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8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87화(288/547)
(287) 이제, 파리로 가자
마침내 대협상이 타결되었다.
“평화조약보다 훨씬 어렵군요, 젊은 보나파르트 장군.”
상트 페테르부르크 중심가, 새로운 프랑스 대사관에서 콜랭쿠르 장군이 웃으며 말했다.
구왕실 시절 대사들이 쓰던 건물은 이미 부서진 지 오래다.
그래서 새롭게 차르가 하사한 저택을 쓰는 중이었다.
과거에 예카테리나 여제의 애인에게 하사되었던 [주보프] 저택이 바로 그곳이다.
아주 화려한 로코코풍 장식을 둘러보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요지는 간단하지 않습니까? 인도 경제진출 협력으로 결정난 걸로 아는데요.”
“말장난 아닙니까? 실제로 제안받은 건 인도 진출도 아니고.”
“쉿, 이 도시에는 영국의 귀가 많습니다.”
문득 유진이 주위 사용인들을 확인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형식적으로 아미앵 조약을 파기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현재 프랑스의 최우선 외교 조약은 단연 영국과 체결한 [아미앵 조약]이다.
이 조약은 프랑스와 영국의 평화만 규정한 게 아니다.
인도의 실론 섬과 카리브 해 정전을 포함해, 유럽 세계의 구도를 일차적으로 정한 약정이다.
한데 프랑스와 러시아가 공동으로 인도에 [군사행동]을 한다면, 이 조약이 흔들리게 된다.
물론 영국령 캐나다를 공격한다면 즉시 깨지게 될 것이다.
해서, 유진과 파벨은 일종의 눈속임을 했다.
마침 프랑스는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인도로 가는 육로를 일정 부분 획득한 상태다.
그러니 러시아와 프랑스가 공동으로 인도에 교역로를 뚫자는 협정을 맺은 것이다.
단순히 무역만이라면 영국도 아직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
어쨌든 인도 전체가 영국의 식민지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협정문과 무역 자료를 훑어보며, 콜랭쿠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프랑스와 러시아간 무역은 일단 다시 재개되겠군요. 상인들이 한 숨 돌리겠습니다.”
“영국 금수조치도 하지 않는 걸로 정했습니다. 러시아는 영국과 여전히 돈을 벌어서 좋고, 우리도 러시아와 다시 무역을 재개해서 좋은 거죠.”
“현실적으로 영국 교역 규모를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영국은 신대륙과 인도, 아시아로 배를 보내고, 그 배를 만들기 위해 러시아의 원자재가 필요한 거니까요.”
이 경제적 논리가 후일 원역사의 대륙봉쇄령을 실패로 돌아가게 만든 근본적 이유다.
만약 프랑스가 영국의 교역량을 대체할 수 있었다면, 러시아가 굳이 대륙봉쇄령을 위반할 이유가 없었다.
허나 영국은 러시아에게 부족한 식량부터 배의 물품, 공산품 원료까지 다양한 일차 원자재를 수급했다.
반면 프랑스는 영국만큼 식민지가 넓지도 않지만, 그보다 자체 충당이 가능한 대국이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는 여전히 영국을 포기할 수 없다.
“상관없습니다. 러시아 교역이 프랑스의 생명선은 아니죠. 군사적 위협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걸로 충분합니다.”
유진이 싱긋 웃으며 말할 찰나, 협정의 공식적 책임자가 입을 열었다.
“어이, 프라이슈츠. 난 그냥 서명만 하면 되는 거지?”
“그렇죠? 이후엔 늘 잘하시는 걸 하면 됩니다. 사람들과 사교를 나누시고, 재미있게 노시다가, 기회가 보이면 잡으시면 되죠.”
“흥, 꼭 내가 백수인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엄연히 러시아 주재 프랑스 대사님이시니까.”
러시아 대사 당통이 킬킬 웃다 문득 정색했다.
“한데, 차르와의 약속은 언제 지켜지는 건가?”
혹시 엿듣는 자가 있을까봐 암시하는 말이다.
방금 콜랭쿠르가 얘기하려 했던 바와 같다.
바로 알래스카 루트를 통한 신대륙 정복전 얘기다.
유진은 잠시 말을 고르다 싱긋 웃었다.
“일단, 차르가 올해를 잘 넘길지부터 보시죠.”
“그게 무슨 말이야?”
“대사님이 하셔야만 하는 일은 아니지만, 부딪치게 되실 일이 있습니다. 이건 콜랭쿠르 영사님도 같이 대처해야 할 문제입니다.”
문득 유진의 입에서 무시무시한 단어가 흘러나왔다.
“쿠데타.”
원역사에서 1801년 3월, 파벨은 실각한다.
사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농노의 의무적인 노동 제공 일자를 일주일 4일에서 3일로 줄였다든가, 궁정 귀족들에게 프로이센식 복식을 강요했다든가, 기사도적 예법을 강제했다든가.
그러나 파벨이 시행한 모든 정책이 그랬듯, 이 강요들도 사실 엄격히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딱 한 가지는 진지하게 추진되었다.
인도 침공과 반영정책, 그리고 영국과의 무역 단절이다.
한데 이 사태는 영국 상인들만이 아니라, 러시아 귀족들에게도 막대한 손해를 가져왔다.
결국 영국 대사가 조종하는 쿠데타가 발생해, 파벨이 죽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물론 지금은 프랑스와 전쟁도 일찍 끝났고,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또한 무역 단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정 불안은 있을 거라 본 유진에게 당통이 황급히 물었다.
“확실한 건가? 누구지? 대귀족 중의 누군가인가? 차르의 아들인 알렉산드르 황태자? 아니면 군부의 누군가인가?”
“그 모두일 수도 있죠. 하지만 뒤에서 영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실행까지 이르진 않을 겁니다.””스펜서 스미스 말이야?”
유진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원래는 전임 영국 대사가 했을 일이겠지만, 신임 대사의 몫이 되었군요. 우리가 이제야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온 바람에.”
본래 러시아에서 쿠데타를 기획하는 남자는 찰스 휘트워스, 신임 프랑스 대사로 부임할 귀족이다.
그렇지만 아미앵 조약이 빨리 체결되면서, 휘트워스는 파리로 먼저 가게 되었다.
스펜서 스미스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부임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래저래 쿠데타에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어떨지 모를 일이다.
콜랭쿠르가 당혹한 얼굴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젊은 보나파르트 장군, 만약 정말이라면 큰일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는 걸 암시하시면 됩니다. 그럼,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거예요.”
“차르가 알게 되어도 문제입니다. 피바람이 불 수도 있습니다. 저 페테르고프 궁전에.”
유진이 여전히 여유롭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게 된다면, 러시아는 더욱 움직이지 못하게 되겠죠. 콜랭쿠르 영사님.”
당통도, 콜랭쿠르도 숨을 죽였다.
만약에 파벨이 죽는다 해도 상관없다는 얘기니까.
하지만 유진은 몰인정한 사람만은 아니다.
“어쨌든, 차르가 죽지 않는다면 약속은 지킬 생각이에요.”
“언제쯤?”
“일단 우리 쪽에서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대략 2년쯤?”
어쩐지 굉장한 모험이 기다릴 것 같은 기분에, 당통이 두 손을 맞잡다 킬킬거렸다.
“그럼, 올해 위기부터 넘기고 보자고.”
아무래도 러시아 황실 쿠데타 음모에 한 판 낄 기세다.
***
다행히 당통이 상대할 적수는 원역사보다 훨씬 부드러운 형제다.
“이거, 대결해 보기도 전에 가는군. 쯧.”
모두가 커피를 마시는 카페에서 혼자 홍차를 마시며, 시드니가 혀를 찼다.
물론 상트 페테르부르크에는 영국 상인도 많다.
해서, 카페도 홍차를 같이 팔긴 한다.
허나 그래도 프랑스식으로 커피를 마시는 상류층이 더 많으니, 역시 시드니만 마시고 있는 거였다.
유진이 프랑스인답게 커피를 홀짝이며 대꾸했다.
“시드니 스미스, 당신이 음모와 어울린다는 생각은 안 드는군요.”
“응? 당연한 얘기 아닌가? 난 정정당당한 결투가 어울리는 남자야. 어디, 한 판 겨뤄볼까?
“내 별명을 잊었나 보군요. 결투하면 당신이 져요.”
그러자 시드니는 화를 내신 껄껄 웃었다.
“핫핫! 사브르라도 배워야겠군. 마탄에 맞기 싫으면.”
이런 사람이 쿠데타를 주관하는 대사관 주재 무관이 되긴 어려울 것이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시드니는 형처럼 외교관으로서도 활약한다.
다만 주로 수교를 맺으러 가는 역할이라, 휘트워스처럼 음모를 꾸미는 타입은 아니다.
그때 커피잔을 놓는 유진에게 시드니가 불쑥 물었다.
“인도는 안 가는 거지?”
자칫 커피잔을 놓칠뻔한 유진이 애써 태연하게 대꾸했다.
“글쎄요? 그거야 차르 폐하께 달렸겠죠?”
“협정문 봤어. 인도를 향하는 교역로 확보에 공동 협조하기로 했다고 되어 있더군. 그런데, 군사 행동에 대한 건 하나도 없던데?”
“이면협정이라고 들어봤어요?”
일부러 을러대는 유진에게 시드니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거짓말하지 마. 인도 원정을 성공시키려면 통령이나, 네가 전력투구해야 해. 이렇게 간단히 협상만 하고 갈 일이 아니라고.”
인도 원정은 비현실적인만큼 난이도가 높다.
만약 정말 군사적으로 공격하고자 한다면, 최정예와 명장이 필요하다.
실은 광인이라기보다 괴짜인 파벨이야 명령만 내리고 부하들에게 맡기겠지만, 나폴레옹은 다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성공시키기 위해 철저한 구상을 할 것이다.
그중에는 나폴레옹이 보유한 최고의 카드, 이집트 정복자 유진도 있을 게 분명하다.
해군제독 시드니도 육전에 대해서 아는 바는 없지만 군사적 안목으로 판단한 거였다.
유진은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끼며 애써 웃었다.
“과대평가군요.”
“진짜 노리는 게 뭐야, 프라이슈츠?”
“그걸 내가 당신에게 얘기해줄 이유는 없죠. 미스터 스미스.”
그러자 시드니가 홍차를 훌쩍 들이키며 씩 웃었다.
“시드니라고 불러. 그럼, 우리는 카리브해에서 다시 보겠군.”
이번에는 유진도 놀람을 감추지 못하자, 시드니가 오히려 눈썹을 치켜떴다.
“뭘 그렇게 놀라? 설마 도버를 넘을 건 아니잖아?”
“글쎄요, 시드니. 프랑스와 영국은 지금 평화조약을 체결했습니다만.”
“푸훕! 평화? 어느 한쪽이 두 손을 들면 그렇겠지?”
가볍게 손을 저으며 시드니가 전략적 탁견을 읊었다.
“러시아를 직접 이용할지, 그냥 방해만 못 하게 한 건지, 그건 나도 모르지. 하지만 결국 너와 신대륙에서 싸우게 될 건 알아. 프랑스도 그곳 말고는 확장할 곳이 없으니까.”
본래 원역사에서는 유럽 대륙이 전장이 된다.
그것도 라인, 오스트리아, 폴란드 방면이 매번 같은 적수와 싸우는 전쟁터로 변모한다.
이것은 나폴레옹이 적을 완전히 부수지 못한 탓이지만, 동시에 신대륙 정책에 실패한 탓이기도 하다.
만약에 누벨 프랑스를 성공시켰다면, 당연히 신대륙이 전장이 되었을 테니까.
그런데 현재 프랑스는 플로리다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이 이 상황을 마냥 지켜보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래는 영국인들이 세운 나라였던 아메리카도.
유진이 눈을 가늘게 뜨다 차갑게 웃었다.
“저는 평화를 바랍니다만, 혹시 다시 보게 된다면 봐줄 생각은 없습니다.”
반면, 시드니는 유쾌하게 웃으며 유진의 어깨를 두들기다 일어났다.
“푸하핫! 건방진 젊은 제독. 다음에 보자고!”
전장에서 만나면 적이 되겠지만 유쾌한 남자, 시드니도 잠시 작별을 고했다.
***
수많은 연회와 협상과 미팅을 끝으로, 유진 사절단이 출발 준비를 마쳤다.
“휴, 이제야 떠나는 거지?”
여장을 누구보다도 빨리 갖춘 마리가 물었다.
유진은 마차를 점검하다 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히려 귀족 사회가 남아 있는 이곳이 마리에게는 편안한 곳이 아닐까?
“왜, 파티는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더 많이 열릴 텐데. 좀 더 머무르고 싶으면 머물러도 좋아.”
“웃기지 마. 너무 추워. 게다가 여긴 불편해.”
“왜?”
그때 마리가 입을 열려다 살짝 낯을 찌푸렸다.
유진은 시선을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황금장식의 마차가 대사관 앞에 멈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차에서 제복을 입은 청년이 내려 빙긋 웃는 게 보인다.
“아, 프라이슈츠라고 했나. 반갑군.”
이미 페테르고프 궁전에서 차르 옆에 있던 것을 본 적이 있다.
차르의 후계자이자 원역사에서 결국 나폴레옹을 침몰시킨 군주.
알렉산드르.
그렇지만 지금은 그저 프랑스를 동경하는 청년 황족일 뿐이다.
유진이 황급히 예를 갖췄다.
“황태자 전하,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한데 무슨 일로?”
“자네를 보면 할 말이 많았지. 일단 오스만 문제부터 계몽주의와 의회까지 다양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 하지만, 이렇게 바삐 떠나는 와중이니 붙잡진 않겠네.”
“이미 붙잡으신 것 같군요. 원하신다면 얘기를 더 나눠볼까요?”
알렉산드르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 명성을 못 들었나 보군. 난 한 번 붙잡으면 3일 밤낮을 떠들어야 직성이 풀리거든. 내가 오늘 온 건 동생 때문일세.”
그 순간, 마차에서 또 다른 두 사람이 내렸다.
모자를 쓴 남녀인데, 너무 깊게 눌러써 잘 보이지 않았다.
문득 여자쪽이 모자를 들어올렸다.
“저 때문이랍니다. 통령의 아드님.”
알렉산드라, 황태자의 동생이자 차르의 셋째 자녀.
또한 유진과 혼담이 거론되었던 장본인이다.
그 순간 마리가 그야말로 번개처럼 유진의 앞을 가로막았다.
“공주님, 왜 오셨죠? 혼담은 이미 끝났을 텐데요?”
“풋, 그렇게 불안한가요? 공주님?”
“저는 공주가 아닙니다. 그저, 마드모아젤일 뿐이에요. 하지만 제 연인을 제국의 공주에게 빼앗길 생각은 없어요.”
눈에 불꽃을 튕기는 마리를 보다, 알렉산드라는 난처한 듯 웃었다.
“걱정할 거 없어요. 난, 고맙다고 말하러 왔으니까.”
이번에는 유진이 의아해 물을 차례다.
“그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도 당신과 혼인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다른 분이 있으니까요.”
“공주님께서, 정해진 혼처가 아니라 다른 연인이 있다는 겁니까?”
순간, 공주 뒤에 있던 청년이 모자를 들어올렸다.
“나요, 유진 드 보아르네 자작.”
역시, 안면이 있다.
아주 어릴 적에 유진이 오를레앙 공작궁을 드나들던 시절, 소년의 몸으로 유진과 마주쳤던 남자다.
이제 망명객이 된 샤르트르 공작, 루이 필리프가 그곳에서 웃고 있었다.
“작위는 버리신 줄 알았습니다만, 샤르트르 공작님.”
“그럼, 혁명군 장군으로 대해주시오. 보나파르트 장군. 나도, 비록 뒤무리에 때문에 도주하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혁명을 위해 싸우던 군인이었으니까.”
“그거야말로 이미 박탈당한 지위 아닌가 싶군요. 어쨌든 좋습니다, 부르봉 장군. 보통 분이 아니란 건 이미 알고 있긴 했습니다만.”
유진의 시선이 알렉산드라 공주와 루이 필리프를 번갈아 향했다.
“설마, 이곳에서 러시아 제국의 공주를 유혹할 줄은 몰랐는데요.”
어느새 알렉산드라 공주가 낯을 붉히고 있는 게 보인다.
반면에 황태자 알렉산드르는 아주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동생의 연애가 재미있나 본데, 실제로 본인이 차르가 된다면 아주 골치아플 문제다.
아무런 실권도 없는 망명 왕족과 공주의 혼사라니, 큰일날 얘기가 아닌가?
그때 루이 필리프가 유진을 정시하며 말했다.
“응원하오.”
“예?”
“당신이 성공한다면, 내가 성공하는 건 더 쉬울 테니.”
이번에는 루이 필리프가 묘한 웃음을 머금으며, 마리와 유진을 보았다.
“성공해서, 신대륙에서 봅시다. 내가 [동방파견군]의 지휘관이 될 거요.”
마리가 낯을 붉힐 찰나, 유진은 마리의 손을 쥐었다.
어차피 여기는 프랑스가 아닌 러시아다.
게다가 상대가 루이 필리프라는 게 어쩐지 유진을 자극했다.
심지어 원역사에서 마리의 남편이 되는 앙굴렘 공작보다도 더욱 그렇다.
유진이 경쟁심을 숨기지 않은 채, 루이 필리프를 보며 싱긋 웃었다.
“그렇다면 누벨 프랑스에서 보죠.”
서기 1801년 1월, 19세기가 시작된 상트 페테르부르크.
원역사의 미래, 승자가 되어 왕이 될 루이 필리프를 유진이 만났다.
순간, 유진은 처음으로 마음에 새겼다.
이 왕당파 귀족들에게 절대로 지지 않겠다고.
파리로 귀환하는 날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