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6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0화(261/547)
(260) 브뤼메르 총선거가 개시되다
아무리 압도적인 구도라도, 선거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자, 여러분. 이번 선거는 전국 선거입니다. 각지의 지방 유력자들 리스트를 뽑고, 운동원과 밀사를 보내야 합니다.”
샤토 드 말메종, 파리 서쪽 교외에 위치한 옛 성이다.
이곳은 본래 구왕실 시절 귀족 가문이 쓰다 버려진 성터였다.
그러나 지위에 걸맞는 저택을 찾던 나폴레옹에 요구에 따라, 안목 높은 조세핀이 직접 이곳을 찍었다.
금액은 35만 프랑.
본래 원역사에선 돈은 없고 권력만 있던 나폴레옹이 은행가에게 대출을 받아 구매한다.
허나 지금은 아들이 은행가를 겸업하는 터라, 마르세유 보아르네 방크 드 파리에서 한 번에 대출을 진행했다.
상환 기한은 1백 년으로 사실상 월세로 받는 식이다.
이곳 말메종에서 18세 청년, 유진 보나파르트가 친 보나파르트 정치인들과 회동했다.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됩니다. 헌법 개정은 힘으로 될 수 있어도, 투표는 힘만으로 되지 않아요.”
“혹시 부결될 걸 걱정하는 겁니까?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오귀스트 총재님. 이번에 헌법이 바뀌면 몇 번째인지 기억하십니까?”
유진이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를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5번째입니다. 혁명이 시작된 1789년 이래, 10년 만에 5번째 라구요. 유권자가 분노해서 반대한다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첫 테니스 코트의 선언에서부터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프랑스는 실로 수 차례 정치체제를 바꿔가며 혁명의 시간을 보냈다.
혹 국민들이 지쳤다 해도 이상할 게 없을 일이다.
게다가 원역사에서는 쿠데타 상황에서 헌법을 바꿨다.
나아가 3인 통령 체제라, 5인 총재와 외부에서 보기에는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임기가 10년이란 점만 현재와 같을 뿐이다.
그런데 회의실 한쪽에 앉아 헌법 기초 문서를 뒤적이던 데물랭이 입을 열었다.
“저, 젊은 보나파르트 장군. 난 좀 생각이 다른데.”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십니까, 데물랭 총재님?”
“이, 이번에 살리체티 총재의 반응을 보니, 보나파르트 파에도 추, 충분히 공유가 안 된 것 같더군. 그렇지 않소?”
말더듬이 언론인 데물랭을 돌아보며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죠. 전장에서 아버지가 결정하신 일입니다. 본래는 오스트리아를 이기고, 만악의 근원인 제국을 해체하는 게 목표였죠. 한데, 해체하고 나니, 새로운 정부가 필요해진 겁니다.”
당연히 반만 진실이다.
물론 결정은 나폴레옹이 한 게 맞다.
허나 신정권 출범이 먼저고, 오스트리아 해체는 그 다음 문제다.
다만 정치의 세계에서는 전쟁보다도 더욱 명분이 중요하기 마련이다.
그게 설사 허울이라 해도, 사람을 믿게 만들고, 표심을 움직이게 하는 명분이 필요하다.
때로 이 허울은 오히려 내세운 사람마저 쥐고 흔들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다.
당장 오스트리아 제국 해체만 해도, 프랑스 전체가 열광하고 있다.
이제는 나폴레옹이 갑자기 오스트리아를 살려주고 싶어도 살릴 수 없다.
데물랭도 납득할 정도다.
“좋아요. 난 믿겠소. 하지만 보나파르트파 전부가 믿지는 않겠지. 나아가, 의원들도.”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오백인 의회, 우습게 보이겠지만 모두 지방 유력자들이오. 단순히 파리에 와서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게 아니오. 본인들 고향에 돌아가면, 다들 한가락 하는 대지주나 거상이지.”
이제 말을 더듬지 않고, 데물랭이 진지한 얼굴로 고했다.
“이들을 먼저 설득하시오. 물론, 이건 젊은 보나파르트 장군이 직접 할 필요는 없소.”
아무리 유진이 마르스 광장에서 파리시민을 선동했어도, 의원들까지 선동된 것은 아니다.
원역사 브뤼메르 쿠데타처럼 총칼을 들이대도 쉽지 않은 게 의원 설득이다.
사실은 나폴레옹도 결국 설득에 실패해서, 뮈라가 의원들을 쫓아냈을 정도다.
유진도 이 원역사를 떠올리며 고개를 마주 끄덕였다.
“키맨이 있겠군요. 총재님들 말고 또 만나야 할 사람이 누구죠?”
데물랭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손을 꼽았다.
“우선 캉바세레스가 있소.”
“그 미식가요? 전직 공안위원회 멤버인 건 압니다만.”
“온건 혁명파를 이끌기 좋은 상대요. 또한 부르주아 혁명파의 중요 지지집단인, 법률가를 대표하지.”
원역사 3인 통령의 하나로 선출되는 장 자크 캉바세레스다.
보통 원역사에서는 그저 허수아비로 생각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중요인사다.
왜냐하면 저 유명한 나폴레옹 법전의 실제 기안자가 캉바세레스이기 때문이다.
탈레랑 못지 않은 미식가로 유명했고, 또한 최고 권부에 있는 동성애자로도 유명했으며,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의 부재시 파리를 지키는 대시종관으로 복무한다.
유진은 잠시 그 사실을 떠올리다, 피식 웃으며 답했다.
“언론인은 데물랭 총재께서 알아서 해주시면 되겠군요.”
“그것도 한계는 있지만, 일단 해보지요. 다음은 르브룅이오.”
“응? ‘르 브룅’이라면, 화가 아닙니까?”
데물랭이 눈썹을 치뜨다 표정을 허물어뜨리며 웃었다.
“누가 공주의 기사 아니랄까봐. 왕실 전속 여성화가였던 비제 르 브룅을 얘기하는 게 아니오. 샤를 프랑수아 르브룅, 곧 전임 행정장관으로 현재 상원의 실력자요.”
비제 르 브룅, 다름 아닌 앙투아네트의 초상을 그렸던 화가다.
이 시대 드문 여성화가로, 본인도 미모로 유명했다.
사실 앙투아네트가 곁에 두었던 게 미모 때문이란 소문도 있었을 정도다.
물론 데물랭은 ‘르 브룅’을 얘기한 게 아니라, 온건 왕당파 거물로 국왕비서까지 지낸 원로원 의원 ‘르브룅’을 얘기하는 것이다.
역시 법학자이지만, 재정 문제에 정통해, 후세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이 대재무관으로 선임한다.
또한 원역사의 제3통령이기도 하다.
유진은 역시 원역사를 상기하며 고개를 까딱였다.
“알겠습니다. 두 분을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겠군요.”
“응? 글쎄, 거물이라 쉽지는 않을 거요. 마지막으로 시에예스가 필요하오.”
“그분은 이미 은퇴한 분 아닙니까?”
시에예스, 저 유명한 ‘제3신분론’을 저술한 혁명 원로다.
또한 사실은 원역사에서 브뤼메르 쿠데타의 진짜 발안자이기도 하다.
허나 나폴레옹이 일단 주도권을 잡자, 지위를 빼앗기고 퇴출되는 자이기도 했다.
살짝 거리낌을 보이는 유진에게 데물랭이 차분히 설득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하오. 이번 헌법 개정에 의구심을 가진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자는 아니다.
그러나 유진이 애초에 선거를 택한 이유가 있다.
모든 권력 이양 작업을 합법적으로, 시민들이 납득한 상태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다.
잡음이 안 나올 수 있다면, 음험한 권력자라도 필요한 법이다.
“알겠습니다. 선거 조직은 오귀스트 총재님께 맡깁니다.”
유진의 승낙과 부탁이 동시에 이루어질 찰나, 나폴레옹 광팬 오귀스트가 눈을 반짝였다.
“맡겨만 주시오. 형님이 살아있을 때도, 조직관리는 내가 했으니까.”
이제, [보나파르티스트]가 움직일 시간이 왔다.
***
그러나 선거는 명망가들만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클레브 드 보나파르트로 가입하시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헌법, 새로운 지도자!”
파리 곳곳에서 선동가들이 외치고, 시민들이 몰려든다.
수북이 쌓인 [클레브]의 가입 신청서는 꼭, 혁명 초기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다.
당시에는 자코뱅이 저런 인기를 보이곤 했다.
문득 모자를 눌러쓴 채 파리 거리를 걷던 유진에게 이폴리트가 물었다.
“뭐야, 클레브 드 보나파르트는 우리, 핵심 멤버 얘기하는 거 아니었어?”
“그건 클레브 드 나폴레옹이야. 이폴리트.”
“이름만 들으면 오해하기 쉽겠는걸. 근데, 저게 자코뱅 클럽이나 지롱드 클럽, 혹은 푀양 클럽과 다른 게 뭐야?”
이름은 클레브, 곧 영어로 클럽이지만 사실상 [정당]이나 마찬가지다.
원역사 현대의 정당조직처럼 체계화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파적 조직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자코뱅, 지롱드, 푀양 모두 같다.
다만 이른바 나폴레옹당, 곧 보나파르티스트가 다른 점은 따로 있다.
“이념이 아닌 지도자를 추종하는 클럽이란 거지.”
저 멀리 아르망 가네가 선동가 중 하나로 외치는 모습을 보다,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거 군주제랑 다른 거야? 마침 전직 왕실 양자가 운동가로 뛰네?”
“달라. 자칫 독재자가 되기 쉽긴 하지만, 결국 정치는 지도자와 추종자가 만들어가는 거야. 이념에만 기울어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로베스피에르가 보여줬잖아?”
“그럼, 지도자를 추종하는 건 괜찮고?”
유진은 잠시 생각하다 쓴웃음을 머금었다.
“러시아로 가는 미친 짓을 하지 않는다면, 그럴걸?”
사실 리더와 팔로워로 정당이 움직이는 일은, 신흥 국가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다만 이 단계를 넘어서 이념과 정책, 대중정당으로 바뀌지 못하면 일인 독재국가가 되기 쉽다.
물론 유진이야 어차피 입헌군주제를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상념에 잠겨 있던 유진의 옆에서 이폴리트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보나파르트 장군이 미쳤어? 러시아로 가게.”
“그래, 미치지 않았다면 갈 리가 없지.”
“어, 근데 생각해보니 이집트로 가려고 한 거 보면. 아니, 잠깐. 근데 지금 누구 만나러 가는 거야?”
문득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이폴리트에게 유진이 간명히 대꾸했다.
“탈레랑.”
카페 프로코프, 세느 강 남쪽에 위치한 명소.
본래 혁명가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나름 공주의 기사라는 별명을 가진 유진이지만, 이제는 혁명군의 당당한 승장이다.
굳이 모자로 신분을 가리면서 올 이유는 없다.
밀담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말이다.
먼저 와서 앉아 있던 탈레랑이 커피를 홀짝이다 손을 들어 보였다.
“이제는 커피를 마셔도 될 나이로군요, 무슈 보나파르트.”
“그냥 프라이슈츠라고 부르시죠. 아버지랑 헷갈리기 쉬울 테니.”
“허허, 그럽시다. 프라이슈츠 장군. 자, 날 만나러 온 이유가 뭡니까?”
유진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곧바로 문서를 하나 건넸다.
-슥.
탈레랑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우아하게 물었다.
“이게 뭐요?”
“당신이 최근 받은 뇌물 목록이죠. 미국, 오스트리아 왕가, 여기에 엉뚱하게 덴마크 왕실에서 온 뇌물도 있는 모양이군요.”
“흐음, 그저 선물일 뿐인데. 경고하러 오신 거요?”
여전히 태연한 탈레랑을 응시하며, 유진이 대꾸했다.
“내가 추궁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만나러 오는 대신 치안군을 불렀겠죠? 이야기를 빨리 하려고 보여 드리는 겁니다. 무슈 탈레랑.”
본래 탈레랑 같은 사람을 설득하려면 무척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허나 유진은 시간을 낭비할 틈이 없다.
해서, 약점을 잡았다고 대놓고 보여준 것이다.
탈레랑도 선수답게 상황을 빨리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좋소. 해줘야 할 일이 뭐요?”
유진은 본론부터 던졌다.
“시에예스를 설득해 주시죠. 헌법 개정 찬성, 그리고 통령으로 제 아버지를 지지해 달라고.”
시에예스는 음험한 혁명기의 음모가다.
본래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마렝고의 위기를 맞이할 때, 새로운 쿠데타를 준비할 정도다.
때문에 유진은 직접 설득하러 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설득하러 가야 한다.
여기, 탈레랑은 딱 어울리는 남자다.
본인도 음모가이기도 하니까.
탈레랑이 가만히 유진을 보다 고개를 기울였다.
“내가 알기로 두 사람을 더 설득해야 할 텐데?”
“살리체티가 얘기했습니까? 캉바세레스와 르브룅이라면, 이미 내가 만났어요.”
“허, 빠르군요. 설득했단 말입니까?”
유진은 차갑게 응수했다.
“그들이 원하는 걸 제시했죠. 무슈 탈레랑, 당신 차례입니다. 시에예스를 내일까지 말메종으로 데려와요. 그럼, 적국인 오스트리아에서 뇌물 받은 걸 눈감아 주죠.”
어차피 캉바세레스와 르브룅은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파가 된다.
그러니 유진 입장에서는 별로 부담가는 대상도 아니었다.
반면에 속을 알기 어려운 탈레랑은 오히려 부담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이 [뱀]이 필요하다.
“그럽시다, 무슈 프라이슈츠.”
어쩐지 나폴레옹도 원역사에서 이런 기분이었을까, 생각하다 유진은 일어났다.
실로 여우 같은 탈레랑을 뒤로 한 채로.
***
다시, 말메종에서 회합이 열렸다.
-촤아악!
이번에는 은밀한 모임이 아니라 대규모 모임이다.
-〈클레브 드 보나파르트 탄생 축하연〉
탁자 위에 수도 없이 놓인 인쇄물이 이 행사를 말해준다.
바로 친 보나파르트 클럽의 탄생이다.
단상 위, 장군복을 입은 유진이 서서 낭랑히 말했다.
“여기에 모이신 프랑스의 대표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장 자크 캉바세레스, 샤를 프랑수아 르브룅, 엠마누엘 조세프 시에예스,
여기에 원역사에서 잠시 제2통령을 지낸 로저 뒤코 같은 정계 인사도 왔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인사들은 따로 있다.
코르시카 인 살리체티, 말더듬이 데물랭, 그리고 로베스피에르의 동생 오귀스트.
그때 5백인 의회 의원, 뤼시앵 보나파르트가 볼멘소리로 물었다.
“길게 말하지 말죠. 유진, 아니 프라이슈츠 장군. 이제 어떻게 하면 됩니까?”
어쩐지 불만이 가득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이번에는 뤼시앵도 따를 것이다.
오인 총재 체제가 공화국을 위기로 빠뜨린다는 건 모든 엘리트들이 합의하고 있는 바니까.
다음 체제를 아무도 합의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 혁명군이 그 체제를 제시할 때가 왔다.
혁명군을 대표해 파리로 돌아온 자, 오리엔트의 영웅 유진이 고했다.
“헌법을 개정하고, 후보 부재로 통령 선거를 치릅니다. 이번, 브뤼메르의 달에.”
브뤼메르, 11월의 혁명력에 총선거가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