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6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7화(268/547)
(267) 위대한 프랑스에 필요한 것은 돈이다
결국 유진이 위험을 무릅쓰고 승전 리셉션에 달려간 이유는 하나다.
나폴레옹 통령 정부에게 필요한 게 있기 때문이다.
동시다발적인 혁신을 진행 중이고, 또한 혁신 없이는 망할 수밖에 없으며, 혁신만이 권좌를 지키게 해준다.
그런데 혁신은 대체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나폴레옹은 두 팔을 휘저으며 외쳤다.
“로베스피에르라면 기요틴이라고 말하겠지. 하지만, 아니야!”
퇼르리 궁전 3층, 세느 강이 보이는 집무실에는 딱 세 사람만 있는 상태다.
통령 나폴레옹, 수석보좌관 유진, 그리고 현재 파리의 대은행가로 손꼽히는 수완가 자크 레카미에다.
물론 호사가들 사이에서, 레카미에는 은행가보다는 26세 연하의 부인으로 더 유명하다.
허나 유진도, 나폴레옹도 그 진실을 캐묻기 위해 부른 것은 아니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나폴레옹에게 맞장구를 쳤다.
“사실 로베스피에르는 혁명 이념이라고 말했을 겁니다. 리베르테, 에갈리테, 프라테르니테. 아주 좋은 말이죠?”
“그건 원래 시에예스가 만든 말이야. 로베스피에르는 특히 자유 같은 건 믿지도 않았어. 평등은 혹시 모르겠군.”
“전 데물랭이 처음 쓴 줄 알았는데요. 뭐, 어쨌거나. 뭐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원역사 현대에도 종종 논의되는 문제다.
자유, 평등, 우애를 대체 누가 먼저 외쳤는가?
당대에도 합의되지 않았던 이 문제를 떠들다, 나폴레옹이 아주 현실적인 답을 내놓았다.
“돈이다, 유진!”
결국 이념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며, 혁신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은 자본이다.
“왜 혁명이 일어났는가? 재정적자 때문이지. 멍청한 부르봉 왕가가 아메리카 연방 전쟁에 돈을 다 써버려서 일어난 일이야!”
“중요한 원인 중 하나긴 하죠. 저도 미국 국채로 제법 벌었는데.”
“그런 얘기는 어디 새어나가게 하지 마라. 외교, 전쟁, 내치. 모두가 돈이 들어간다. 하물며 봉급이 적은 징병제 병사들에게도 마찬가지야! 참, 통령 근위대는 만들고 있냐?”
갑자기 장광설을 떠들다, 주제에서 벗어났지만, 반드시 필요한 문제를 묻는다.
나폴레옹의 유명한 습관 중 하나다.
물론 이 시대에는 아직 측근들만 아는 나쁜 태도지만 말이다.
문자 그대로 남을 무시하는 오만한 [천재]의 모습에 유진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답했다.
“예, 일단 란을 책임자로 선임했습니다.”
“란? 그 친구는 뛰어나긴 하지만 돈 쓰는 법은 잘 모를 텐데?”
“쓰는 건 잘하죠. 통제가 잘 안 되서 그렇죠. 너무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오주로를 감사관으로 붙였거든요.”
사실 원역사에서도 란은 통령 근위대장을 맡는다.
바로 그 직후, 40만 프랑을 넘게 썼다가 나폴레옹에게 불호령을 당한다.
관저, 제복, 장비에 아주 막대한 비용을 펑펑 썼기 때문이다.
이 돈을 전부 토해내라는 나폴레옹의 엄명에 쩔쩔매다, 의외로 한 재산 모아놓았던 오주로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난다.
유진은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냥 처음부터 오주로를 붙여놓은 것이다.
깐깐하지만 실속도 챙길 줄 아는 남자니까.
나폴레옹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좋아, 그것도 역시 돈이군. 자, 유진. 네 생각은 어떠냐? 소득세를 폐지하는 건에 대해서 말이다.”
이게 나폴레옹이 자크 레카미에를 불러온 이유다.
결국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는 조세다.
그렇지만 혁명 전에도 프랑스 왕실은 조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
당시에 부르주아에게 추가 징세를 하려다 일어난 게 혁명이다.
혁명 후, 프랑스는 혁명적으로 소득세를 도입했다.
허나 영국과 달리 실패를 거듭하며 제대로 징세를 하지 못한다.
사실 중앙집권화는 영국보다 여전히 앞선 상태인데도 그렇다.
그만큼 프랑스 조세체계나 경제상황이 영국보다 후진적이란 뜻이기도 하다.
원역사에서도 결국 나폴레옹은 소득세를 폐지하고, 다른 수많은 부가적 세금을 덧붙인다.
소비세가 그중 하나다.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다, 슬쩍 고개를 돌렸다.
“여기, 무슈 레카미에는 참 좋아할 폐지로군요. 소득이 많을 테니.”
“어흠! 갑자기 왜 날 물고 늘어지시는지? 난 정당하게 세금을 내며 사업을 하는 걸 중시하오.”
“비록 혁명정부가 소득세를 걷는 일에 계속 실패했다 해도, 소득세 자체는 중요한 세금입니다. 당장 영국만 해도 소득세로 전쟁 비용을 대고 있죠.”
나폴레옹이 콧방귀를 뀌었다.
“징세가 안 되잖아, 징세가! 자, 레카미에. 이게 당신을 부른 이유요. 금융 전문가로서, 세금에 대해 제대로 조언해주지 않겠소?”
자크 레카미에는 눈을 굴렸다.
구왕실 시절에도 왕은 항상 이런 선택을 하곤 했다.
조세가 모자라면 금융가를 불러 돈을 요구한다.
채무의 형태지만, 결국 헌납이다.
유진과 나폴레옹의 부담스런 눈빛을 받던 레카미에가 말을 돌렸다.
“전 조세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래서, 세금 문제라면 영국의 세법을 본따시라는 말씀밖에 드리기 어렵군요.”
“난로세나 통행세, 창문세 같은 걸 걷으라고? 아, 토지세도 있겠군.”
“그보다 소득의 구간별로 세율을 달리하는 거지요. 대략 200파운드가 넘으면 10프로의 소득세를 매긴다고 하더군요. 60파운드 이하에는 소득세를 매기지 않구요.”
영국의 선진적인 소득세 체계, 그러니까 [누진세]를 설명하는 레카미에의 말을 듣다 나폴레옹이 되물었다.
“징수가 조금은 더 쉬워지겠군. 그것뿐이오?”
“전 조세전문가가 아니라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다만 은행가의 입장에서 말씀드린다면, 영국은 세금으로 전쟁을 치르지 않습니다.”
“그럼, 뭘로 치르지?”
눈을 굴리던 레카미에가 빙긋 웃었다.
“국채지요.”
나폴레옹이 미간을 찌푸렸다.
“나보고 제2의 루이 16세라도 되라는 건가? 전시국채로 구왕실은 망했소.”
“왜 국가가 채권을 발행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영국은 뱅크 오브 잉글랜드가 처리합니다.”
“국가은행을 만들자고?”
그때서야 레카미에는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꼭, 국영은행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보나파르트 가문이 대주주인 은행이라도 중앙은행이기만 하면 되는 거지요.”
이번에는 나폴레옹이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
물론 레카미에의 제안은 현대로 따지면 권력자의 사익추구형 부패다.
“그 얘기 하라고 부른 건 아니었는데 말이죠, 무슈 레카미에.”
사실 원역사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다.
프랑스 최초의 중앙은행인 방크 드 프랑스는 수많은 대주주를 갖는다.
대주주로 레카미에도 들어가지만, 조세프 보나파르트를 비롯한 보나파르트 일가도 한 몫 낀다.
그렇지만 원역사 왕정복고 때 모두 쫓겨나는 신세를 맞이하고 만다.
레카미에는 그보다 조금 더 빨리 쫓겨나지만 말이다.
권력을 통해 얻은 부가 얼마나 허망한지 보여주는 사례랄까.
문득 레카미에가 커피를 홀짝이며 대꾸했다.
“정작 제노바에는 이탈리아 방크 만들지 않았소? 여기, 피에르 콜로도 그곳의 책임자로서 회의에 참석하러 온 거고.”
“왜 날 들먹입니까? 다 알면서 통령 각하 앞에서는 말씀하지 않더니.”
“뭘? 난 일개 은행가라 국가의 대사는 잘 모르겠소만.”
그 순간 퇼르리 궁전, 수석보좌관실 한쪽 의자에 앉아 있던 콜로가 외쳤다.
“전쟁을 멈춰야 돈이 돌죠! 그냥 중앙은행만 세운다고, 갑자기 없던 신용이 생깁니까? 누가 프랑스 국채를 사요? 강제할당이라도 하면 몰라도.”
현재 콜로는 이탈리아 방크 드 보아르네의 총행장이다.
제노바에 있는 이탈리아 방크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각지에 흩어진 보아르네 방크 지점을 총괄하고 있다.
때문에 거듭 전쟁을 겪으며 깨달은 바가 있었다.
전쟁 중에는 무슨 짓을 해도 일상 경제가 살아나는 게 어렵다.
금융이라도 마찬가지다.
군수사업 말고는 성공할만한 게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프랑스는 아직도 전쟁 중이다.
영국이 정전 협정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국의 동맹국인 프로이센도 어물쩡 군대만 후퇴시킨 채,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었다.
그때 유진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뭐, 방크 드 프랑스 같은 게 필요하긴 하죠. 영국을 무역, 그리고 공업 면에서 따라잡으려면.”
“얼씨구? 우리 파트롱까지 전염됐네? 중앙은행 만능론은 집어치워. 그건 암스테르담의 은행가들도 실패한 일이야. 아무리 국가 핵심은행을 만들어도, 전쟁을 치르면 망해. 당장 방코 디 암스테르담부터 파산 직전이라고.”
“아직 파산 안 할 거예요, 콜로. 또한 산업혁명, 아니 산업 육성에는 국책은행의 기여가 필수적이라구요. 당장 돈이 안 되는 사업에 투자해야 하니까.”
지금 유진과 콜로의 대화는 오랜 중앙은행의 문제다.
영국은 7년 전쟁 때부터 전비 조달을 위해, 민간 금융업자들을 통해 국채발행 기관을 만들었다.
이게 저 유명한 잉글랜드 은행이다.
그렇지만 영국보다 좀 더 빨리 금융을 발전시킨 네덜란드는 중앙은행 정착에 실패했다.
그 결과 원역사에서는 1812년에 암스테르담 은행이 파산한다.
아직은 비틀거리면서도 버티는 정도이긴 하다.
그럼 프랑스는 어떨까?
원역사에서는 결국 전쟁이 끝나지 않아 신용을 회복할 겨를이 없고, 이른바 금화 발행만으로 겨우 버텨낸다.
국채나 혹은 지폐 발행까지 제대로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야 중앙은행을 만드는 보람이 없다.
문득 레카미에가 생각에 잠긴 유진에게 물었다.
“그럼, 방크 드 프랑스, 만드는 건가?”
“통령 각하가 그러라고 하셨잖아요? 하지만, 다른 대책도 제안해줘야겠어요.”
“전쟁 중단이라. 이건 내 전문 분야가 아닌데.”
레카미에는 자리에 앉아 책상을 두들기다 중얼거렸다.
“문제는 결국 영국이지? 그럼, 영국인을 만나야지.”
유진은 레카미에를 보며 눈을 깜박이다 크게 떴다.
“영국인이라니, 대체 누구를. 잠깐.”
“이제 생각났나 보지? 그 친구, 아직 감옥에서 죽지 않았나 모르겠군.”
“갑자기 내가 궁금해질 지경이군요. 옥사 뒷바라지를 누가 해줬을 리도 없는데.”
레카미에가 껄껄 웃다 유진에게 일렀다.
“이런 무심한 동업자 같으니. 내가 해줬어. 프랜시스 베어링은 아직 멀쩡하다네.”
돈 문제를 해결하러 레카미에를 불렀다가, 엉뚱한 해법을 얻게 된 순간이었다.
***
당연히 감옥에 갇힌 죄수는 아무리 대접을 잘 받아도 불만족스럽다.
“죽겠군. 감옥의 밥은 아주 맛이 없어. 대체 언제쯤 나갈 수 있는 건가? 프라이슈츠?”
유진은 감옥이라기보다 어쩐지 귀족의 방처럼 보이는 옥사를 둘러 보았다.
이곳은 바로 탕플 수도원이다.
예전에 여기서 지냈던 한 외로운 남자를 떠올리다 유진이 일렀다.
“이 방의 원래 주인은 죽어서야 나갔죠.”
“으스스한 얘기 하지 말게. 그런 거물 죄수와 내가 같지는 않지?”
“권력을 잃은 왕보다는 재력을 여전히 가진 은행가가 더 위험한 죄수 아닐까요?”
곧, 루이 16세가 죽었던 방 안에 서서 유진은 눈을 번뜩였다.
“풀어주겠습니다, 미스터 베어링.”
잠시, 섬찟해 물러나던 프랜시스 베어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영국에서 특사라도 왔나? 날 풀어주라는 조건을 같이 가지고?”
“애석하게도 피트 수상은 워낙 완강해, 우리 항구를 계속 공격하고 있더군요. 정부가 새로 섰지만, 무역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입니다.”
“바깥은 연일 파티로 흥청망청인 모양이던데? 내가 죄수인 몸이라 간수들에게 들은 게 전부지만.”
유진은 코웃음을 쳤다.
“무슈 레카미에가 얘기해 줬군요. 그냥, 오스트리아 제국의 금고에서 나온 돈입니다. 전쟁 특수 경기랄까요.”
아직 프랑스의 항구는 봉쇄 상태다.
다만 오스트리아나 이탈리아, 그리고 에스파냐 방면의 육상 무역은 재개되었다.
또한 레반트 루트도 이탈리아 동해안을 통해 다시 연결되는 중이었다.
여기에 오스트리아 전쟁 배상금이 1차로 들어오면서, 파리가 연회를 열만큼 회복된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경제가 살아나려면, 결국 대서양과 인도 무역이 가능해져야 한다.
영국과 평화협상을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대충 상황을 굴려보다 베어링이 수북한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럼, 날 풀어주는 조건이 뭐지?”
“짐작하겠죠? 전쟁 중단입니다.”
“난 아무 힘이 없네. 피트 수상은 내 재정적 조력이 필요할 만큼 가난한 사람도 아니고.”
후세 원역사에서 로스차일드 가문은 영국 수상 디즈레일리를 구워삶는다고 한다.
허나 피트는 가난한 문필가였던 디즈레일리와 달리 부자 귀족이다.
또한 베어링은 아직 영국의 재계를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유진은 베어링을 믿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피트를 물러나게 만들어야죠.”
베어링이 입을 쩍 벌렸다.
“잠깐, 설마 내 구금 해제 조건이?”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시무시한 제안을 던졌다.
“맞습니다, 미스터 베어링. 수상 피트 정권을 붕괴시켜 주세요. 그러면, 당신을 풀어드리겠습니다.”
한때 피슈그뤼 쿠데타를 추진하던 남자.
베어링스 뱅크의 오너, 프랜시스가 이제 영국 정부를 무너뜨려야 할 신세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