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6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4화(265/547)
(264) 프랑스 일인 통령정부가 탄생했다
한때 왕을 무너뜨리는 게 혁명의 전부라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혁명은 오히려, 지도자의 선출로 완수될 수 있는 것이오. 왜?”
파리 인근, 옛날에는 상파뉴 백작령으로 불리던 장소에서 한 연사가 외치고 있었다.
연사의 이름은 피에르 클로드 프랑수아 도누.
본래 지롱드파로 헌법 전문가 중 하나다.
이번에도 일인 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체제를 작성한 실무가 중 하나기도 했다.
지금은 나폴레옹 통령 선출을 위해 전국으로 파견된 의원 중 하나지만 말이다.
“혁명이 일어난 진정한 이유는 바로 하나! 루이 16세가 나라를 망쳤기 때문이니까!”
“옳소! 게다가 이후에는 선거를 위협하는 자들만 가득했고!”
“로베스피에르에 마라에 피슈그뤼까지! 지도자가 되려는 자들이 유혈과 반란을 일삼으려 했소!”
상파뉴 지역의 자코뱅들이 합세한 가운데, 도누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프랑스의 유일한 구원자가 있소. 바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장군이오!”
상파뉴 일대 농민들과 부르주아들이 함성을 질렀다.
“나폴레옹! 나폴레옹! 나폴레옹!”
“비바 보나파르트! 이탈리아의 해방자, 이집트의 정복자, 오스트리아의 파멸자!”
“어, 중간에 뭔가 다른 사람 업적이 들어간 거 같은데. 하여간 나폴레옹 만세!”
이 일대는 드넓은 평원과 얕은 구릉으로 구성되어 있다.
후일 원역사에서는 이른바 [샴페인]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 술이다.
구릉지 위에서 연설을 보던 자코프 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개표의 시간이 오겠군.”
“볼 거 있소? 어차피 찬반투표인데요. 엘리 부국장.”
“반대표가 10만 이상이면, 그 자체로 엄청난 힘이 돼. 왜? 10만의 적성 세력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니까.”
쉬르테의 실질적인 지휘자, 엘리가 시선을 돌렸다.
“그건 그렇고, 수우코프스키 대위는 무사히 복귀했나? 무슈 비독?”
역시, 이집트 원정 기간 동안 쉬르테의 중요 간부로 떠오른 비독이 입가를 비틀었다.
수우코프스키, 본래 원역사에서는 이집트 원정에서 죽는 나폴레옹의 부관이다.
그렇지만 유진이 이집트에 데려가지 않으면서, 수우코프스키의 운명도 뒤틀렸다.
쉬르테 비밀첩자 중 하나로 선발되어, 러시아군의 동향을 살피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중도에 들켜 고문을 받았지만, 전쟁 후 쉬르테 요원들에게 발견되어 목숨만은 건졌다.
어디까지나 죽지 않았다는 얘기다.
“멀쩡하다는 기준이 눈코입에 팔다리가 붙어 있다는 기준이라면, 그렇군요. 큭큭!”
“회복되려면 멀었나?”
“현장 투입을 원하시는 거라면, 집어치우라고 말씀드리죠. 러시아 이반들이 아주 본인들 병사들 다루듯 때려대서, 엉망입니다.”
엘리가 혀를 찼다.
“그럼, 통령 취임식이나 참석하라고 해. 참, 보나파르트 총사령관 각하는 언제쯤 돌아오신다고 했지?”
비독은 문서 하나 보지 않은 채, 기억력에만 의존해서 대꾸했다.
“1주일 뒤에 빈에서 출발합니다. 대략, 12월 초쯤 도착하실 거 같군요.”
벌써 11월 말이다.
통신망이 미비한 시대라 국민 투표도 약 한 달에 걸쳐 이뤄지고 있었다.
유권자만 7백만에 달하는데다 설득 과정도 오래 걸리니, 결코 느리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선거를 감시하는 입장에서는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혁명이 시작된 이래, 돌발 변수가 발생하는 일은 흔했다.
“그럼 그때까지 투표 현황을 잘 살펴야겠군.”
“조작이라도 합니까?”
“아니, 하지만 무효표로 판정하기는 쉽잖나?”
기마를 돌리는 엘리의 등을 보다, 비독이 낄낄 웃었다.
“크큭, 알겠습니다. 그럼 파리에서 뵙죠.”
먼저 달려가는 엘리의 뒤에서 헌법의 수호자, 도누가 외치고 있었다.
“모두 찬성표로 새로운 프랑스의 희망을 응원합시다!”
한때 혁명의 신봉자였던 이들이 일인 집정을 위해 열정적으로 뛰는 순간이다.
***
그러나 나폴레옹은 이미 프랑스 혁명 이상으로, 유럽을 뒤바꿔버린 상태다.
“모로 사령관, 반갑소. 이렇게 독대하는 건 거의 3개월만인 것 같군.”
쇤브룬 궁전의 내실, 한때는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썼을 공간에 모로가 들어섰다.
모로는 눈앞의 자신보다 키 작은 장군을 보다 고개를 숙였다.
이곳을 주인처럼 사용하고 있는 남자의 이름은 나폴레옹이다.
“그동안 총사령관 각하께서 너무 바쁘셨기 때문이죠. 아니, [통령] 각하라고 불러야겠군요.”
“아직 당선인 발표도 안 났는데, 뭘. 모로 사령관께서 지원군으로 와주신 덕에, 이 위대한 과업을 해낼 수 있었소.”
“정말로 신성로마제국, 아니 오스트리아 제국이 해체되는 겁니까?”
나폴레옹은 커피를 물처럼 들이키며 대꾸했다.
“그렇소. 상세 내역은 외교관들이 교섭하겠지만, 큰 줄기는 간단하오. 그간 오스트리아가 황제의 이름으로 상속해온 가령들을 모두 독립시킬 거요. 왕가가 있으면 왕가를, 아니면 위성공화국으로.”
말로는 간단하지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심지어 유진이 콘스탄티노플에서 해치운 일보다도 어렵다.
오스만 제국은 나름 본체가 유지된 상태에서 종속국이 자율성을 갖는 형태로 분할되었다.
그러나 프랑스 공화국이 오스트리아 제국에 강요한 일은 문자 그대로 국가 해체다.
형식상 가령의 집합체라지만, 단일 군주와 궁정에 의해 지배되던 [제국]이 나뉜다.
가장 큰 규모인 헝가리는 카를 대공에게 맡긴다지만, 나머지는 결정된 것도 없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감시하는 것도 대단한 과업이 될 것이다.
잠시 감탄하는 표정이 되었던 모로가 고개를 저었다.
“엄청난 작업이 되겠군요. 앞으로 통령 재임 기간의 중대 사업이 되겠습니다.”
“그대가 감독자가 될 거요.”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폴레옹이 묘하게 웃으며 일렀다.
“오스트리아 왕국 주둔군 사령관, 장 빅토르 마리 모로 [중장]. 그게 그대의 새로운 직함이오.”
중장, 그러니까 타국에서는 이른바 [야전원수]로 불리는 직책이다.
아직 프랑스에는 이런 계급이 명확하게는 없다.
허나 조만간 프랑스 제일 권력자가 될 나폴레옹이 임의로 사령관에 어울리는 계급을 정한 거였다.
문득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던 모로가 미간을 좁혔다.
“총사령관, 아니 통령 각하. 그건 너무 과분한 직책입니다.”
“아니, 그대가 아니면 안 되오.”
“어째서 제게 그런 중임을 맡기십니까?”
제국의 해체 작업은 완수할 경우 엄청난 영광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를 위해서 최소한 5만에 달할 주둔군을 지휘하는 것도 중대한 권한이다.
그런데 모로는 나폴레옹의 군부 내 경쟁자가 아닌가?
왜 이런 작업을 측근에게 맡기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지. 라이벌을 국외에 남기는 거라고 할 수도 있지 않소?”
“국외에 언제 배신할지 모를 라이벌을 군사력을 주고 남기는 사람도 있습니까? 진짜 이유를 말해주십시오.”
“하하하! 모로 중장의 실력과 명예심, 그리고 애국심을 믿어서라고 하면 믿겠소?”
나폴레옹이 껄껄 웃다 모로를 정시했다.
“좋아, 진짜 이유를 말해주지. 지금 이 프랑스에서 나 다음 가는 군인이 당신이기 때문이오.”
“오슈도, 그리고 장군의 양자 유진도 있지 않습니까. 마세나나 오주로도.”
“마세나나 오주로는 아직, 사단급 지휘관일 뿐이오. 오슈는 멀리 이집트에 있고, 유진은 내 보좌로 가야 하지. 군에 남은 사람 중 1인자는 당신이오.”
나폴레옹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머금은 채, 아주 달콤한 제안을 던졌다.
“여기서, 카를 대공을 견제하며 제국 분할 작업을 감시해 주시오. 돌이킬 수 없는 순간까지.”
그 무엇보다 모로의 마음을 움직인 이름이 있었다.
카를 루트비히 폰 합스부르크.
지금껏 단 한 번도 제대로 이겨보지 못한 적수다.
그 적수가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주둔해 감시한다.
모로와 같은 남자에게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통령 각하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올 때와 달리 신나서 나가는 모로의 등을 보다, 나폴레옹에 옆에 선 조세프가 물었다.
“이걸로 되는 거냐, 나폴레옹?”
“그렇지? 모로가 국내에 있으면 아주 위험해. 내 라이벌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모자라지만 자코뱅들의 중심축이 되는 건 쉽거든.”
“차라리 혼사로 엮는 건 안 되나? 마침 폴린도 있고, 또 네 양녀라고 했나? 오르탕스란 애도 혼기가 찼잖아.”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이 모로에게 제안하는 책략이 있다.
바로 오르탕스와 모로의 혼사다.
허나 조세프의 말에 나폴레옹은 고개를 저었다.
“글쎄, 폴린은 다른 쪽에 쓸 데가 있어. 오르탕스는 유진이 반대할 거고. 일단, 귀국해서 판단해 보자고.”
원역사와 완전히 달라진 게 있다.
유진의 존재감이 지극히 커졌다는 거다.
프랑스에게든, 혹은 나폴레옹에게든.
그러니 나폴레옹도 유진의 의향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오르탕스의 몸값도 유진과 함께 훨씬 높아진 상태다.
모로의 부인으로 넘기기에는 넘칠 정도로.
-타다닥!
그때 모로와 엇갈리듯 나폴레옹의 부관이 뛰어 들어왔다.
“좋은 소식이 왔나, 마르몽?”
나폴레옹이 여유롭게 묻자, 마르몽 준장이 거수경례를 취하며 외쳤다.
“축하드립니다, 각하. 이제, 프랑스의 통령이십니다!”
그 순간 다른 장군들도 바삐 뛰어들었다.
란과 뮈라, 오주로와 마세나, 그리고 세뤼르에까지 사단장급 장성들이 들어선다.
바삐 나가던 모로도 멈춰, 문 앞에 서 있다.
모든 프랑스 장성들이 보는 가운데, 나폴레옹이 빙그레 웃으며 천장을 보았다.
거대한 쇤브룬 궁전의 홀이 보이는 가운데, 나폴레옹의 선언이 떨어졌다.
“전군, 귀국 준비를 시작한다.”
마침내, 나폴레옹이 파리로 돌아갈 때가 왔다.
***
빈에서 파리로 오는 길은 1천 2백 킬로미터에 달한다.
-빰! 빰빰! 빰빰빰!
그 거리를 주파해서 돌아온 7만 대군이 있다.
그리스 왕국군은 빈에서 오스만 제국 방향으로 회군했지만, 맘루크 기병들 중 유진이 데리고 오지 않은 병사들은 함께 왔다.
해서, 터번을 쓴 이색적인 병력이 함께 하는 부대다.
곧, 이탈리아 군단과 오리엔트 군단의 동반 귀환이다.
“정말 떠날 때는 힘들었는데, 올 때는 승자로 돌아오는군!”
“이봐, 란. 자네야 고작 반년 정도지만 난 거의 3년 만이야! 으흐흐, 파리의 미인들이여. 잘 있었나!”
“무슨 뮈라 같은 소리나 하고 있어. 흐음, 내 아내는 정숙하게 지내고 있겠지? 응?”
란이 턱을 쓰다듬으며 쥐노와 떠들다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기, 프라이슈츠 아니야?”
파리 교외에 위치한 옛 성문 앞에서 유진이 기마를 기다리는 게 보였다.
전위로 앞장 서 나가던 속공의 드제가 백마를 탄 채 다가섰다.
처녀들이 본다면 아마도 백마 탄 왕자로 여길만큼 기품 있는 모습이 돋보인다.
“사령관, 벌써 나와 계십니까? 정식 의례는 마르스 광장으로 알고 있는데요.”
“간만이군요, 드제. 그러고 보니 하렘은 어쨌습니까? 여기까지 데려오긴 어려울 텐데요.”
“모두 돈을 줘서 돌려보냈지요, 당연히. 꿈 같은 시간은 꿈속에 놓아두고 오면 됩니다.”
사관학교 출신 귀족답게 교양있는 대꾸에 유진이 피식 웃다 되물었다.
“좋은 말이군요. 아버지, 아니 통령 각하는?”
그때 나폴레옹 총사령관 근위대가 다가왔다.
-척, 척, 척!
후일 원역사에서 황제 근위대가 될 병사들.
모두 큰 키에 당당한 풍모가 엿보인다.
여기, 흉갑기병대만 배치된다면 딱 어울리겠다 생각하며, 유진이 외쳤다.
“위대한 프랑스의 수호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통령께 경례!”
일순, 유진이 끌고 나온 기마척탄병 여단이 기총을 들었다.
“받들어 총!”
기마병들이 양 옆으로 도열한 가운데, 장군모를 쓴 나폴레옹이 다가섰다.
“그간 수고했다, 아들.”
“통령 각하께 인사 올립니다.”
“좋아, 수석보좌관.”
나폴레옹은 말에 탄 채로 눈을 크게 뜨는 유진의 손을 덥썩 잡았다.
“이제, 새로운 프랑스를 만들어 보자.”
문득 저 멀리 파리 시민들이 지르는 함성 소리가 들려온다.
-와아아!
서기 1799년 12월.
부재 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통령 선출자는 일인 후보이자 찬성표 520만표, 반대표 8천표, 무효표 79만표를 얻은 나폴레옹.
비로소 혼란에 시달리던 혁명 프랑스에 일인 통령정부가 탄생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