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6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8화(269/547)
(268) 세계의 삼대은행을 손에 쥐어볼까
시간은 잠시, 3일 전으로 돌아간다.
“축하드립니다, 프라이슈츠 장군. 마침내 프랑스의 2인자가 되셨군요!”
유진은 간만에 모친의 말메종 저택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파리 시내 중심부에 있는 보아르네 방크 건물은 너무 눈에 띈다.
보좌관 집무실이 있는 퇼르리 궁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교외에 위치한 말메종은 아직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 집중되지 않은 편이다.
손님, 나탄에게 커피를 권하며 유진이 싱긋 웃었다.
“미스터 로스차일드. 그건 우선 틀린 말입니다. 내 지위는 육군 소장 겸 통령 수석비서관이니까.”
“그게 그거죠. 모두가 얘기하고 있습니다. 새 시대의 왕은 보나파르트 장군이고, 새 시대의 재상은 프라이슈츠 장군이라고!”
“설사 그런 얘기를 듣는다고 해도, 내 앞에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위험하다는 걸 잘 알거든요.”
굳이 부정하지 않은 채, 유진이 나탄 혹은 영어로는 네이선으로 불리는 청년에게 대꾸했다.
“특히, 지금처럼 재정 위기인 경우는 더욱 그렇죠. 미스터 로스차일드.”
네이선 메이어 로스차일드, 후일 원역사에서 저 유명한 로스차일드 금융제국의 초석을 쌓은 남자다.
워털루 전투 때 전황 정보를 먼저 입수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일화의 주인공이 바로 이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23세의 젊은 멘체스터의 사업가일 뿐이다.
역시 19살이지만 프랑스 제1권력자의 최측근인 유진에게 네이선이 고개를 조아렸다.
“자금이라면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본가에서, 충분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헤센 카셀 공작의 대금이겠죠?”
“어떻게 아십니까? 정말 쉬르테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군요! 대단합니다!”
물론 역시 원역사에서 일어났던 일이라, 유진이 알고 있을 따름이다.
“난 쉬르테를 아는 당신 가문이 더 놀랍군요. 바로 그 능력 때문에 내가 당신을 부른 거지만.”
오히려 유진의 입장에서는 [쉬르테]를 네이선이 아는 게 놀랍다.
어쨌든 네이선은 프랑크푸르트도 아니고, 영국 멘체스터에서 포목사업을 시작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야 통령 직속기구로 편입된 유진의 사설 정보조직까지 알고 있는 셈이다.
저 유명한 로스차일드의 정보력을 새삼 헤아리던 유진이 싱긋 웃었다.
“지금 우리 프랑스에 필요한 건 돈입니다.”
“저희 가문 혼자서라면 어렵겠지만, 구 신성로마제국의 유대인들을 한 번 모아보겠습니다.”
“그건 프랑스의 유대인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물론, 대표자가 되려면 통령 각하의 인증이 필요하겠지만.”
네이선이 눈을 굴렸다.
로스차일드, 독일어로 로트실트라 불리는 네이선의 가문은 가족 금융기업을 운영한다.
현재 장자 마이어는 프랑크푸르트에, 차남 솔로몬은 빈에 간 상태다.
후일에 파리는 막내 제임스 로스차일드 혹은 ‘자크’ 드 로쉴드의 담당이 된다.
그렇지만 아직 자크는 1792년생, 그러니까 8살 생일이 지나지 않은 어린애다.
때문에 프랑스에 로스차일드 가문은 아무런 기반이 없다.
한데, 유진이 프랑스 유대인들의 대표자로 로스차일드를 선정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무엇을 원하시는 겁니까, 수석보좌관님?”
유진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대꾸했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평화가 필요하죠.”
“이미 대륙은 평화롭습니다, 수석보좌관님.”
“천만에요. 항구는 전부 전쟁 중이죠. 당신이 런던에서 여기까지 올 때, 코펜하겐을 통해 간신히 들어온 걸 잊었습니까?”
현재 영국은 프랑스와 아직도 싸우는 중이다.
다만 이것은 프랑스와 그 동맹국의 항구에 한정된 문제다.
엄연히 중립 국가인 항구로는 아직 영국 함대가 손을 대지 못하는 상태였다.
원역사에서는 전쟁이 1801년에도 계속되면서, 영국이 아예 덴마크까지 공격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은 1800년인데다, 유럽 대륙에서 프랑스가 완승한 상황이었다.
영국이 중립국까지 공격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덕분에 덴마크는 프랑스 밀수품까지 취급하며, 연일 호황이다.
바로 이 항구를 통해 네이선이 멘체스터에서 파리로 들어온 거였다.
허나 언제까지고 중립국 항구로만 교역할 수는 없다.
결국 전쟁 종결이 필요하다.
“우리는 영국과 평화교섭을 해야 합니다. 영국 정부와 연결될 자가 필요해요.”
가만히 유진을 주시하던 네이선이 조금씩 벗겨지는 머리를 쓰다듬다 웃었다.
“제가 아니군요. 그럼 미스터 베어링입니까?”
“맞아요. 난 베어링의 거래처이자 친구인 당신이 베어링을 설득해 주길 바랍니다.”
“흐음, 그건 쉽지 않죠. 미스터 베어링은 잇속에 밝기도 하지만, 그보다 정부와 교섭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네이선은 고개를 젓다,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차라리 피트 정권을 붕괴시키시지요. 수석보좌관님.”
전혀 생각지 못한 제안에 이번에는 유진이 놀랐다.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런던에서만 보고 들을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혹시 조지 국왕이 정신이 돌아왔다는 사실 들으셨습니까?”
“그래요? 아, 들었던 것 같군요. 최근에 좀 좋아졌다던가.”
유진은 마치 정보를 입수한 척 했지만, 역시 원역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른바 광인왕으로 역사에 남은 조지 3세는 포르피린 증이라는 일종의 효소장애를 앓고 있다.
당대에 미쳤다는 사람들이 대부분 매독 때문이란 점을 감안할 때, 조금 억울한 케이스랄까.
어쨌든 1800년 무렵에는 조지 3세의 광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상태다.
문제는 제정신인 왕이 결코 영국에 좋은 것만은 아니란 점이었다.
“그런데, 정신이 돌아온 조지 국왕이 지금 피트 수상에게 화를 내고 있답니다.”
“왜죠? 프랑스 때문인가요?”
“아뇨, 아일랜드 때문입니다.”
네이선이 최근, 런던에 갔다가 들은 정보를 입에 올렸다.
“피트 수상은 아일랜드 완전 합병을 위해, 가톨릭 해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조지 국왕은 반대죠.”
아일랜드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게 1799년의 일이다.
그간 아일랜드를 식민지로 지배했던 영국은 이를 기점으로 아일랜드의 영토화를 결정했다.
유명한 그레이트 브리튼의 국기가 이때 완성된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아일랜드는 가톨릭 교도가 다수라는 점이다.
반면에 영국은 성공회 도입 시절부터, 가톨릭 교도를 차별하는 법이 명문화되어 있었다.
피트는 이 점을 우려해 가톨릭 교도도 공직에 취임할 수 있도록 해방령을 선포할 계획이었다.
조지 3세는 제정신이 돌아온 후, 이 사실을 알고 펄쩍 뛰었다.
「가톨릭을 해방하다니! 그건 신교를 지키겠다고 서약한 짐의 대관식 서약을 위반하는 것일세!」
언뜻 완고한 헛소리로 들리지만, 조지 왕의 판단은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성공회 국가인 영국에서 가톨릭을 함부로 풀어준다면, 국가 분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계몽주의가 지난 혁명의 시대라도 종교는 무시할 수 없다.
애초에 종교를 무시할 수 있다면, 왜 아일랜드는 아직도 가톨릭 교도가 다수란 말인가?
그러나 피트는 아일랜드 통합만이 영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후일에 원역사에서는 결국 아일랜드가 독립해 버리니, 누가 맞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이 상황은 분명 프랑스에 유리하다.
“이걸 이용하면, 피트를 끌어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게 바로 네이선이 유진을 통해 제안한 피트 내각 붕괴 책략이었다.
***
3일이 지난 지금, 듣고 있던 프랜시스 베어링도 감탄하고 말았다.
“피트와 조지 왕이 사이가 나빠졌다? 그럼, 가능하지. 결국 피트 수상의 권력 기반은 대중이 아니라, 조지 왕의 신뢰에 달려 있어.”
물론 영국 국정의 실권자는 수상이다.
그렇지만 이 수상을 결정하는 존재는 국왕이다.
후일에 19세기 말, 빅토리아 여왕 때까지만 해도 하원의 의석과 무관하게, 국왕은 수상을 결정할 권리가 있었다.
다만 하원에서 반대파가 많으면 당연히 국왕도 아무나 수상으로 정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피트를 떠받치고 있는 최대 기반은 분명 국왕의 신뢰다.
국왕 조지 3세가 불신임을 하도록 조금만 밖에서 흔들어도, 내각은 붕괴할 수 있다.
이를테면, 런던의 유력 은행가 베어링이 동인도회사에 로비를 하는 식이다.
“당신이 조금만 돌을 얹어 준다면, 균형이 깨질 수 있죠.”
“하지만 그러자면 난 정말 돈을 많이 써야 할 텐데. 동인도회사의 이사들을 움직여야 하거든.”
“원하는 바가 있습니까? 어느 정도까지는 들어드릴 수 있죠. 저도 은행가니까.”
가만히 유진을 보던 베어링이 입가를 틀었다.
“뱅크 오브 프랑스, 만들 거지?”
프랑스어로 말하면 방크 드 프랑스가 될 것이다.
유진은 슬쩍 거뭇해진 턱을 쓰다듬었다.
요새 너무 바빠서 면도를 할 시간도 없었던 탓이다.
“어떻게 알았죠? 설마 레카미에가 그것도 얘기했습니까?”
“아니. 하지만 내가 아는 유진 ‘보아르네’라면 이 난국을 금융가의 방식으로 해결하겠지. 중앙은행은 아주 좋은 대안이야.”
“실패 가능성도 높죠.”
유진을 ‘프라이슈츠’가 아닌, 금융신동 때부터 보아온 은행가 베어링이 씩 웃었다.
“그건 주주로 신뢰성을 높이면 돼. 이를테면 나처럼 명성 높은 은행가라든가.”
이번에도 유진은 네이선의 제안에 그랬듯, 경악했다.
“지금 외국인을 중앙은행의 주주로 넣으라구요?”
“왜, 지분율을 낮추면 되잖아.”
“보고서는 받게 될 거 아닙니까. 국가 핵심 사안의 기밀을 외국 은행가에게 보여주란 소리가 되죠.”
그러자 베어링이 뻔뻔한 얼굴로 답했다.
“그럼 추후에 내게 프랑스 국적도 주면 되지.”
유진은 미간을 좁혔다.
“국적을 두 개 갖겠다는 겁니까?”
“귀족들은 여러 나라의 작위를 동시에 보유하잖나. 평민은 국적 여러 개 보유하면 안 되나?”
“정말 당신은 보통 은행가가 아니군요.”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
글로벌 사업가 유치를 위한 이중국적 시책.
베어링이 그 정도로 필요한 사람인가?
유진은 눈을 감으며 생각해 보았다.
보안과 여론, 그리고 원역사를 동시에 저울에 올려놓는 상상을 하면서.
어디로 저울이 기울까?
일순, 유진의 귀에 베어링의 목소리가 들렸다.
“국적을 주신다면 기꺼이 프랑스에도 충성하지. 내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면. 어때?”
유진은 눈을 떴다.
“좋아요. 하지만 당신 하나로는 안 되겠어요.”
이럴 때는 또 다른 견제 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
탕플 수도원, 저 유명한 루이 16세가 죽은 감옥에 23세 청년 네이선이 끌려왔다.
“예? 저보고 프랑스 중앙은행의 주주가 되라구요?”
혹시 감옥에 갇히나 두려움에 떨던 네이선은 또 다른 이유로 떨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업의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실로 놀라운 제안을 한 [스폰서], 유진 보나파르트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 높은 지분은 아닙니다. 미스터 베어링이 5프로, 당신은 1프로니까. 네이선 마이어.”
“저는 일개 포목상에 불과합니다. 이제 겨우 은행을 멘체스터에 여는 수준이에요!”
“미스터 베어링이 보증하면, 롬바드 스트리트에 은행을 열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이 롬바르드 인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나요?”
롬바드 스트리트, 그러니까 [롬바르디아] 인들의 거리란 뜻이다.
옛날 13세기에는 유럽 금융의 중심이 단연, 이탈리아였다.
당시 영국왕 에드워드 1세가 이탈리아 상인들에게 내어준 땅이 바로 롬바드 스트리트다.
사실 피렌체나 베네치아인들이 더 많았지만, 롬바드란 이름만이 현재까지 남았다.
그곳은 19세기가 코앞에 닥친 지금도 영국의 금융 중심가다.
누구나 세계 경제의 핵심국가인 영국에서 사업을 한다면, 사무실을 내고자 꿈꾸는 거리.
아직은 애송이인 네이선이 그곳에 은행을 연다?
입을 쩍 벌린 네이선을 향해, 감옥에 있던 베어링이 고개를 까딱였다.
“물론이지. 언젠가 자네 부친에게 부탁받을 일이기도 했어, 어차피.”
네이선은 온몸을 떨다 물었다.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이유가 뭡니까?”
사실 유진의 입장에서는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다.
후일 원역사에서 베어링스 뱅크와 로스차일드 뱅크는 서로 세계제일을 다투는 은행이 된다.
당장 보기에는 둘에게 이권을 내주는 것 같지만, 실은 다르다.
그저 생색낼 만큼 지분을 주고, 두 거대 유력 은행을 프랑스에 묶어두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설명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유진은 은행가의 언어로 답했다.
“세계 삼대은행의 하나로 보아르네 방크가 올라가길 원해요.”
“예?”
“당신 둘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은행가니까.”
프랜시스 베어링이 껄껄 웃다, 방금 작성된 서면을 내밀었다.
“좋아, 그럼 계약서에 서명하지!”
세 사람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스스슥!
세계 삼대 은행을 만들 수 있을 세 사람의 삼자 금융협정이 체결된 순간이었다.
영국 피트 내각의 몰락을 조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