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8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88화(289/547)
(288) 1801년, 동부 유럽은 아직 평정되지 않았다
서기 1801년 2월, 유진 사절단의 복귀는 육로로 결정되었다.
“만세! 지겨운 배는 끝이다!”
“꼭 그 말을 니콜라스 앞에서 해야겠어?”
“호루스 호는 나중에 봄이 되면 데리고 오라고, 니콜라스! 핫핫!”
사두마차 10대가 펼쳐졌다.
올 때 호위대로 따라왔던 유진 우편연대 출신 병사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기마로 달릴 수도 있지만, 가는 길이라도 편하게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호송대의 사실상 지휘관이었던 니콜라스 쉬르쿠프는 배와 함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남게 되었다.
니콜라스는 시원하게 웃으며 묵직한 어조로 답했다.
“무사히 합류할 테니 걱정 마십시오. 파트롱.”
유진은 니콜라스의 어깨를 힘있게 붙잡은 후, 마차에 올라탔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쏜살처럼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멀어져 간다.
유진은 도시를 돌아보다 감회에 잠겼다.
원역사에서 나폴레옹과 유진이 끝내 도달하지도 못했던 도시다.
혹시 이곳에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어떨까.
또 다시 교섭일까, 아니면 결국 전쟁일까.
그때 마차에 동승해 있던 부관 이폴리트가 물었다.
“그럼, 귀환경로는 어떻게 되는 거야?”
“일단 러시아 제국령인 폴란드를 거치게 될 거야. 여기서 프로이센을 방문했다가, 다시 오스트리아를 거쳐서 바이에른을 지나, 프랑스로 돌아가게 되겠지.”
“엥? 어째서? 차라리 흑해로 가서 콘스탄티노플로 가면 안 돼?”
유진이 이폴리트를 힐끗 보다 콧방귀를 뀌었다.
“너, 에스마 공주랑 놀아난 거, 후세인 제독이 알게 돼도 상관없냐?”
한때 오스만 제국의 실세, 에스마 공주와 잠자리를 같이 한 바람둥이 이폴리트가 화들짝 놀랐다.
“혹시 드, 드, 들켰냐?”
“지금이야 아니지. 오히려, 에스마 공주가 요새 애인 삼은 세바스티아니가 문제지. 하지만 네가 돌아가면 다시, 에스마 공주가 널 찾지 않을까?”
“핫핫핫! 이놈의 인기란! 하긴, 차르의 애인도 어젯밤 울고불고 난리더군! 이크, 러시아인 없지?”
짐짓 마차 주위를 둘러보는 이폴리트를 보다, 유진 옆에 앉아 있던 마리가 혀를 내둘렀따.
“이폴리트는 참 살아 있는 게 대단하네. 그런데 왜 하필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거기에 바이에른이야?”
아마도 오스트리아가 걸리는 모양이다.
러시아에 부르봉 가문 친족들이 있었다면, 오스트리아에는 합스부르크가 기다린다.
특히 제국을 빼앗긴 외백부, 프란츠 2세가 가장 두려울 것이다.
오스트리아를 방문했을 때, 이번에도 인사하지 않아도 될까?
그러나 유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어. 아직 오스트리아는 재편이 덜 끝났거든. 프로이센은 평화협상이 제대로 진행되나 점검도 해야 하고.”
“탈레랑이 가지 않았어?”
“외무장관은 딱 본인이 맡은 일만 할 거야. 게다가 봐둬야 할 사람들도 있고.”
물론 유진도 탈레랑의 실력은 믿는다.
다만 프로이센을 꼭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다.
후일 원역사에서 웰링턴과 함께, 나폴레옹을 무릎 꿇게 만든 장군들은 프로이센에 있다.
물론 아직 적도 아닌 데다 19세기 개명천지에 장군들을 암살할 수야 없는 노릇이다.
일단 먼저 어떤 인물들일지 확인해두려는 게 유진의 속마음이다.
한데 유진 앞에 앉아 있던 이폴리트의 표정이 음흉하게 변했다.
“으흐흐, 진짜를 말하지 않는군. 이제 11살, 아니 12살이 되었을 아름다우신 바이에른 공주님!”
불시에 엉뚱한 부분을 찔린 유진이 입을 쩍 벌렸다.
“이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격한 반응! 공주님, 잘 봐두세요. 유진이 왜 바이에른에 가겠습니까? 당연히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또 다른 대공녀를 보러 가는 거죠!”
“헛소리 그만하라고. 난 애 취향이 아니야! 게다가 바이에른은 구 신성로마령 내에서 3위권 세력이라고. 외교적으로 중요해!”
그 순간 마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내 기억으론 나 10살 때 처음 만나지 않았어?”
“응? 아니, 그야 그렇지만.”
“그때부터 나 좋아한 거 아니었어? 설마 나 혼자 좋아했나?”
물론 그때부터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10살짜리 어린애에게 무슨 성욕을 느낀 적은 없다.
반면 여기서 그게 아니라고 외치다간, 마리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한 유진이 벼락처럼 고함쳤다.
“갑자기 당통이 그립군.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지금 우리는 관광 여행을 하는 게 아니야! 공무수행 중이라고. 바로, 출발한다!”
마부 노릇을 하던 투르네가 껄껄 웃으며 채찍질을 했다.
아주 평화로운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지막 하루다.
또한 결국 특사의 임무는 완수했다.
19세기 초두부터 러시아와 프랑스의 수교가 이뤄졌으니까.
***
이 기쁜 소식을 기뻐할 수 없는 사람도 세상에는 있기 마련이다.
“큰일이군요. 유진 프라이슈츠 보나파르트가 러시아와 회담을 성공시키다니.”
베를린, 프랑스 임시 대사관 관저 침실에서 반라의 미녀가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
잠옷을 입은 채, 침실 테이블 위에 놓인 서신을 보다 탈레랑이 시선을 돌렸다.
간밤에 뜨거운 밤을 보낸 사람 같지 않게 냉정한 시선이 돋보인다.
47세의 독신남, 전직 주교 탈레랑이 미녀를 향해 물었다.
“왜 그런 말을 하지, 캐서린?”
“그렇잖아요? 당신은 아직 프로이센도 해결하지 못했어요. 따지고 보면 오스트리아 분할도 외무부 소관인데.”
“이런, [코르티잔]이 국가 대사를 논하게 되다니. 외무부의 기밀 유지가 말이 아니군.”
그러자 코르티잔, 캐서린 노엘 그랑이 깔깔 웃으며 대꾸했다.
“스탈 부인이 다 얘기해 주던데요? 당신이 언제 올지 궁금해 하면서.”
코르티잔이란 고급 매춘부를 일컫는 은어다.
돈을 받고 남자를 상대하지만, 그 대상이 상류층인 여자다.
본래 캐서린의 고향은 인도로 식민지 주둔 장교의 딸이었으며, 첫 혼인 대상도 역시 식민지의 공무원이었다.
허나 결혼 직후 영국의 유명 정치가, 필립 프랜시스의 유혹에 빠져 부정을 저질렀다가 이혼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영국 정계를 뒤흔든 무시무시한 스캔들이었다.
이후 신세가 꼬인 그랑은 파리로 와서 이른바 창부가 되어 버렸다.
허나 타고난 미모와 뛰어난 두뇌로 상류층의 마음을 사다가, 결국 외무장관 탈레랑의 정부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출장지인 베를린까지 따라올 정도로.
당연히 탈레랑은 그랑에게만 정절을 지키는 남자가 아니다.
연전에 잠시 애인으로 지낸 스탈 부인의 얘기에 쓴웃음을 머금다 또 다른 서신을 집어 들었다.
“요새는 이폴리트 샤를에게 빠져 있는 것 같던데. 후후.”
“그렇게 잘해요? 파리의 귀부인들이 하나 같이 전부 빠졌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글쎄, 내가 자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군. 곧, 만나게 될 텐데 혹시 경험담을 들려주겠나?”
그 순간 그랑이 탈레랑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절름발이 주교님, 내가 비록 몸을 파는 창녀지만, 아무에게나 팔진 않아요.”
아주 묘한 비꼼이다.
탈레랑은 태어날 때부터 발에 이상이 있어, 다리를 전다.
귀족 집안이지만 군인이 되지 못하고, 성직자의 길을 처음 택했던 이유다.
나아가 혁명에 투신하게 된 것도, 절름발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불만을 품게 된 게 한 몫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랑은 본인을 ‘창녀’라 일컬으며 탈레랑이 화를 낼 수 없게 만든 것이다.
탈레랑은 쓴웃음을 머금다 그랑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샤를 장군 정도면 아무나는 아니지. 프라이슈츠의 최측근인데.”
“프라이슈츠가 대단한 거지, 부관이 대단한 건 아니죠. 어쩔 거예요?”
“뭘 말인가?”
그랑이 턱짓하며 테이블 위에 놓인 서신을 보았다.
“아까부터 본 편지요. 그거, 프로이센의 최후 통첩이죠?”
탈레랑은 힐끗 [통첩] 문서를 보다 입가를 비틀었다.
물론 탈레랑도 저 통첩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것이다.
양보는 나폴레옹의 불만과 불호령, 그리고 불신임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문득 탈레랑의 시선이 손에 쥔 서신을 향했다.
“엄밀히 말하면 메테르니히의 수작이지. 어디, 프라이슈츠에게 이 공을 한 번 던져볼까?”
그 서신은 바로 성실한 콜랭쿠르가 파리로 보내는 러시아 특사 성공 보고서였다.
***
이게 유진이 러시아령 폴란드에 도착했을 때, 엉뚱한 손님과 만나게 된 이유다.
“3개월 만에 보는 것 같군요. 유진 수석보좌관님. 그리고, 마드모아젤 마리.”
이곳은 빌나, 곧 원역사 현대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초입이다.
그런데 분명 파리에서 봤고, 지금쯤 베를린에 있어야 할 남자가 유진 일행을 맞이했다.
유진은 마차에서 내리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긴 아직 러시아 땅인 것 같은데, 왜 외무장관님이 와 계시는 겁니까?”
“빌나는 옛 폴란드 리투아니아 대연방의 부수도였던 곳이지요. 제가 머물고 있는 바르샤바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바르샤바도 러시아 땅 아니었습니까?”
프랑스 외무장관 탈레랑이 우아한 태도로 유진을 안내하며 답했다.
“아닙니다. 바르샤바는 프로이센, 루블린은 옛 오스트리아 제국이 보유하고 있었지요. 여기까지 와서 제가 수석보좌관을 기다렸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빌나 시내에서도 준비는 완벽했다.
이곳은 현재 러시아 총독이 지배하는 땅이다.
러시아 총독부 병사들이 삼엄하게 경비하는 가운데, 귀빈 격인 프랑스 사절단이 숙소로 안전하게 안내되었다.
폴란드 시민들의 낙담한 눈빛이 거리 곳곳에 가득하다.
아직, 이 시대에는 리투아니아 땅에도 폴란드 인들이 뒤섞여 산다.
또한 리투아니아 인들도 독립을 꿈꾸는 것은 마찬가지기도 하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이 이들에게 반쯤 독립이라는 희망을 준다.
과연 유진에게는 가능한 일일까?
숙소로 들어설 때까지 유진은 답을 찾지 못했다.
한참 동안 상념에 잠겨 있던 유진이 탈레랑에게 물었다.
“문제가 뭡니까? 프로이센이 폴란드 땅이라도 내놓으라고 하던가요?”
“폴란드 땅이 문제가 아닙니다. 갈리치아를 분할 한다는 게 프로이센이 제기한 문제입니다.”
“러시아 차르는 정작, 문제 제기 없이 넘어갔어요.”
탈레랑은 유진에게 커피를 권하며 고개를 저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는 파벨처럼 기분파 군주가 아닙니다. 국무장관을 맡고 있는 슈타인 남작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구요.”
자리에 앉던 유진이 눈을 크게 떴다.
“오스트리아 분할은 우리 프랑스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면 전임 오스트리아 황제에게 제기해야죠.”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프로이센은 새로운 갈리치아 공국이 폴란드인들의 구심점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게 꼭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게 문제군요. 그쪽 요구조건이 뭡니까?”
그때서야 탈레랑은 본론을 꺼냈다.
“프로이센 왕족을 신임 갈리치아 공국의 공작으로 앉히길 원합니다.”
그 순간, 유진은 탈레랑에게 보아르네식 피스톨을 쏴버릴까 하는 유혹에 빠졌다.
아주 까다로운 공을 유진에게 던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