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7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73화(274/547)
(273) 유럽의 지도를 다시 그려볼까
1800년 6월, 그동안 미뤄뒀던 숙제가 드디어 밀어닥쳤다.
“임기제의 문제가 이거야. 시간은 별로 없는데 해야 할 일은 많아. 그렇지 않냐, 유진?”
파리, 퇼르리 궁전으로 나폴레옹이 아미앵에서 돌아왔다.
아직 10년 임기 중반은커녕,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뻔뻔한 소리다.
사실 원역사에서도 이 성급한 면모가 나폴레옹의 재위 기간을 극단적으로 단축시켰다.
허나 반대로 과단성 있게 프랑스를 뒤바꾼 것도, 이 성질머리 때문이다.
통령 집무실로 소환된 유진이 책상 위 [지도]를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오스트리아 분할 문제 말씀이시군요.”
“그것만 있다면 다행이지! 유진, 프로이센은 아직도 멀쩡하다. 나아가 러시아와 우리는 평화조약도 체결하지 않았어!”
“혼자서 쳐들어오진 못할 겁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적국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전쟁 발발의 요인이다, 유진.”
단 하나의 위험 요인만 있어도 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과도한 걱정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은 실로 끊임없이 적국과 싸운다.
물론 고대 정복국가처럼 소멸시킬 수 있다면 가장 간단할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이제 19세기다.
각지의 국가는 언어와 문화, 종교에 따라 이른바 [민족]으로 응집하고 있다.
간단히 자국 영토로 바꿀 수 없는 시기란 얘기다.
나폴레옹은 이 사실을 면밀히 연구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방인 출신으로서 민감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문득 나폴레옹의 지휘봉이 지도 위, 구 오스트리아 제국령을 가리켰다.
“우선, 오스트리아는 사실상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로 분할된 상태지.”
“보헤미아도 단위가 큽니다. 오랫동안 독립을 원해왔죠. 옛 폴란드의 영역인 갈리치아도 그렇구요.”
“문제는 모두 공화제에 익숙하지 않다는 거야. 위성공화국을 세우고 싶어도, 동조할 세력이 없어. 이탈리아만도 못해. 심지어, [프리메이슨]조차도.”
이른바 프리메이슨 비밀결사는 신성로마제국에서도 성행했다.
프랑스에서는 대혁명을 일으켰다.
이탈리아에서는 프랑스 동조 위성공화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황제가 탄압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세력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이른바 위성공화국을 만드는 작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유진은 지도를 힐끗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구 오스트리아령은 역시, 귀족들을 내세우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통제하려고?”
“은행가를 통해 채무를 지우고, 프랑스와 교류를 활성화시켜, 경제적 통제하에 놓는 거죠. 구 베네치아 공화국령을 이용하면 가능할 겁니다.”
잠시, 망설이다 유진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적당한 은행가도 있죠.”
나폴레옹이 눈을 가늘게 뜨다 웃었다.
“로쉴드인가 하는 가문이지? 좋아. 하지만 그렇다 해도 각 영역별로 대표자가 될 공작이나 대공을 선임하는 것도 골치다.”
“이미 해당 지역에서는 구 신성로마제국 때부터 오스트리아가 부리던 귀족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이용하면 됩니다.”
“흥, 구 황제에게 다시 복종할 가능성이 높은 데도? 일단 명단을 뽑아봐.”
콧방귀를 뀌면서도 유진의 설득을 수긍하던 나폴레옹이 지도를 다시 가리켰다.
“그럼, 다음 문제를 보지. 프로이센!”
후일, 원역사에서 독일을 통일하는 국가는 단연 프로이센이다.
허나 지금은 아직 구 신성로마제국령 북부를 장악한 유력 왕국일 뿐이다.
다만 유럽을 떨게 하던 프리드리히 대왕의 위세가 있어, 군사력만은 분명 강하다.
대체 이 나라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유진은 아주 간단히 답했다.
“하노버 땅을 점령 하라고 하시죠.”
“뭐?”
“프로이센이 확장할 곳은 현재 그곳밖에 없습니다. 넘어올 겁니다.”
나폴레옹이 눈썹을 치떴다.
“영국과 갈라서게 만든다? 그게 될까?”
하노버, 곧 영국 왕실의 가문 영지다.
독일 북부 지역에 있는데, 마침 프로이센의 서쪽에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은 이 땅을 프로이센에게 마음대로 내준다.
한데 지금은 프로이센이 상대적으로 영국과 더 밀착한 상태다.
그럼에도, 하노버 왕국을 굳이 점령하려 들까?
유진은 빙긋 웃으며 답했다.
“될 겁니다. 탈레랑이 나선다면.”
나폴레옹은 지휘봉으로 머리를 톡톡 두들겼다.
“좋아, 그럼 마지막 문제가 있군.”
사실 탈레랑이 나서도 안 될 일을 되게 할 수는 없다.
다만 유진이 믿는 바가 있다.
현재 프로이센은 계속 전쟁을 치렀지만, 얻은 게 없어 국내 불만이 가득하다.
이 상황에서 하노버로 확장을 하게 된다면, 영토 확장에 한 가지를 더 갖게 된다.
바로 북해로 나아가는 출구다.
그러니 프로이센은 결국 유혹에 넘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국과의 친교는 불확실한 장기 이익이지만, 하노버는 확실한 단기 이익이니까.
유진이 이 점을 생각하고 있을 때, 나폴레옹이 지도 오른쪽을 가리켰다.
“러시아, 동쪽에 도사린 저 거대한 곰을 어떻게 처리할지의 문제다.”
이것만은 유진도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
탈레랑은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
“오스트리아가 큰 문제죠. 러시아는 별 문제가 아닙니다. 서유럽에 동맹이 없다면, 직접 공격을 해올 가능성이 낮아요.”
외교장관 집무실을 둘러보다, 유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장관 책상 위에 있는 지구본은 한 곳으로 고정되어 있다.
대서양.
그러니까 영국과 미국 사이다.
탈레랑은 망명자였던 경험이 있는 이 두 국가를 가장 중시한다.
이른바 외교가의 격언으로 말하면, 유라시아가 아닌 대서양 중시자라 할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오랜 적수, 오스트리아만을 신경쓰는 모양이다.
꼭 틀린 것만은 아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야심을 뻗지 않는다면.
“너무 상황을 쉽게 보는군요, 무슈 탈레랑.”
“오히려 우리 프랑스가 신경 쓸 상대는 바다 건너에 있습니다. 영국, 그리고 미합중국입니다.”
“잉글랜드와 아메리카가 문제라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이 대륙에서는 러시아가 우리의 진짜 적수입니다. 탈레랑. 이건 군사적 문제예요.”
유진은 지구본을 빙글 돌리며 일렀다.
“러시아는 지금 우리 프랑스에 대적할 육군을 가진 유일한 나라입니다.”
빙글빙글 돌던 지구본이 멎었다.
러시아.
지구 지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다.
물론 그 땅 대부분이 황무지라는 걸 지식으로 아는 탈레랑은 묘하게 웃을 뿐이다.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렵군요.”
“뭐, 외무장관님보고 러시아에 가 달라는 건 아니니까. 구 오스트리아 영토를 다스릴 대표자는 선발하고 있습니까?”
“물색 중입니다. 곧 인선이 완료될 겁니다.”
수없이 많은 귀족들의 리스트를 정리하다, 탈레랑이 유진을 보았다.
“하지만 헝가리 왕위에 카를 대공을 앉히는 건, 역시 위험한 일이지요.”
물론 유진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허나 헝가리를 오스트리아에서 완전히 분할하기 위해서는, 카를 대공만한 인선이 없었다.
설사 나중에 카를이 헝가리를 기반으로 군을 육성한다 해도 말이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물었다.
“수락했습니까?”
“몇 번 형식적인 거절 끝에 수락했습니다. 왕위라니, 옛날 중세가 아니라면 차남이 노릴 수 없는 지위죠.”
“구 오스트리아 황제는 승낙 했구요?”
탈레랑이 여유롭게 대꾸했다.
“곧 타결될 겁니다. 수용하지 않아도, 어차피 강제로 이뤄질 일이구요.”
이로써 최소한 오스트리아 제국은 4대 세력으로 분할된다.
오스트리아 왕국, 헝가리 왕국, 보헤미아 공국, 그리고 갈리치아다.
그 안에서도 다시 헝가리나 보헤미아, 갈리치아 쪽에는 각 세력의 유력 귀족들을 분봉할 예정이다.
의외로 이는 19세기에 어울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원역사 세계대전 이전의 유럽은 군주들의 대륙이었다.
유진은 임명장을 건네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통령 각하가 원하는 바를 처리해 주시죠. 프로이센 특사 임명장입니다.”
“프로이센을 설득해서 영국과 싸우게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혹시 영국에서도 뇌물을 받았나요?”
탈레랑이 유진의 농담에 이번에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하! 아닙니다. 그렇지만, 영국 외교관들은 우리가 책동했음을 알게 될 겁니다. 프로이센에는 오랫동안 영국 외교관들이 펼쳐놓은 정보망이 있지요.”
영국은 프로이센에 아주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본래는 오스트리아의 견제용이었고, 그 후에는 프랑스의 배후를 위협하는 세력이었다.
별다른 산업이 없는 프로이센이 그간 군사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 하노버를 점령하게 되면 양국은 틀어지게 될 것이다.
영국도 그 배후가 프랑스라는 걸 알게 될 게 뻔하다.
당연히 아미앵의 평화도 무너진다.
그 점을 알면서도 유진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좋아요. 일단, 러시아 대책은 내가 세워보겠습니다.”
“어떻게 할 겁니까?”
“갈리치아. 그곳에 대공으로 세울 자를 하나 선발해 놨습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북단, 러시아 폴란드령의 경계선, 갈리치아.
그곳은 본래 폴란드의 영토였던 곳이다.
여기, 러시아 제국을 견제할 세력의 씨앗을 박아넣는다.
“폴란드의 독립 운동가로.”
후일 원역사의 나폴레옹 26원수 중 하나를 말이다.
***
26원수 대부분이 그렇듯, 아직은 그저 미숙한 군인이 안절부절 못한 채 방안을 떠돈다.
“유세프, 긴장 푸시오. 유진 프라이슈츠 사령관은 온당한 인물이오.”
37세, 폴란드의 장군 유세프 안토니 포니아토프스키가 그리스 국왕 콘스탄티노스에게 대꾸했다.
“그 저주받을 수보로프를 날려 버린 건 알지요.”
“하하! 국가의 원수를 죽여준 셈이군.”
“그만큼 보통 사람이 아니란 뜻도 되지 않습니까?”
유세프는 시선을 돌리며 혀를 찼다.
“여기, 수우코프스키도 유진 장군 때문에 죽을 뻔했고.”
나폴레옹의 보좌관이자, 전직 스파이 수우코프스키가 쓰게 웃었다.
본래 수우코프스키든 유세프든 둘 다 폴란드의 귀족 출신이다.
다만 유세프는 폴란드의 마지막 국왕 스타니스와프 2세의 조카였다.
비록 폴란드가 이른바 선거군주제였다지만, 왕권에 가장 가까웠던 인물인 셈이다.
4년 전, 1796년까지 독립 투쟁을 벌이며 싸웠던 유세프는 지금, 파리에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폴란드를 전전하며 지낸다.
허나 빈에 있을 때부터 친분이 있던 그리스 건국 국왕 콘스탄티노스 입실렌티스가 유세프를 파리로 부른 거였다.
물론 유진의 부탁으로.
수우코프스키가 변명하듯 말했다.
“그거야 제가 실수로 잡힌 탓이죠.”
“처음부터 생사를 도외시하고 사람을 쓴단 얘기 아닌가? 대체 날 무엇으로 쓰려고 만나자는지 모르겠군.”
“나쁜 얘기는 아닐 겁니다, 쿨럭!”
아직 고문 후유증이 끝나지 않은 수우코프스키가 기침을 토하다 일렀다.
“휴, 죄송합니다. 아직, 기침이. 어쨌든, 분명 좋은 소식을 주실 겁니다.”
그때였다.
-벌컥!
세 사람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유진이 아니라, 부관 이폴리트 샤를이었다.
이폴리트가 당황한 얼굴로 거수 경례를 취했다.
“죄송합니다. 그리스 국왕 전하. 그리고 포니아프스키 공작 각하.”
이미 안면이 있는 콘스탄티노스가 물었다.
“무슨 일이오, 무슈 샤를?”
“유진 사령관이 급한 일이 생겨, 만남을 취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대체 무슨 일이길래? 난 귀국마저 미뤄두고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오!”
슬쩍 불쾌해진 콘스탄티노스가 호통을 쳤지만, 이폴리트는 식은땀을 흘리며 급히 답했다.
“정말 급한 일입니다. 통령 각하께서 갈리치아 문제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유세프가 놀라 이폴리트에게 다가섰다.
“갈리치아 문제라니? 설마 오늘 날 만나자고 한 게.”
“원래는 통치자 자리를 제안드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통령 각하께서 그곳을 러시아에 주실 생각인 듯 합니다.”
“대체 왜? 러시아는 그렇잖아도 이미 폴란드 영토를 거의 다 장악하고 있소!”
기가 막힌 유세프가 외칠 찰나, 이제는 창백해진 얼굴로 이폴리트가 고했다.
“혼인 예물로 쓰시려는 것 같습니다.”
나폴레옹이 특유의 엉뚱한 발상으로 러시아 대책을 구상한 순간이었다.
그러니까, 정략 결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