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1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10화(311/547)
(310) 나폴레옹 암살을 꿈꾸는 자들이 있다
여기, 에스파냐의 국권을 쥐락펴락하는 권신이 있다.
“오, 카두달! 반갑소. 당신의 활약 덕분에 이렇게 파리까지 왔군.”
본래 마드리드의 대저택에서 연회를 벌이는 게 취미지만, 지금은 퐁텐블로의 별궁에도 만족한다.
당장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를 간신히 벗어난 상태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거구의 남자, 카두달 덕분이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심복 이스키에르도가 따라주는 커피를 마시다, 벌떡 일어난 이유다.
카두달은 껄껄 웃으며 에스파냐의 권신, 고도이의 손을 덥썩 잡았다.
“제가 한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총사령관님. 그저, 프랑스와 에스파냐 간 우호관계를 증진하는 방책으로 생각해 본 거지요.”
“천만다행이었소. 이번 혼사가 아니었다면, 벌써 마드리드에서 난 실각했을 거요.”
“마드리드 분위기는 어떻답니까? 제가 떠날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요.”
고도이는 히죽 웃었다.
“페르난도 왕자가 직접 오기로 했소. 그것도, 포르투갈 왕비까지 포함해, 형제자매들을 모두 끌고서!”
페르난도, 곧 에스파냐 왕국의 왕세자다.
정식 이름은 부계와 모계의 온갖 이름과 성을 합쳐 30개가 넘는 단어로 이뤄진 긴 이름의 남자.
에스파냐가 아직 유럽의 열강 중 하나인 시대, 왕족들이라면 한 번쯤 딸의 신붓감으로 생각해볼 남자다.
이베리아 반도와 신대륙의 3분의 2를 차지한 거대왕국, 에스파냐의 후계자니까.
하지만 정작 페르난도는 에스파냐에서 지위가 위태롭다.
왜냐면 왕비의 총애를 받는 고도이와 사이가 나쁘기 때문이다.
왕비가 무력한 국왕을 조종하고, 다시 왕비는 고도이에게 조종당하는 게 현재 에스파냐의 실태다.
그런데 고도이가 공주와 결혼하는 대가로, 토스카나 공국을 가져오는 [거래]를 제안했다.
조금쯤 고민한다고 시간을 끌까 걱정했는데, 페르난도가 냉큼 받은 것이다.
아마도 마리 테레즈의 초상화를 보고 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에 고도이는 왕비를 설득해 한 가지 ‘쇼’를 덧붙이기로 했다.
왕실의 왕자 2명과 공주 4명, 총 6명의 후계자를 모두 파리로 불러온 것이다.
도저히 프랑스가 에스파냐의 체면 때문에라도 약혼을 무르지 못하도록.
카두달이 휘파람을 불었다.
“프랑스가 약혼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군요. 후후.”
“바로 그거지! 프랑스는 국민 여론이 중요하다면서요? 이제, 여론을 움직여야 할 때가 된 거 아니겠소?”
“비공개 회담에서 공개 압박으로 전환이군요. 아주 탁월한 계책이십니다.”
고도이가 카두달의 어깨를 두들기며 외쳤다.
“이게 다, 카두달 당신에게 배운 거요. 귀족들이 날 압박하던 상황을 혼사 추진으로 단숨에 뒤집었지 않소! 하하하!”
일개 프랑스 망명자였던 카두달이다.
대체 어떻게 에스파냐 마드리드의 명사가 될 수 있었을까?
바로 영국의 외교가 거물, 윌리엄 위컴이 에스파냐 왕실에 직접 카두달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 카두달이 고도이의 마음을 사고, 다시 책략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재능이다.
하지만 영국 마드리드 대사관의 후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나아가 또 다른 조력도 있었다.
카두달 뒤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중년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제 공적도 잊지 말아 주십시오. 고도이 총사령관님.”
프랑수아 바르텔레미, 그러니까 프랑스의 마드리드 주재 대사다.
요컨대 바르텔레미는 그저 고도이가 마리 테레즈의 혼사를 진행하는 동안, 지켜보기만 했던 게 아니었다.
되려 적극적인 협력을 하며, 파리의 눈을 가린 거였다.
탈레랑이 라인 동맹 체결에 분주하고, 유진이 러시아 문제에 대처하는 동안 벌어진 일이다.
그때 카두달이 입가를 묘하게 쪼개며 바르텔레미를 보다 정중히 일렀다.
“제가 프랑스에 와보니, 작은 문제가 하나가 있더군요. 대사.”
“응? 무슨 말이오?”
“공주에게 남자가 있다던데요. 괜찮은 겁니까?”
바르텔레미의 낯이 굳어질 찰나, 고도이가 손을 저었다.
“흥, 설사 애를 낳았다 해도, 이 혼사는 추진해야만 하오! 왕세자도 왕이 되고 싶다면 정신을 차리겠지!”
실은 고도이도 에스파냐 왕비 마리아 루이사를 결혼 전에 만났다.
왕비가 애인을 만드는 것 따위, 아무렇지도 않은 이유다.
무엇보다 왕비란 모름지기 후계자만 낳으면 된다는 게 고도이의 생각이었다.
언뜻 대범해 보이지만, 실은 엉망진창인 에스파냐 왕실을 생각하다, 카두달이 웃었다.
“그 정도 결심이라니, 안심입니다. 그래도 확실한 게 좋으니, 이게 어떻겠습니까?”
고도이가 시선을 돌리자, 카두달이 낮은 목소리로 일렀다.
“듣자 하니, 그 애인이란 자가 본래 시동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랬다지? 왕실 시동으로 지금은 장군에, 통령의 양자라더군. 수단이 좋은 친구야.”
“총사령관님만 하겠습니까. 다만, 시동은 시동이어야 하는 법. 그러니.”
카두달은 눈을 번들거리며 일렀다.
“약혼식에서 공주의 시중을 들게 하는 게 어떨까요?”
고도이는 눈을 크게 뜨다, 손뼉을 치며 웃었다.
“괜찮군. 역시, 카두달. 당신은 위컴이 소개해준 최고의 스파이요. 하하하!”
물론 이렇게 되면 프랑스 최고 실세 유진이 에스파냐에 원한을 갖게 될 것이다.
허나 바르텔레미는 떨떠름한 표정이 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또한 그렇게 된다 한들 알 바 아닌 카두달도 뻔뻔스레 웃으며 예를 취할 뿐이었다.
“과찬이십니다. 저는 단지, 프랑스에 정식 귀국을 바랄 뿐. 이 혼사가 끝나고 옛 왕당파들이 사면을 받아 입국하기를 원할 뿐입니다.”
“걱정마시오. 이번 혼사만 완료되면, 보나파르트 통령은 결국 군주제 도입을 서두르게 될 거요. 그리되면 자연히, 국가 통합 차원에서 왕당파 사면령을 내리지 않겠소?”
“맞습니다. 아직도 국민의 40프로는 왕을 그리워함이 지난 선거에서도 입증 되었구요.”
심정적 입헌군주파, 바르텔레미가 대화에 끼어들어 선거 얘기를 하자, 고도이가 웃어 제쳤다.
“결국 나라는 왕과 그 왕을 보좌하는 귀족들이 다스리는 거지. 하하하!”
그 모습을 보던 카두달은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 지었다.
“실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당연히 카두달에게는 다른 속셈이 있었지만 말이다.
***
여기,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평등을 꿈꾸던 자가 있다.
“왜 당신 같은 인간과 내가 손을 잡아야 하는지 모르겠군.”
프랑수아 노엘 바뵈프, 통칭 [그라쿠스]라는 이명으로 프랑스 정가에 유명한 남자다.
오백인 의회 하원 의원을 거듭 지냈고, 자코뱅보다도 더욱 초강경파로 이름을 날렸다.
재산이 없는 상퀼로트를 옹호하고, 부르주아의 재산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후세에 원역사에서는 공산주의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할 정도로 급진파 중의 급진파다.
그런데 이 바뵈프가 왜 초강경 왕당파 카두달과 저택에서 마주하고 있을까?
“내가 어때서? 흐흐, 몸집이 너무 큰 것 말고는 볼만하지 않소?”
“무산자가 왕을 위해 일하는 걸, 뭐라고 해줘야 하나.”
“이런, 당신의 정치 자금이 어디서 나오는지 잊으신 모양이오?”
문득 카두달이 이죽대며 물었다.
“위컴의 [에일리언 오피스]에서 나오는 돈 아니오?”
어째 외계인 사무실처럼 들리는 이름이지만, 실은 영국의 외국 망명객 담당 부서다.
허나 1802년 현재, 이 사무실은 단순한 망명객 민원 처리 부처가 아니다.
바로 광범휘한 망명객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실상 해외 정보부로 운용되는 곳이다.
이곳의 자금은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섬, [저지]로 들어간다.
본래는 노르망디 공작령의 영토로, 영국 왕에게만 충성하는 독립 영지.
그곳에 현재 위컴의 수하이자 부이용 공작령 주장자, 스파이 마스터 오베르뉴가 머물고 있다.
이 오베르뉴가 카두달의 상관이자, 바뵈프의 스폰서다.
프랑스 내에서 과격한 주장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바뵈프의 정치자금이, 실은 영국에서 오고 있었던 것이다.
바뵈프는 낯을 찡그리다 퉁명스레 대꾸했다.
“우리 팡테옹 클럽의 운영비가 영국에서 나온다고, 영국의 명령을 따를 이유는 없지.”
“그 말, 위컴 사무소장에게 꼭 말해주지요. 하지만 당신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고 싶으면, 나와 협력해야 할 거요.”
“내가 뭘 꿈꾸는 줄 알고?”
카두달이 코웃음을 쳤다.
“그야, 모든 걸 뒤엎고,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고, 모두가 다 같이 나눠 갖자. 그런 거 아니오?”
바뵈프는 입을 쩍 벌리다 혀를 찼다.
“실로 조야하군. 허나 결국 맞지. 당신 같은 왕당파는 모를 세상이지!”
“흥, 공동소유라면, 당신 같은 혁명가보다 나 같은 반란군이 더 잘 알지. 우리는 같이 빼앗고, 같이 쓰고, 같이 죽이거든. 아주 공평하게.”
“마지막은 마음에 드는군.”
문득 바뵈프의 눈이 살의로 번뜩였다.
“공평하게 보나파르트에게도 죽음을 선사해야 해. 마라가 죽었던 것처럼! 그래야, 이 나라가 독재의 길로 가는 걸 막을 수 있지!”
한때 뜻이 맞지 않아 바뵈프는 마라와 갈라선 적이 있다.
그 덕분에 마라의 쿠데타 때 바뵈프는 따라나서지 않았고, 목숨을 보존했다.
허나 지금도 바뵈프는 생각한다.
마라가 옳았고, 그때 정권을 잡았어야, 프랑스가 [평등]한 나라가 되었을 거라고.
둘 다 관심 없는 카두달은 두툼한 어깨를 으쓱였다.
“좋소. 중요한 건 시간과 방법이지. 내부 사정은 당신이 더 잘 알겠지? 계획해 놓은 게 있소?”
“세 가지가 있지. 오페라 하우스로 가는 길, 말메종에서 퇼르리로 가는 출퇴근 길, 그리고 아예 퇼르리 궁전에 화약을 설치하는 거요.”
“셋 다, 가능성이 낮군. 화약 폭탄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건 줄 아시오? 일단 화약 냄새를 숨겨야 하고, 시간을 맞춰야 하는 데다, 조금만 습도가 바뀌어도 실패하오.”
방데-브르타뉴 일대의 왕당파 반란 동안, 카두달은 하나의 주특기를 익혔다.
화약폭발 공격.
농민 출신답게 밀가루의 점화성질을 이용해 폭발을 극대화하는 게, 카두달의 특기였다.
라파예트의 집에서 터뜨린 것도 바로 화약 더미와 밀가루를 이용한 수법이다.
그러나 카두달은 좀 더 확실한 장소가 필요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하자는 거요?”
바뵈프의 질문에 카두달은 테이블 위에 품 속에 있던 파리 시내 지도를 펼쳤다.
-촤아악!
지도를 보는 바뵈프에게 카두달이 일렀다.
“오직,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플랜이 있소.”
“잠깐, 이건 혁명 광장 아닌가?”
“루이 14세의 광장이 정확한 이름이겠지요? 이곳에서, 곧 에스파냐와의 혼사를 축하하는 행사가 벌어지게 될 거요. 곧, 약혼식이지. 사실상.”
원역사 현대 명칭은 방돔 광장, 퇼르리 궁전 북쪽에 있는 장소다.
현대에는 나폴레옹 동상이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혁명 당시에는 봉기한 민중이 왕실 근위대와 충돌하던 현장이기도 했다.
문득 광장을 노려보는 카두달을 보다, 바뵈프가 눈을 크게 떴다.
“잠깐, 설마, 당신.”
카두달이 입가를 틀었다.
“그렇소. 피의 약혼식이 될 거요. 오직 그것만을 위해 준비된 약혼식이지.”
이게 바로 카두달이 준비한 바다.
***
그러나, 단지 나폴레옹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프랑스를 전복할 수 없다.
“자, 말레 장군. 결심은 섰소?”
클로드 프랑수아 드 말레, 프랑스 혁명군의 장군이다.
이 사람은 엉뚱하게 알프스 방면을 주로 맡았는데, 지금은 예비역인 상태다.
왜냐하면 나폴레옹의 통령 집권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원역사에서는 이후 나폴레옹에게 용서받아 이탈리아 파비아의 총독으로 부임한다.
그러나, 결국 나폴레옹과 틀어졌다가 러시아 원정 실패 후 파리 반란을 일으킨다.
만약에 성공했다면 나폴레옹의 운명은 워털루가 아니라 러시아 귀향길에 진작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말레는 실패했다.
자신의 미래를 모를 말레가 카두달을 보다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섰소.”
“그럼, 대가를 준비해야겠군. 영국에선 성공 시 막대한 자금을, 실패 시 망명을 약속했소. 영국군의 장군 자리도.”
“피트 수상이 약속한 건가?”
말레의 질문에 카두달이 빙그레 웃었다.
“물론이오. 후후후.”
결국 이 모든 것을 기획한 자는 은퇴한 수상, 피트다.
다만 카두달은 단순히 [허수아비]로 끝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이번 암살을 성공시키고, 정부를 전복시켜, 정권을 잡는다.
왕이 돌아왔을 때, 카두달은 제1의 권력자가 될 것이다.
그때 말레가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게 있소.”
“뭐요?”
“나폴레옹 혼자만 죽이면 안 되오. 반드시, 유진 프라이슈츠를 함께 날려버려야 하오.”
비록 알프스 방면군에서 주로 활약했지만, 말레도 군부에 있었던 사람이다.
유진의 명성과 실적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능력이 실제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군부의 신망이다.
만약에 유진이 살아남는다면 단숨에 군을 모아 왕당파 일당을 대적할 수 있다.
예비군 일부를 지휘하는 것에 불과한 말레로서는 상대하기 어렵단 얘기다.
“그거라면 방법이 있지. 원래 유진 프라이슈츠 별명이 공주의 기사라고 하지 않았소?”
그러니까, 고도이에게 카두달이 진언한 책략이 바로 유진을 처리하기 위한 일이다.
“잠깐, 공주까지 휘말리게 할 셈이오? 그건 우리 [슈아네리]의 대의에 어긋나는 일이!”
“헛소리. 공주는 왕자가 아니오. 왕위승계권자도 아니지. 오히려, 프랑스의 이익에 반하는 존재요. 땅을 내줘야 할 판이니.”
“그, 그건 그렇지만.”
본래 귀족 출신으로 왕당파이기도 한 말레를 향해, 카두달이 엄숙히 고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 명심하시오. [왕]이 돌아오시는 그 날을 위해.”
말레는 깊이 한숨을 쉬다, 고개를 무겁게 다시 끄덕였다.
“왕의 귀환을 위하여.”
국왕 루이 17세를 기다리는 자들, 슈아네리.
그들의 폭탄 테러 음모가 파리를 뒤덮기 시작했다.
영국이 후원하고, 에스파냐가 놀아나고, 프랑스 왕당파가 실행하는 음모.
나폴레옹 암살로, 세상을 뒤엎으려는 음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