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6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5화(266/547)
(265) 서기 1800년, 통령의 시간이 왔다 본래 권력자란 만능열쇠 따위가 아니다. “권력은 악기와 같다지. 연주하기에 따라 명연주가 세상을 뒤덮을 수도 있지만, 보통은 불협화음으로 괴롭게 만드는 게 대부분이고.” 서기 1800년 1월, 퇼르리 궁전은 이제 [통령]의 집무실이 되었다. 이제 19세기가 1년 남은 문자 그대로 세기말. 파리 전체는 이미 새로운 시대가 왔다며 연일 축제다. 정작 최고권력자가 된 나폴레옹만은 단 하나도 웃고 있지 않지만. 간만에 군복이 아닌 복장으로 나폴레옹과 만난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축하드리러 왔더니, 그럴 수 없나 보군요.” “당연하지. 유진, 넌 내가 조세핀과 사랑을 나눌 시간을 다 빼앗았어.” “아버지, 제가 알기로 주세피나와는 자주 만나시는 걸로 아는데요.” 주세피나 그라시니, 나폴레옹이 밀라노에서 처음 만난 오페라 가수다. 물론 나폴레옹이 밀라노까지 가서 만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전, 총사령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나폴레옹은 주세피나를 파리로 불러 올렸다. 다만 예술에는 돈이 필요한 법. 주세피나가 파리에서 공연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스폰서가 있어야 했다. 나름 재물 문제에 관심 많은 나폴레옹이지만, 여배우를 후원할 정도의 부자는 아니다. 그렇다고 조세핀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레카미에가 이 문제를 슬쩍 해결해 줬는데, 파리로 돌아온 유진의 귀에도 들어온 것이다. “어허! 어디까지나 예술을 토론할 뿐이다. 그러고 보니, 너 설마 폴린과 또 만나는 건 아니겠지?” 나폴레옹이 펄쩍 뛰며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외쳤다. 그러나 애인 문제는 유진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 조세핀이 알아서 대처할 문제다. 게다가 나폴레옹은 부인과 애인을 철저히 구분하는 전형적인 이탈리아남이다. 오히려 이권 문제라도 애인이 개입하면 그날로 버릴 사람에 가깝다. 이런 여자에게 차가운 냉혈한에게는 애인보다 새 부인이 문제다. 이를테면 오스트리아 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재혼 상대라든가. 유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 나도 마찬가지다. 여자에게 빼앗길 시간 따위 없지! 수석보좌관도 마찬가지여야 해. 그거 아냐? 난 하루 4시간밖에 안 잔다!” “쪽잠을 많이 주무시는 걸로 아는데요. 하지만, 불규칙적인 수면은 사람을 빨리 늙게 합니다.” 당연히 32세 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은 나폴레옹은 코웃음을 쳤다. “흥, 난 지금 왕들을 제외하면, 프랑스 최연소 권력자야. 내가 벌써 노화를 걱정해야 하나?” “정력도 약해집니다. 아주 빨리, 수그러들게 하죠.” “뭐, 뭐, 뭐라고? 그, 그게 정말이냐? 어디서 들은 거냐?” 이 말에는 당황한 나폴레옹이 갑자기 코르시카 억양으로 말을 더듬자, 유진이 뻔뻔하게 대꾸했다. “라레이와 이집트에서 연구한 바입니다. 이집트인들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했죠.” 물론 당연히 거짓말이다. 동시에 원역사 현대 [성의학계]에서 연구한 진실이다. 불면은 두뇌와 신체의 노화도 직접 관련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정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유진이 알고 있는바, 나폴레옹은 [조루]로 유명했다. 지금은 조세핀이 특훈을 시켜서인지, 그런 소문이 사교계에 도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향후에도 그럴까? 당연히 나폴레옹의 애인들이야 유진이 알 바 아니지만, 조세핀이 바람을 피운다면 그것도 골치다. 어쨌든, 유진이 이집트로 갔고, 이폴리트를 떼냈고, 조세핀의 감옥행도 없었다. 아마도 그 때문인지 조세핀이 딱히 바람을 피운다는 정보 보고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나폴레옹에게 조세핀이 완전히 굴복하는 유명한 ‘이집트 귀환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점을 염두에 둔 유진의 진실이 뒤섞인 농담에, 나폴레옹이 입맛을 다셨다. “신경 쓰기로 하지. 당분간은 어쩔 수 없어.” “통령의 일을 배우셔야 해서 그렇습니까?” “천만에! 날 뭘로 보는 거냐, 수석보좌관! 해야 할 일을 몰라서가 아니야. 너무 많아서야!” 통령 집무실 책상에 가득한 서류를 가리키며 나폴레옹이 이를 갈았다. “이 나라는 지금 개판이야.” “아주 신랄한 말씀이시군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통령이 된 거겠지만요.” “영국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재정 상태는 벌써 파탄 직전에 이르고 있지. 물자는 여전히 부족하고, ‘동맹국’인 바타비아와 스위스, 오스만이 적군의 압박을 받아.” 문득 나폴레옹의 시선이 유진을 향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지. 내 임기가 10년이란 거야.” 유진은 나폴레옹을 보다 감탄을 간신히 숨겼다. 보통 군인이 갑자기 정권을 잡으면 헤매는 경우가 많다. 시행착오를 겪는 정도는 양반이고, 권력 행사에 맛을 들여 강권을 휘두르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타락하면 유흥과 사치와 여색에 빠져 지내기 마련이다. 나폴레옹은 원역사에서도 결코 그렇지 않았다. 권좌에서 쫓겨나는 그 순간까지, 국가 공동체의 발전과 영광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단지 러시아로 갔을 뿐이다. 명암 모두가 거대한 인물을 뚫어져라 보다, 유진이 말했다. “바꾸실 생각이군요.” “무엇이 되어야 할지는 나도 아직 몰라. 하지만 10년 통령 체제가 임시적이란 건 알지. 이거 알아? 영국의 조지 3세는 벌써 40년째 왕이란 말이야. 수상 피트는 17년째 집권했고!” “한 명은 왕이고, 다른 한 명은 왕에게만 책임지는 수상이죠.” 슬쩍 유진이 던진 말에 나폴레옹이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그래, 내게도 그런 확고부동한 기반이 필요해. 이 프랑스를 탈바꿈하기 위해서라도!” 결국 임기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자는 군주다. 허나 대부분의 군주는 자리 보전에만 급급하기 마련이다. 당장 조지 3세도 미국은 독립했고, 이집트는 빼앗겼고, 유럽 대륙에서 지고 있다. 게다가 나폴레옹 같은 천재가 군주로 설 때는 다른 문제도 있다. 폭주다. 그러니 유진도 지금 군주제 부활을 바로 카드로 꺼낼 수는 없다. 입을 다물고 있는 유진을 향해, 나폴레옹이 두 팔을 휘저으며 부르짖었다. “그러자면 일을 하나씩 할 수 없다. 모두, 동시에 추진해야 해. 외정과 내정, 그리고 권력기반 전부를!”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나폴레옹이 자신의 시간을 넘치도록 사용하게 내버려둘 때다. *** 그렇다면 나폴레옹이 말하는 바는 과연 무슨 뜻일까? “푸핫! 오우, 머리가 어질어질한데?” 국정운영에 별 관심이 없는 이폴리트가 벌거벗은 채 침대에서 일어났다. 주위는 흐트러진 침상과 술병, 그리고 속옷이 나뒹군다. 자주 여자와 밤을 보내는 이폴리트에게는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제 잠자리를 같이 한 여자가 누구였는지, 얼른 기억나지는 않았다. 그 순간, 풍성하다 못해, 살짝 비만한 살덩이가 옆에서 일어났다. “어머나, 잘생긴 장군님. 이제야 깼어요?” “으히익? 누구?” “섭섭해라. 어젯밤 뜨거운 밤을 같이 불태워 놓고 이제와서 왜 모른 척이죠?” 그때서야 이폴리트는 같이 불타는 밤을 보냈던 여자가 누구였는지 깨달았다. “아, 마담 스탈. 제가 잊을 리가 있겠습니까. 어젯밤, 클레베르 장군의 편지를 전하러 왔었는데.” 안느 루이즈 제르맹 드 스탈-홀슈타인. 이른바 스탈 부인으로 이름 남은 네케르의 딸. 유부녀지만 평생 자유연애로 유명했고,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의 감시 대상이었던 저명 문필가다. 현재는 파리에서 살롱을 운영하며, 아직 이집트 원정을 떠나기 전에는 클레베르의 애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제 클레베르가 이폴리트를 통해 파리로 보낸 편지를 받다가, 이폴리트와 눈이 맞은 것이다. 끈적한 눈빛을 보내며, 스탈 부인이 이폴리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오늘도 나랑 재미있는 얘기, 많이 나눌 거죠? 이 침대 위에서. “하하하, 즐거운 밤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전 많이 바빠서. 며칠 후에나 다시 와야 할 것 같군요.” “그래요? 하긴,보나파르트 신임 통령이 외정과 내정, 권력기반 모두 위기이긴 할 테니.” 슬쩍 빠르게 옷을 챙겨입던 이폴리트가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마담 스탈?” 당연히 이폴리트는 이 저명한 바람둥이 살롱 주인에게 코를 꿰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남편인 스탈 남작도 파리의 다른 저택에서 머물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수많은 미녀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풍만한 유부녀와 놀아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방금 스탈 부인이 한 말은 의미심장했다. “어머, 모르는 척 하긴. 우선 외정 면에서, 아직 우리 프랑스는 영국과 전쟁 중이죠?” “사실상 끝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이센도 정전 협정을 요청해 왔고.” “항구 도시 상인들은 다르게 말하던데요? 어제도 툴롱조차 습격당했다는 소문이 퍼졌어요. 통령님이 처음 도약하신 장소죠? 아, 유진 수석보좌관도 그렇구요.” 스탈 부인이 웃으며 지적하자, 이폴리트가 입맛을 다셨다. “추억의 장소이긴 하죠, 흠.” 아무래도 스탈 부인이 그냥 이폴리트를 농락하기 위해 유혹한 게 아닌 모양이다. 역시, 유진의 최측근이란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미처 이폴리트가 이 점을 생각하기도 전에, 스탈 부인이 빠르게 현 정국을 읊었다. “게다가, 내정은 더 골치 아파요. 우선 조세 면에서 다양한 세금을 전임 정부가 도입했지만 모두 실패했죠. 이거 알아요? 원래 혁명이 소금세에서 시작됐다는 거?” “담배세 아니었습니까? 뭐, 세금은 항상 골치 아픈 문제죠.” “지방 행정도 여전히 일원화되어 있지 않죠. 기술은 영국과 뒤처졌고, 식민지는 비교도 할 수 없어요. 그나마 앞선 게 이집트인데, 그곳까지 갈 해군도 부족하죠?” 일순, 벌거벗은 스탈 부인이 이폴리트의 턱을 붙잡으며 속삭였다. “나아가 나라빚은 여전해요, 무슈 샤를.” 이폴리트는 능수능란하게 스탈 부인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씩 웃었다. “이거, 마담께서 정치를 해도 되겠습니다.” “흥, 남자들이 투표권을 주지 않아서 말이죠. 게다가 난 원래 이 나라 재무대신이었던 네케르의 딸이라구요. 살롱에 오는 손님들도 모두 프랑스 최고의 남자들 아니겠어요? 애석하게도, 보나파르트 각하가 오시지 않지만.” “그중 하나가 되었다니, 정말 영광인걸요. 하하하!” 슬쩍 웃으며 몸을 뺄 찰나, 스탈 부인이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참, 어렵죠. 권력이라는 게? 이 모든 걸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요? 신정부는?” 바로 이 정보를 얻기 위해, 스탈 부인은 지금까지 떠든 모양이다. 이폴리트는 입가를 비틀며 군복을 입었다. 아무래도 이 흥미로운 부인을 꽤 자주 만나러 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글쎄요, 적어도 전쟁으로 해결할 것 같진 않군요. 전 군인이긴 합니다만.” 서로, 정보를 캐려는 두 남녀가 눈에 불꽃을 튕기며 웃었다. ***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야 하는 게, 보좌관의 역할이다. “요컨대 권력이란 건, 잡는 것보다 사용하는 게 관건이죠. 특히 이런 혁명의 시기에는.” 신임 정부의 수반은 단연, 통령 나폴레옹이다. 또한 내각은 외무, 법무, 전쟁, 재무, 경찰, 내무, 해군부로 구성된다. 허나 진실로 이 정부 기관을 끌고 갈 사람은 따로 있다. 통령 비서실의 수석보좌관, 유진 보나파르트다. 퇼르리 궁전 내각 회의실에서 유진이 역설할 찰나, 세 명의 거물 정치인이 서로 쳐다보았다. “흐음, 다 좋은 이야기인데. 뭘 좀 먹으면서 하면 안 되오?” “오, 탈레랑의 유명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건가?” “나도 찬성이오. 사람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니겠소. 허허허.” 외무장관 탈레랑, 법무장관 캉바세레스, 그리고 재무장관 르브룅이다. 정부 내각의 그야말로 최고위 인사들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식사부터 요구하는 걸 보면, 긴박한 마음은 별로 없는 게 분명하다. 그 모습을 보다 유진이 싱긋 웃었다. “그러시죠. 퇼르리 궁에 딱히 요리사가 준비되어 있지는 않으니, 이건 탈레랑 외무장관님의 도움을 빌려야겠습니다.” 그러자 미식가로 원역사에 이름을 남긴 남자, 탈레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만 주시오. 요새 최고의 요리사를 소개해 드리지.” “누굽니까?” “마리 앙투안 카렘이란 친구요. 최근 파리 최고의 [파티시에]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 후일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로 이름을 남긴 주방장을 부르며, 내각 회의가 더욱 활기를 띠었다. 그 모습을 보던 유진에게 문득 한 사람이 옆에 섰다. 브리엔, 나폴레옹의 친구다. “수석보좌관, 정말 저 식충이들의 식사나 대접하며, 시간을 낭비해야 합니까?” 유진은 흘깃 브리엔을 돌아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차석보좌관께서도 성질이 급하신 줄은 몰랐군요. 아버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저 치들과 상대하고 있자니, 없던 성질이 생길 판이군요. 대체 회의는 언제 하는 겁니까?” “다들 실무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잖습니까. 빨간펜, 아니, 체크만 하는 분들이죠.” 결국 장관과 같은 높으신 분들이 좋아하는 것은 [결정]이다. 실제 계획을 세우고, 실행수단을 확인하며, 행정을 처리하는 일은 비서관들의 몫이다. 예를 들면 브리엔이라든가. 물론 딱 한 사람, 예외는 있다. 유진이 눈치를 살피다, 문서를 하나 브리엔에게 건넸다. “일단, 저분들을 상대하는 사이, 이걸 필사해 주세요.” “이게 뭡니까?” “어제 아버지가 [구술]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기획서입니다.” 문득 유진의 눈이 번뜩였다. “그랑 프랑스 플란.” 퇼르리 궁전이 미식의 향기로 가득 차는 동안, 진정한 변혁이 준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