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7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78화(279/547)
(278) 유진이 마리와 함께 러시아로 간다
물론 유진 주위에 날벼락을 맞을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파트롱. 이렇게 되면 모든 사업 결정이 다시 전면 중지됩니다!”
보아르네 카르텔 집무실에서 총지배인 앙투안 다마스가 부르짖었다.
다마스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시대는 겨우 19세기에 들어설 무렵.
원거리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때다.
그간, 이집트 원정으로 소모된 자금은 수천만 프랑이다.
또한 신사업은 너무 많이 벌려 감당이 안 될 정도다.
겨우 유진이 돌아온 후, 자금 문제부터 사업 정리까지 간신히 처리하는 중이다.
그런데 최종 결정권자인 유진이 또 다시 러시아로 떠난다?
절대 반대로 나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진은 아주 심상한 태도로 대꾸했다.
“내가 러시아 프린스가 되서 모스크바에 갇히는 것보단 낫잖아, 앙투안.”
“농담이 아닙니다! 방크 드 프랑스가 설립되면서, 우리 은행 사업의 전면 조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과의 협조, 수익사업 재편, 거기에 이탈리아 방크와의 연계까지!”
“그건 콜로에게 플랜은 지시해 놨어.”
유진이 어젯밤 밤을 새가며 촛불 아래서 작성한 기획문서를 건넸다.
“다마스 총지배인, 당신이 할 건 다른 거야. 자코프 엘리와 함께 협업해야 할 문제가 있어.”
다마스는 낚아채듯 문서를 받아들다, 눈을 크게 떴다.
기획 문서의 내용은 간단하다.
향후에 보아르네 카르텔이 새로운 금융 재편의 시기에 [금융중심재벌]로 변모하는 내용이랄까.
원역사에서 베어링 가문과 로스차일드 가문이 걸었던 길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모를 다마스에게는 실로 놀라운 기획의 연속이다.
“이 플랜이 진행되려면, 주식 중앙거래소가 설립되야 하는군요. 이탈리아에?”
“파리에도 있잖아? 밀라노에 설치할지, 제노바에 설치할지, 그 문제만 결정하면 돼.”
“주식 발행 활성화로 자본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멋진 발상입니다! 이렇게 자금 경색을 해결할 줄이야!”
기획서를 연신 놀라며 들여다보는 다마스를 보다, 유진이 고개를 저으며 문서의 다른 쪽을 짚었다.
“그건 별로 대단한 문제가 아니라니까. 다음 장을 봐.”
“응? 인재 채용 부문? 이게 누굽니까?”
“로슈자클랭? 내 대신 설명해 주겠나?”
그러자 유진의 옆에 시립해 있던 로슈자클랭이 입을 열었다.
“마르크 이삼바르 브루넬. 엔지니어입니다.”
후세 원역사에서 영국의 가장 위대한 엔지니어로 손꼽히는 인물이 있다.
이삼바르 킹덤 브루넬이란 사람이다.
현수교를 처음 설계했고, 근대식 철도를 고안했으며, 대서양 횡단 증기선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이삼바르 킹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1806년생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부친인 마르크 이삼바르는 멀쩡하게 살아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서기 1769년생, 나폴레옹과 동갑내기로 터널 천공 기술을 개발한 탁월한 엔지니어다.
그런데 이 마르크 이삼바르는 사실 영국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다.
이 시대 대부분의 국외 프랑스인이 그렇듯, 혁명의 광풍을 피하기 위해 미국, 그리고 영국으로 망명 생활을 하는 중이다.
유진이 로슈자클랭에게 지시해 쉬르테의 정보력을 동원해, 겨우 찾아낸 상태랄까.
물론 난생 처음 듣는 이름에 다마스는 눈을 깜박였다.
“기술자라면, 듀퐁도 있고, 폴리도 있는데요?”
“듀퐁은 화학사업가야. 폴리는 건 마스터고. 둘 다 훌륭하긴 하지만, 인력에 의존해서 일하는 문제가 있지.”
“예? 사람이 일하지 않고, 어떻게 물건을 만듭니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영국은 기계, 특히 공작기계로 만들고 있어. 이미.”
사실 이른바 산업혁명에서 유명한 것은 단연 증기기관과 방적기다.
허나 실제로 기술 면에서 혁신이 일어난 부분은 오히려 공작기계 선반이라 할 것이다.
특히 손으로 일일이 공구를 만들던 상황에서, 기계로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수많은 혁신이 일어났다.
예를 들면 총기의 품질이 균일, 표준화된다든가.
그때 로슈자클랭이 입을 열었다.
“주군, 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뭐지? 혹시 브루넬이 죽었나?”
“그게 아니라, 영국에서도 이 [기계]라는 것 때문에 난리법석입니다. 장인들이 기계에 대해 불평하고, 탄광에서도 난리라는군요.”
이번에 브루넬을 찾으며 알게 된 문제를 로슈자클랭이 입에 담았다.
“이런 위험한 물건을 꼭 도입해야 할까요?”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저 유명한 러다이트 운동이 딱 1811년의 일.
고작 10년쯤 남은 사회적 문제다.
만약에 나폴레옹이 원역사에서 대륙봉쇄령 따위가 아니라, 파업 공작에 힘을 기울였다면 더 효과적이었을지도 모를 정도다.
그럼에도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첫째로, 기계화는 반드시 필요해. 우리 사업을 열 배로 키우기 위해서. 둘째로, 기술은 항상 사람을 따라 들어오는 거지. 특히 전문가 집단. 그러니 브루넬과 그의 팀이 필요해. 마지막, 셋째.”
유진이 로슈자클랭과 다마스를 보며 단언했다.
“증기기관과 공작기계 없이는 우리는 영국을 이길 수 없어. 절대로.”
물론 마르크 본인은 이 시기에 이미 뉴욕의 수석 엔지니어로 공장이나 무기고를 만들었지만 공작기계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헨리 모슬레이를 비롯한 공작 기계의 선구자들과 교분이 있다.
이를테면 [팀]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 팀이 유진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마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알겠습니다. 브루넬을 반드시 데려오죠. 얼마나 쓰실 수 있습니까?”
“연봉 십만 프랑, 일시불로 백만 프랑까지.”
“그거, 제 연봉보다 많은 거 아시죠?”
유진은 피식 웃으며 다마스의 어깨를 두들겼다.
“수에즈 운하 주식으로 성과급 지불하지. 내가 러시아 다녀올 때까지 끝내 놔.”
항상 충실한 총지배인, 다마스가 씩 웃었다.
“백만 프랑은 넘게 주셔야 합니다.”
이로써 유진의 러시아행 직전, 산업혁명을 위한 단초도 마련되었다.
***
별로 놀랍지 않게도 파리에는 비밀이 없다.
“결국 유진이 러시아로 간다는데? 들었어요?”
카페 일가의 저택.
여전히 교외에 머물지만, 이제는 상당히 큰 규모의 집으로 바뀐 이곳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가십을 좋아하는 소녀, 로르 페르몽이다.
이제는 16세라, 더 이상 어린애라고 할 수 없는 깜찍한 소녀 로르의 말에 마리가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뭐? 어떻게 된 거야. 폴린이 얘기 안 했대?”
“했어요. 제가 옆에서 들었는걸요. 마담 레티치아도 기세등등하게 퇼르리 궁전에 쳐들어갔구요.”
“그런데 왜 유진이 러시아로 가는데?”
로르는 가볍게 어깨를 움츠리며 답했다.
“그건 외교 일급 기밀이래요.”
마리는 미간을 찌푸리다 로르를 응시했다.
“원하는 게 뭐지?”
“응?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시죠, 마드모아젤 마리?”
“굳이 날 찾아와서 이런 얘기를 전해주는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넌 나랑 친하지도 않잖아?”
그러자 로르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풋! 왜 그래요, 정말. 나름 롬바르디아 세르벨로니 궁전에서도 같이 지냈으면서. 난 조세핀 부인도 좋아하고, 마드모아젤 마리도 좋아해요. 다만.”
문득 로르의 눈이 묘하게 빛났다.
“폴린도 좋아한답니다? 그게 문제죠. 사실, 유진도 그런 것 같다는 게 더 문제일지도?”
후세 원역사에 로르는 스탕달의 애인으로 이름을 남긴다.
또한 수많은 나폴레옹과 그 로열 패밀리의 가십을 기록으로 써서 전해준다.
그건 로르가 누구에게나 친구였고, 또한 친구의 소문도 기꺼이 퍼뜨렸다는 뜻이다.
설사 폴린과 친구라도, 로르는 가십을 참지 못하며, 또 다른 가십이 있다면 기꺼이 거래할 것이다.
그렇지만 마리는 로르에게 대가로 가십을 건넬 생각은 없었다.
-슥.
이 시대의 ‘가십걸’, 로르가 마리가 내보인 반짝이는 목걸이에 눈을 깜박였다.
“이게 뭔가요?”
“에티엔 니토라고 알아? 원래 왕실 견습 보석 디자이너였던 사람이야.”
“어머, 들었어요. 지금 파리에서 최고 인기라던데.”
마리는 로르를 응시하며 속삭였다.
“난 여기 특별히, 세공품 주문을 넣을 수 있어. 우리 어머니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이니까. 어때?”
역시, 원역사에는 더 유명한 이름이 있다.
쇼메.
후세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보석 상회가 된 업체의 이름이다.
반짝이는 보석 목걸이를 보던 로르가 꼴깍, 마른침을 삼키다 입술을 뗐다.
“내일, 유진 프라이슈츠 장군은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떠날 거예요.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맺으러. 내가, 달리 도와드려야 할 게 있을까요?”
결국 가십걸 로르가 보석에 넘어온 순간이었다.
***
당연히 이 정신 나간 계획에 혀를 차는 사람 중 러시아로 가게 된 사람도 있다.
“난 말이야. 러시아 대사로 간다고 정했을 때, 나름 엄청난 사고를 쳤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자네는 정말 내 상상을 항상 초월하는군.”
그러나 유진은 도리어 이 말을 들으며 어이없는 얼굴이 되었다.
파리의 교외, 출발을 위해 집결한 장소에 온 가족을 데리고 나올 줄은 몰랐던 탓이다.
유진이 빤히 러시아 대사 예정자, 당통을 쏘아보다 물었다.
“제게는 총재님, 아니 대사님이 오히려 상상 초월이군요. 가족을 다 데려가실 생각입니까?”
“그럼, 나보고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그쪽 귀부인하고 놀아나라고? 뭐,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당신, 농담도 꼭 그 따위로 할 거예요?”
당통의 아내, 루이제가 아이 셋과 함께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해해 주세요, 수석보좌관님. 제가 꼭 같이 가고 싶다고 졸랐어요.”
본래 원역사에서 당통의 아이는 둘이다.
허나 유진의 선택으로 당통이 살게 된 결과, 그 사이 애를 하나 더 낳은 모양이다.
어째 가는 길에 마차가 필수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유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 차르의 변덕 말고 위험한 일은 없으니. 유사시엔 여기, 콜랭쿠르 장군이 잘 지켜줄 겁니다.”
그 말에 대사 수행무관으로 선임된 장군, 콜랭쿠르가 빙그레 웃으며 예를 표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담.”
본래 원역사에서 러시아 대사로 파견되는 남자가 다름 아닌 콜랭쿠르다.
당통과 같은 정치 거물이 러시아 대사로 가는 마당이다.
콘스탄티노플 영사를 지낸 콜랭쿠르쯤은 되어야, 수행무관으로 격에 맞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유진은 콜랭쿠르를 선임한 거였다.
물론 당통은 아주 우아해 여자들의 마음을 홀릴 미남, 콜랭쿠르에 질색하며 손사래를 쳤다.
“예끼! 최선 다할 필요 없네. 내 부인의 정절부터 지켜야 할 판이군. 자, 그럼 우리는 어떻게 가나?”
미처 대답하기도 전,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유진은 고개를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유진, 같이 가.”
말 위에 사냥복을 입고 달려온 마리가 보였다.
유진은 기가 막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번에는 폴린이 따라오더니, 이번에는 마리가 따라올 셈일까?
“마리, 밀항자는 폴린 하나로 충분해.”
“폴린은 밀항 못 할걸? 내가 로르에게 요청해서 유사시 레티치아 부인에게 일러 바치라 했거든.”
“뭐? 로르 페르몽이 그걸 들어줬어?”
그러자 마리가 고개를 들며 새침하게 답했다.
“그야 나한테 보석 목걸이를 선물 받았으니까.”
아무래도 단단히 작정한 모양이다.
그러나 유진은 미간을 찡그렸다.
전쟁만큼은 아니지만, 러시아로 가는 여정도 결코 안전하지만은 않다.
“이건 국가 대사야.”
“네가 가서 갑자기 러시아 공주랑 결혼할 수도 있어. 외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아.”
“마리.”
그 순간, 마리가 소리쳤다.
“나도 도움이 될 거야! 러시아 황실은 프랑스의 구왕실에 동정적이라구! 내 숙부들도 모두 러시아에 가 있잖아!”
같이 가지 않으면 당장 총이라도 쏠 기세다.
유진은 혹시 마리가 총을 가져온 게 아닌가 잠시 의심했다.
이폴리트가 옆에서 낄낄 웃으며 물었다.
“뭐, 내가 데리고 돌아갈까?”
그때 유진이 미처 답하기도 전에, 옆에서 불쑥 당통이 말했다.
“데려가지?”
“대사님까지 왜 이러십니까?”
“아니, 일리가 있어. 솔직히 자네는 혁명군 장군이고, 난 자코뱅의 괴수잖아? 황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분이 필요하지.”
언제나 미녀들에게는 친절한 남자, 당통이 사교계의 예법대로 고개를 조아리며 웃었다.
“갑시다, 마드모아젤. 그건 그렇고, 우리 그럼 이대로 라인 강으로 가나?”
유진은 한숨을 내쉬다 손짓했다.
“아뇨, 해로로 갑니다.”
바로, 코펜하겐이 유진 일행의 첫 행선지다.
서기 1800년 8월, 여름.
러시아로, 유진이 나폴레옹의 정신 나간 플랜을 들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당통, 그리고 부르봉 왕가의 마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