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9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93화(294/547)
(293) 보헤미아 대공에 루이를 꽂다
막대한 자금은 세계를 뒤집는 힘이 있다.
일단 1801년 현재,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안다.
당장 혁명이 왜 일어났단 말인가?
단연 왕실이 세금을 걷으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세금은 왜 강제징수하려 했을까?
미국 독립전쟁, 그러니까 해외 파병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대서양보다는 가깝지만, 해외 주둔군은 늘 막대한 돈을 소요한다.
그렇지만 그건 이탈리아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던가?
“엥? 그게 왜 문제야? 이탈리아 군단은 현지에서 자체 조달하잖아.”
유진은 이폴리트의 질문에 콧방귀를 뀌었다.
“거긴 사실상 우리 속국이니까 그런 거고. 오스트리아는 달라. 대신 배상금을 내는 거지.”
“어, 배상금으로 처리하면 되겠군.”
“십년 할부로 1억 2천만 프랑이라며? 여기 주둔군이 한 해 쓰는 비용이 1천만 프랑이야. 무슨 소리인지 알겠어?”
아주 간단한 산수다.
오스트리아 주둔군 5만 명은 현재 연간 예산으로 1천만 프랑을 쓰고 있다.
징병제로 모집한 병사들이지만, 해외 파병을 해야 하니 급여를 줘야 한다.
병기도 당연히 최신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오스트리아는 한 해 1천 2백만 프랑을 프랑스에 배상금으로 납부한다.
상식적으로 굳이 막대한 은화를 알프스를 넘어 운송하기보다, 우선 주둔군 비용으로 쓰는 게 합리적이다.
허나 이 합리적인 판단의 결과, 프랑스 국고로 들어가는 배상금은 1년 2백만 프랑으로 줄어든다.
그간 프랑스가 치렀던 전비를 채워야 할 돈이 5분의 1로 줄어든다는 소리다.
잠시 숫자를 헤아려보던 이폴리트가 입맛을 다셨다.
“프랑스 재정 파산인가?”
“물론 군비를 자체 조달하는 방법도 있지. 약탈하는 거야. 그러면, 오스트리아 민심이 악화되겠지? 혹시 반프랑스 혁명이라도 일어나면 어떨까? 너, 혁명 봤지?”
“아주 빠른 해결이 필요하겠군. 방법이 없나?”
물론 제1차 반혁명 전쟁을 치를 때 그랬듯, 현지 약탈로 보급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빈은 이 시대 유럽에서 3위권의 대도시다.
런던, 파리, 그 다음이 빈이라는 얘기다.
4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 폭동이라도 번지면, 5만 명의 병력으로 진압하는 게 곤란하다.
사실 아주 먼 얘기도 아니다.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몰락한 후, 1848년에 빈에서도 혁명이 일어나니 말이다.
그런데 유진의 이야기를 듣던 또 다른 사람이 입술을 뗐다.
“혼인으로 해결하면 안 돼?”
바로 마리 테레즈다.
아주 왕조 시대적인 발상에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물론 이 발상은 기실 나폴레옹도 떠올렸고, 향후 줄기차게 원역사에서 시도할 해법이다.
그러나 지금 프랑스는 공화국이 아닌가?
“마리, 현재 프랑스는 구왕실 시절이 아니야. 혹시, 나보고 클레멘티나 공주와 결혼하라는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내 사촌이라도, 나랑 흡사하게 생겼어도! 절대로 안 돼!”
“아, 그래. 그럼 누구랑 결혼을 진행해서 해결하라는 거야?”
확실히 마리아 클레멘티나가 마리와 흡사하게 생기긴 했다.
하지만 유진은 전혀 헷갈리지 않는다.
어쩐지 외양은 비슷하지만 눈빛과 기색이 확연히 다르달까.
일단, 마리는 모친을 닮아서 좀 더 흉부가 크다.
그 생각에 유진이 잠시 낯을 붉힐 찰나, 마리가 재차 말했다.
“그건 나도 몰라. 하지만, 오스트리아가 원하는 건 클레멘티나 공주나 요한 대공을 보헤미아에 앉히는 거잖아. 프랑스는 싫은 거고.”
“그래. 물론 그냥 거절할 수도 있지만, 리스크가 있지. 헝가리에는 벌써 카를 대공이 가기도 했고. 아니, 이제는 카를 국왕인가?”
“그럼 클레멘티나나 요한에게 프랑스인을 붙이면 되는 거 아냐? 결혼으로.”
유진이 고개를 파뜩 들자, 마리가 묘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나아가, 현실적으로 클레멘티나 공주가 더 조종하기 쉬울 거고.”
그저 단순히 왕실 처녀다운 발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프랑스에서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 보헤미아에 대공으로 꽂아 넣는다.
오히려 카를 대공을 국왕으로 앉힌 헝가리 왕국보다 더욱 나은 조건이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원천적인 문제가 있다.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니, 우리 혁명 정부가 왕조 시절 외교전략을 쓸 수는 없지 않나? 유진도 그래서, 결국 정략결혼을 못 한 거 아냐.”
“일리가 있어.”
“엥? 그럼 누굴 결혼시키려고? 너 말고 적당한 사람이 있어?”
바로 [왕실 사람]이 없다는 문제다.
그러나 유진은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어차피 나폴레옹이 유진을 러시아 공주와 결혼시키려 했던 전례가 있지 않은가?
게다가 현재 유진이 내심 계획하고 있는 [군주제] 부활이 이뤄진다면, 보나파트르 가문이 왕가가 된다.
나아가 미혼 남성도 유진만 있는 게 아니다.
“보나파르트 가문이면 적당해. 뤼시앵, 루이, 제롬이 있으니까.”
“뭐? 잠깐, 통령의 동생들이긴 한데, 왕족과 결혼시킨다고?”
“이폴리트, 그래야 ‘아버지’가 수용하지 않겠어?”
유진은 눈을 반짝였다.
“오스트리아 구제국 분할, 모로 군단 문제 해결, 여기에 구제국령 견제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거지. 어떻게? 보헤미아 공작령에 군을 주둔시키는 거야. 규모를 10프로로 줄여서!”
현재 모로 주둔군단이 막대한 재정을 소요하는 이유는,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허나 오스트리아 왕국 중심이 아니라, 보헤미아로 옮긴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군단 규모를 10분의 1로 줄인다 해도, 견제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되면 모로를 사령관으로 계속 앉힐 수는 없다.
그래도 나름 준장이라 군부 일에 익숙한 이폴리트가 그 점을 지적했다.
“그럼 5천 명이니 여단급인데, 모로 장군을 사령관으로 내버려둘 수 없어.”
“제국 해체의 영광은 획득했잖아? 게다가 누가 5천 명만 지휘한다는 거야? 모로 장군은 여전히 5만 명을 지휘하게 될 거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유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프랑스 보헤미아 혼성군단을 지휘하는 거지. 러시아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서 한 번 보여줬잖아?”
물론 이 제안을 우선 모로가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
일생 공화국을 위해 싸워온 사령관은 뜻밖의 제안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 그러니까, 나보고 보헤미아 대공국의 [공작] 겸 총사령관이 되라고?”
모로가 기가 막혀 말을 더듬다 되물었다.
차라리 군단을 해체하고 귀국하라는 게 기꺼울 지경이다.
나폴리 위성공화국이나 바타비아 주둔군을 생각했지, 보헤미아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유진은 태연히 사령관 집무실에 앉아 대꾸했다.
“아주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겁니다. 혁명 정신을 동유럽에 전파하는 첨병이 되겠죠.”
“귀족이 돼서? 난 혁명군 장군일세. 게다가, 대공은 또 누구라고?”
“루이 보나파르트, 제 숙부님이 되겠죠.”
순간, 누군가 책상을 내려쳤다.
-쾅!
책상을 부순 남자, 부사령관 베르나도트가 으르렁대며 유진에게 낯을 들이댔다.
“우리를 너무 우습게 보는군, 프라이슈츠. 우리 라인 군단은 혁명의 수호자다! 너희 이탈리아 군단 같은 보나파르트 가문의 사병집단이 아니야!”
유진은 빤히 베르나도트를 보다 대꾸했다.
“여러분에게도 다음 혼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뭐?”
“합스부르크, 하노버, 덴마크, 어디든 상관없죠. 공주가 있다면 제공하겠습니다. 혼사가 불만이라면.”
찰나, 베르나도트의 검이 유진의 목을 향했다.
-쉭!
과연 소드마스터 다운 솜씨다.
허나 유진도 그저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마주 겨눈 피스톨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소드마스터 베르나도트가 이를 갈았다.
“심각한 모독이군, 프라이슈츠. 나도, 모로 장군도,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일신의 영광이 아니라!”
아주 감동적인 소리다.
그렇지만 유진은 냉소했다.
원역사에서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끝내 왕이 된 자는 정작 잘난 척 하는 베르나도트다.
강경 자코뱅인 척 하지만, 권력을 잡을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자.
그게 바로 베르나도트다.
슬쩍 비꼬는 기분으로 유진이 물었다.
“그럼 인도로 가시겠습니까?”
“뭐?”
“아직도 통령 각하는 인도를 꿈꿉니다. 혹은 누벨 프랑스를 생각하고 있기도 하죠. 피슈그뤼가 아직 귀국을 못하고 있는데, 슬슬 교체할 때가 됐죠?”
유진의 시선이 힐끗 모로를 향했다.
“두 분 다, 그쪽에 가고 싶으신가요? 말씀만 하시죠. 언제든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때 모로가 침중한 얼굴을 유진을 보다 턱을 괴었다.
“요체는 돈이군, 프라이슈츠.”
“애석하게도 맞습니다. 현재 규모의 주둔군은 도저히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오스트리아가 내놓은 제안을 강제로 바꾸려면, 역시 돈이 들죠. 싸워야 하니까.”
“재정적자 때문에 통령의 동생을 대공으로 앉힌다? 참, 사익추구적이군. 이렇게 하지.”
모로는 침착하게 걸어와 베르나도트의 검을 슬쩍 밀며 말했다.
“보헤미아 총사령관 겸 공작으로 이 친구를 보내게.”
“사령관님은 물러나실 겁니까?”
“혼성군으로 군비를 줄이는 게 자네 대책의 요체 아닌가?”
모로의 시선이 유진을 정시했다.
“헬베티아 공화국 혼성군 사령관으로, 날 임명해 주게. 어떤가?”
이번에는 유진도 잠시 감탄했다.
사실 이런 능수능란한 제안은 모로보다는 원역사에서 군주가 되는 베르나도트가 할 줄 알았다.
허나 아직은 베르나도트는 단순한 군인에 가까운 모양이다.
또한 모로야말로 어떤 의미에서는 타협에 가장 능숙한 군인이기도 했다.
헬베티아 공화국은 현재 스위스 방면에 세워진 나라다.
사실상 프랑스 속국이나 다름없고, 모로가 지난 제2차 반혁명전쟁 때 수보로프와 싸운 전장이기도 했다.
보헤미아보다 프랑스에 가까우면서도, 귀족 자리는 피하는 위치이고, 여전히 외국이다.
나아가 아까까지 화를 내던 베르나도트도, 자신이 공작이 된다고 하자 눈을 깜박일 뿐이었다.
“재미있는 제안이군요. 알겠습니다.”
“한 가지 더. 베르나도트와 내가 영원히 외국에 머물러야 하나?”
“설마요.”
유진이 가볍게 부서진 탁자를 붙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프랑스는 두 분을 여전히 자랑스러운 혁명군 장군으로 여깁니다. 시국이 안정되면, 귀국시켜 최대의 영광을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모로는 차갑게 유진을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귀국할 수 있다는 얘기로 듣지.”
일단, 라인 군단과 이탈리아 군단 사이에 신사협정이 체결된 순간이었다.
서로 지위를 보장해주는 대신, 싸우지 않는다는 암묵적 협정이.
***
물론 오스트리아의 협상 파트너, 메테르니히로서는 두 번째로 한 방 먹은 기분일 것이다.
“젊은 보나파르트 장군. 지금, 내가 정확하게 들은 겁니까?”
사실 원역사에서 평민이었던 베르나도트가 스웨덴 왕이 된 데는 복잡한 속사정이 있다.
일단 스웨덴이 러시아에게 패전했다.
다음, 구스타프 4세가 귀족 쿠데타로 쫓겨나고, 자식이 없는 숙부가 왕이 되었다.
결국 다른 왕세자를 얻어야 했는데, 마침 나폴레옹의 전직 애인 데지레가 남편인 베르나도트가 있었다.
그런데 루이는 이런 복잡한 조건이 하나도 없다.
오로지 나폴레옹의 동생이라는 것뿐이다.
여기에 베르나도트까지 덤으로 [공작위]를 받게 되니 오스트리아로서는 기가 막힌 일일 것이다.
물론 유진은 태연한 태도로 메테르니히를 보며 싱긋 웃었다.
첫 대면이지만, 참 익숙하다.
그동안 비대면으로 싸운 탓일까.
“예, 공주님은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오스트리아는 좋아할 것 같군요.”
“국왕 폐하께서 절대로 허락하실 일이 아닙니다. 왕족도 아니고 귀족도 아니고, 일개 평민과 동생 분의 결혼이라니요.”
“아니면, 오스트리아에 프랑스군을 영구 주둔시키겠습니다.”
아주 심상하게 무시무시한 얘기를 유진이 던지자, 메테르니히가 이를 악물었다.
“협박입니까?”
“메테르니히 부장관, 난 왕당파 의원들 따위 두렵지 않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유진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며, 메테르니히를 향해 오연하게 일렀다.
“왜냐하면, 그 왕당파들의 기수가 될 공주가, 나와 함께 있거든요. 내가 있는 한 프랑스에서 왕당파는 독자 세력이 될 수 없어요. 마리 공주가 내 편이 될 테니까.”
프랑스 내부의 왕당파를 조종하겠다는 발상, 메테르니히가 아니면 할 자가 없다.
분명 탁월한 능력이다.
원역사에서 괜히 메테르니히가 나폴레옹을 농락하다, 결국 몰락으로 이끈 게 아니다.
그러나 유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프랑스 내부의 왕실수호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바로 공주의 기사니까.
메테르니히의 낯이 굳어질 찰나, 유진이 책상을 두들겼다.
“그러니, 두 가지 중 하나를 프란츠 국왕에게 선택하라고 하십시오. 프랑스군이 영구 주둔하는 꼴을 보든가, 아니면 프랑스 평민과 황녀의 결혼을 승인하든가.”
물론 영구주둔은 유진에게도 부담이다.
해외에서 모로 직할군단이 생겨날 테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제국 분할은 양보할 수 없는 과제다.
만약 분할에 실패한다면, 결국 통합 오스트리아가 남게 된다.
영국이 최고의 적수라면, 통합 오스트리아 제국은 최고의 발목 잡는 장애물이다.
그런데 오스트리아는 어떨까?
향후에 영구적 주둔군이 남게 된다면, 그 국가가 독립국이라 할 수 있을까?
메테르니히는 이를 갈다 두 손을 들었다.
“정략혼이 낫겠군요. 알겠습니다.”
공주 하나와 왕실의 위신을 희생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메테르니히를 유진은 보다 의자에 몸을 맡겼다.
루이가 대공위에 앉는 것은 원역사를 생각해볼 때 나쁘지 않다.
어쨌든 네덜란드 국왕으로 꽤 잘해낸 게 루이 보나파르트다.
그러나 베르나도트는 어떨까?
따지고 보면 베르나도트도 원역사에서 메테르니히 이상으로 위험인사다.
유진은 허공을 보다 낮게 속삭였다.
“스웨덴보다는, 보헤미아가 설사 반역을 저지른다 해도, 쉽겠지.”
이를테면, 프랑스가 처리해 버리기에도 훨씬 가까울 테니 말이다.
1801년 5월, 남녀의 결합 하나와 국가의 분할 하나가 정해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