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9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92화(293/547)
(292) 혁명군은 하나가 아니다
사실 이 모든 복잡한 구도는 모두 유진 탓이다.
“애초에 제국을 해체하지 않았다면, 이 모든 일이 발생할 리 없잖아? 흥!”
문득 전임 황제 프란츠 2세의 동생, [왕녀] 마리아 클레멘티나가 코웃음을 쳤다.
이곳은 쇤브룬 궁전의 별궁, 한때 오스트리아 제국의 여름 궁전이었던 장소다.
지금은 구 황실, 현 왕실이 전부 겨울 궁전인 호프부르크로 옮겨간 상태다.
프랑스 주둔군이 사령부 대신 쓰고 있는 터다.
그렇지만 이 궁전을 거주지로 썼던 왕족 중 한 사람은 자주 드나드는 중이다.
바로 클레멘티나 왕녀다.
커피를 따르며 마주 앉아 있던 부사령관 부관, 루이 보나파르트 중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클레멘티나 ‘황녀’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지? 루이, 당신도 이 황궁이 군인들에게 짓밟히는 게 안 좋아 보이지?”
“저야 예술품을 보는 눈은 없지만, 아무래도 군인들이 누리기엔 아까운 호사지요.”
그러자 클레멘티나가 낯을 찌푸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 병사들이 먹고, 쓰고, 사용하는 모든 비용도 전부 아깝지! 우리 ‘황실’의 금고에서 나가고 있잖아!”
제국을 해체하니 궁전은 군화발에 더럽혀지고, 오스트리아는 외국인 주둔군을 감당해야 하며, 클레멘티나는 노처녀로 늙고 있다.
물론 아직은 24세지만, 이 시대 기준으로는 분명히 혼기가 늦은 게 사실이다.
프랑스 군이 와서 좋은 건 클레멘티나에게는 딱 하나밖에 없다.
문득 클레멘티나가 오늘 이 궁전에 방문한 이유를 떠올리고, 루이에게 말했다.
“참, 내일 황실 사냥 행사가 있어. 당신도 따라와.”
“예? 아니, 제가 가도 되는 행사입니까?”
“그럼 어떡해? 날 수행할 무관이 모자라는데.”
아직도 스스로 황녀라 부르는 ‘왕녀’, 클레멘티나가 새침하게 코를 들어올리며 일렀다.
“당신네 ‘라인 군단’이 우리 오스트리아 ‘제국군’을 해체해 버린 바람에, 근위병까지 모자란단 말이야. 남은 군대는 카를 오빠가 ‘마자르’로 데려갔고!”
이게 바로 오늘 클레멘티나가 쇤브룬 궁전에 들어온 ‘핑계’다.
물론 이 모든 게 정말 핑계라는 건 클레멘티나도, 듣고 있는 루이도 안다.
허나 루이는 굳이 노골적으로 지적하는 대신, 예의 바르게 웃으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마리아 클레멘티나 황녀님.”
“꼭이야! 반드시 와야 해! 아니면 난 수행무관도 없단 말이야! 다른 동생들이나 조카들에게 망신당할 거야!”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루이가 클레멘티나가 바삐 나가는 걸 환송하고 돌아설 찰나, 누군가 불쑥 뒤에서 나타났다.
“여, 인기남. 좋겠어?”
“으히힉! 누, 누구? 응? 이폴리트?”
“간만이야. 너 오스트리아 와서 아주 팔자가 폈다? 맨날 형님들에게 눌려 지내더니, 여기선 황녀님을 낚았네?”
본래 루이 보나파르트는 이탈리아 원정이 끝난 직후, 나폴레옹의 부관으로 군문에 들어섰다.
수석부관 격인 유진과는 대화를 나눈 적도 별로 없지만, 성격 좋은 이폴리트와는 꽤 교류한 편이다.
무엇보다도 ‘여자’ 문제로 고민 상담을 할 때, 이폴리트는 참 좋은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 점을 회상하며 23세 청년, 루이 보나파르트가 난처한 표정으로 웃었다.
“농담 말아요, 이폴리트. 난 그저 오스트리아 황족들의 불만 토로 대상일 뿐입니다. 부사령관 부관이다 보니.”
“어쩌다 라인 군단까지 온 거야? 이탈리아 군단 소속 아니었어?”
“군단 간 파견이에요. 최근 군부 내 분열이 심하다는 얘기가 많아서, 나폴레옹 형님이 직접 지시했어요. 저도 올 초에 왔죠.”
유진이 러시아 특사로 떠난 이후의 일인 셈이다.
사실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은 군부 내 분열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면 26원수 중 딱히 공훈을 세우지도 않은 혁명 초기 원훈이나, 라인 군단 멤버를 발탁하는 게 그중 하나다.
최근 제정 준비 중인 저 유명한 레지옹 도뇌르도 실은 군부 통합작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은 공훈을 세운 적이 없는 넷째, 루이를 파견하는 형태로 작업 중인 셈이다.
“한 마디로 이탈리아 군단과 라인 군단 사이의 가교구만? 고생이 많아.”
이폴리트가 짐짓 고개를 끄덕일 찰나, 루이가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지금은 오스트리아 주둔 군단이죠. 다들 불안해 합니다. 유진이 온 게 해체 작업 때문이 아닌지. 혹시 아는 거 있어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사실 유진은 러시아 특사잖아? 오스트리아 일은 여기 와서 처음 알았다고. 어때, 해체를 원해?”
“부사령관 부관으로서 말하라고 하면, 반대합니다. 오스트리아 주둔군은 정예죠. 이 군단을 본국에 소환해 해체하는 건 너무 아까워요.”
순간, 이폴리트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그럼, 사적으로는? 본국 귀환하고 싶지 않고?”
아주 잠깐, 혈기 왕성한 청년 루이의 낯이 붉어졌다.
무슨 말인지 뻔히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허나 루이는 자신의 분수를 아는 청년이기도 하다.
“조금은 더 있고 싶군요. 가능하다면.”
단지, 아직은 좀 더 보고 싶을 뿐이다.
할 일 없는 클레멘티나가 빈을 쏘다니는 것을.
***
그렇다면 유진이 떠맡은 복잡한 구도는 정확하게 뭘까?
“통령 각하께는 훈령을 받았습니다. 모두, 유진 수석보좌관께 일임하겠다고.”
아주 우아하게 저 유명한 [비엔나] 커피를 마시며, 탈레랑이 웃었다.
쇤브룬 궁전의 본궁, 이제는 프랑스 주둔군 지휘부가 자리한 곳이다.
궁전을 가득 메웠을 시녀는 온데간데 없고, 삭막한 사령관 당번병이 커피를 따른다.
어쩐지 커피 맛이 썩 좋게 느껴지지 않아, 유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일임이라는 것도 보나마나 나폴레옹식일 게 뻔하다.
책임은 전부 유진에게, 공적은 전부 나폴레옹에게.
허나 맡은 이상 해결은 하고 볼 일이다.
“그러니까, 마리아 클레멘티네 공주가 황제, 아니 오스트리아 왕의 동생이죠?”
“맞습니다. 또한 원래는 시칠리아 왕국의 왕자, 프란체스코 디 부르봉의 아내가 될 예정이었지요.”
“외사촌 아닙니까? 시칠리아 왕비가 거의 막내동생인 걸로 아는데.”
탈레랑이 우아한 태도로 고개를 저었다.
“엄밀히 말하면 막내는 막시밀리안 프란츠 쾰른 대주교고, 막내딸은 장군의 연인인 마리 테레즈의 모친, 앙투아네트 왕비입니다. 시칠리아 왕비는 13번째 자녀죠.”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무려 16명의 자녀를 낳았다.
가장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이는 현재 쾰른 대주교인 막시밀리안이다.
또한 딸로서 막내는 아직 멀쩡히 살아있는 마리 앙투아네트다.
현재 섬으로 쫓겨간 시칠리아 왕비 마리아 카롤리나는 앙투아네트의 손윗 언니쯤 된다.
여기에 다시 셋째로 전대 신성로마황제 레오폴트 2세도 12남 4녀를 황후와의 사이에서 낳았다.
서자나 서녀가 아니라 전부 적남적녀들이다.
나아가 다시, 프란츠 2세는 1801년 현재까지 9명의 자식을, 원역사 기준 13명의 자식을 얻는다.
아연한 숫자의 기억을 떠올리다 유진이 고개를 휘저었다.
“정말 다산의 제국이로군요. 그럼, 클레멘티네 공주의 혼사가 멈춘 이유는?”
“전쟁 때문입니다. 1790년에 약혼을 진행했지만, 그후 전쟁이 계속되었죠. 게다가 시칠리아 왕국이 나폴리에서 쫓겨났으니, 더욱 진행이 불가능 했지요.”
“이제와서 시칠리아 왕국과 오스트리아의 재결합을 우리가 도와줄 수도 없는 거고 말이죠.”
이게 빈의 성문 앞에서, 유진이 클레멘티네를 향해 혼인하라 얘기하지 못한 이유다.
시칠리아 왕국은 엄밀히 말해, 프랑스 입장에서 멸망시켜야 할 나라다.
사르데냐 왕국처럼, 섬으로 왕실은 도망친 상태다.
그렇지만 본토에 해당하는 남부 이탈리아 반도는 프랑스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완전 장악을 방해하고 있는 게 바로 시칠리아 섬에 숨어 있는 부르봉 왕가다.
이 왕가는 엄밀히 말하면 에스파냐 부르봉 왕계로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친족쯤 된다.
루이 14세의 손자 때부터 갈라진 가계니 말이다.
그런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와 부르봉이 다시 결합하는 사태를 내버려 둬야 할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하지만 무시하기에는 걸리는 점이 있다.
유진은 탈레랑에게 물었다.
“하필 요한과 클레멘티네, 둘이 날 보러 온 이유가 있겠죠?”
탈레랑이 묘하게 웃으며 답했다.
“눈치가 빠르시군요. 오스트리아 왕국의 비밀 제안이 오늘 아침에 왔습니다. 두 사람 중 하나를 보헤미아 왕국에 앉혀달라는군요.”
“아니면 왕당파 의원들을 움직여, 프랑스를 뒤집어 놓기라도 하겠답니까? 탈레랑 장관님?”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코 가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 순간, 지휘부 책상을 한 사람이 내려쳤다.
-쾅!
장신의 소드마스터, 베르나도트다.
“휘둘릴 필요 없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잖아?”
“뭡니까, 베르나도트 부사령관님?”
“위성공화국!”
베르나도트는 우렁찬 목소리로 쇤브룬 궁전, 임시 프랑스군 지휘부가 떠나가라 외쳤다.
“보헤미아에 적당한 왕족이 없어? 그럼, 위성공화국을 만들자구. 신성로마제국 한복판에 공화 체제를 보여주는 거야!”
“그럼 반발이 심할 텐데요?”
“오히려 전직 황족 놈들이 정신을 차리겠지. 혁명의 맛을 보여줘. 프라이슈츠!”
아주 호쾌한 자코뱅 지지자다운 말에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분명 1801년 현재, 베르나도트는 강경 혁명군 장군 중 하나다.
허나 정작 원역사 미래에 [왕가]로 남아 있는 혈통은 베르나도트의 가계다.
물론 엉뚱하게도, 그 가계에 유진의 원역사 딸이 끼어들어가 있긴 하지만.
알고 보면 원역사에서 사돈지간인 장군을 흘깃 보다, 유진이 시선을 돌렸다.
“모로 장군도 같은 생각이십니까?”
오스트리아 주둔군 사령관, 모로가 막 입을 열려던 찰나, 한쪽에 앉아 있던 브리엔이 말했다.
“그 건과 관련해 건의가 있습니다.”
“난 모로 장군에게 물었는데요. 차석보좌관님.”
“중요한 일입니다.”
통령 차석보좌관 브리엔이 수석보좌관 유진을 향해 단언했다.
“오스트리아 주둔군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분할된 오스트리아가 준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엉뚱한 제안에 유진이 눈을 깜박이다 모로를 보았다.
모로는 고개를 끄덕일 뿐,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당연히 나폴레옹 정권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얘기이긴 하다.
그러나 프랑스 전체 상황에서 본다면, 달가운 결론이 아니다.
유진은 어깨를 움츠리다, 탈레랑에게 일렀다.
“이래서, 정리를 안 했군요. 장관님.”
탈레랑은 아주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스스로 불러온 재난입니다. 수석보좌관.”
애초에 제국 해체 자체가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니까.
***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신성로마제국을 해체하지 않은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자, 그렇다는데? 이거 그냥 현 상태로 유지하면 안 되나? 오스트리아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데.”
분할한 세력의 구도 정리, 외부 주둔군의 문제, 여기에 프랑스 이권 확보.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황제를 차지하는 거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원역사에서 선제후직을 마구 증설한다.
아마도 본인이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추대되려는 야심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1821년에 죽었고, 프란츠 2세는 1835년에 죽었으니, 사실 뻘짓이었던 셈이다.
나아가 병약한 프란츠 2세는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의 야심을 두려워해 스스로 신성로마제국을 해체해 버린다.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실패한데다 더 복잡한 방법인 이유다.
그렇기에 유진은 그냥 제국 자체를 분할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덕분에 지금 온갖 골칫거리가 쏟아지긴 했지만.
그런데 이폴리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상황이 복잡하다면, 시간을 끄는 것도 외교적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유진은 개인 숙소가 된, 옛 황태자 처소에 앉아 있다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절대로 선택할 수 없다.
“너, 해외 주둔 파병 비용이 얼만지 알기나 해?”
바로, 프랑스 혁명의 원인이었던 해외원정 군비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