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9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98화(299/547)
(298) 산업혁명의 아버지가 될 자를 만나다
이 시대, 유럽은 실로 국제적인 대륙이다.
“파리 태생인 내가 뉴욕의 수석 엔지니어가 될 정도로 말이지.”
“지금은 런던의 최고 기술자잖아요?”
“그래, 소피아. 한데, 날 부르는 자들이 너무 많아.”
아내, 소피아 킹덤 브루넬을 돌아보며 마르크 브루넬이 껄껄 웃었다.
“심지어, 파리까지 날 부르다니 말이야.”
프랑스인이 프랑스에 돌아온 게 감회가 새롭다면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브루넬은 나름 그럴 만 하다.
왜냐면 혁명이 막 진행되던 1792년, 로베스피에르를 피해서 뉴욕으로 도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유는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에 대해 이렇게 발언했기 때문이다.
「저거 틀림없이, 로베스피에르도 죽을 거야! 반드시!」
죽지 않고 도주한 게 다행일 정도다.
다행히 프랑스인에게 우호적인 미국 분위기에 실력까지 있어, 뉴욕의 수석 엔지니어까지 지냈다
무기고, 조선소, 터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성공시켰다.
이토록 신대륙에서 승승장구하던 브루넬이 영국으로 왔던 이유는 다소 엉뚱하다.
아내, 소피아를 보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약간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소피아와 마르크는 기실 혁명 전 프랑스에서 만난 사이였다.
소피아는 당시 프랑스 학계에 유행하던 영어를 가르치는 가정교사였고, 마르크는 학구열에 불타는 엔지니어였다.
영어를 공부하다 사랑에 빠졌지만, 혁명이 두 사람을 갈랐다.
마르크는 미국으로 도주했고, 소피아는 외국인 스파이로 몰려 잡혔다가 겨우 살아났다.
이후 서로 서신을 교환하다 런던에서 부부가 된 것이다.
엔지니어답지 않게 낭만적인 모험가, 브루넬이 마차에서 내려 거리를 돌아볼 찰나였다.
“오, 무슈 브루넬이십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편지로 연락 드렸던 자코프 엘리라고 합니다!”
깜짝 놀라는 소피아의 손을 붙잡아 주며, 브루넬이 씩 웃었다.
두 사람 모두, 혁명 프랑스에 좋은 기억은 없다.
나름 개인 차원에서는 목숨을 걸고 다시 귀국한 여정이다.
당연히 이 모든 과정을 조율한 사람들이 배후에 있었다.
쉬르테의 부국장, 엘리를 향해 브루넬이 인사를 건넸다.
“얘기 들었습니다. 관료시라고?”
“하하! 그저 작은 직함이 하나 있을 뿐이죠. 우리 우체부는 잘하던가요?”
“응? 그 친구가 우체부였습니까? 여기까지 같이 왔는데,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던데요.”
엘리가 껄껄 웃다 마차 마부석을 보며 손 인사를 건넸다.
“아, 그 친구 별명입니다. 오, 무슈 가네. 자네도 왔나!”
왕실 시동, 밀라노 방크 우체부, 이제는 쉬르테의 소령급 요원인 아르망 가네가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러니까 이런 순서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유진이 내린 지시를 로슈자클랭이 전달하고 다시 엘리가 기획해서, 아르망이 실행했다.
명령권자인 유진에게는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실무자든, 혹은 재이민 결단을 내린 기술자든 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나름 보너스를 걸고 외국에 다녀온 요원, 아르망이 이를 갈며 상관에게 대꾸했다.
“다음부터는 운송은 육지만 맡겨주시죠. 배는 못 견디겠는데요.”
“어허, 고작 도버 해협 갖고 힘들어하면 어쩌나? 난 옛날에 대서양도 건넜어.”
“배멀미에 강하신 모양입니다, 쯧.”
그때 얼마 전까지 뉴요커였던 남자, 브루넬이 반색했다.
“대서양을 건넜다구요? 어디까지 갔던 겁니까?”
사실 브루넬은 그냥 기술자가 아니다.
소년 시절, 해군으로 경력을 시작한 남자다.
해서, 마르티니크도 잠시 거쳐간 적이 있을 정도다.
이미 정보철에서 그 사실도 확인했던 엘리가 웃으며 답했다.
“마르티니크죠. 뉴욕까지 다녀 오셨다구요?”
“하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시절이 하 수상하던 때라. 로베스피에르는 이제 정말 없는 거죠?”
“이크, 동생 분이 여전히 중요 정치인입니다. 물론 그분처럼 마구 목을 날리는 분은 아닙니다만.”
살짝 낯을 찌푸리며 브루넬이 새삼 약속된 바를 다짐했다.
“흠, 최고집권자 측근이란 분이 안전을 보장했으니 믿겠소.”
엘리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브루넬을 먼저 앞세웠다.
아직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는 클럽 보나파르트의 주요 정치인 중 하나이긴 하다.
허나 유진이 안전을 확답한 이상, 브루넬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될 것이다.
다만, 이 모든 위협을 이기고 프랑스로 돌아온 이유는 애국심 때문은 아니다.
문득 엘리에게 아르망이 바싹 붙으며 물었다.
“얼마나 약속된 겁니까?”
“일시불 50만 프랑, 월급 1만 프랑.”
“세상에, 목숨 걸고 일해도 그 금액의 10분의 1도 안 되는데. 그 정도 가치가 있는 인재인 겁니까?”
문득 엘리가 저 앞에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브루넬을 보다 피식 웃었다.
“언제, 우리 파트롱이 손해보는 사업 벌이는 거 봤나?”
그 순간, 브루넬이 한달음에 파리로 달려가며 포효했다.
“이야, 파리! 내가 왔다!”
서기 1801년 9월, 프랑스가 낳은 최고 엔지니어의 아버지, 브루넬이 파리에 왔다.
***
파리 북부 교외, 생 드니에 설치된 [듀퐁 소시에테]는 오늘도 시끄럽다.
-치이익, 쾅!
멀찍이서, 폭발이 일어나는 광경을 보다 브루넬이 아연한 얼굴로 물었다.
“이게 대체 뭐요?”
듀퐁이 껄껄 웃다 답했다.
“보다시피,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는 화약이지요. 무슈 브루넬.”
“세상에, 저게 어떻게 가능하지? 내가 화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런 합성물질이 만들기 어렵다는 건 아오만.”
“그건 사실 문제도 아니요. 진짜는 이거니까.”
실은 초기형 무연화약, 곧 니트로셀룰로오스의 시험작이다.
그것만으로도 최소한 전쟁 양상만큼은 확연히 바꿀 수 있는 놀라운 발명품이다.
하지만 듀퐁은 그것보다 더 뛰어난 물건이 있다고 단언했다.
공장 한쪽으로 안내하며 듀퐁이 자랑스레 말했다.
“최근에 ‘인구론’이란 책이 영국에서 유행한다지요? 저자는 익명 출판이라 누군지는 모른다고 하고.”
“어, 본 적이 있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니, 뭐라더라? 다들 굶어 죽게 될 거라던가?”
“그 말을 뒤집을 비료요.”
수북이 쌓여 있는 회색 빛깔의 가루를 가리키며 듀퐁은 눈을 번뜩였다.
“과인산석회 비료지. 세계 최초의 인공비료요!”
물론 후세 질소고정법이 탄생한 후 만들어지는 인공비료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금 듀퐁이 보여주는 것은 그 전 단계로, [인산] 광물을 이용하는 비료다.
질소 고정식 기술을 통해 만드는 인공비료와 달리, 자연상태의 물질을 이용해야 해서 대량생산은 조금 어렵다.
다만 이 비료가 중요한 점은 배설물로 만드는 게 아니고, 효율이 높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멜서스의 저 유명한 <인구론>이 발간된 게 1798년의 일이다.
이 당시에는 아직 익명 출판이었지만, 영국 지식인 사회는 인구론의 충격파로 난리법석이었다.
빈민을 구제하지 말고 도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바로 이 주장을 깨부수는 게 인공 비료의 발명이다.
인구가 아무리 늘어나도, 식량 생산이 훨씬 증가하면 된다.
기술혁명은 자원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장 극명한 예시랄까.
19세기, 과학혁명의 시대를 선도할 가루를 들어 보이며 듀퐁이 외쳤다.
“이 가루가 세상을 구원하리라! 특별히 보여주는 거요, 무슈 브루넬!”
물론 듀퐁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엔지니어 브루넬은 어깨만 으쓱였다.
“농업 연구도 해야 하는 줄은 몰랐는데.”
“물론 브루넬 당신이 할 일은 아니오. 당신이 할 일은 런던에서 했다는 일이지.”
“내가 런던에서 한 일이라곤 배에 들어가는 도르래를 만든 것밖에 없소만.”
듀퐁은 신나게 브루넬의 어깨를 붙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요. 헨리 모슬리가 만든 공작기계, 그리고 수세식 화장실의 발명가, 조셉 브라마와 함께 만든 자동화 도르래 제조 기계!”
후세 공작기계의 대명사가 될 기술자들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저 무명의 공방 제조자들에 불과하다.
얼마 전까지 런던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거론하는 듀퐁을 보며 브루넬이 깜짝 놀랐다.
“혹시 스파이라도 보냈소? 어떻게 그걸 다 아시오?”
“그거야 사업가로 일하다 보면 적당히 입수할 수 있는 정보 아니오. 우리도 그 기술이 필요하오.”
“그렇게 특별한 기술은 아닌데. 잠깐, 설마.”
순간, 브루넬이 미간을 찡그렸다.
“여긴 아직도 사람이 일일이 제조하는 거요? 내가 프랑스 떠난 게 10년인데?”
요컨대 지금 브루넬과 듀퐁의 대화는 영국과 프랑스의 격차를 보여준다.
19세기 초, 영국은 이미 산업혁명에 돌입한 지 30년이 지난 뒤다.
인구가 프랑스보다 부족한 점도 있어, 증기기관을 도입하고 공작기계를 만드는 데 아주 적극적이다.
원역사 근대의 컨베이어 밸트나 현대의 자동화 시스템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 기계화는 수공업보다 효율적이다.
하지만 아직 프랑스는 증기기관의 스팀조차 제대로 본 적 없는 사람이 다수다.
심지어 나름 공학자인 듀퐁조차 그렇다.
듀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그렇소. 기계화! 자동화! 대량화! 나도 런던을 필두로 영국이 인더스트리 레볼루션을 맞이하고 있다는 걸 들었소. 바야흐로, 프랑스도 새로운 혁명을 맞이해야 할 때요!”
한심한 얼굴로 놀라운 공장을 둘러보던 브루넬이 혀를 찼다.
“그게 우리 새로운 [오너]께서 날 막대한 돈을 주고 영입한 이유군.”
“나도 한몫했소. 나름 동업자거든.”
“흐음, 이 공장의 주주쯤 되시나. 그건 그렇고, 우리 오너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요? 그 돈을 써놓고?”
그때 공장 한쪽에서 한창 물건을 만들던 장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정도 돈은 우리 [파트롱]께는 아무것도 아니긴 하지만. 오늘 보자고 하긴 하던데. 다들.”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톱질을 했는지, 톱을 든 장인을 보다 브루넬이 물었다.
“당신은?”
“사무엘 폴리. 파울리라고 불러도 좋아. 우리 고향 프랑스어로는 그렇게 부르거든.”
“폴리가 낫겠군. 그런데 손에 든 게 뭐요?”
건 마스터 폴리가 씩 웃으며 반대편 손에 든 물건을 들어 올렸다.
“전쟁을 뒤바꿔놓을 최신식 총기와 탄약이지. 이걸, 당신이 대량생산해 줘야 해.”
지금껏 손으로 만들던 보아르네식 후장식 소총을 폴리가 재빨리 장전했다.
-철컥!
이제부터 공작기계가 만들 물건이다.
***
파리 보아르네 방크 저택에 세 명의 이공계 거물 인사가 들어섰다.
“세 분 다 오셨군요. 이제 유진 카르텔의 산업 분야가 완성된 거나 마찬가지네요.”
집주인, 유진이 환영하며 말하자 선임자인 듀퐁이 먼저 물었다.
“어떻게 말입니까, 파트롱?”
“연구, 개발, 생산. 맞잖습니까?”
“어쩐지 다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만. 연구하니 생각났는데, 우리 라부아지에 선생님은 언제쯤 귀국시키실 겁니까? 요새 편지가 너무 많이 날아들어서 눈이 아플 정도입니다.”
현재 듀퐁의 스승 라부아지에는 이집트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유진이 이집트에 공장을 세우기 위해 데려갔다가, 아예 놓아두고 온 탓이랄까.
세무관리가 본업이었으니, 이집트에서도 솜씨를 살려 행정일도 병행하는 중인 모양이다.
그러나 덥고 삭막한 이집트보다 파리가 그리울 것은 당연한 일이긴 했다.
“라부아지에는 좀 더 머물러야죠. 아직 5년도 안 된 것 같은데.”
“시간 금방 지나갑니다. 파트롱.”
“상황이 바뀌면 귀국시키죠. 듀퐁, 당신은 분위기 알 거 아닙니까?”
듀퐁은 눈을 굴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라부아지에가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이집트 주둔군 사령관, 오슈다.
그런데 유진은 지금 나폴레옹을 통해 뭔가 혁명과 어긋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나름 귀족 출신인 듀퐁에게는 민감하게 느껴지는 문제다.
“알겠습니다. 한데, 부르신 이유가?”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다 폴리를 돌아보았다.
“쇼를 하나 할 겁니다. 주된 쇼는 후장식으로 개조된 러시아제 유니콘.”
“개조 안 했는데?”
“이제부터 개조해야죠, 폴리. 여러분은 그 쇼를 기획하고 개발한 최고의 기술자와 화학자, 총기공으로 소개될 겁니다.”
눈을 굴리던 브루넬이 슬쩍 끼어들었다.
“돈값은 해야겠지. 한데 어디서 하는 무슨 쇼요?”
유진은 싱긋 웃으며 아주 심상한 태도로, 엄청난 얘기를 꺼냈다.
“무대는 플랑드르, 쇼의 이름은 [레지옹 도뇌르] 수여식입니다. 훈장이죠.”
후일 현대까지 남은 나폴레옹의 유산.
프랑스 제일의 명예, 레지옹 도뇌르.
원역사에서는 대육군이 집결할 볼로뉴에서 수여되는 훈장.
이제 그 명예가 플랑드르를 격발시킬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