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6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9화(270/547)
(269) 프랑스 중앙은행이 탄생한다
하지만, 사실 중앙은행은 이미 실패했던 프로젝트다.
“맙소사, 국영 중앙은행이라니! 그건 절대로 실패하오, 유진 수석보좌관!”
아무리 유진이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이라도, 실세란 영향력이 강한 사람일 뿐이다.
나이는 고작 만 19세, 지위는 사단장급으로, 따지고 보면 국가원수 비서관이다.
그러니 내각에서 실제 의결이 있지 않으면, 유진의 생각은 현실화될 수 없다.
가장 강력히 반발하는 재무장관, 르브룅을 보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르브룅 재무장관님, 본심을 말하시죠. 영국인 베어링이나 유대인 ‘로트실트’ 가문이 참여하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거 아닙니까?”
“유대인 따위 내가 알 바 아니오. 베어링은 적국인이니 역시 문제겠지만, 그건 일단 만들었을 때 문제지. 난, 국영은행의 위험성을 얘기하는 거요!”
“독립성은 부여할 겁니다, 르브룅 재무장관님.”
그 순간 르브룅이 문서로 책상을 내려치면서 소리쳤다.
“그게 되겠소? 장담하는데, 보나파르트 통령이 원하면 언제든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거요. 특히 전쟁을 위해서라면!”
본래 원역사에서 르브룅은 그리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은 아니다.
다만 재정 문제만은 이야기가 다르다.
현재 파탄 상태에 이른 프랑스 재정회복이 르브룅의 책임 영역이다.
그런데 중앙은행 개설과 국채 발행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니, 기가 막혀 반대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캉바세레스가 가세했다.
“법적으로 국가가 통제하는 은행에 민간이 주주로 참여하는 건 이상한 일이오.”
“그렇지! 캉바세레스 법무장관의 말이 옳소! 국영이면 국영이고, 민영이면 민영이지, 국가가 통제하는 민간 참여 은행이라니! 이게 말이 되오?”
“게다가 은행 문제가 신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하기는 어렵소. 오히려, 헌법에 따른 각종 법률의 제정이 더 급하오.”
법률 전문가 캉바세레스가 자신의 전문 분야를 거론했다.
“지금 혁명 후, 남발된 입법이 정리가 되지 않았소. 일선에서는 법률 충돌 사태가 벌어지고 있단 말이오.”
당연히 캉바세레스의 말도 일리가 있다.
혁명의 시대에는 입법이 남발되기 마련이다.
구왕실 시절에 통용되던 법률이 폐지되고, 혁명법이 시작된지 10년.
그 사이 헌법은 5차례 바뀌었고, 헌법에 기초해야 할 각종 법은 정리되지 않았다.
예컨대 계급이 폐지되었음에도, 계급에 기초한 관습법이 버젓이 지방에 남아있을 정도다.
나폴레옹 법전이 원역사에서 탄생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때 가만히 중앙은행 설립안을 구경하던 탈레랑이 입을 열었다.
“확실히 재정 문제 때문이라면, 은행보다 세금이 먼저겠지요. 세금은 세법을 통해 정비해야 하고.”
“이야, 당신이 옳은 말도 하는군. 탈레랑!”
“그렇지만 굳이 외국인을 주주로 끼워넣는 걸 보니, 이 은행에는 다른 목적이 있군요?”
평소 탈레랑을 싫어하던 르브룅이 손뼉을 칠 찰나, 탈레랑은 손을 들어 제지하며 물었다.
“이를테면, 영국과의 평화협상이라든가. 아닙니까?”
확실히 탈레랑은 혜안이 있다.
비록 실무를 처리하는 속도는 지극히 느리지만, 본질을 간파하는 능력은 그 어떤 관료보다 위다.
그렇다면 왜 영국과 평화가 이뤄져야 할까?
유진은 문득 내각의 테이블 위에 있던 커피잔을 들어올렸다.
“이 커피 값, 지금 얼마인지 아십니까?”
“갑자기 무슨 말이오, 그게?”
“원래 전쟁 전에는 원두 4킬로그램에 동전 10닢이었죠. 10수우였단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거의 1프랑을 호가합니다.”
“대충 2배쯤 올랐나?”
20수가 1프랑이란 점을 르브룅이 떠올릴 찰나, 유진이 몰아붙이듯 말했다.
“이집트산, 정확히는 에티오피아산 원두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다음 달 부터는 10프랑으로 뛸 겁니다.”
커피 매니아, 정확히는 미식가 캉바세레스가 놀라 외쳤다.
“아니, 갑자기 10배라니?”
“전쟁 전으로 따진다면 20배죠.”
“대체 무슨 소리요, 그게? 상인들이 폭리를 취하려는 건가?”
그 순간 이번에는 르브룅이 유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혹시 이집트 무역망에 혹시 보아르네 카르텔의 이권이 개입돼서 그런 거 아니오?”
유진은 르브룅을 마주보다 차갑게 웃었다.
“르브룅 재무장관님, 이 모든 건 전쟁 때문입니다. 영국 함대를 지중해와 대서양에서 쫓아내지 못한다면, 물가는 폭등하고 경제는 망가질 겁니다. 우리 프랑스가 망한다구요.”
물론 이집트 무역에 보아르네 카르텔이 개입하는 것은 사실이다.
허나 보아르네 카르텔은 현재 적자를 보며 무역선을 운행하고 있다.
자칫 프랑스에 최소 교역물자가 떨어져 폭동이라도 날까 우려한 유진의 지시 때문이다.
일순, 적자의 울분을 담아 유진이 책상을 내리쳤다.
-쾅!
장관들이 움찔거리며 쳐다보자, 유진이 이를 갈며 말했다.
“전쟁에서 이겼는데도.”
그때서야 장관들은 새삼 깨달았다.
눈앞의 청년은 그저 일개 보좌관 따위가 아니라 군인이다.
그것도 이집트를 정복하고, 콘스탄티노플을 해방시켰으며, 오스트리아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이다.
르브룅이 말을 더듬으며 간신히 물었다.
“그, 그게 중앙은행과 무슨 상관이오?”
유진은 다시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중앙은행을 설립해 주시면, 3개월 내로 영국이 평화협상을 청하는 꼴을 보시게 될 겁니다. 탈레랑 장관님, 어떻습니까?”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탈레랑은 우아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난 찬성이오.”
그 방법은 전혀 묻지 않은 채로.
***
엉뚱하게도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훨씬 꼼꼼한 게 나폴레옹 정권의 특징이다.
“아무 설명도 못 들었는데, 이걸 내각에서 승인했다고? 장관들이 미쳤나 보군.”
유진은 통령 집무실에 시립한 채 뻔뻔하게 답했다.
“아니면 제 연설이 너무 감동적이었나 보죠.”
“헛소리. 네 연설에 눈물을 흘릴 사람은 내 동생밖에 없어. 그것도, 마리를 걷어차고 왔을 때 얘기지.”
“아버지, 전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장관들도 울지는 않았죠.”
나폴레옹은 유진에게 다가가 볼을 꼬집으며 씩 웃었다.
“좋아, 하지만 약혼도 허락 못 한다. 유진.”
볼보다 내심을 찔린 게 아파, 유진이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저, 성인인데요. 이제 19세로 투표권도 있습니다.”
“닥쳐. 넌 보나파르트 가문의 아들이다. 그 말은 가장인 내게 결혼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거야.”
“그렇지만, 마리는 제가 아니면 책임질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코웃음을 쳤다.
“부르봉 왕가의 공주라면 어디든 데려가겠다는 놈이 있겠지. 하여간, 설사 마리 공주와 네가 결혼하게 된다 해도,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야. 아직은 아니고.”
유진은 불시의 습격을 당한 마음을 가라 앉히며, 쓰게 웃었다.
원역사 속에서, 나폴레옹은 무수한 정략결혼을 실행한다.
그러나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굳이 하나를 꼽는다면, 현재 11살인 바이에른 공주와 유진의 혼사 정도일까.
갑자기 범죄자가 된 기분에 몸서리를 치던 유진이 어깨를 움츠렸다.
“알겠습니다. 어쨌든, 약혼식은 허락해주지 않으셔도, 중앙은행 설립 건은 허락해 주시죠.”
“어째서 민간 주주 중 조세프 형이 있는 건지 설명할 수 있나?”
“그야 아버지가 명의를 넣을 수는 없잖아요. 저야 주주로 들어갑니다만, 그건 자본을 투입하니까 그런 거구요.”
이것은 원역사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다.
방크 드 프랑스 주주 명단에는 보나파르트 가문 인사들 다수가 들어선다.
심지어 나폴레옹까지 주주 중 하나가 될 정도다.
물론 돈 한 푼 내지 않은 터라, 먼저 주식을 받고 나중에 배당금으로 대가를 지불하는 편법을 쓰지만 말이다.
나폴레옹은 마뜩찮은 얼굴로 자신의 이름이 없는 주주명부를 보다 물었다.
“그럼 재원은 어떻게 처리할 거냐?”
일순, 유진이 주머니를 꺼내 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았다.
-쩔렁!
나폴레옹이 주머니를 보다 눈을 크게 뜰 찰나, 유진이 말했다.
“이거죠.”
“은화? 아니, 알루미늄인가?”
“맞습니다. [보우] 지역에 있는 보크사이트를 프랑스 중앙은행에게 헌납할 겁니다. 대신 제 지분율은 10프로가 되는 거죠.”
유진은 반짝거리는 알루미늄 은화를 들어보이며 싱긋 웃었다.
“알루미늄 은화 주조가 프랑스 중앙은행의 기초자본금이 되는 겁니다.”
아직은 아무런 표식도 없지만, 곧 표식이 생겨날 것이다.
예컨대 통령 나폴레옹의 초상이라든가.
화폐에 얼굴을 생기는 것은 군주의 특권 중 하나다.
유진은 여기서부터 군주제 부활을 획책할 생각인 것이다.
빤히 알루미늄을 보던 나폴레옹이 묘하게 웃었다.
“재미있군. 그럼, 가장 중요한 걸 얘기해 보자. 피트를 실각시킨다는 계획은 누가 실행하는 거지?”
바로 이게 중앙은행 설립의 진짜 이유다.
사실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은 중앙은행을 만든다.
허나 썩 성공하지 못했고, 걸핏하면 돈을 인출하는 수단으로 쓰거나, 이자율을 제멋대로 조작했다.
본래 나폴레옹이 실행하게 될 수많은 개혁 중 실패한 케이스다.
그러니 급하게 추진할 일이 전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유진은 중앙은행을 고리로, 피트의 실각을 획책하기로 한 것이다.
“프랜시스 베어링이 직접 런던에 갈 겁니다.”
“피슈그뤼 쿠데타의 배후자를 풀어준다?”
“아니면 피슈그뤼를 따라 생 도맹그로 보내버리시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영국과 전쟁 상태는 계속되겠지만요.”
나폴레옹이 유진을 정시하며, 다시 물었다.
“베어링의 발목을 잡을 족쇄가 이 중앙은행이다?”
“만약 전쟁이 계속된다면, 베어링의 손실은 기하급수적이 되겠죠. 프랑스에 갖고 있던 자산을 몽땅 집어넣게 했거든요.”
“그래놓고 5프로 밖에 인정 해주지 않다니. 도둑이로군. 조세프 형은 한 푼도 안 넣고 3프로 주주가 된 거 아니었냐?”
여전히 자기 이름이 없는 게 불만인 듯한 나폴레옹을 향해 유진이 웃으며 대꾸했다.
“자유의 몸이 되는 대가죠.”
“내 몫은?”
“여기 국가통제권이 있습니다.”
결국 나폴레옹이 아주 노골적으로 질책성 발언을 던졌다.
“그건 내 재산이 아닐 텐데, 유진.”
확실히 코르시카 소지주 귀족다운 성격이다.
특별히 국가 재산을 횡령하는 짓은 저지르지 않는다.
그러나 나폴레옹에게는 기회가 있다면 재물을 축적해두는 나쁜 습관이 있다.
사치를 부리는 성격도 아니니, 이것은 꼭 일개미가 쓰지도 않을 식량을 저장해두는 것과 같은 태도라 할 것이다.
유진은 쓴웃음을 다시 머금다, 나폴레옹에게 조언했다.
“국가를 소유하시게 된다면 얘기가 다르죠, 아버지.”
나폴레옹은 코끝을 찡그리며 골똘히 유진의 말을 음미하다 펜을 들었다.
“좋아. 3개월이다. 그 안에 피트의 목이 날아가지 않으면, 네 주식은 국가가 몰수하게 될 거야.”
어쩐지 보복 같다는 생각을 하며, 유진은 피식 웃었다.
“걱정마세요. 목이 날아가는 데는 1개월이면 충분합니다.”
동시에 나폴레옹의 서명이 서류에 쓰여졌다.
방크 드 프랑스 설립 허가가 떨어진 순간이었다.
***
때로는 혁신을 반대한 이들이, 마치 혁신의 주인공인 것처럼 나서기 마련이다.
-짝짝짝!
수많은 사람들이 파리 중심가에 모여 손뼉을 쳤다.
오늘은 방크 드 프랑스, 오랫동안 은행 불신 때문에 존재하지 않았던 중앙은행이 새로 서는 날이다.
중심에 선 자는 단연 프랑스의 재정 전문가, 르브룅이다.
“방크 드 프랑스의 발족을 선언합니다!”
르브룅의 외침에 귀빈들이 박수를 쳐댔다.
“이번 프랑스 은행의 탄생은, 과거 구왕실의 실패를 딛고, 혁명 프랑스가 새로운 시대로 도약함을 알리는 징표입니다. 우리 프랑스는 앞으로 선진 금융시대를······.”
실로 웅장한 연설을 펼치는 전직 상원의장을 보다, 이폴리트가 이죽거렸다.
“르브룅 장관이 가장 반대한 거 아니었어? 내각 회의실 밖에서 듣기론 그렇던데.”
“주주로 넣어줬어.”
“이야, 은행 주식 개판이군. 대체 국가에서 어떻게 통제한다는 거야?”
유진은 귀빈석에 앉은 채 간명히 대꾸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을 썼지. 이사회에 무조건 국가가 지정한 이사를 넣고, 국가 지정 이사는 거부권을 가지는 거야.”
요컨대 성 요한 기사단을 유진이 통제하는 수단과 같다.
거부권.
어떠한 결정권보다 더 강력한 권리다.
그런데 눈치 빠른 이폴리트가 휘파람을 불었다.
“통화인출권이 아니네?”
“그건 어차피 필요하면 군대가 와서 강탈하겠지, 뭐.”
“이런, 그럼 또 다시 은행이 망하는 거 아냐?”
과거 구왕실 시절, 프랑스는 은행을 세우려다 망했다.
왜냐하면 금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폐]를 남발하다가 은행이 파산했기 때문이다.
바로 미시시피 버블과 존 로의 사건이다.
그러나 유진은 지폐를 남발해서 사안을 해결할 생각은 전혀 없다.
“아니, 전쟁에서 이기면 결국 해결돼.”
“통령 같은 말을 하는군.”
“진짜 전쟁 말고.”
그 전쟁은 실제 전쟁이 아니라 [금융전쟁]이 될 것이다.
원역사 미래를 아는 유진은 확신한다.
오직 그것을 위해 두 사람을 끌어들인 것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없는 로스차일드와 베어링을.
-펑! 펑! 펑!
축포가 쏘아지는 가운데, 방크 드 프랑스가 탄생했다.
위대한 프랑스 계획의 첫 신호탄으로 역사가 기록할 날이었다.
물론, 이 은행을 만든 진짜 이유는, 그 시각 도버 해협을 건너고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