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9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97화(298/547)
(297) 파리는 선거 승리를 원한다
모든 공화국이 그렇듯, 혁명 프랑스의 권력은 선거로 조직된다.
심지어, 나폴레옹이 수권자가 된 현재도.
그래서 지금껏 나폴레옹은 통령이 된 후 국민들에게 인기를 살 만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예컨대 아미앵 평화조약이라든가.
하지만 생각보다 평화는 인기가 없다.
“평화 협상을 해냈는데도, 과반이 불투명하다니. 그게 말이 되나!”
퇼르리 궁전, 통령 집무실은 나폴레옹의 고성으로 가득 찼다.
단연 나폴레옹의 손에 들린 결과표 때문이다.
과반 불확실.
현재 한달 앞으로 다가온 오백인 의회 선거에 대한 보고서 셋이다.
하나는 내무부, 다른 하나는 쉬르테, 마지막은 푸셰가 맡은 경찰국이다.
모두가 똑같은 보고를 올린 걸 보면 아직도, [클럽 보나파르트]가 압도적 과반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유가 뭘까?
내무장관 뤼시앵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결국 세금 때문입니다.”
“세금 없이 나라를 운영할 수 있나? 게다가 우리는 소득에 따라 세금 감경제도도 실시했어! 오히려 밀 수출이 재개되어 돈벌이도 잘 될 텐데!”
“그 때문에 물가도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통령 각하.”
아주 냉담한 어조로 뤼시앵이 고했다.
“무엇보다 무역상인들이 이 기회를 틈타 밀과 면포, 영국산 수입품 매점매석에 몰두한다는군요. 물론 핑계는 높은 관세입니다.”
사실 평화가 인기 있는 진짜 이유는 생명이 귀중해서가 아니다.
전쟁터로 나가지 않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경제다.
아무리 평화가 돌아와도 경제 상태가 좋지 않다면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는다.
게다가 갑작스런 교역 재개로 밀어닥칠 충격파를 막기 위해 관세를 올려놨더니, 이 관세가 물가 상승 요인이 된 것이다.
“흥, 그자들은 교역으로 다시 꽤 벌기 시작했을 텐데. 지중해도 평화로워졌잖아.”
“교역의 이익은 멀고, 당장 보이는 세금은 가깝죠.”
“시장개입을 해야겠군. 대상인들의 창고로 군대를 보내.”
나폴레옹은 매점매석 문제에 대해 간단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강제로 창고를 개방한다. 물론 물건을 약탈하란 얘기는 아니야. 어디까지나 시장에 팔라고 명령하는 거지.”
후일 원역사라면 그랑 부르주아들이 정권을 뒤집어놓을 사태다.
허나 지금은 아직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시절인 데다, 나폴레옹 정권은 워낙 군사정권의 분위기가 강했다.
물론 나름 민간 의원 출신인 뤼시앵은 경악해 외쳤다.
“그러면 무역상인들이 적으로 돌아설 겁니다, 각하!”
“이봐, 내무장관. 지금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아? 경제가 아니야. 선거야! 그런데 투표권은 1인 1표라고! 그런데, 일반 시민이나 농민들이 많나. 아니면 교역상들이 많나?”
“그래도 시장에 대한 개입은 로베스피에르도 함부로 하다가, 실패한 일입니다!”
나폴레옹이 낯을 찌푸리며 동생이자 내무장관, 뤼시앵에게 다그치려는 찰나였다.
“됐습니다, 통령 각하!”
갑자기 통령 집무실로 뛰어 들어온 르브룅을 돌아보며, 나폴레옹이 물었다.
“뭐지, 르브룅 재무장관?”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플랑드르 방면! 그리고 오스트리아 주둔군!”
“그게 무슨 말이야?”
르브룅은 잔뜩 수식이 적힌 종이와 펜, 잉크가 잔뜩 묻은 손을 휘저으며 부르짖었다.
“유진 프라이슈츠 수석보좌관이 오스트리아 분할 협상을 타결했답니다! 이제 올해 들어올 배상금을 계산하면, 재정흑자입니다!”
엉뚱하게도 재무장관인 르브룅이 외교적 소식을 가장 먼저 입수한 것이다.
물론 외무장관과 수석보좌관, 차석보좌관이 모두 오스트리아에 가 있는 탓이긴 하다.
다만 프랑스 전통에 따르면 재무장관이 장관 중 최선임자인 탓도 있다.
아주 달가운 소식에 나폴레옹이 눈을 크게 뜰 찰나, 내무장관 뤼시앵이 콧방귀를 뀌었다.
“지지율에는 안 좋겠군요. 통령 각하.”
“무슨 헛소리냐?”
“혁명 프랑스가 대공을 만들어주다니. 국민들이 납득하겠습니까?”
분명 뤼시앵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그저 전직 자코뱅으로서 나폴레옹을 비난한 게 아니다.
왕을 죽이고 새로운 나라를 만든 프랑스다.
그런데 통령이 자신의 동생을 대공으로 만들었다.
이 상황이 과연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까?
뤼시앵은 강경 혁명파의 비난이 팜플렛으로 돌기 시작했다는 것을 아직 보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폴레옹은 오히려 마주 코웃음을 쳤다.
“멍청한 소리 마라, 뤼시앵. 이 결혼 협상이 고작 배상금 때문에 진행된 줄 아느냐? 진짜는 플랑드르 영토다!”
배상금과 대공과 오스트리아의 파멸, 모두 협상의 성과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정말 노렸던 것은 따로 있다.
영광.
프랑스인들은 바로 이 단어에 열광한다.
나폴레옹은 확신에 차 외쳤다.
“탈레랑이나 브리엔이 귀환하는 대로 보고해. 당장, 대국민 포고령을 내려야겠다. 플랑드르가 마침내 프랑스의 영토가 되었다고! 국민은 언제나 영광을 좋아하지!”
이것이 바로 나폴레옹이 위험을 무릅쓰고 루이의 혼사를 추진한 진짜 이유다.
***
1801년 6월, 마침내 유진이 파리로 돌아왔다.
“보고드립니다. 러시아 특사, 유진 보나파르트. 통령 각하의 명을 성사시키고 돌아왔습니다.”
거수경례를 취하는 유진을 나폴레옹이 달려가 껴안았다.
“잘했다, 유진.”
“다만 실제로 진행될 건은 따로 있습니다.”
“그런 건 됐다. 어차피 인도든 알래스카든 당장 추진할 수 없긴 마찬가지야.”
이미 선행 보고서를 받아든 나폴레옹이 손을 내저으며 유진의 어깨를 붙들었다.
“지금 급한 건 의회 선거다. 들었지? 왕당파가 무섭게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럴 때는 아주 큰 사건이 필요해.”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아무래도 알래스카 원정은 준비가 될 때까지 미뤄야 할 모양이다.
파벨이 실망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다.
허나 모든 권력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자신이 쥔 권력의 보존 아니겠는가?
게다가 아직 나폴레옹의 기반은 그리 확고하지 않다.
“이를테면 플랑드르 합병 행사 같은 거군요.”
“바로 그거야. 롬바르디아나 베네치아도 합병할 수 있지만, 거긴 모두의 머릿속에서 벌써 프랑스 영토거든.”
“오스트리아는 포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실질적으로 플랑드르 군단이 진주한 상태구요.”
나폴레옹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좋아. 그럼, 한 가지 특명을 내리마.”
유진이 흠칫 놀랐다.
“통령 각하, 사후 처리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만.”
“어차피 모두 선거 뒤에나 추진할 수 있는 일 아니냐? 선거가 바로 한 달 뒤다. 그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선거는 적당히 처리하면 됩니다. 어차피 지금은 통령 각하의 시대입니다.”
이미 유진이 가져온 성과만으로도 과반 달성은 충분할 것이다.
유진은 프랑스의 오랜 숙적, 오스트리아 사분할을 완성했다.
나아가 플랑드르, 원역사 현대의 벨기에를 프랑스 영토로 확정지었다.
러시아 무역로가 뚫려 많은 부르주아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다.
특히 러시아산 밀이 프랑스로 들어오면, 곡물가가 확연히 떨어질 게 분명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부족한 걸까?
나폴레옹은 그렇다고 말했다.
“유진, 단순 과반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의회는 완전히 내 지배하에 있어야, 그 [다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나폴레옹의 의미심장한 말에 유진은 숨을 죽였다.
루이 보나파르트가 보헤미아 대공이 되었다.
이로써 공화국 프랑스에 예외적인 존재가 탄생했다.
그렇다면 프랑스에도 예외적인 자, 곧 군주가 재탄생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물론 간단히 진행될 일은 아니다.
여론이 조성되어야 하고, 나폴레옹에 대한 지지도 확고해야 하며, 무엇보다 결정적 계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계기가 왔을 때 일을 추진하려면, 역시 의회가 압도적인 나폴레옹파로 가득해야 한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럼, 특명을 내리지. 한 달 뒤, 선거 직전까지 플랑드르 합병식을 기념할 만한 이벤트를 만들어라.”
“예?”
눈을 크게 뜬 유진에게 나폴레옹이 활짝 웃어주며 어깨를 두들겼다.
“국민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이벤트면 뭐든 좋아! 플랑드르 합병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어!”
전혀 예상치 못한 임무에 유진도 이번에는 당황해 버렸다.
사실 갑작스런 나폴레옹의 정략결혼 추진 때문에 반년이 넘는 시간을 외교에 쏟아 부었다.
현재 유진의 결재를 기다리는 카르텔 업무가 한 두개가 아니다.
한데 귀국하자마자 국민의 시선을 끌 이벤트를 마련하라니, 당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유진은 나폴레옹 앞에서 거부를 말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안다.
“알겠습니다.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로.
***
물론 지지율을 올리는 수백 가지 방법이 있긴 하다.
“차라리 알래스카 정복전이라도 발표하는 게 쉽겠군. 돌아오자마자 이게 뭐야?”
유진 카르텔, 보아르네 파리 방크 사무실에서 이폴리트가 말하는 게 그중 하나다.
지극히 단기적인 대책이긴 하지만, 누벨 프랑스를 연호한다면 지지율은 극대화될 것이다.
대신에 영국과 다시 전쟁에 돌입해야만 한다.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니, 프랑스는 영국에게 농락 당하다가 경제적인 파멸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어쩔 수 없어. 권력은 진공을 허용하지 않고, 정치는 휴식을 허용하지 않지.”
“전쟁보다 더한 것 같군. 그래서, 무슨 이벤트를 발표할 거냐? 이번에는 혹시 프라이슈츠의 약혼식?”
“그랬다간 내가 죽거나, 아니면 내 약혼녀가 죽을 것 같군. 누구든 간에.”
게다가 정략결혼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까지 다녀온 마당이다.
당분간 유진은 결혼의 결자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옆에서 머뭇거리며 결재서류를 잔뜩 움켜쥐고 있던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파트롱. 그럼, 지시하신 건 뒤로 미룰까요?”
“지시라니?”
“벌써 잊으셨습니까? 백만 프랑짜리 ‘거래’를 지시하셔서 성사시켰습니다만.”
유진 카르텔의 총지배인, 앙투안 다마스가 보고했다.
“이번 주에 런던에서 무슈 브루넬이 들어옵니다.”
그때서야 유진은 반년 전, 파리를 떠나며 다마스에게 지시했던 바를 떠올렸다.
마르크 이점바드 브루넬, 프랑스가 19세기 초에 획득할 수 있는 최고의 엔지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스카웃하라고 지시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다마스가 일부러 유진의 귀국 일자와 맞춰 영입을 성사시킨 모양이다.
이폴리트도 생각났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그 기술자? 지금 일도 바쁜데, 듀퐁에게 맡기면 되지 않아? 어차피 협업시킬 예정이었잖아.”
“잠깐, 브루넬이 온다고?”
“왜? 설마 브루넬이란 사람이 선거를 뒤집을 이벤트라도 개최할 수 있어?”
유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 눈을 빛냈다.
“아니, 하지만 포장해서, 터뜨릴 수는 있을 것 같아.”
망명 기술자의 귀환.
유진이 성사시키고 돌아온 오스트리아 외교전의 성과.
나폴레옹이 만들어넨 아미앵의 평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 이벤트가 있다.
“레지옹 도뇌르.”
바로 후세에 유명한 [훈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