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5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58화(259/547)
(258) 파리로 유진이 먼저 오다
승리는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명언이 있다.
허나 일견 시원해 보이는 이 명언은 사실 거짓이다.
사실 승전은 그저 모든 문제의 시작일 뿐이다.
특히 취약한 기반 위에 있는 정부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 순간, 당통은 마치 패전한 사람인 것처럼 부르짖었다.
“이건 말도 안 돼! 오스트리아 제국을 해체하다니? 누구 멋대로?”
서기 1799년 9월 말, 하나의 소식이 유령처럼 유럽 전체를 뒤흔들었다.
나폴레옹의 오스트리아 제국 해체다.
예전에 신성로마제국 해체가 선언되었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왜냐하면 사실 신성로마제국은 거의 모든 유럽인들이 [농담]으로 여기던 체제였기 때문이다.
반면에 오스트리아는 실체가 있었고, 황제도 마찬가지다.
한데 이 모든 것을 분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아니라, 군사령관 나폴레옹이 말이다.
문득 피곤한 얼굴로 선언문을 검토하던 살리체티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사실 처음도 아니지 않소, 당통 총재.”
“틀리오! 그때는 선언이 아니라 제안이었소. 게다가 황제를 폐위시키거나, 제국을 분할하는 일 따위는 없었단 말이오. 한데, 지금은!”
“오히려 프랑스에는 더욱 이익이 되는 일 아닙니까?”
퇼르리 궁전, 총재 회의실에 우뚝 선 당통이 고함쳤다.
“군인이 정치의 영역을 침범한 거요, 살리체티! 이 심각성을 정말 모르겠소!”
당연히 살리체티는 친 보나파르트파의 1인으로 콧방귀를 뀔 뿐이었다.
그러나 총재는 모두 5인이다.
당통은 또 다른 반 보나파르트파, 라파예트를 찾아 고개를 급히 돌렸다.
없다.
아직 출석하지 않은 것이다.
낯을 잔뜩 찌푸릴 찰나, 당통의 귀에 엉뚱한 얘기가 들려왔다.
“왜 헝가리 국왕을 카를 대공으로 정했을까요?”
“하, 그게 왜 궁금하시오! 데물랭! 그 자체가 문제지. 누구 멋대로 군인이 그걸 정해!”
“카를 대공이 헝가리와 특별히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연고는 이탈리아와 깊습니다. 그래서 멀리 보낸 걸까요?”
친 보나파르트파에 가깝지만, 또한 자코뱅의 일원이었던 남자.
말더듬이 데물랭은 다른 문제가 더 심각하다 생각하는 모양이다.
확실히 카를 대공의 헝가리 왕위는 외부에서 보기에 이상한 결정이다.
카를은 그간 프랑스를 막아온 오스트리아 최고의 장군이다.
나폴레옹의 손에 뷔름제르와 알빈치가 죽은 이래, 카를을 따를 자가 아무도 없다.
이번 전쟁에서도 모로는 카를에게 거의 잡힐 뻔했다.
그런데 왜 헝가리 왕위라는 거창한 선물까지 준단 말인가?
순간,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열책이로군.”
회의실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섰다.
오인 총재 중 유일한 군사 전문가로, 전직 장군인 라파예트다.
데물랭이 바삐 라파예트를 향해 물었다.
“무슨 뜻입니까, 라파예트 총재님?”
“오스트리아는 다민족 국가요. 심지어 군대에서 쓰는 언어도 제각각이지. 이걸 통일하는 요소는 하나요.”
“합스부르크 가문이군요.”
본래 오인 총재 중 유일한 귀족 출신인 전직 후작 라파예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군사령관을 황족으로 자꾸 세우는 것도 본래 그 때문일 거요. 한데, 헝가리 왕을 카를로 정한다? 이렇게 되면 나라가 갈라질 수밖에 없지.”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 제국의 해체를 선언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묘한 함정이 있다.
정작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한 [수괴], 프란츠 2세는 퇴위되지 않았다.
그 대신에 헝가리, 보헤미아, 폴란드령을 비롯한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토가 분할되었다.
분할된 영토를 어떻게 통치할지는 앞으로 프랑스가 정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오직 헝가리 영역만은 왕을 카를로 정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는 헝가리 왕 카를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게 카를을 헝가리 왕으로 유진이 세운 이유였던 것이다.
-쾅!
문득 갑자기 책상을 울리는 굉음에 모두가 시선을 돌렸다.
당통이 퉁퉁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총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낯을 찡그리는 라파예트를 노려보며, 당통은 다그쳤다.
“그게 뭐가 중요한가! 지금 문제는 보나파르트가 멋대로 정했다는 거야! 다들 왜 이 심각성을 외면하지? 당장, 분할 오스트리아의 각국 체제는 우리가 정해야 할 일이 아닌가!”
그런데 라파예트가 빤히 당통을 보다 물었다.
“그럼, 수용하지 않을 거요?”
“뭐?”
“당통, 프뤽튀도르의 그날부터 외면해왔던 현실이 이제 우리에게 다다랐소.”
문득 라파예트의 낯이 침통하게 가라앉았다.
“보나파르트를 죽이거나, 아니면 보나파르트를 인정하거나. 우리에게 주어질 과업은 그 두 가지뿐이었소.”
당연히 라파예트도 나폴레옹이 달갑지 않다.
혁명을 지지했고, 입헌군주제를 옹호했으며, 온건혁명파 프리메이슨 지도자인 라파예트다.
그러나 이제 나폴레옹의 권력 쟁취가 가시화된 단계란 걸, 부정할 수가 없다.
당장에 거리의 시민들이 열광할 것이다.
이 소식을 발표할 순간 외칠 함성이 귀에 이미 선하다.
비바 보나파르트.
“이제 수용해야 할 거요. 보나파르트가 우리 [공화국]의 일인자라는 걸.”
그때다.
“그저 인정만 하시면 곤란하죠.”
이번에는 라파예트도 놀라 회의실 문 밖을 보았다.
본래 총재들 외에는 비서관들만 긴급 시에 출입할 수 있는 문이다.
그런데 완전한 불청객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경비병들은 뭘 했을까?
하지만 얼굴을 본 순간 라파예트는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유진?”
나폴레옹의 아들이기에 앞서, 오리엔트 원정의 영웅, 유진 보나파르트가 웃었다.
“서신이 하나 더 왔습니다. 총재 각하님들.”
“뭐지, 그 서신은? 자네가 직접 가져온 건가?”
“내용은 광장에서 공개하겠습니다.”
서신을 보여주지도 않고 돌아서며, 유진이 총재들에게 오만하게 일렀다.
“모든 의원들과 함께 오시죠. 지난 혁명의 피보라가 불었던 곳, 마르스 광장입니다.”
그 오만함에도 불구하고 총재들은 무력하게 따라야만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지금 유진은 그저 서신의 메신저로 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나폴레옹의 대리인이다.
***
이번에는 보나파르트파인 살리체티도 사전에 들은 게 없다.
“대체 무슨 내용을 포고한다는 거지?”
오귀스트가 불안하게 물었지만, 살리체티는 낯을 찌푸릴 뿐 답하지 않았다.
비록 친 보나파르트 파라지만, 나폴레옹은 엄밀히 말해 군인이다.
군의 인사들이 나폴레옹의 최측근이자 클럽 멤버 핵심이다.
나름 [클레브 드 보나파르트]의 일원이라 자부하는 살리체티라도, 자신이 한계가 있다는 걸 잘 안다.
문제는 그 핵심이 바로 저 멀리, 광장의 중심으로 걸어가는 소년이란 거다.
나폴레옹의 양자이자, 보아르네 카르텔의 파트롱이며, 나아가 이집트 원정의 영웅.
유진 보나파르트.
대체 저 소년이 무엇을 생각할까?
-척, 척, 척!
광장에 소문을 듣고 몰려든 시민들이 행군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다 놀랐다.
“어? 뭐야. 터번?”
“설마, 책에서 본 적 있는데. 진짜 맘루크야?”
“우와, 이집트에서 돌아왔나 봐? 오리엔트 군단인가?”
그 순간, 시민 한 명이 외쳤다.
“저길 봐! 오리엔트의 영웅, [프라이슈츠]다!”
물론 사전에 박아놓은 병사다.
하지만 시민들은 열광했다.
왜냐하면 그 말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단 한 번도 성공시켜 본 적 없는 이집트 원정을 성공시킨 자.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그리고 예루살렘의 해방자.
무엇보다도 저 유명한 콘스탄티노플의 정복자.
폭발적인 함성이 광장을 울렸다.
“공주의 기사! 오오, 왕당파의 희망이!”
“혁명의 아들 아닌가! 노래를 불러라, 라 마르세예즈를!”
“우와아, 이집트 왕자다!”
문득 유진의 옆에서 고개를 세운 채 말을 타고 수행하던 이폴리트가 실소했다.
“어이, 언제부터 이집트 왕자가 됐냐, 유진?”
유진은 이폴리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정면을 응시하며 대꾸했다.
“아직도 시민들조차 우리가 공화국인 걸 제대로 인식 못 하는군.”
“그래서 군주제 부활을 추진하려고?”
“쉿.”
입에 손가락만 댄 채, 유진이 낮게 일렀다.
“그건 단계를 밟아야 해, 이폴리트.”
그 사이 기병대가 광장에 도열했다.
유진과 함께 달려온 병력은 두 부류다.
하나는 방데 원정 때부터 만들어져 이탈리아 원정을 함께 한 기마척탄병 여단 1천 기.
그러나 눈길을 끄는 쪽은 따로 있다.
이집트 베두인과 맘루크 혼성군으로 구성된, 프랑스인이 보기에는 그냥 맘루크인 무슬림 기병대 1천 기다.
그야말로 이집트 정복을 눈으로 보여주는 이들이 아닐 수 없었다.
순간, 기병 여단장 쥐노가 외쳤다.
“일동, 차렷!”
광장의 좌우로 도열한 기병들 중앙으로 유진과 이폴리트, 오리엔트 사단 근위대가 들어섰다.
“프랑스 이집트 원정군 참모장, 유진 보나파르트 장군이 들어오십니다!”
동시에 마르스 광장이 환호로 가득찼다.
“우와아! 프라이슈츠! 마탄의 사수!”
“유진, 유진, 유진!”
“혁명의 아들에게 영광을!”
유진은 중앙 연단에 섰다.
최소한 10만에 달하는 막대한 시민들이 보인다.
파리의 시민 숫자가 대략 70만 내외인 시대니, 시민 7분의 1이 온 것이다.
이들에게 외치려면 그냥 목청이 좋은 것 정도로는 힘들다.
그래서 유진이 준비한 게 있었다.
슬쩍 [확성기]를 들며 유진이 고함쳤다.
“감사합니다, 시민 여러분! 저는 혁명의 영웅, 보나파르트 장군의 아들, 유진 보나파르트입니다!”
소란하던 시민들이 확성기의 음성을 듣고 분분히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홀로 외치는 것인데다, 전기 확성기도 아니라 한계는 있다.
그래도 그냥 목으로 외치는 것보다는 낫다.
“지금, 우리 프랑스군은 마침내, 숙적 오스트리아를 이겼습니다!”
“만세, 보나파르트여, 영원하라!”
“오오오, 혁명의 승리다!”
다시 소란해질 찰나, 유진은 온 힘을 다해 웅변을 토했다.
“혁명의 승리자, 나폴레옹 장군이 원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멸망을!”
그 순간 시민들의 포효가 광장을 뒤덮었다.
“멸망! 멸망! 멸망!”
“오스트리아를 죽여라! 몰아내자!”
“이미 몰아낸 거 아니었나? 하여간 오스트리아는 없어져야 한다!”
이대로는 정말 필요한 얘기를 전달할 수가 없다.
“들으십시오!”
유진이 손을 튕긴 찰나, 1천 기의 기마척탄병 여단이 한꺼번에 외쳤다.
일인의 목소리는 십만인의 함성을 덮기 어렵다.
그러나 1천 기의 기병들이 외치는 박력은 십만인을 조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 틈을 타, 다시 유진이 외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 가지가 필요합니다. 바로, 새로운 선거입니다.”
미처, 총재들과 오백인 의회 의원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유진은 고함쳤다.
“나폴레옹 장군은 원합니다! 일인 통령의 시대를! 오스트리아의 멸망을 결정할 수 있는 지도자를! 새로운 [헌법]을!”
이것은 본래 원역사에서는 아주 거칠게 벌어지는 일이다.
브뤼메르 쿠데타라는 방식으로.
그것도 삼인 통령의 시기를 거쳐야 했고, 정치체제가 확고해질 때까지 나폴레옹은 전쟁을 거듭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 나폴레옹의 지위는 2차 대프랑스 전쟁 승리로 확고하다.
때문에 훨씬 더 강력한 통령 체제를 만들 수 있다.
“오인 총재의 시대는 가라, 개헌, 그리고 투표!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합니다!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잠시, 침묵이 감돌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오오, 새로운 헌법을! 새로운 프랑스를, 새로운 지도자를!”
“비바 보나파르트! 비바 프랑스! 비바 라볼루숑!”
“찬성이오! 새로운 지도자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원한다!”
유진이 다시 손짓한 순간, 1천 기의 기병이 한꺼번에 외쳤다.
“국민의 열망을, 프랑스 오백인 의회가 받아, 의결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유진이 파리로 나폴레옹보다 먼저 달려와야 했던 이유다.
***
역사는 항상 무대보다 무대 뒷편에서 움직인다.
“이건, 배신이야. 프라이슈츠!”
광장의 환호가 파리 전체로 울려퍼지는 한밤중.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은 퇼르리 궁전에서 당통이 유진을 겨누며 외쳤다.
그런데 유진은 그 모습을 보다 오히려 당통을 겨누었다.
바로, 보아르네식 뇌홍 피스톨로.
-철컥!
당통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 벽에 달라붙었다.
“뭐, 뭐, 뭐야!”
“당통 총재 각하. 우리가 여기서 예의를 총으로 가르쳐야 합니까?”
“감히 총재들에게 총을 겨누다니!”
그러나 유진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럼, 오리엔트의 영웅에게 삿대질을 하는 건 상관 없구요? 광장의 시민들에게 던져드린 후 물어볼까요?”
아마도 성난 시민들에게 찢겨 죽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당통이 겁에 질린 것에 반해, 다른 총재들은 그저 침통한 얼굴이었다.
심지어 친 보나파르트 파벌인 데물랭, 오귀스트, 살리체티도 그랬다.
물론 살리체티만은 이어진 유진의 말에 잠시 화색이 돌았지만 말이다.
“살리체티 총재와 조세프 보나파르트 로마 대사, 그리고 뤼시앵 보나파르트 의원이 우리 교섭 창구가 될 겁니다. 새로운 헌법, 그리고 새로운 선거가 곧 이뤄져야 합니다.”
“아니, 그게 일조일석에 될 리가!”
“됩니다. 그리고 되게 만드시죠.”
유진은 여전히 총을 당통에게 겨눈 채 단언했다.
“아니면, 빈에 주둔하는 프랑스군이 모두 파리로 몰려오게 될 겁니다.”
피스톨을 거두고, 유진이 자리를 나설 때까지, 경비병들은 일절 움직이지 않았다.
파리 치안군은 나폴레옹이 직접 지휘하던 부대다.
그전에는 유진의 심복인 마르소가 만들었던 사단이기도 했다.
그러니 유진이 파리로 온 이상, 총재들의 말을 들을 병사들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문득 퇼르리 궁을 걸어 나오는 유진의 옆에서 경비병들의 인사를 대신 받으며, 이폴리트가 휘파람을 불었다.
“이야, 무시무시한데?”
“시끄러. 그건 그렇고, 오늘은 간만에 보아르네 방크행인가?”
“어, 그건 그런데 말이야.”
문득 이폴리트가 흘깃 시선을 돌리며 입맛을 다셨다.
“손님이 있을 거 같은데?”
그 순간, 유진은 오인총재보다 훨씬 더 무서운 존재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랜만이네, 유진.”
고개를 돌릴 찰나, 유진은 사라지는 드레스의 옷깃을 보았다.
마리 카페.
황급히 쫓아갔지만, 이미 거리로 사라진 뒤였다.
“마리?”
유진이 파리로 돌아온 첫날 벌어진 가장 무서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