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0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09화(310/547)
(309) 폭탄마 카두달이 파리에 왔다
궁정이 없는 시대에도, 음모를 꾸미는 이들은 파리 곳곳을 누빈다.
“이상하지 않아요? 라파예트 총재님?”
구왕실 시절 재무대신, 네케르의 딸인 스탈 부인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자택까지 여자가 찾아와 이렇게 캐묻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라파예트는 유부남이라 부인이 멀쩡히 자택 침실에 거하는 데도 말이다.
불쾌한 기분으로 라파예트는 스탈 부인을 쏘아보았다.
물론 프리메이슨의 위계 높은 회원이라, 쫓아낼 수는 없었지만.
“뭐가 이상하다는 거요? 마담 스탈.”
“에스파냐에서 목을 매는 이유는 알겠어요. 영토가 필요한 거죠. 쓸모없는 루이지앵보다 토스카나가 더 요긴할 거고.”
“그렇게 잘 알면서 뭐가 이상하오?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 전 공주는 본래부터 세기의 신붓감이었소. 다시 가치가 재발견된 것뿐이지.”
그러나 순순히 답하는 것과 달리, 라파예트의 표정은 결코 좋지 않았다.
분명 에스파냐 왕실에서 온 혼담은 외교 국가기밀이다.
한데 정부 관료도 아닌 귀부인, 스탈 부인이 이 사실을 알고 야당 당수에게 물으러 왔다.
대체 이 나라에 기밀 유지가 잘 되는 일이 있기나 한 걸까?
물론 구왕실 시절부터 기밀 엄수가 안 되는 걸 보아오긴 했다.
스탈 부인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얼굴로 다시 물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이건 유진 프라이슈츠를 겨냥한 [음모]잖아요. 프리메이슨의 그랜드 마스터께서 왜 이런 진실을 외면하시는 거죠?”
순간, 라파예트는 미간을 좁혔다.
“첫사랑에 실패하는 청년은 많소. 마담 스탈.”
“어머나, 프라이슈츠가 딛고 있는 정치적 [기반]을 잊으셨군요.”
“그거야 보나파르트 클럽 아니오? 아니면 군부 내 이탈리아 군단 파벌과 오리엔트 파벌이겠지.”
슬쩍 말을 돌리는 라파예트를 뚫어져라 보며, 스탈 부인이 묘하게 웃었다.
“틀려요. 방데 출신 병사들과 시민들이에요. 그 사람들이 프라이슈츠의 절대적인 기반이라구요. 아주 잘 아실 텐데요?”
보아르네 카르텔, 오리엔트 군단, 유진 클럽 멤버들.
그 핵심 집단은 사실상 방데 원정에서 형성되었다.
또한 방데의 150만 명 시민들과 당시 그 인근의 생존자들이 현재, 유진을 광신적으로 지지하는 유권자들이다.
파리에서 열광하는 시민들 중 상당수는 방데에서 파리로 온 이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들의 원래 정체는 진성 왕당파였다는 거다.
“그런데, 공주가 에스파냐로 가게 됐어요. 방데 사람들 입장에선, 사실 공주를 빼앗기는 거라구요. 바로, 공주를 지켜야 할, 공주의 기사가!”
스탈 부인을 응시하다 라파예트가 시선을 커피잔으로 돌렸다.
“과도한 분석이군.”
“그래요? 흐음, 그럼 내게 좀 더 깊은 얘기를 해주지 않겠어요? 오늘 밤은 한가한데.”
“난 한가하지 않소.”
라파예트의 차가운 대꾸에 스탈 부인은 질척대지 않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거, 아쉽군요. 이폴리트 샤를이나 보러 가야겠네요? 호호홋!”
응접실 밖으로 스탈 부인이 나갈 때까지, 라파예트는 뚫어져라 그 뒷모습을 보았다.
확실히 권력자들의 애인인 스탈 부인의 분석은 정확하다.
그러면 누가 이런 음모를 꾸몄을까?
그때 응접실 뒤편 문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저, 색녀는 대체 왜 만나는 거요. 그랜드 마스터?”
라파예트는 돌아보지도 않은 채 대꾸했다.
“단순히 남자만 좋아하는 여자였다면, 제대로 된 남편도 없는 상황에서, 프랑스 정가를 움직일 수 없소.”
“쓸모가 있다?”
“용건이나 말하시오. 무슈 카두달.”
그러자 응접실로 실로 거대한 체구를 지닌 뚱뚱한 남자가 들어섰다.
“후후, 이 슈아네리의 스파이를 환대해 주시다니, 역시 후작님은 배포가 크시오.”
바로 초강경 왕당파 카두달이 전직 입헌군주파 라파예트에게 접촉해온 것이다.
***
슈아네리, 이른바 강경 왕당파를 가리키는 말이다.
전설적인 왕당파 지지자, 장 슈앙에게서 비롯된 이름인데, 부르봉 지지자 중에서도 가장 강경한 정파를 의미한다.
카두달은 이 슈아네리 정파를 이끄는 당대의 지도자였다.
원역사의 상황이라면, 1801년 현재 방데 반란을 이끌다 오슈에게 패배하고 영국으로 망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워낙 방데 반란을 빨리 진압한 탓에, 카두달 같은 강경 왕당파는 설 자리를 잃었다.
때문에 산발적인 봉기를 브르타뉴 일대에서 이끌다, 일찍 영국으로 망명한 터다.
그런데 왜 라파예트에게 카두달이 왔을까?
라파예트는 카두달을 쏘아보다 물었다.
“피트의 밀서를 갖고 왔다고?”
카두달은 고개를 까딱였다.
“그렇소. 나아가 필립 오베르뉴 드 부이용의 지시를 이행 중이지.”
“무슨 음모요?”
“방금 스탈 부인이 말하지 않았소? 왕녀를 이용해, 프라이슈츠의 기반을 허물고, 나아가 프랑스를 뒤엎는 것.”
문득 카두달의 눈이 번뜩였다.
“피트는 자신을 무너뜨린 프라이슈츠에게 복수하고, 당신은 정권을 되찾을 기회를 잡고, 나는 왕당파로서, 파리에 돌아오는 거요. 모두가 좋은 일 아니겠소?”
그러니까 피트의 밀사로 잠입했다는 얘기다.
물론 카두달은 망명 후, 여러 번 유럽 대륙을 밟았다.
특히 에스파냐를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허나 굳이 라파예트에게 이 모든 진실을 말할 이유는 없었다.
피트의 지시로 접촉했지만, 카두달은 라파예트를 믿지 않는다.
카두달이 믿는 것은 오직 자신 쁀이다.
심지어 부르봉 왕가의 왕위주장자들조차 카두달은 딱히 신뢰하지 않았다.
단지, 국왕이 통치하는 나라가 정당하다고 믿고, 프랑스를 옛날의 ‘좋았던’ 시절로 되돌리기 위해 활동할 뿐이다.
반면 라파예트는 카두달과 서신을 번갈아 보며 마뜩찮은 표정이 되었다.
영국 전직 수상의 밀사이기만 했다면, 라파예트도 굳이 농민 출신의 카두달을 만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카두달은 또 다른 사람의 소개장을 가져왔다.
영국의 프리메이슨 그랜드 마스터, 존 머레이 아톨 공작의 서신을.
예전에 아일랜드 반란 당시, 배후에서 반란을 응원하며, 라파예트에게 협조했던 영국쪽 프리메이슨 협력자가 바로 이 사람이다.
한 마디로 라파예트 입장에서는 프리메이슨으로서 동맹자나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이 소개장을 보내왔으니, 함부로 거부하기도 어려웠다.
뚫어져라 소개장을 보던 라파예트가 문득 카두달을 응시했다.
“거절하겠소.”
카두달이 라파예트를 보다 두툼한 어깨를 으쓱였다.
“이런, 후회할 텐데. 이건 피트 수상의 서신이오.”
“영국 프리메이슨의 그랜드 마스터가 소개장을 보냈으니, 시간은 주겠소. 이 자리를 당장 떠나시오.”
“설마 경찰을 불렀소?”
라파예트가 냉담한 태도로 대꾸했다.
“곧, 이곳에 들이닥칠 거요.”
카두달은 입가를 비틀다 벌떡 일어났다.
벌써 망명자가 된지 10년.
도망이라면 이골이 난지 오래다.
게다가 비겁자 입헌군주파가 선뜻 도우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지 카두달도 목적이 있어 이곳에 온 것뿐이다.
“하! 라파예트 총재, 후회할 거요. 나와 손잡지 않은 것을!”
재빨리 카두달이 자리를 뜬 직후, 라파예트 저택으로 또 다른 사람들이 밀어닥쳤다.
-타다닥!
바로 파리 치안군 사령부의 헌병대다.
특히 이번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듯, 사바리가 직접 들어서고 있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사바리가 라파예트에게 다가섰다.
“괜찮으십니까, 총재 각하?”
라파예트는 한숨을 내쉬다 고개를 끄덕였다.
“사정 청취에 응하리다. 내가 아는 건 다 말하겠소.”
그때였다.
-쾅!
폭발이 거세게 라파예트의 응접실을 뒤덮었다.
***
이 모든 정황을 정작 유진은 조금 늦게 들었다.
“카두달?”
쉬르테 수장, 로슈자클랭이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엄밀히 말해 로슈자클랭은 유진의 최측근이긴 하지만, 쉬르테의 실세라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쉬르테 자체가 유진이 엘리를 중심으로 만든 조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쉬르테를 장악해야 할 상황에서, 유진과 함께 오리엔트 원정을 다녀온 점도 있었다.
그래도 플로리다의 ‘탈환자’로 명성이 높아, 무시당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보고가 한 발 늦는 점은 여전히 있다.
특히 비독처럼 제멋대로인 요원이 조사한 정보라면 더욱 그랬다.
“그렇습니다, 파트롱. 보고가 늦어 죄송합니다.”
“비독이, 아니지. 폴린이 그걸 왜 조사했다는 거야?”
“그게 아무래도 에스파냐 왕실 혼사와 관련이 된 게 아닌가 의심했나 봅니다.”
문득 로슈자클랭이 미간을 좁히며 설명했다.
“문제는 그것도 사실 같다는 겁니다. 필립 오베르뉴가 카두달을 마드리드로 보내는 배에 태웠다는 첩보가 입수되어 있습니다. 아직 사실 확인은 안 되었습니다만.”
필립 오베르뉴 드 부이용.
이 사람은 본래 영국의 해군 하급 장교다.
그런데 25세였던 1779년, 프랑스와 싸우다 포로가 된 필립에게 이상한 행운이 찾아왔다.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 사이에 있는 공작령의 주인, 부이용 공작 자크 레오폴드 드 오베르뉴가 사람을 보내온 것이다.
부이용 공작은 아들이 없었는데, 가까운 친족을 찾다, 엉뚱하게 필립을 지목한 거였다.
한참 전 조상이 프랑스에서 왔다는 것은 알았지만, 대귀족이란 사실은 몰랐던 필립은 행운에 혹했다.
그렇지만 때는 18세기 후반, 귀족의 승계란 왕실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한 시대였다.
역경과 고난 끝에 오베르뉴는 부이용 공작의 후계자임을 영국 왕실과 프랑스 왕실에 인정받았다.
그리고 프랑스 혁명이 터졌다.
부이용 공작령은 프랑스 공화국에 흡수되었고, 필립은 공작령을 잃었다.
이후, 필립은 프랑스 공화국 전복을 기도하는 스파이들의 지휘자가 되었다.
“필립 오베르뉴? 부이용 공작 주장자 아닙니까! 프랑스에 한때 수많은 스파이를 보낸 걸로 유명했는데!”
“이거 큰일이군요. 뭔가 수상한 음모를 꾸미는 게 확실합니다!”
“쉬르테 전체를 동원해 오베르뉴의 수하들을 색출해 보겠습니다!”
부국장 자코프 엘리, 이탈리아 방면 국장 프란체스코 톨리, 해외 담당 국장 카를 슈마이스터가 놀라 외쳤다.
사실 필립 오베르뉴의 배경을 생각해보면 이런 반응이 당연하다.
1801년 현재 시점에선 그야말로 첩보계의 숨은 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카두달이나 찾아.”
부국장 엘리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예? 아, 물론 강경 왕당파로 위험분자긴 합니다만. 그저 하수인일 뿐입니다.”
“그자는 그냥 하수인 따위가 아니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유진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할 찰나였다.
-벌컥!
파리 보아르네 카르텔 집무실로, 불청객이 뛰어들었다.
허나 아무도 제지하지는 않았다.
바로 쥐노, 유진과 함께 오리엔트의 전장에서 생사를 함께 한 전우였기 때문이다.
“큰일 났어. 유진!”
“무슨 일이에요, 쥐노?”
“라파예트 집에서 폭탄이 터졌어!”
치안사령관 쥐노의 비명에 유진이 놀라 쥐노를 붙들며 물었다.
“라파예트가 죽었어요?”
쥐노는 황망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건 아니지만, 중상으로 의식 불명이야. 라파예트의 신고를 받고 간 사바리도 크게 다쳐서 마찬가지 상태야.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파리에서!”
그 순간 유진이 로슈자클랭에게 돌아섰다.
“카두달을 당장 찾아.”
“예? 아니, 그자가 무슨 상관입니까?”
“그자는 왕당파의 폭탄 전문가야. 당장 찾아!”
유진이 몸을 떨며 외쳤다.
“분명, 그놈이 범인이야!”
카두달, 그자는 바로 원역사에서 나폴레옹 암살 음모를 꾸미는 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