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0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01화(302/547)
(301) 프리메이슨은 범인이 아니다
19세기는 알고 보면 음모론의 세기다.
“프리메이슨이 확실해! 아니면, 이런 음해를 누가 하겠어?”
원역사 현대까지 이어지는 음모론은 대부분 19세기에 근원을 둔다.
그중 가장 유명한 조직이 바로 프리메이슨이다.
세계를 암중 지배한다는 음모론이 동아시아에서까지 유행할 정도니까.
당연하게도 전부 과장이지만, 프리메이슨이 사회적으로 활발한 클럽이자 혁명 음모를 꾸몄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이폴리트가 대놓고 말할 정도로 사회적 상식이기도 했다.
당장 라파예트처럼 명사 중 명사가 프리메이슨의 대표자다.
문득 유진은 가볍게 책상을 두들기다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보아르네 파리 방크, 집무실까지 찾아온 쉬르테의 수장 로슈자클랭을 향해 질문한 것은 엉뚱한 얘기였다.
“신형 시멘트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됐지?”
“아니, 그게 왜 중요해? 중요한 건 음모의 배후를 밝히는 거라고!”
“중요해. 프랑스 국내 인프라, 아니 도로를 까는 것도 중요하고, 나아가 동부 유럽에 진출로를 뚫는 것도 중요하지.”
유진은 책상 위 지도를 가리키며 대꾸했다.
“프랑스와 그 동맹국, 그리고 입김이 닿는 나라 모두가 도로를 깔아야 해. 그래야, 우리가 향후 진창이 아닌 곳에서 싸울 수 있어.”
본래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좋지 않다.
나폴레옹의 적수가 된 적군이 나폴레옹의 전술을 연구한 탓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실상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기동전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기 서유럽 전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쉬웠던 행군이, 후기 동유럽 전장에서는 더욱 어려워진다.
나폴레옹의 건강 악화나 군대의 대형화가 주된 요인이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도 한 몫했다.
그래서 유진은 프랑스가 주도권을 잡은 평화 시기, 도로 개설을 추진하는 중이다.
사실상 속령이 된 이탈리아 방면이나 바타비아 공화국은 물론이고, 갈리치아와 보헤미아에도 말이다.
물론 유진만 관심이 있는 사업이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게 문제이긴 했다.
“영국산 시멘트 기술을 현재 캐고 있습니다.”
“아직도? 아예 그냥 기술자를 스카웃해서라도 해결하도록, 로슈자클랭.”
“공작기계 기술진을 영입하는 데 너무 예산을 많이 써서, 어렵습니다. 내년까지는 해결해 보겠습니다.”
로슈자클랭의 보고가 끝나자마자, 다시 이폴리트가 끼어들었다.
“자, 그럼. 이제 프리메이슨 추적 이야기를.”
“아직 논의할 일이 안 끝났어. 전지와 발전기 실험은 어떻게 되고 있지? 볼타 교수를 영입한 걸로 아는데.”
“그분은 현재 제노바에서 연구하고 있죠. 아무래도 북부 이탈리아가 더 익숙하신 분이라. 파리로 불러올까요?”
유진은 이폴리트를 무시한 채, 로슈자클랭의 보고를 재차 듣다 어깨를 으쓱였다.
“아니, 어차피 당분간은 전기는 알루미늄 생산에 투입해야 할 테니까. 남프랑스와 가까운 쪽이 낫겠지.”
이전부터 볼타를 통해 준비하던 [전기] 기술 혁신은 아직 느리다.
그러나 알루미늄 생산에는 상당한 성과가 있어서, 이를 통해 발전기 개발에 집중하는 중이었다.
보크사이트 광산은 새로 설립된 프랑스 중앙은행에 넘어갔지만, 생산기법은 여전히 보아르네 카르텔의 소유인 상태다.
이 문제도 유진의 카르텔 경영 면에서든, 향후 프랑스의 산업 발전 면에서든 중대한 사안이 맞다.
그럼에도 이폴리트는 결국 흥분해 소리쳤다.
“유진!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야. 까놓고 말해서, 현 통령 정부에서 왕당파로 지목받을만한 사람은 유진 너밖에 없어! 빨리 대처해야 한다고!”
도로든, 전기든, 모두 나중 문제다.
반면에 국왕 복위 사안은 프랑스의 정국을 뒤흔들 수 있는 당면 과제다.
나아가 유진이 의심의 대상이 된 이상, 빨리 해결하지 않는다면 정치적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왜냐면 유진은 본래 귀족 출신으로, [공주의 기사]라는 이명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진은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반문했다.
“라파예트가 있잖아? 야당 당수지만.”
“그러니까 프리메이슨을 엮어야 한다고! 게다가 굉장히 의심스러운 건 사실이야.”
“무슨 얘기인지는 알아. 하지만 아닐 거야.”
유진이 가볍게 책상을 두들기며 고개를 저었다.
“푀양파는 이미 입헌군주제를 포기했어. 오히려, 지금 군주제를 주장하는 건 보나파르트 클럽에 더 유리하지. 그걸 라파예트가 모를까?”
이폴리트는 답답해 가슴을 쳤다.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지만 프리메이슨은 1801년 현재도 음모의 대명사다.
게다가 영수인 라파예트가 입헌군주파의 대부이니, 뒤집어 씌우기도 딱 좋다.
위기를 벗어날 좋은 계책인데, 유진은 전혀 관심도 없는 듯이 군다.
옆에서 듣고 있던 로슈자클랭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시하신 건 모두 진행하겠습니다. 다만, 이 팜플렛의 추적도, 쉬르테의 일인 건 맞습니다. 파트롱.”
“해봐. 하지만 엉뚱한 이름이 나올걸?”
“혹시 누가 뒤에 있을지 예측하시는 겁니까?”
문득 유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맞아. 게다가 아무래도 뤼시앵도 아는 것 같단 말야. 그래서 함부로 움직이기 싫은 거지.”
이폴리트도, 로슈자클랭도 놀라 서로 쳐다보았다.
처음부터, 유진은 [범인]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였으니까.
***
물론 현재 프랑스의 치안을 담당하는 남자는 따로 있다.
“라파예트 총재님. 혹시 이 팜플렛에 대해 아십니까?”
푸셰, 현재 프랑스 경찰청의 수장인 [경찰장관]을 맡고 있는 자다.
본래는 로베스피에르의 여동생과 사귀어 약혼을 한 적도 있다.
나아가 자코뱅의 선봉으로 짧아진 공포정치 시기에 학살에 가담한 적도 있다.
그러다 권력의 변동기에 재빨리 나폴레옹에게 가담했다.
당연히 라파예트와는 별로 친하지 않았지만, 엉뚱하게도 혁명 전에 프리메이슨에 가담했던 회원이기도 하다.
그러니 현재 프랑스 프리메이슨의 수장인 라파예트에게 푸셰가 찾아오는 게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커피를 마시다, 라파예트가 저택의 거실 소파에 앉아 대꾸했다.
“나는 아는 바가 없는 팜플렛이군.”
“그런가요? 군주제 복귀라면 왕당파나 입헌군주파의 전유물일 텐데요.”
“이미 통령 체제를 옹호하는 쪽으로, 우리 푀양 클럽이 강령을 바꾼 걸 모르시오? 난 아는 바 없소.”
문득 푸셰가 차가운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그렇다면, 프리메이슨은 어떻습니까. 무슈 라파예트.”
라파예트는 가만히 푸셰를 보다 눈을 가늘게 떴다.
그저 심증만으로 떠보기 위해서 온 게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푸셰처럼 치밀한 자는 이유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냥 온 것 같지는 않군. 프리메이슨에서 조종했다는 증거라도 있소? 푸셰 경찰장관?”
“팜플렛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유령이 쓰는 것도 아니고, 악마가 돌리지도 않지요. 결국 인간이 쓰고, 인쇄하고, 또한 배포해야 합니다.”
“잡았단 얘기로군.”
푸셰는 커피잔을 들지도 않은 채 가볍게 두들기며 물었다.
“프리메이슨 회원, 금세공인 알렉상드르 로티에 드 몽탈로. 아시지요?”
몽탈로, 그리 유명한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프리메이슨이라면 누구나 안다.
명목상 수장이 오를레앙 공작이었던 시절에도, 프리메이슨의 실질적인 조직책은 몽탈로였다.
그런데 몽탈로는 원래는 왕가에 금세공품을 납품하는 세공인이기도 했다.
이 몽탈로가 프리메이슨인 게 밝혀진 것은 혁명 시기다.
혁명이 발발할 무렵, 몽탈로는 자코뱅의 강령에 빠져 혁명을 옹호하는 팜플렛을 발행했다.
그러다가 로베스피에르와 틀어져 죽을뻔한 후, 은거 생활에 접어들었다.
현재는 옛날 인물이나 마찬가지인 몽탈로를 떠올리다, 라파예트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 사람이 왕당파 팜플렛을 돌렸다고? 그건 믿을 수가 없는데?”
“한때의 자코뱅이 왕당파로 넘어오는 일, 요새도 흔히 있는 일입니다. 워낙 혁명이 피칠갑이었으니.”
“당신 얘기는 아닐 거고.”
라파예트가 비꼴 찰나, 푸셰가 라파예트를 보며 웃었다.
“프리메이슨이 저지른 짓, 맞지요?”
찰나, 라파예트의 눈이 번뜩였다.
“푸셰.”
푸셰는 숨을 들이켰다.
비록 야당 지도자가 되어 권좌에서 물러났다지만, 라파예트는 한때의 총재다.
또한 미국 독립전쟁의 프랑스군 영웅이었고, 발미의 승장이다.
만약 라파예트가 원한다면 푸셰에게 테러를 저지를 전직 군인들은 아직도 많다.
이 점을 떠올린 푸셰가 멈칫거릴 찰나, 라파예트가 쏘아붙였다.
“만약 날 배후로 몰고 싶다면, 충분히 가능할 거요. 당신은 그럴 수 있는 자니까.”
“이런 오해가 있으시군요. 총재님. 저도 총재님께서 설마 이런 짓을 저지르셨을 거라고는.”
“하지만, 프라이슈츠가 현재 여기 엮여 있다는 걸 모르진 않겠지.”
문득 라파예트의 입가가 비틀렸다.
“프라이슈츠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가만있을까?”
라파예트에게 충성하는 전직 군인들이 잠재적 위협이라면, 유진은 다르다.
당장 푸셰의 자리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현실적인 권력 실세다.
그런데 유진과 라파예트가 한때 강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었다는 걸, 가장 잘 아는 게 푸셰기도 했다.
푸셰는 라파예트를 빤히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일단 물러나지요. 하지만 해명은 반드시 필요할 겁니다.”
문 밖으로 나가는 푸셰를 노려보다, 라파예트의 시선이 테이블 위, 팜플렛을 향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지?”
요컨대, 라파예트는 정말로 범인을 모른다.
***
그렇다면 범인은 대체 누굴까?
-뚜벅, 뚜벅, 뚜벅.
유진은 간만에 말메종 저택의 3층 계단을 올랐다.
평소에 잘 들르지 않는 곳인데다, 혹시 오더라도 2층에 있는 개인방에 오기 때문에 계단은 거의 처음 올라가는 기분이다.
저택의 3층은 집주인의 공간인 탓도 있다.
문득 이 저택의 진정한 주인이 유진을 보고 깜짝 놀라 환대하며 맞이했다.
“어머, 유진. 무슨 일로 이렇게 집에 들어왔니? 정말 네 얼굴을 다 잊겠다. 호호호!”
유진은 가만히 상대방을 보다 물었다.
“왜 그러셨어요, 어머니?”
집주인, 조세핀이 매혹적인 눈을 깜박이다 고개를 짐짓 갸웃거렸다.
“무슨 말이니, 대체?”
“몽탈로는 원래 왕실 금세공인이었던 자죠. 프리메이슨 회원이 되면서 혁명 동조자가 되었고, 혁명 직전에 각종 팜플렛을 발행했어요. 그러다, 로베스피에르에게 찍혔죠.”
“그, 그런 일이 있었니? 갑자기 그런데 왜 그 사람 얘기를 하니?”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 깜짝 놀라는 태도는 참 유혹적이다.
다만 이 세상에서 조세핀에게 아무런 유혹을 받지 않을 딱 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유진이다.
여전히 철없는 어머니를 한심한 듯 보다, 유진이 툭 쏘았다.
“그런데, 그 사람을 살려준 게, 어머니였죠. 원래 거래처였을 테니까.”
조세핀은 숨이 막히는 듯, 입을 틀어막았다.
“유진, 나는.”
“왜 군주제 복귀를 원하는지는 대충 알겠어요. 어머니는 원래 귀족 시절에 익숙하고, 아버지가 어떻게 될지 불안했겠죠. 갑자기 돌아가시면 집안이 몰락할 수도 있고.”
“잠깐, 내 얘기 좀 들어봐라.”
일순, 유진이 손에 들려있던 팜플렛을 던졌다.
“하지만, 이런 걸 함부로 유포하면, 마리가 가장 위험해진다구요. 어머니!”
바로 왕실 복귀를 청원하던 그 팜플렛이다.
그러니까, 범인은 바로 조세핀이었던 것이다.
몽탈로를 살려준 것도, 팜플렛을 발행하도록 시켜서 뿌리게 만든 것도, 나아가 이 사안을 기획한 것도.
원역사의 이 시점에서도 조세핀은 국왕 복귀를 원하는 이들과 자주 만난다.
왜냐하면 나폴레옹이 위태로운 권좌를 누리기보다, 왕실 복위 후 몽크 공작처럼 살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유진은 범인을 빠르게 간파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행동 원리는 이해가 안 간다.
유진이 확고한 지위를 차지한 이 상황에서, 대체 왜 왕당파와 손을 잡으려 했을까?
“어쩔 수 없어. 왕실이 돌아와, 나폴레오네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니? 특히, 너와 오르탕스, 플로랑스, 그리고 ‘우리’ 아기가.”
조세핀이 정신없이 변명하는 말을 들으며 유진은 짜증을 내려다 눈을 파뜩 떴다.
“아니, 그거야 제가 해결하면 될 문제인데. 잠깐. 뭐라구요?”
뭔가, 이상한 말이 끼어 있었다.
아기.
잘못 말한 것 같지는 않다.
문득, 조세핀이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난처한 웃음을 머금었다.
“그래, 나 또 임신했단다. 유진.”
그 순간, 유진은 자신이 정말 역사를 얼마나 바꿨는지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