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8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85화(286/547)
(285) 통령의 아들에게 모두가 한 방 먹다
분명 방금 전까지 이 파티는 화려하기는 했지만, 아주 졸린 장소였다.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그러나 이 순간, 페테르고프 궁전 구석에서 술을 들이키던 시드니는 눈을 번쩍 떴다.
프라이슈츠, 인도, 러시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 가지 단어지만 하나로 합쳐지면 놀라운 얘기로 변모한다.
이집트를 정복하고 오스만 제국을 분할해 놓은 장군, 유진이 인도 정복을 제안했다.
그것도 러시아 제국에 말이다.
과연 현실성이 있는 얘기인지, 꿈결에 들은 얘기인지 시드니도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영국대사 스펜서 스미스가 황급히 다가올 때까지는 그랬다는 얘기다.
“눈이 번뜩 뜨이는군. 시드니, 이건 비상사태다. 당장, 본국에 훈령을 요청하러 돌아갈 준비를 해라.”
“아니, 너무 말도 안 돼서 비상사태가 아니지 않아, 스펜서? 차라리 프랑스가 퐁디셰리를 찾겠다고 함대를 파견하면 몰라. 무슨 러시아가 인도를 가? 여기 발트해에서 얼마나 먼데?”
“왜 물개 같은 소리만 하는 거냐, 시드니! 러시아는 아시아에도 영토가 있어!”
나름 북유럽의 승장이었던 동생 시드니에게 스미스 대사가 호통쳤다.
“만약 타타르 방면으로 남하한다면, 충분히 러시아는 인도 공략이 가능하다!”
물론 이 말이 곧 러시아가 영국과 전쟁을 벌인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알고 보면 1800년 현재, 무굴제국은 아직 형식적이나마 살아 숨 쉬고 있다.
또한 인도의 북부는 마라타 동맹이 장악하고 있고, 영국은 아직 남부의 마이소르 왕국을 처리하는데 집중하는 중이다.
바로 나폴레옹이 손을 잡으려던 [티푸] 술탄이 마이소르의 술탄으로, 연전에 결국 전사했다.
아서 웰즐리가 이끄는 동인도회사 영국군에 의해서.
그럼에도 사실상 인도를 영국이 장악해 가는 상황에서, 프랑스와 러시아의 연합은 충분히 위협적이다.
원역사 미래에는 실제로 러시아와 영국이 [그레이트 게임]으로 맞붙기도 하니 말이다.
물론 시드니는 너무 비현실적인 그림에, 입맛을 다시다 지나가는 아는 얼굴을 붙잡았다.
“오, 우샤코프 제독. 오랜만이오. 지금 우리 형님이 말한 바가 진짜요?”
“나도 [물개]라는 걸 잊은 모양이군. 하지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오.”
“실제는?”
흑해 제독 우샤코프가 간만에 본 시드니를 향해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대꾸했다.
“페르시아와 황무지, 사막과 산맥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게 현실성이 있는 계획인지 모르겠소. 육군 장군들도 답할 수 없을 거요.”
이것은 원역사 그레이트 게임 때, 러시아 제국이 부딪쳤던 현실적 문제기도 하다.
그러면 육군은 어떻게 판단할까?
아연히 차르와 유진 쪽을 외눈으로 보는 쿠투조프의 어깨를 누군가 쳤다.
“쿠투조프, 난 지금까지 당신을 오해하고 있었소.”
“응? 그건 또 무슨 말이오. 알렉세이 안드레예비치 아라크체예프 친위대장님?”
“난 당신이 꼬마 따위에게 패배한 무능한 장군이라고 생각해 왔소. 그런데.”
차르 친위대장, 아라크체예프 백작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오늘 보니, 정말 대단한 놈을 상대했군. 저건 정말 엄청난 발상이오!”
바삐 차르를 향해 뛰어가는 아라크체예프를 보다, 쿠투조프의 옆에서 로스토프친이 중얼거렸다.
“원수, 우리 러시아 제국의 미래가 암담하군.”
“이런, 벌써 포기하면 어쩌십니까. 로스토프친 백작님. 저와 달리 아직 미래도 창창하신데.”
“대체 저 미친 발상에 친위대장이 감탄하는 이유가 뭐요?”
37세, 저 유명한 칭기즈 칸의 피가 흐른다고 자부하고 다니는 로스토프친을 보다 쿠투조프가 피식 웃었다.
아무리 봐도 우아하게 생긴 게 칭기즈 칸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간만에 술에 취하지 않아도 두통이 없는 머리를 두들기며, 쿠투조프가 대꾸했다.
“그야 차르 폐하께서 기뻐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로스토프친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러시아의 미래는 정말 암담한 게 확실하군.”
한시 바삐, 차르를 설득할 궁리를 해야 할 모양이다.
반대로 아주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러시아 제국 군부 장성들이다.
만약에 차르가 명령을 내린다면 정말 진격해야 하는 상황이다.
베니히센, 바그라티온, 바클레이가 서로 돌아 보았다.
“인도라니, 서유럽이 아니라 우리 이제 인도에서 싸워야 하나?”
“차라리 잘된 걸 수도 있죠. 프랑스와 [도이치] 땅을 두고 싸우느니, 적당히 경계를 긋고 아시아에서 활로를 찾는 게 나을 수도.”
“왜,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어서?”
바클레이의 힐난에 바그라티온이 코웃음을 쳤다.
“천만에, 프라이슈츠가 군을 이끌고 나온다면 내가 가장 먼저 선봉에 설 거요. 하지만 차르 폐하의 표정을 보시오.”
베니히센이 대신 시선을 돌리다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정말 공주님이라도 내줄 표정이시군.”
차르 파벨은 아주, 만면을 일그러뜨리며 웃고 있었다.
***
그 모습을 황궁의 이방인, 프랑스 사람들도 모두 봤다.
“이봐, 무슈 샤를. 이거 최고 군사기밀 아니었나?”
여전히 웃는 얼굴로 돌아보지 않은 채 당통이 묻자, 이폴리트가 대꾸했다.
“대사님, 원래 비현실적인 망상을 군사기밀이라고 하지는 않는 법이죠.”
“그랬다면 애초에 러시아로 오지 말든가, 아니면 날 대사로 임명하지 말았어야지. 설마 차르 앞에서 프라이슈츠가 농담을 한 건 아니겠지?”
“선수끼리 왜 이러십니까. 지금 유진은 정말 인도로 쳐들어 가자고 차르를 설득하러 온 게 아니에요. 우리 진짜 목적을 잊으셨어요?”
당통이 눈을 굴려, 어쩔 줄 몰라하는 마리 앞에 멍하니 선, 알렉산드라 공주를 보았다.
“공주 획득?”
“아, 대사님. 진짜.”
“농담일세. 그야 통령과 프라이슈츠의 진짜 목표는 러시아의 우호국화라는 건 알지. 거 참.”
물론 그렇다 해도 이 방법은 너무 과격하다.
영국 대사, 스펜서 스미스가 바삐 러시아 귀족들을 붙잡고 말을 건네는 게 보인다.
사실 러시아 귀족들이 영국 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는 건, 유명한 얘기다.
과연, 이 선언을 차르가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러나 이폴리트는 히죽 웃으며 주위를 슥 둘러보았다.
“아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모두가.”
당연히 비꼬는 소리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당황한 아르투아 백작이었다.
“인도라니, 세상에. 인도라니.”
자칭 루이 17세, 프로방스 백작이 아르투아 백작을 붙들었다.
“정신 차려라, 샤를 아르투아.”
“형님, 이건 정말 예상치 못한 발상이오. 우리, 당장 런던으로 떠날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르오.”
“그게 무슨 헛소리냐? 저 헛소리를 진지하게 다들 듣고 있는 게 더 이상하구나.”
샤를 아르투아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차르는 좋아하고 있지 않소? 한데, 만약 정말 저 대전략이 들어 먹힌다면 프랑스와 러시아는 군사동맹이 될 거요. 반대로, 우리 망명자들은 위험해질 거고.”
프랑스가 러시아와 친해진다면, 망명 귀족들이 계속 머물 수는 없다.
그러니 다시 영국으로 가야만 할지도 모른다.
그때 콩데 공작이 황급히 낮게 물었다.
“그럼 막아야 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저 계획이 어처구니없는 일이고, 영국과의 동맹을 망치며, 러시아조차 파탄으로 밀어넣을 간교한 계책이라고! 당장 차르께 진언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보통은 이게 정론이지만, 아르투아 백작은 낯을 찡그렸다.
“입 닥치게, 콩데 공작. 목이 달아나고 싶나? 차르는 정말 기분파야.”
인도 원정이란 어처구니 없는 계획을 들었을 때, 정상적인 군주라면 간단히 반응한다.
당장 유진을 내쫓는 거다.
가장 거대한 경제 교류국인 영국의 심기를 건드릴 일을 감히 행하지 않는다.
바로 원역사 후대, 파벨의 아들만 해도 거듭 선택하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파벨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얼굴이다.
때문에 영국 대사가 패닉에 빠진 것이며, 러시아 귀족들도 경악했고, 프랑스 망명자들도 공포에 떠는 거다.
그런데 아주 태연하게 그 광경을 보는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
루이 필리프 조세프 드 오를레앙, 통칭 오를레앙 공작이 와인잔을 들며 말했다.
“어떠냐, 샤르트르 공작.”
테이블 위, 역시 와인잔을 잡으며 루이 필리프 드 샤르트르가 웃었다.
“그저 통령의 양자라는 이유로 저 위치까지 간 게 아니군요.”
“금융신동은 보통 놈이 아니라니깐. 대단하지? 분위기를 완전히 자기 중심으로 바꿔놨어.”
“예, 게다가 더 놀라운 건 그 방식입니다.”
루이 필리프는 유진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눈에 이채를 띠었다.
“공개적으로 [폭탄]을 던져서, 혹시 거절하더라도 영국과 러시아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물론 파벨이 거절할 수도 있다.
허나 설사 거절한다 해도, 영국은 결코 러시아 제국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만약 이 상황을 바꾸려면, 정권교체라는 극약 처방이라도 내려야 할 판이 된 셈이다.
오를레앙은 고개를 까딱이다 일렀다.
“어쨌든, 혹시 달아나야 할지도 모르니 오늘 밤 채비는 갖춰라.”
“그럴 필요는 없을 겁니다.”
“무슨 말이냐, 그게?”
루이 필리프는 시선을 돌리며 대꾸했다.
“알렉산드라 공주가 우리를 구해줄 테니까요.”
그곳에서 가만히 서 있던 알렉산드라 공주가 루이 필리프를 응시하고 있었다.
묘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
여기까지 한참 걸린 것 같지만, 사실 정적은 고작 3분 정도였다.
“황후, 놀랍지 않소? 이 정도 남자라면, 공주의 짝으로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만면에 웃음을 터뜨리며, 파벨이 묻자 황후 마리아는 정신을 차렸다.
남편이 아주 까다로운 남자라는 건 마리아도 잘 안다.
그러니 더욱 기분대로 결정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그건 곤란하죠. 옆에 아리따운 [짝]이 있지 않나요?”
“응? 누구? 아, 루이 국왕의 딸이군. 모친은 아직 건강하신가?”
“이런, 그런 말을 물으시면, 폐하.”
부친은 죽었고, 모친은 왕비에서 쫓겨났으며, 본인도 공주직위가 박탈된 마리다.
그런데 여기서 그 문제를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물으면 어쩐단 말인가?
하지만 마리는 재빨리 안색을 되찾으며 무릎을 굽혔다.
“제 모친께선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십니다. 프랑스 통령 각하의 은혜 덕분에요.”
이 말은 세 가지 함의를 품고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롯한 루이 16세의 유가족은 멀쩡하다.
나폴레옹은 구왕실을 홀대하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마리 테레즈는 공화국 체제에 순응하며, 유진과 함께 올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파벨은 입가를 틀며 웃다, 유진을 응시했다.
“좋아. 인도라, 보석과 식량과 면화에, 심지어 초석까지 가득한 땅이라지?”
“심지어 따뜻하며, 부동항까지 있습니다.”
“큭큭! 하긴, 바다가 얼어붙은 광경을 본 건 처음이겠군. 통령의 양자.”
순간, 파벨이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지. 파티를 끝낸다. 난 프랑스 통령의 양자와 독대를 해야겠다!”
그야말로 번갯불처럼 파티 종료와 유진 독대가 결정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