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6화(27/547)
(26) 툴롱의 전설을 맛보다
그러나 지휘권을 얻었어도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 곧 승리다.
“이제 반드시 이겨야 해! 여기까지 왔는데, 실패하면 끝이야! 저 툴롱을 손에 넣어야 해!”
이제 전투 현장까지 나와 진두지휘 중인 포병지휘관 겸 참모장, 나폴레옹이 부르짖었다.
모든 기록이 말하는 바, 나폴레옹을 비난하는 자도 일치하는 지점이 있다.
나폴레옹은 정말 부지런하다.
나아가 탁상에 앉아 공론이나 떠들지 않는다.
무조건 현장이다.
현장에 나와 문제를 직시하고, 부딪쳐, 해결책을 내놓는다.
가끔은 틀릴 때도 있고, 사실 틀렸으니까 원역사에서는 결국 패배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그 해법이 성공했다.
지금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나폴레옹의 두뇌가 빛날, 24살이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곳이 포화가 가득한 ‘전투’ 현장이란 게 문제다.
함성과 포연 속에서, 나폴레옹이 부관으로 따라온 쥐노에게 외쳤다.
“자, 쥐노 하사라고 했나? 받아써. 최소한 2개 중대 이상의 포병대가 필요하다. 그러니 반드시 포병대를 보내달라!”
“어, 이미 많이 모으지 않으셨습니까?”
“부족해! 더 많은 대포! 포탄! 화약이 필요해. 그걸 다룰 포병장교와 포수는 더욱 많이! 받아써!”
물론 원역사와 달리, 쥐노가 부관으로 발탁된 것은 유진의 추천 때문이다.
본래는 전투를 지휘하던 나폴레옹이 현장에서 쥐노를 만나 발탁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오래 걸리고, 또 우연이니 그냥 유진이 개입한 것이다.
그러나 유진이 개입했다고 쥐노의 성격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간덩어리, 그 자체인 군인답게 태연히 나폴레옹의 말을 받아쓰고 있었다.
잉크로 찍어 종이에 펜으로 적고, 다시 모래로 잉크를 밀어 말린다.
18세기 말, 속기사의 속기 방식이다.
그때 유진과 함께 진지 안쪽에 바짝 붙어 있던 이폴리트가 혀를 내둘렀다.
“와, 정말 탐욕스럽군. 그렇게 많이 모으면 다른 전장은 어쩌라고?”
“여기서 이기는 건 중요해. 틀린 판단이 아니야.”
“왜?”
유진은 저 멀리 [만] 안쪽으로 보이는 반원형의 해안을 보았다.
“툴롱은 단순한 항구가 아니야. 지중해로 나가는 출구지. 게다가, 저 곶 안에 있는 함대들이 진짜 문제야.”
프랑스 남부는 지중해로 열려 있다.
사실 툴롱보다 더 중요한 항구도 있다.
바로 현대에도 유명한 마르세유다.
만약 그저 항구를 빼앗기고 탈환하는 게 전부라면, 그냥 이 항구를 봉쇄해도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항구를 봉쇄할 수단, 곧 [함대]가 이 군항에 있다는 거다.
무려 24척이나 되는 전함, 그것도 이 시대 최고 함선인 [전열함] 급이 항구에 잡혀 있다.
나아가 이 함선을 운용할 해군장교들도 마찬가지다.
왕당파 가담 장교만이 아니라, 혁명에 동조하는 해군장교들도 포로가 된 것이다.
원역사에서는 함선은 절반 이상 불타고, 장교들은 대부분 탈주한다.
후일 나폴레옹이 해전에서 애를 먹는 이유가 꼭 넬슨만은 아니란 얘기다.
본래도 영국이 함대전에서 더 우위였지만, 툴롱 포위전 후 프랑스 함대를 압도하게 되었달까.
조금이라도 격차를 줄이려면 저 함대가 필수다.
가능하면 장교들도.
유진이 그 점을 헤아리며 말했다.
“저 함대를 빼앗기거나, 또는 파괴당하면 프랑스는 바다를 잃어.”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커피 수입이 안 되나?”
“식량 수출이 안 된다는 게 정확하겠지. 한 마디로 무역이 봉쇄된단 얘기야. 뭐, 그것만 문제는 아니지만.”
재해권을 빼앗긴다는 것은 그런 얘기다.
일국이 외부로 진출할 통로가 막힌다는 것.
물론 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유럽 대륙에 연결되어 있긴 하다.
그렇지만 혁명 후, 프랑스와 동맹을 맺을 나라는 지금 하나도 없다.
모든 유럽 국가는 왕정국가고, 왕을 죽게 만든 혁명 프랑스는 왕들의 적이다.
그러니 바다까지 빼앗기면 진출 방법이 하나 밖에 안 남는다.
전쟁.
괜히 나폴레옹이 치세 내내 전쟁을 치른 게 아니다.
그때 유진이 눈을 깜박였다.
어째 나폴레옹과 쥐노를 보니 뭔가 생각날 듯 말 듯 한 게 있다.
“그건 그렇고. 이거 어디서 많이 봤던 상황 같은데.”
“당연하지. 요새 우리 맨날 보는 게 적들이 쳐들어오고, 우리는 막는 이상한 상황이잖아. 분명히 우리가 포위하는 중인데.”
“그야 요충지를 결국 차지했으니까 당연하긴 한데. 그보다.”
그 순간 백은문자의 알림이 눈앞에 떴다.
[위험. 포탄.]유진은 부리나케 이폴리트를 걷어차며 부르짖었다.
“이런, 피해! 마르소! 그 자리에서 도망가요!”
일순, 유진과 이폴리트, 그리고 마르소가 간신히 피한 자리에 포탄이 쏟아졌다.
-쾅!
정말 전장은 조금만 방심하면 죽기 딱 좋은 장소다.
유진은 간신히 살았지만, 근처에 있던 애꿎은 보병들은 그대로 몸이 쪼개졌다.
끔찍한 광경에 눈을 찡그리며 유진이 먹먹한 귀를 쳤다.
이러다 청력이 꽤 나빠질 것 같다.
마르소가 모래를 뱉으며 다가와 물었다.
“어이, 유진 소위? 괜찮아?”
“죽겠군요. 아차, 보나파르트 대령께서는?”
“어? 대령님?”
그런데 모래가 걷힌 순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두 사람이 나타났다.
-슥.
나폴레옹, 그리고 쥐노다.
둘 다, 포탄이 바로 옆에 떨어졌는데도 태연했다.
문득 쥐노가 종이 위에 모래가 쏟아진 걸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모래를 뿌릴 필요는 없겠군요. 뭐라고 하셨죠?”
나폴레옹이 눈썹을 치뜨다 흡족히 웃었다.
“나만큼이나 대담하군. 좋아. 다음 명령서야.”
그때서야 유진은 깨달았다.
쥐노의 가장 유명하고, 사실 이것만 유명한 일화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 그 속에서 군사 대화를 나누는 미래의 황제와 공작, 그리고 포탄이 쏟아진 후 태연히 말하는 대화.
비로소 유진도 실감했다.
좋든 싫든, 크든 작든, 성공하든 실패하든.
지금 유진은 역사 속, 한 순간 속에 들어와 있다.
문득 원역사를 당연히 모를 이폴리트가 휘파람을 불었다.
“우리, 정말 이상한 놈들하고 엮인 거 같지 않냐?”
유진은 가만히 있다 싱긋 웃었다.
“그래. 이 혁명의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군인들이지.”
나아가 이들이 바로 나폴레옹과 그 장군들의 시대를 연다.
유진은 지금 그 중심으로 들어온 것이다.
***
그렇다면 나폴레옹식 방식은 대체 카르토의 전법과 뭐가 다를까?
-쾅! 쾅! 쾅!
나폴레옹이 참모장이 된지 1개월.
오늘도 여전히 포화 소리가 요란하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
지금까지는 포격을 받고 있었다면, 지금은 포격을 쏘고 있다.
적진 한복판을 향해서.
“준비해라! 이곳, [산악파] 포대와 [공화당] 포대, 그리고 [대항구] 포대에서 전면 포격을 시작하는 거다!”
나폴레옹의 외침과 함께 신호격인 포격이 쏘아졌다.
동시에 삼면에서 포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목표는 단 한 곳, 툴롱 항구와 카이로 언덕을 잇는 [루트] 중간에 있는 고지.
아렌 언덕이다.
-쿠쿠쿵!
포화 속에서, 이폴리트가 비명을 질렀다.
“유진, 대체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분명, 우리가 한 일은 토대를 쌓고, 요새를 공격하고, 다시 포를 모으고. 뭐, 이런 일의 반복이었는데?”
사실 이폴리트와 같은 하사관 입장에서는 달라진 게 없었다.
토대를 쌓고, 요새로 돌격하다가, 다시 포를 모아서 배치한다.
지극히 지루한 과정의 반복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수세에 몰려 있던 툴롱 진압군이 오히려 공격 중이다.
그것도 꽤 우세한 상황인 것 같다.
대체 뭐가 달라진 걸까?
전략적 사고의 차이다.
똑같이 군대를 움직이고, 대포를 준비하고, 진지를 쌓아도 다르다.
상대의 강약과 허실을 살펴서, 빈틈을 찌를 수 있는 곳에 배치한다.
나아가 아군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식도.
이를테면 지금처럼 삼면에서 포위해 포격을 쏘아대는 방식이다.
유진은 복잡하게 설명하는 대신, 간단히 일렀다.
“그게 전쟁의 준비라는 거야, 이폴리트.”
“아니, 그런데 왜 안 무너질 것 같던 저 고지가 무너지고 있는 거야?”
“포탄 소리만 듣지 말고, 포선이 향하는 장소를 봐.”
하늘을 나는 포탄을 보며, 유진이 말했다.
“교차하고 있어. 최소 삼각, 많게는 오각 구도로.”
굳이 설명하자면 원역사 근대전의 [십자포화]와 흡사하다.
물론 이 시대 포격은 그만큼 정밀하지도, 강력하지도, 빠르지도 않다.
허나, 교차로 이어지는 화력 공세가 효과적인 것은 똑같다.
특히 상대도 특별히 기병이 있는 게 아니라, 똑같이 보병 진지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만 그냥 이뤄진 성과는 전혀 아니다.
“하지만 이걸 쌓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이 있었지. 그걸 뒤고미에 장군이 모두 허락해준 거야.”
“맙소사. 장군도 미쳤군. 실패했으면, 포까지 날려먹었을 거 아냐?”
“그렇지만 위험을 감수했으니, 지금 저 광경이 보이는 거잖아?”
그때 보병지휘관, 위그 샤를로가 명령하는 소리가 들렸다.
“가자! 돌격하라!”
이전 카르토의 측근인 들라르드 대신, 새 사령관 뒤고미에가 발탁한 보병 장교다.
상당히 용맹해 돌격전에 제격이었다.
후일 원역사에서는 보병돌격의 대명사처럼 군에서 위명을 날리고, 남작의 작위에 오른다.
그러나 그 말은 곧 보병돌격 말고는 별다른 공훈을 못 세웠다는 소리다.
어쨌든 보병돌격 하나는 스페셜리스트인 장교, 샤를로가 돌격을 시작했다.
이폴리트가 황급히 물었다.
“샤를로 소령이 진격을 시작했어. 어쩌지?”
“따라붙어야지. 하지만, 앞장서면 안 돼. 투르네 당신도!”
“알고 있소, 유진 소위!”
유진, 이폴리트, 그리고 둘을 지키기 위해 따라 붙은 루이 투르네 중사가 달렸다.
고지를 향해 프랑스 병사들이 총검을 들고 돌격했다.
곳곳에서 사격전과 총검전이 벌어졌다.
“막아라! 아렌 고지 요새를 지켜야 한다!”
피를 튀기는 전투 속, 사격전을 지휘하던 마르소가 유진을 발견하고 놀라 외쳤다.
“유진! 위험하다, 후방으로 물러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기회가 있단 말이에요.”
“무슨 기회?”
유진은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백은문자 너머, 고지 위 지휘관을 가리켰다.
“저기, 적 지휘관을 잡을 기회.”
찰스 오하라.
후세 역사에 [항복]의 아이콘으로 유명해진 남자다.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왜냐하면, 오하라는 미국 독립전쟁 초기의 유명한 전투, 요크타운 전투에서 항복한 지휘관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바로 오늘 항복해, 역사에 남게 된다.
그 사실을 유진은 알고 있기 때문에 나선 것이다.
순간, 유진의 바로 옆으로 총탄이 지나갔다.
-피잉!
그 순간, 오히려 유진은 용감히 뛰쳐 나갔다.
“지금이다, 가자! 이폴리트!”
“빌어먹을, 웬만하면 그냥 안 가면 안 되냐?”
“닥치고, 나만 따라와! 그럼 안 죽을 테니까!”
왜냐하면 지금 유진은 백은문자의 알림을 쉴 새 없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 안전. 위험, 안전. 위험, 안전.]실로 종이 한 장 차이로 죽음과 삶이 오가는 전장.
유진은 그 속을 주파해 영국군 지휘관이 있는 곳까지 다다랐다.
바로 찰스 오하라 장군이 지휘봉을 휘두르는 지점까지.
오하라는 놀라 유진을 돌아 보았다.
“뭐야?”
일순, 유진은 피스톨을 쏘았다.
-탕!
오하라의 무릎이 꺾였다.
총탄이 다리를 관통해 버린 것이다.
비명이 울러퍼지는 속에서, 유진이 눈짓했다.
동시에 투르네와 이폴리트가 오하라의 머리를 머스킷으로 겨눴다.
주위에 있던 사병들이 당황해 엉거주춤 총을 들 찰나, 유진이 외쳤다.
아주 유창한 영어로.
“항복하시오! 찰스 오하라 장군. 난, 미국 독립전쟁에서 싸웠던, 알렉상드르 드 보아르네의 아들, 유진이오! 항복하지 않으면, 당신과 병사들은 모두 죽을 거요!”
후세에 [항복]의 아이콘으로 오하라가 남는 이유가 있다.
패배에 직면했을 때, 굳이 목숨을 걸고 맞서지 않는다.
오히려 순응하며 자신의 패배를 우아한 형태로 받아들인다.
당장은 굴욕적으로 보이지만, 오래 살아남는 처세다.
어쨌든 오하라는 후일 원역사에서는 지브롤터 주지사로 부임하여, 평안히 죽는다.
과연, 53세의 영국 장군 오하라는 12살의 소년 장교를 보다 허탈하게 웃었다.
“크윽, 또 프랑스 인에게 항복하다니. 이게 내 운명인가!”
이 순간, 오하라 장군을 잡은 사람이 유진으로 바뀌었다.
***
그럼, 왜 오하라가 필요했을까?
“대단하군! 조지 워싱턴에게 항복했던 남자를 붙잡다니!”
바로 지금 나폴레옹이 펄쩍펄쩍 뛰며 감탄하는 모습 때문이다.
아직 시대는 나폴레옹도, 오슈도, 혹은 쿠투초프 같은 러시아 장군도 명성을 떨치기 전이다.
무슨 말이냐면, 이 시대에 가장 유명한 장군은 다른 누구도 아닌 조지 워싱턴이란 거다.
무려 대영제국의 군대를 일개 식민지 농장주가 지휘하여 물리쳤다.
그리 특별히 전술적으로 뛰어난 점은 없어도, 명성만큼은 조지 워싱턴이 압도적이다.
그런데 유진은 바로 워싱턴에게 항복한 영국 장군을 잡은 것이다.
위험부담은 있었지만, 나폴레옹에게 각인시킬 딱 좋은 공훈을 세운 셈이랄까.
유진은 짐짓 겸손한 얼굴로 나폴레옹에게 경례를 취했다.
“모두 보나파르트 대령님이 천재적인 작전을 짜주신 덕입니다.”
“흥, 겸손이 심하군. 내 작전과 지휘관을 잡는 건 별개 문제야. 어쨌든, 좋아. 뒤고미에 장군에게 말해서 우리 소년병을 특진시키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물론 사실 유진은 이미 소위라서 소년병은 아니다.
그래도 사령관 뒤고미에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특진시키긴 할 것이다.
12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좀 더 높은 직위로.
그때였다.
-철컥, 철컥, 철컥.
후방 쪽에서 수레를 끌고 대포와 군 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나폴레옹이 기다리던 정예 포병 부대다.
그때 포병 부대 선두에 선 지휘관을 본 나폴레옹이 반갑게 외쳤다.
“기다리던 포병대가 왔군. 오, 마르몽이 아닌가?”
마르몽.
나폴레옹의 26원수 중 하나.
그러나 원수 임명 당시 병사들은 이렇게 빈정댔다고 한다.
「오, 마크도날드는 프랑스의 선택, 우디노는 군대의 선택, 그리고 마르몽은 황제의 우정이 선택했노라.」
한 마디로 능력보다 나폴레옹과의 친분 때문에 승진했다는 비아냥이다.
그만큼 마르몽은 나폴레옹과 무척 가까운 사이였다.
일단 쥐노만 해도 툴롱에서 처음 봤지만, 마르몽은 나폴레옹이 처음 군에 부임했을 때부터 부하 장교로 부임했으니까.
무엇보다 나폴레옹 26원수 중 보기 드문 포병 전문가기도 했다.
지금도 포병 장교로서 나폴레옹의 부름에 응해 달려온 것이다.
아직은 그저 유망한 장교, 마르몽이 힘차게 말에서 내려 경례했다.
“오귀스트 프레데릭 비세 드 마르몽 중위, 켈레르만 장군의 명을 받고 툴롱에 왔습니다!”
“잘 왔어! 자네가 오면 대포 사격은 완벽하지!”
“뒤로크도 같이 왔습니다. 소령님, 아니 이제 대령님이죠?”
말 없이 청년장교 한 명이 활발한 마르몽 뒤에서 경례를 취했다.
유진은 마르몽보다 그 청년 장교를 주목했다.
마르몽이야 사실 정말 황제의 총애가 아니면 썩, 주목할만한 군인은 아닌데다 막판에는 배신까지 한다.
그러나 뒤로크는 다르다.
후세, 나폴레옹의 참모장으로 유명한 베르티에가 작전 참모를 맡았다면, 나머지 모두는 뒤로크가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던가.
나폴레옹의 진짜 보좌관.
쥐노나 마르몽이 심부름을 했다면, 뒤로크는 나폴레옹의 [그림자]로 움직인다.
유진의 입장에서는 가장 친해져야 할 상대다.
그때 나폴레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이제 뒤고미에 소장 각하, 라푸아프 준장 각하께 보고해야겠군.”
“무엇을 말하시는 겁니까?”
“툴롱 최종 탈환.”
툴롱 진압군 사령관 뒤고미에, 그리고 이탈리아 방면 지원군 지휘관 라푸아프.
두 사람의 허락이 있어야만 나폴레옹도 움직일 수 있는 사안이다.
바로 툴롱의 최종 탈환전이다.
나폴레옹이 저 멀리 보이는 반월형 만 안쪽, 툴롱을 아렌 고지에서 응시하며 외쳤다.
“봄이 가기 전, 1793년의 [부활절]은 툴롱에서 보낸다!”
원역사보다 최소 반년 이상 빨라진 상황.
공략은 실로 순조롭다.
그러나 유진은 살짝 불안한 기분을 느꼈다.
흥분한 이폴리트가 유진 옆에서 말했다.
“드디어, 툴롱 정복인가?”
“탈환이겠지. 하지만 걸리는 게 있어.”
“뭔데? 네가 그러니까 불안하잖아, 유진.”
유진은 고지에서 보이는 항만 쪽, 수많은 전열함들을 보며 말했다.
“배.”
본래도 툴롱 탈환전이 펼쳐질 때, 영국군은 함대부터 부숴 버린다.
의외로 꽤 프랑스 군이 함대를 구해낸 편이지만, 그래도 중대한 타격을 입긴 한다.
만약에 저 배들을 살릴 수 있다면 어떨까?
프랑스 함대가 그토록 쉽게 넬슨에게 농락당하며 트라팔가에서 전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전에 만났던 넬슨을 떠올리며, 유진은 결심했다.
“아무래도, 저 함대를 프랑스에 남겨놔야겠어.”
그러자면, 다시 유진은 조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승리가 보장된 전투긴 하지만.
유진이 툴롱 탈환전, 공략에 본격적으로 끼어들기로 결정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