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6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3화(264/547)
(263) 뤼시앵 의장이 오백인 의회를 지배하다
여기 항상 탁월한 형들의 뒤를 보아야만 했던 동생이 있다.
“마음에 안 들어, 이 시간. 특히 나폴레오네 형을 위한 무대라는 게.”
물론 나폴레옹도 똑같은 말을 할 것이다.
뤼시앵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바로 손아랫동생이다.
일찍이 소년 시절부터 자코뱅에 물들어 한때는 이름을 [브루투스]라고 붙이기도 했다.
원역사 나폴레옹이 카이사르를 모델로 삼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참 이색적인 별칭일 것이다.
게다가 본래는 갑자기 [혁명적]으로 여관집 딸과 결혼해, 나폴레옹을 폭발하게 만든다.
지금은 유진이 조금 손을 써서 파리에 일찍 온 탓에, 아직 미혼이지만 말이다.
의외로 형이나 동생과 달리 정숙한 편이라, 여자 문제는 일으키지 않는 모양이었다.
유진은 보아르네 방크로 부른 뤼시앵을 보다 커피를 권하며 웃었다.
“뤼시앵, 원한다면 빠져도 돼요. 이건, 이집트산 커피니 드시고 가시고.”
“우선, 그 건방진 말투부터 고쳐. 넌 엄연히 내 조카거든? 설마 폴린이랑 놀아났다고, 내 매부 노릇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아, 왜 그러세요. 아무 일 없었다니까요! 애초에 폴린, 아니 폴린 고모가 멋대로 밀항한 겁니다!”
유진이 간만에 평정을 잃고 소리치자, 오히려 뤼시앵이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흥, 당연하지. 정말 폴린이랑 놀아났으면 넌 둘 중 하나야. 내 손에 죽었거나, 아니면 나폴레오네 형 손에 죽었거나.”
일순, 유진은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을 느꼈다.
현재 뤼시앵의 나이는 고작 24세다.
허나 원역사에서도 같은 시기에 뤼시앵은 오백인 의회의 의장이 되어, 쿠데타를 성공시킨다.
결코 18세의 유진보다 정치력에서 뒤처진다고 할 수는 없다.
일부러 평정을 흔들어 놓았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방심하면 곤란할 것 같았다.
빤히 뤼시앵을 보던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다른 선택지는 없는 겁니까?”
“코르시카 인의 벤데타 몰라? 치욕을 안겼으면 죽음이지. 아, 하나 더 있군. 우리 어머니에게 죽는 거.”
“됐으니까 의결해줄지나 말해주시죠.”
유진이 다시 평정을 찾은 얼굴로 묻자, 뤼시앵을 혀를 차며 대꾸했다.
“여기까지 와서 엎을 수는 없잖아? 그랬다간, 나까지 죽을 텐데. 하지만 궁금한 게 있어.”
“뭐죠?”
“나폴레오네 형, 여기서 멈추는 건가?”
뤼시앵의 손이 새로운 정부의 [헌법] 책을 가리켰다.
“이 헌법에 따르면 10년 임기의 통령이란 말이야. 거기서 멈추는 거냐고.”
본래 원역사에서는 세 단계를 더 나아간다.
먼저 종신통령으로, 다음은 황제로, 그 이후는 세습 시도까지.
과연 진성 자코뱅인 뤼시앵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괜히 뤼시앵이 나폴레옹에게 협력하지 않고, 미국으로 도망가 버린 게 아닐 것이다.
유진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죠.”
“어째서? 넌 할 수 있지. 네가 만든 판이잖아.”
“본인의 형님을 너무 모르는군요. 숙.부.님.”
슬쩍 비꼬듯 헌법책을 두들기며 유진이 말했다.
“이건 내가 만든 판이 아니에요. 오히려, 나야말로 ‘아버지’가 만든 판 위에서 놀고 있을 뿐이죠. 아버지는 프뤽튀도르의 그날부터, 어쩌면 툴롱의 승리 때부터 달려왔어요. 바로 이 지점으로.”
이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비록 유진이 개입해 나폴레옹의 권좌 획득이 조금 더 쉬워진 측면은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나폴레옹이 고난을 덜 겪었다는 얘기지, 이 구도를 유진이 만들었다고 할 수는 없다.
툴롱의 성공 순간부터 나폴레옹은 사실상 프랑스 제일인자를 향해 달려왔다.
승리가 그 야망을 이루기 쉽게 만들어줬을 뿐이다.
나아가 아직도 유진조차 나폴레옹의 [야망]이라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
진실로 거인이라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달까.
뤼시앵이 미간을 좁혔다.
“그게 브뤼메르의 오늘이다?”
“뭐, 정확히는 내일이 되겠죠? 헌법이 발효되었어도, 후보자를 추천하고, 다시 투표로 넘어가는 건 오백인 의회의 일이죠.”
“의원들이 납득해야, 유권자들도 움직인다는 얘기군. 쯧.”
다시 혀를 차다, 뤼시앵이 고개를 기울였다.
“좋아, 그럼 넌 어떻게 보지? 형님이 어디까지 갈 것 같나?”
유진은 잠시 헌법책을 두들기다 되물었다.
“어디까지면 납득할 건가요?”
“통령 재선. 그 이상은 자코뱅으로서 용인할 수 없어.”
“그럼, 거기서 멈추길 바래보죠.”
지금 단계에서 군주제 운운하는 것은 헛짓거리다.
사실 유진은 뤼시앵이 나폴레옹의 세상이 되었을 때, 오히려 필요한 존재라고 여긴다.
다른 형제들보다 우월한 정치력은 둘째 문제다.
나폴레옹이 원역사에서 저지른 대부분의 실수는 [폭주]에서 비롯되었다.
결국 유진이 부딪쳐야 할 문제도 그 점에 있다.
그 순간에, 함께 브레이크를 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유진은 일부러 말을 돌리며 뤼시앵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장, 새로운 통령 체제가 필요하고, 그 체제에서 주역이 되길 원하는 건 공감하잖아요? 숙부님도, 나도.”
뤼시앵은 눈살을 찌푸렸다.
민감한 정치적 감각으로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도저히 나폴레옹이 10년 통령에서 멈추지 않을 것 같다는 걸 말이다.
그래도 군주제 부활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할 나이다.
게다가 뤼시앵도 결국 정계에서 홀로 주역이 될 역량은 없다.
나폴레옹이라는 [태양]이 있어야 빛날 수 있는 위성 같은 존재다.
한참 망설이던 뤼시앵이 결국 손을 맞잡았다.
“좋아, 딱 거기까지다.”
이로써, 오백인 의회 의장, 뤼시앵이 나폴레옹 통령 선출에 완전히 가담했다.
***
그러나 다음날, 퇼르리 궁전은 분노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납득할 수 없소! 후보자로 현직 군인을 추천하다니!”
가장 선두에 나선 자는 당통파인 피에르 필리포다.
애초에 5백인을 전부 설득하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헌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10만 군중을 격동시킨 [힘]으로 짓눌러 진행되었다.
하지만 벌써 한 달이 지난 지금, 공포는 가라앉고 분노는 치솟는다.
결국 군인들에게 휘둘린 꼴이 아닌가?
오백인 의회, 곧 하원 의원들이 치를 떨며 화를 내는 이유다.
심지어 정작 당통조차 입을 다물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이다.
“당통 총재! 라파예트 총재! 말해주시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오? 당신들이 세운 총사령관이니 말 좀 해보시오!”
“우리 왕당파는 친 자코뱅인 보나파르트 장군을 반대하오!”
“나, 바뵈프! 공화주의자로서 입헌군주파가 지지하는 보나파르트 장군을 찬성할 수 없습니다! 대체 [공주의 기사]가 양자라니 말이 됩니까!”
온건파 콩도르셰, 왕당파 바르텔레미, 여기에 초강경파 급진의원, 바뵈프가 부르짖었다.
특히 문제는 프랑수아 노엘 바뵈프, 혹은 본인 작명으로는 무려 [그라쿠스] 바뵈프다.
역시 유진이라면, [중2병]스러운 작명이라 생각할 이름이지만, 본인은 진지하다.
또한 모든 군주와 자본가의 적, 공산주의의 선구자라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원역사라면, 벌써 봉기를 일으켰다가 죽었을 정치가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본토에 남아있었던 탓에, 바뵈프는 봉기를 일으킬 여유가 없었다.
그 덕에 역설적으로 지금, 나폴레옹 반대론을 펼치는 것이다.
당통이 한숨을 쉬다 손을 들어 천천히 발언했다.
“그러니까, 일단 이미 헌법은 통과되었고······.”
“당통! 사자후를 토하던 당신은 어디갔소? 입헌군주제를 찬성하기라도 하는 거요? 왕을 끌어내리던 당신 모습이 그리울 지경이군! 혹시 늙어서 꼬리라도 내린 건가!”
“바뵈프, 말이 심하지 않나!”
당통이 발끈하는 사이, 상황을 지켜보던 유진에게 쥐노가 물었다.
“저 친구, 끌어낼까?”
현재, 파리 치안군은 사실상 쥐노가 대행 지휘하는 중이다.
허나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만약 원역사처럼 그저 병사들을 동원한다면, 선거 체제를 진행한 보람이 없다.
“됐어요, 쥐노. 그랬다간 의원들 반발만 사요.”
“이미 다들 반발하고 있는 거 같은데. 푸셰 녀석, 반대파 다 닥치게 했다더니 허풍이었군.”
“반대파는 다 닥쳤죠. 엉뚱하게 우리편인 줄 알았던 자들이 떠드는 거죠. 바뵈프는 예외지만.”
유진은 의원석 한쪽에 있는 라파예트를 응시했다.
콩도르셰도, 바르텔레미도, 알고 보면 필리프도 라파예트의 영향권 안에 있다.
결국 지금 떠들고 있는 이들은 라파예트의 사람들인 셈이다.
라파예트는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중이다.
그렇지만 다른 의원들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 헌법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폴레옹의 일인 집권은 더욱 반대한다고.
유진이 눈을 가늘게 뜰 찰나였다.
-탕!
순간, 울린 총성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시선을 돌린 순간 사람들은 더욱 놀랐다.
의장석에 있던 뤼시앵이 허공에 총구를 겨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24세의 청년 의원, 뤼시앵이 모두를 단상에서 내려다보며 말했다.
“다들 닥치지 않으니, 의장 직권으로 조용히 하도록 만들었소.”
“초, 총이라니! 의장, 이게 무슨 짓!”
“질서유지권은 의장권의 가장 기본 권한이요. 듣지 않겠다면 총검으로 먼저 입부터 찢은 다음 끌어내주지. 바뵈프 의원.”
바뵈프가 몸을 떨다 부르짖었다.
“당신네 형이 군인이라고, 당신도 총으로 협박하는 건가!”
그 순간, 뤼시앵이 단상에서 내려와 바뵈프에게 다가섰다.
바뵈프가 움찔 물러날 찰나였다.
단검이 번뜩였다.
-퓨슉!
바뵈프가 입을 쩍 벌리며 부르짖었다.
“무, 무, 무슨 짓을!”
“크윽, 자. 보시오. 의원 여러분! 여기, 여러분의 대표, 의장의 피요. 난 이 피에 걸고 맹세하겠소!”
“대, 대체 이런 야만스런 행위를 하다니. 어찌.”
그러니까, 뤼시앵은 바뵈프를 찌르지 않았다.
바로 자기 자신의 팔을 벤 것이다.
유진도 놀라 그 광경을 볼 뿐이었다.
혈기 넘치는, 혹은 피가 넘치는 코르시카 남자, 뤼시앵이 팔을 번쩍 들며 외쳤다.
“나는 혁명 초기에, 브루투스라는 가명으로 활동했소. 코르스 자코뱅의 일원으로서!”
원역사 현대에 코르시카, 그러니까 프랑스어로 코르스라 불리는 섬은 엉뚱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 유럽을 두렵게 하는 코르스 마피아의 악명으로.
어째 그 마피아를 떠올리게 만드는 뤼시앵이 팔을 휘저으며 얼어붙은 의원들을 노려보았다.
“브루투스는 독재자, 카이사르에게 단검으로 심장을 박아넣은 자요. 모두 알다시피.”
자칭 그라쿠스에게 자칭 브루투스가 순간, 고함쳤다.
“만약, 나의 형제 나폴레옹이 반역을 한다면! 이 뤼시앵 보나파르트가 형제의 심장에 칼을 꽂을 것이오!”
일순, 침묵을 지키던 로베스피에르의 동생, 오귀스트가 벌떡 일어났다.
“의장을 따르라! 나, 오귀스트는 저 맹세를 믿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통령 후보로 추천하오!”
동시에 탈레랑과 데물랭, 푸셰가 일어나 합세했다.
“나도 추천합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그는 투철한 자코뱅이오. 국가의 영웅이며, 구국의 군인이오!”
“방데의 학살을 막은 장본인이지! 제국의 해체자로 진정한 공화국의 수호자요!”
어쩐지 푸셰가 학살을 거론하니 더욱 설득력 있는 추천 같이 들린다.
여기에 자코뱅의 초기 지도자였던 데물랭과 다수의 의원을 포섭한 탈레랑이 가세한 것이다.
이로써 대세가 결정되었다.
“반대자가 없다면, 만장일치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단독 후보로 선출하겠소!”
의장, 뤼시앵이 왼팔로 의장봉을 휘두르는 가운데, 모두가 침묵을 지키거나 환호했다.
-땅! 땅! 땅!
서기 1799년 11월 9일.
브뤼메르의 달.
혁명력이 마지막으로 표기된 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프랑스 공화국 유일 통령 후보로 의회에서 선출되었다.
***
이제 남은 것은 찬반 투표 뿐이다.
“맙소사, 뤼시앵이 저 정도 인물이었나!”
이번 선거전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살리체티가 유진을 붙잡고 물었다.
“원래 연설은 잘해요. 몰랐어요, 무슈 살리체티?”
“저러다, 정말 칼이라도 찌르면 어쩌지? 솔직히 말해서 나폴레옹 장군이 여기서 멈출리가.”
“쉿.”
유진은 입에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건 어차피 통령이 된 이후에 10년이나 여유가 있는 일이에요. 아닙니까?”
살리체티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른바 공화정 체제는 살리체티 같은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군주 지배체제야말로 오히려 살리체티에게는 더욱 많은 기회를 준다.
그렇기에, 유진의 군주제 암시는 살리체티에게 더욱 기꺼웠다.
“그렇군.”
그 순간, 저 멀리 파리 마르스 광장 투표소에서 뤼시앵의 우렁찬 고함이 울렸다.
“투표를 개시하는 바요!
동시에 사람들이 투표소로 물밀듯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뿌우우!
총 7백만의 유권자가 참여한 사상 초유의 국민투표가 시작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