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7화(28/547)
(27) 나폴레옹이 쏘는 포화 속, 유진이 돌격한다
본래 툴롱이 정복되는 때는, 원역사에서 12월이다.
“아직 4월이란 말이지.”
“뭐가?”
“아니, 생각보다 모든 게 빠르다고.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유진은 이폴리트에게 대꾸하며 맞춤형 군복의 옷깃을 잡아 당겼다.
사실 루이 왕이 역사보다 일찍 죽은 게 시작이다.
왕비의 재판도 빨랐다.
코르시카에서 나폴레옹이 빠져나와, 프랑스 군으로 복귀한 시점도 더 빨라졌다.
나아가 툴롱 반란도.
라인 강변의 전쟁이나 방데 반란은 그보다는 좀 더 느리게 일어났거나, 아직 소요만 진행 중이다.
확실히 역사가 유동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이 변화가 나중에 어떻게 작용할까?
아직 유진은 거기까지는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확실한 것이 있다.
나폴레옹의 천재적 재능만큼은 확정적이라는 거다.
그때 유진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빨리 점령하면 좋은 거 아냐? 왕당파 반란은 없을수록 혁명정부에도 편하고.”
“혁명정부에 편한 게, 우리에게도 편한 건 아니지.”
“엉? 그게 무슨 말이냐? 너, 설마?”
역사도, 전략도 모르지만,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힌 이폴리트다.
방금 유진이 암시한 말을 민감하게 알아채고 화들짝 놀랐다.
혁명정부와 반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그게 혁명에 반한다는 소리와는 사실 또 다르긴 하다.
유진은 피식 웃으며 지휘부 막사로 들어서는 나폴레옹에게 경례를 취했다.
“그건 역시, ‘우리’ 보아르네 은행이 아니라 국민공회에 달렸지. 아, 오셨습니까! 나폴레옹 대령님!”
엄밀히 말해, 나폴레옹의 정식 호칭은 보나파르트 대령이다.
게다가 사실 아직 프랑스식으로 완전히 개명한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유진은 전생에 너무 익숙해진 탓도 있어서, 자주 나폴레옹이라 부르고 있었다.
나폴레옹도 아직 소년인 유진에게는 꽤 너그러워 역시 마주 웃으며 대했다.
물론 꼭 소년이 아니라도, 나폴레옹은 주변인에게는 너그럽긴 하다.
딱 손해가 안 날 만큼 ‘소시민’적인 측면에서만.
천재 소인배이자 소년에게 너그러운 남자, 나폴레옹이 물었다.
“그래, 작전을 입안하고 싶다고?”
“예. 이름하여 ‘마리 루이즈’ 탈취 작전입니다.”
“응? 이름이 이상하군. 어쩐지 전 왕비와 죽은 왕의 이름 같이 들리는 건 본관의 착각인가?”
유진은 뻔뻔하게 고개를 들며 답했다.
“착각이십니다. 왜냐면 이 항구에 있는 배 이름이니까요.”
당연히 거짓말이다.
꼭 전열함이 아니라도 툴롱 항구의 지중해 함대 함선 중 마리 루이즈라는 배는 없다.
그럼 이 이름은 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이제 막 2살쯤 됐을 원역사 미래의 프랑스 제국 황후, 마리 루이즈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러니까, 이 작전명은 유진이 농담삼아 붙인 셈이었다.
나폴레옹은 그것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였다.
“탈취하면 전함 이름은 고쳐야겠군. 자코뱅이라든가 공화국 만세로.”
“그렇게 하시죠. 일단은 아직 바다에 나가본 적도 없는, 함선들을 손에 넣은 다음 얘기지만요.”
“정말, 할 수 있나?”
문득 나폴레옹의 시선이 진지해졌다.
“작전은 장난이 아니야. 총탄은 애라고 피하지 않아. 대포알은 말할 것도 없지.”
이미 유진도 전쟁터에 오자마자 경험했다.
보충병 형태로 툴롱 진압군에 합류하려던 제4연대가 문자 그대로 작살 났으니까.
하지만 그때 살아 남았듯이, 유진은 이번에도 살 자신은 있었다.
문제는 오히려 사는 게 아니다.
이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여부다.
다만 유진만 아는 게 하나 있다.
결국에 나폴레옹은 툴롱 최종 작전국면에서 돌파에 성공한다.
유진이 가볍게 탁자 위 지도를 펼치며 답했다.
“적들이 장악한 카이로 언덕, 지금 우리 군에서 암호명으로 ‘쁘띠’ 지브롤터라고 불리는 곳이죠.”
“그런데?”
“오늘 대령께서는 장군들과 함께 총공격에 이어 돌격하실 겁니다. 그렇죠?”
사령관 뒤고미에, 지원군 지휘관 라푸아프, 그리고 나폴레옹의 총공세.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결국 방어선이 뚫린다.
결정적인 이유는 포로로 잡힌 오하라가 술술 진지 빈틈을 불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이미 유진은 상당한 공훈을 세웠다.
하지만 툴롱 점령에 한 몫 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반드시 성공할 전투가 아닌가?
유진은 쁘띠 지브롤터, 그러니까 [작은] 지브롤터라 불리는 곷을 가리켰다.
“그 작전이 성공한다면, 반드시 빈틈이 생깁니다. 그러니까 저는 전적으로 대령님을 믿고 침투하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곳은 초기에 카르토가 실패했던 카이로 언덕 쪽 요새지다.
이곳을 점령하게 되면, 툴롱 시내까지 포화를 쏟아낼 수 있다.
나아가 툴롱에 주둔해 있는 함대가 포격의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
요컨대 영국과 에스파냐 연합함대가 쥐덫에 걸린 꼴이 된다는 얘기다.
그때 유진이 이끄는 [특공대]가 툴롱 시내로 진입한다는 것.
이게 바로 유진의 작전 요체다.
물론 나폴레옹의 작전성공 외에도 유진은 믿는 구석이 또 하나 있다.
유진 혼자 가는 게 아니다.
마르소가 함께 한다.
원역사에서 불굴의 투지로, 방데 전장과 라인 전장에서 공훈을 세우게 될 남자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나폴레옹은 안색을 굳혔다.
마치 아직 어린 유진이 목숨을 거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도 자신 때문에.
“나를 믿는다?”
“그렇습니다. 대령님이 승리할 것을 믿습니다. 이 작전이 성공할 이유가 있다면, 오직 대령님 때문입니다.”
“왜 날 믿지? 내가 보여준 게 뭐가 있다고? 나도 이런 대규모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야.”
슬쩍 손이 떨리는 나폴레옹을 향해, 유진이 단호히 외쳤다.
“이딴 게 뭐가 대규모입니까? 대령님은 앞으로 저 북방의 라인강이나, 남쪽의 이탈리아 전선을 한 손에 쥐실만한 분입니다!”
후일 원역사를 아는 사람에게는 사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지금은 나폴레옹 본인에게도 전혀 당연하지 않다.
아직 24살의 청년 장교, 사관학교에서도 기병을 지망했지만 밀려 포병이 된 군인, 고향 코르시카조차 받아주지 않은 야망.
그야말로 실패를 거듭해온 인생이다.
아직 가난하고, 무명인데다, 공적도 사실 없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소년이 믿어준다고 말한다.
나폴레옹이 반했던 그 여자의 아들이.
파리에서 왕비를 구했다고 명성을 떨친, 이 [공주의 기사]가.
순간, 나폴레옹이 고개를 쳐들었다.
“하! 세상이 날 몰라주는데, 이 꼬마 혼자 날 알아주는군!”
어째 눈물을 흘리려다 간신히 참은 듯, 눈시울이 빨갛다.
유진이 놀라 눈을 깜박일 찰나다.
나폴레옹이 유진을 정시했다.
“좋다! 그렇다면 나도 널 믿어야겠지, 무슈 보아르네. 아니, 유진!”
“예, 나폴레옹 대령님.”
“작전을 허가한다. 전력을 다해 침투해서, 프랑스의 위대한 함대를 지켜라!”
유진은 힘차게 거수경례를 취했다.
“반드시 마리 루이즈를 대령님의 손에 쥐어 드리겠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오직 지금은 유진만이 아는 농담이다.
***
그러나 모든 작전은 계획과 실행이 완전히 다르다.
-쾅! 쾅쾅! 쾅쾅쾅!
포탄 소리가 요란하다.
가히 처음 유진이 툴롱에 진입할 때 기습적으로 당했던 포격전과 흡사할 정도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맞는 쪽이었다는 거다.
지금은 정반대로 쏘는 쪽에 있다.
단지 이 쏘는 쪽이 프랑스군이 아니라 영국군이란 게 다를 뿐이다.
그러니까, 유진이 이끄는 [특공대]는 지금 툴롱 외곽까지 침투한 상태다.
서쪽, 뒤고미에 장군의 진압군 본군이 돌격한다.
동쪽, 라푸아프 장군의 지원군이 동쪽 방어선을 돌파한다.
남쪽, ‘쁘띠’ 지브롤터로는 나폴레옹이 마르몽 휘하 포병대로 공격하며, 직접 진격한다.
문자 그대로 삼방면의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
영국, 에스파냐, 왕당파 군대 누구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바로 이 틈을 타 유진 휘하 특공대 100명이 진입한 것이다.
일개 중대지만 지휘관은 꽤 알차다.
마르소를 중심으로 일주일 전, 오하라를 붙잡은 돌격대니까.
당연히 아무리 그래도 투덜거리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하사 이폴리트가 낮게, 그러나 비명을 지르듯 부르짖었다.
“모두 저주나 받아라! 빌어먹을 대포들! 맙소사, 이거 너가 말하던 십자포화라는 거냐?”
“이딴 게 무슨 십자포화야. 기관총도 없는데.”
“뭐? 그건 또 뭔 말이야? 아이고, 대포알 맞아 내 거시기가 터지겠다! 사람 살려!”
영국군 포병대가 쏘아대는 포화가 두렵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1백명의 보병들은 다들 머스킷을 움켜쥔 채 이를 악물었다.
지금은 원거리를 향해 쏘아지는 포대다.
만약 저 포대가 유진 중대를 알아차리고 이쪽을 향한다면 어떨까?
문자 그대로 육편이 되어 버릴 것이다.
그때 유진이 앞장서며 소리쳤다.
“닥치고 나만 따라와! 병사들! 날 따르면 모두 살 수 있다!”
이 중 당연히 가장 어린 사람이 유진이다.
군은 지휘관을 보고 움직이는 법.
포격에 겁먹었던 병사들이 이를 악물었다.
“저 꼬마도 가는데, 가자!”
병사들이 일제히 외치며 유진의 뒤를 따랐다.
그 중, 겁은 전혀 안 먹었지만 불만에 가득찬 얼굴도 있긴 했다.
하사, 앙도슈 쥐노였다.
“빌어먹을, 난 왜 여기 있는 거지? 대령님 곁을 지켜야 하는데! 왜 애새끼 보모 노릇이람!”
“너무 그러지 마시오. 유진과 함께 하면 공적은 반드시 세울 테니까. 쥐노 하사.”
“이봐요, 마르소 대위. 대체 뭘 믿고 저 꼬마를 따르는 거요?”
그 순간 마르소가 전에 없이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전쟁은 일종의 도박이오, 쥐노 하사.”
“뭐, 그런가? 결과를 알 수 없어서?”
“생명을 판돈으로 걸고, 알 수 없는 승부에, 모든 것을 던져야 하지. 그런데, 저기 꼬마 유진은 도박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소.”
마르소의 시선이 유진을 향했다.
그 시선은 신뢰로 가득하다.
포연이 자욱한 이 전장에서도.
“이번 도박도 이길 거요. 또, 이기지 않으면 어차피 죽기밖에 더 하겠소?”
본래 프랑수아 마르소는 쥐노 만큼이나 용맹하다.
원역사에서는 라인 전역에서 선봉에서 싸우다, 부상을 당해 죽는다.
하물며 지금은 유진이 거듭 도박 같은 선택에서 이기는 걸 본 뒤다.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지면 죽고 이기면 영웅이 된다.
그게 전쟁이다.
물론 쥐노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소리였다.
“젠장, 도박에 미친 인간들에게 내 목숨을 맡겨야 하다니! 어디, 성공 못하면 두고 봅시다!”
마르소는 피식 웃다 유진의 뒤를 바짝 따랐다.
이제 곧, 툴롱이다.
***
이곳은 별 모양의 성형요새, 툴롱 내부다.
“헉, 헉, 헉. 다, 다행히 여기까진, 멀쩡하군.”
이폴리트가 한숨을 내쉬었다.
유진 중대는 별모양의 요새, 툴롱 안쪽으로 침투했다.
지금 이곳은 철저한 봉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공방 도중이라 지속적으로 영국군과 왕당파 군대, 지원군으로 온 에스파냐 군대까지 출입해야 하는 탓이다.
부두가 보이는 장소, 툴롱 항구 안쪽이 저편에 보인다.
순간, 유진이 주먹을 들었다.
“대기!”
갑작스런 정지 명령에 이폴리트, 쥐노, 투르네까지 기가 막혀 소리쳤다.
“뭐야, 왜 하필 여기서!”
“맙소서. 이러다 다 죽는 거 아냐?”
“적들이 코 앞인데?”
그러나 유진은 침착하게 주위를 살폈다.
항만에서는 거대한 함선들이 정선해 있을 뿐, 인적은 보이지 않는다.
마치 함정이라도 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르다.
툴롱에는 배가 들어올 항만이 2개다.
동과 서.
영국 함대는 빠져나가기 쉽게 동쪽 항만에 주둔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곧 카이로 언덕이 점령되면 툴롱 공방전의 마지막 국면이 시작된다.
유진이 마르소에게 말했다.
“시드니 스미스가 움직일 거예요.”
“뭐? 그게 누구야? 영국군 지휘관인가?
“스웨덴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 해군 유망주죠. 베어링 씨 통해서 입수한 정보예요.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유진은 피스톨로 전방을 가리켰다.
“그 자가 수비병과 왕당파 주민들을 동원해 곧 무기고와 저 함대를 불태울 거라는 거죠. 이건 확실해요.”
문제는 그 무기고에는 화약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영국 함대는 18세기 특유의 전법을 쓴다.
헐크선, 그러니까 번역하면 [화공선]이라 할 전투 방식이다.
못 쓰는 구형 함선에 화약을 실어, 불을 지르고 적진에 보내는 전법.
꼭 삼국지 적벽대전에서 있었을 법한 전법이지만, 18세기 말에 영국해군이 자주 썼던 방식이다.
그 화공전법이 여기, 프랑스 지중해 함대에 펼쳐지는 것이다.
마르소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럼, 여기 있는 이유가······.”
그때 동편에서 진군 소음이 들려왔다.
-타다닥!
영국군, 왕당파, 여기에 에스파냐 병사들까지 합세한 병력이다.
하지만 정예병은 아니다.
당연히 주력은 지금 삼면으로 쳐들어온 다른 프랑스 군대와 싸우고 있다.
그럼에도, 저들이 바로 후일 프랑스 해군이 될 함대를 부순다.
유진은 피스톨을 장전했다.
“모두, 장전!”
머스킨 총은 전장식.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황급히 병사들이 장전을 하는 동안, 유진은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대열은 3열로! 교대로 쏜다! 총알이 다 떨어지면 돌격한다!”
이 순간 지시가 집행되는 이유는 하나다.
유진이 유능한 장교와 하사관, 그러니까 마르소와 투르네, 쥐노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이들이 먼저 선을 보이자, 병사들도 따라서 머스킷을 장전했다.
-철컥!
문득 영국군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격 개시!”
일제 사격이 쏘아졌다.
-타타탕!
툴롱 시내, 항만 한복판.
영국 함대 파괴부대에 맞선 유진 중대의 사격전이 시작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