멘딩겐의 치욕, 아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전장이 아니야, 이번에는.”
모로가 입가를 비틀다 손짓했다.
“그래도, 카를은 잡았으면 좋겠군. 그루시!”
그러자 전방에서 행군하던 우직한 인상의 남자가 돌아와 경례를 취했다.
“예, 사령관 각하.”
“자네 주특기는 원래 기병연대지?”
“맞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명령하시면 수행하겠습니다.”
물론 인상이 우직하다는 것일 뿐, 실상 몸집은 오히려 빈약하다.
해서, 기마로 달리기에 적합한 군인이기도 하다.
돌격 기병보다는 주로 추격 기병전에서 그간 전과를 올려온 장군, 그루시에게 모로가 일렀다.
“좋아. 적군의 강점은 다음과 같다. 이곳은 적지고, 병력은 우리 2배에 가깝다. 크레이의 오스트리아 제3군이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지. 빨리 오긴 했지만.”
현재 모로가 끌고 온 병력은 약 4만 명.
총사령관 나폴레옹의 명령서를 받고, 전속력으로 진군해왔다.
카를 대공이 미처 놓친 점인데, 사실 프랑스군의 행군 속도는 나폴레옹만의 것이 아니다.
때문에 모로도 대포도, 보급품도, 짐도 모두 내던지고 강행군으로 달려온 거였다.
특히 식량은 최근 보아르네 상회에서 공급하는 [통조림]으로 모두 해결했다.
맛없는 통조림을 떠올리며 이맛살을 찌푸리던 모로가 문득 그루시를 보았다.
33세의 구귀족 출신 장군이 떠는 모습이 보인다.
너무 겁을 줬나 생각하며, 모로가 피식 웃었다.
“떨 거 없다. 반대로 적은 느리고, 화력이 불충분하며, 숲속에 흩어져 있다.”
“대포를 함부로 쏠 수 없겠군요.”
“그래, 카를은 그렇게 무모한 자가 아니지.”
아무래도 포병이 두려웠던 모양이다.
기병 장교들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공포다.
어쨌든 추격이든 돌격이든 우회든, 미리 준비된 포병의 포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쉬운 게 기병이다.
그러나 인근의 [암핑] 같은 평원이라면 모를까, 숲의 교전에서는 어렵다.
게다가 모로가 그루시에게 맡길 병력은 따로 있다.
“이번에는 자네가 기병이 아닌 제3 라인 보병사단을 맡아줘야겠다. 적들의 공세를 막아.”
그루시는 거수경례를 취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기병은 누가 맡습니까?”
“장 조제프 앙주 도풀.”
“최고의 인선이군요. 기꺼이 말에서 내려 보병을 맡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루시가 군말 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도풀, 현재 프랑스군이 보유한 기병장교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돌격기병으로는 도풀을 따를 남자가 없다.
심지어 뮈라조차도 한 수 접어야 할 정도의 몸집과 위세를 지닌 남자다.
사실 원역사에서 유명한 아일라우 전투 때도, 뮈라의 아래에서 실제 기병 돌격전을 지휘했던 게 도풀이다.
그러니 그루시도 자신의 장기인 기병을 지휘하지 못해도, 불만이 없었던 것이다.
저 멀리, 그루시가 군대를 끌고 간 전방에서 총성이 울렸다.
-탕! 철컥, 키릭, 치익. 탕!
생시르가 망원경을 들어, 전방을 보다 보고했다.
“교전이 시작됐군요, 각하.”
“보이긴 하나? 그루시라면 버텨줄 거다. 문제는 땅이야.”
“예? 아, 그러고 보니. 땅이 무척 질척이는데요?”
그때서야 비로소 생시르는 땅바닥을 보며 질색했다.
당장 생시르가 기병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장교들은 모두 기마를 타고 다닌다.
바닥이 단단하지 못하면 기마 행군은 무척 큰 방해를 받게 된다.
모로가 그루시에게 기병 대신 보병을 맡긴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진창이 된 땅에서 진군을 방해받는 것은 기병만이 아니다.
보병도 똑같이 어렵다.
신중히 고개를 끄덕이며 모로가 중얼거렸다.
“하필 어제 비가 오다니. 적들이 이쪽 지형에 익숙하다면 쉽지 않겠어.”
그러나, 이미 전투는 시작되었다.
나아가 모로는 명예를 회복해야 할 이유가 있다.
스위스 원정에서 패배했고, 그 전에는 아일랜드에서 실패했으며, 나아가 상대는 모로를 한 번 패퇴시킨 장군이다.
“전병력, 산개 진군! 이번에야말로 카를을 이기고, 치욕을 씻는다!”
“와아아!”
“에멘딩겐의 치욕을 갚자!”
그 복수의 마음은 모로의 휘하에 있는 라인 군단 병사들도 같았다.
예전 에멘딩겐의 협곡에서 패배하고, 도주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드제도 그때 후위에서 카를을 막다가 결국 잡히고 말았다.
모로는 말고삐를 잡아채며 전군에 명했다.
“절대로 물러나지 않는다! 도풀, 카를이 기어나올 때 반드시 돌격하라!”
기왕 이렇게 된 것, 소수의 병력으로 카를을 잡는다.
그게 모로가 강행군으로 여기까지 달려온 진짜 이유다.
***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호엔린덴은 오스트리아 군에게도 익숙치 않은 장소다.
“진창입니다, 대공 전하!”
힐러 대신 카를을 지키고 있던 벨가르드 장군이 놀라 부르짖었다.
카를은 그때서야 바닥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어제 비가 내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도 하나도 마르지 않고, 땅이 질척이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또 다른 대공, 이곳의 주인 바이에른 대공을 향해 카를이 물었다.
“안 좋군. 이 숲이 원래 이렇게 진창이오?”
“그, 그건 잘 모르겠군요. 브레데 사령관, 어떻소?”
“원래 이 지역이 비가 잘 내리긴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진창이 되었을 줄은.”
막시밀리안도 올해 초에 처음 바이에른 대공이 되었다.
브레데는 조금 낫지만, 사실 군사 커리어 대부분은 외지에서 용병으로 쌓은 남자다.
오스트리아 본군이야 말할 것도 없다.
카를은 그때서야 문제를 깨닫고 혀를 찼다.
“큰일이군. 그럼, 본거지의 이점을 하나도 살릴 수 없지 않나!”
수비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바이에른까지 왔다.
그러나 사실 이전 모로와 싸웠던 전장은 뮌헨의 서부와 뷔르템베르크다.
이곳은 당시 싸웠던 전장에서 동남쪽으로 떨어진 협곡 지대.
이론상 지형은 유리하지만, 결코 오스트리아가 잘 아는 장소는 아니다.
순간, 카를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얼마 전, 카를이 바이로데르를 야단친 것은 탁상공론을 일삼는 이론가였기 때문이다.
한데, 자신은 다른가?
그 순간 총성이 여러 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탕! 키릭, 철컥, 탕! 키릭, 철컥, 탕!
이번에는 후방을 지키던 기병장군, 로젠베르크가 달려왔다.
“사령관 각하! 북쪽 하르토펜, 중앙 크로나카, 남쪽 에베르스베르크, 그러니까 호엔린덴 전역에서 교전이 시작됐습니다!”
“뭐? 모로는 분명 병사 수가 적을 텐데! 설마 병력을 산개로 기동하고 있나?”
“이건 기회입니다!”
찰나, 이론가 바이로데르가 옆에서 호기롭게 외쳤다.
“단숨에 적진을 뚫고, 배후에서 포위하시지요. 그것만이 승리할 수 있는 비책입니다!”
만약 나폴레옹이라면 바이로데르의 말을 따랐을 것이다.
허나 카를은 턱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혹시 이게 적의 함정이라면, 자칫 각개격파 당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원역사에서 바이로데르가 작전을 세운 곳에서 펼쳐지는 일이기도 하다.
바로 아우스터리츠다.
거기까지는 몰라도, 바이로데르의 작전에 문제가 있음을 떠올린 카를이 고개를 저었다.
“일단 대포를 준비한다.”
“예? 대공 전하! 현재 교전 중입니다!”
“슈미트 참모장. 견제용으로도 쏴야 해. 이대로 있다간, 적들과 전투를 벌이다, 보나파르트에게 뒷덜미를 잡힌다!”
카를은 막시밀리안을 돌아보며 외쳤다.
“바이에른 대공 전하, 대포를 준비해주십시오!”
12파운드 중포 20문.
여기에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6파운드짜리 대포는 20문이 더 있다.
막시밀리안 대공이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포격 준비!”
바이에른 사령관, 브레데가 황급히 포병을 지휘했다.
후일 원역사에서 에슬링 전투에서 대포로 카를에게 일격을 먹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금은 카를을 위해 브레데의 대포가 준비되고 있으니까.
그때다.
-쾅!
갑작스런 폭음에, 문득 바이로데르가 눈을 부릅떴다.
“설마, 이건!”
책상물림에 탁상공론이라고 비난받지만, 바이로데르에게는 억울한 소리다.
알빈치 휘하에서 수많은 교전을 겪은 바 있다.
특히 이 독특한 폭발음이 [뇌홍식] 폭탄이란 건 몰라도, 누구의 폭탄인지는 안다.
그 순간, 숲 사이로 기병들이 쏟아지며 함성을 질렀다.
“자, 우리가 왔다. 프랑스 오리엔트 군단, 후사르다!”
“차라리 맘루크라고 하지 그래, 라살?”
“후후후, 그렇게 되면 아직도 오리엔트에 남아 있는 샹포가 불쌍하잖아? 주베르?”
기마병단의 전위, 라살 준장이 킬킬 웃다 비행수류탄을 던졌다.
“우리가 왔다, 오스트리아의 패잔병들!”
동시에 마치 원을 그리듯 기마병들이 돌아서 달렸다.
-두두두!
수류탄의 폭음과 함께 기마척탄병들이 왔다.
호엔린덴으로.
모로의 모루가 버티는 시간 동안, 마침내 유진의 [망치]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