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1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12화(313/547)
(312) 피의 약혼식이 혁명광장에서 펼쳐지다
오늘, 원치 않는 꽃단장을 한 미녀가 거울을 본다.
“정말 아름다우세요, 공주님.”
화려한 드레스, 눈부신 화장, 그리고 보석 장식.
거울을 보던 마리 테레즈는 자신의 얼굴이 굳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곳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다는 것도.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지?”
“공주님, 모두 결정된 일이잖아요. 왕비님도 허락하셨고, 통령님도 명령하셨어요. 무엇보다, 유진 오빠도.”
“유진은 어디 있어?”
문득 마리 테레즈가 시녀, 에밀리 드 보아르네를 노려보았다.
“이렇게 편지만 보내고, 왜 날 피하는 거야? 보지도 않고?”
에밀리는 난처한 표정이 되었다.
1802년 3월 3일, 꽃 피는 봄이 다가오는 계절.
마리의 약혼식이 강행되는 중이다.
당연히 마리는 유진을 찾아 헤매며 어떻게든 말려달라 말하려 했다.
그러나 유진이 파리를 떠나 어디론가 극비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다마스의 보고를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어쨌든 최측근 부관인 이폴리트조차 파리 사교계에서 모습을 감출 정도였으니까.
오히려 나폴레옹의 명령을 따라 달라는 편지만 받게 되었다.
충격을 받고 기계적으로 따르다, 이제야 분노를 토하는 거였다.
“유진 오빠는 오늘 약혼식에 올 거예요.”
“뭐? 이제와서? 내가 제발 피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불렀는데?”
“아직 결혼식이 아니잖아요, 공주님.”
문득 결심한 에밀리가 퇼르리 궁전의 [약혼녀 준비실]을 둘러보다 낮게 일렀다.
“조금만 참으세요. 그럼, 반드시 상황이 뒤바뀔 거예요.”
그 순간 마리가 눈에 불을 켜고 에밀르를 붙들었다.
에밀리는 유진의 사촌이다.
유진이 특별히 지시했거나 혹은 짐작하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뭔가, 알고 있는 거지. 에밀리?”
“전 아무것도 몰라요. 단지, 로슈자클랭이 이 문제로 뛰고 있다는 것만 알아요.”
“포기한 게 아니구나!”
마리는 환희에 차 외쳤다.
“유진이, 날 포기하지 않았어!”
하지만 에밀리는 기겁하며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보아르네 카르텔의 입김이 닿는 시녀와 하인들 뿐이다.
재빨리 입단속을 지시하며 돌아와 에밀리가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럼, 이제 나가셔야죠?”
마리는 에밀리를 따라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퇼르리 궁전을 나서, 북쪽으로 향하자 예전 루이 14세 광장, 혹은 혁명 광장이 나타났다.
그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마차들이 들어서는 게 보였다.
무려 6대의 마차가 연이어 오다 멈춘다.
에스파냐에서 파리까지 오늘을 위해 달려온 마차다.
그중 단 한 대의 마차를 향해 엄중한 병사들의 사열이 이뤄졌다.
마차에서 내리는 뚱뚱한 남자를 보다, 마리가 낯을 찡그렸다.
“저 돼지가, 내가 오늘 약혼식을 치러야 할 상대란 말이지?”
“그 말씀 면전에서 하시면 절대로 안 돼요.”
“알고 있어.”
그때 마리를 발견한 한 소녀가 뛰어 들어왔다.
-후다닥!
마리는 깜짝 놀라 소녀를 보다 눈을 깜박였다.
“오르탕스?”
“언니, 도망쳐요.”
“뭐?”
주위 경비병들이 깜짝 놀랄 소리를 오르탕스가 다급히 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도 안 돼. 엄마가 찬성하는 일이라 참았는데, 저런 추남하고 언니가 결혼한다는 건 있을 수 없어! 이건 당장 우리 오빠를 쏴도 내가 할 말이 없다구요!”
잠시, 놀랐던 마리는 옆을 돌아보았다.
오늘 행사의 주인공인 마리를 호위하던 통령 근위대 병사들이 저마다 시선을 돌리는 게 보인다.
통령 양녀가, 또 다른 양자의 애인에게 도주를 권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곤란할 테니 못 들은 척 하는 모양이다.
“그럼, 나 결혼식 전에 도망가도, 화내지 않기다?”
“당연하죠. 약혼식이 끝나면 마드리드로 끌려가죠? 그 사이에 어떻게든 빼내 볼게요.”
“네가 어떻게 하려구?”
오르탕스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엄청난 얘기를 꺼냈다.
“나 요새, 드제 만나요. 드제가 지휘하는 파리 위수경비군 동원 가능하다구요. 어떻게든 탈출시켜 줄게요!”
마리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현실화 된다면 아마도 드제부터 쥐노, 유진까지 모두 보직 해임당할 사태다.
혹시 에스파냐와 프랑스 간 국가분쟁이 터질지도 모른다.
허나 적어도 오르탕스의 호의만은 따뜻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가만히 오르탕스의 손을 쥐며, 마리는 속삭였다.
“고마워, 하지만 내가 알아서 해볼게.”
적어도 마리의 편이 딱 한 사람은 이 광장에 있는 셈이다.
***
마리가 달갑지 않은 시누이는 티아라 관을 쓴 채 투덜거렸다.
“대체 왜 나까지 와야 하는 거니, 아스투리아스 공작님?”
카를로타 호아키나 데 보르본.
촌스럽지만 화려한 장식의 드레스를 입고 있는 이 여자는 무려, 왕세자비다.
바로 포르투갈의 왕위 계승 후계자, 주앙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생이자 에스파냐의 왕위 승계자, 아스투리아스 공작 페르난도 때문에, 이렇게 파리까지 달려온 거였다.
포르투갈 왕실에 시집간 누나마저 불러온 페르난도가 낯을 찡그리며 대꾸했다.
“포르투갈 왕세자비 전하, 동생이 결혼하는 마당인데, 좀 도와주시죠?”
“약혼식 아니냐? 게다가 신부가 신랑의 집으로 와야지, 언제부터 신랑이 이렇게 신부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게 된 거니?”
“그거야 빌어먹을 고도이 때문 아닙니까.”
페르난도는 광장 위를 일부러 위엄있는 척 걸으며 억지웃음을 머금었다.
“저 알쿠디아 공작 놈을 거꾸러뜨릴 수 있다면, 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전직 공주 발을 핥으라고 해도 할 수 있어요.”
저 멀리 광장 위 단상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보인다.
우선 왕세자를 기다리는 고도이 알쿠디아 공작을 비롯한 에스파냐 특사 일행.
다음 그들을 기다리는 나폴레옹을 비롯한 프랑스 통령정부 고위 인사들.
허나 가장 중요한 쪽은 따로 있다.
퇼르리 궁전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우아하게 걸어오는 마리 테레즈다.
문득 파르마 공작비, 생존한 보르본 왕가 사람 중 둘째 딸인 마리아 루이사가 혀를 찼다.
“불쌍해라. 저 여자애도 우리 왕실에 끌려와 우리 모후께 구박받겠죠?”
“파르마 공비, 그런 얘기는 함부로 여기서 떠드는 게 아니야. 누가 에스파냐 어를 아는 자가 있을지도 모르잖니?”
“우리 왕세자비 전하께선 리스본에 가 계시니 모르겠지만, 모후의 신경질이 나날이 늘어나요. 고도이가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 거 같아요.”
둘째 누나 루이사의 말을 듣던 페르난도가 코웃음을 쳤다.
“그냥 밀려나면 곤란해요, 누님. 단순히 권신이 교체되는 거라면, 내가 이 고생을 할 이유가 없죠. 실권을 가진 왕이 권신을 몰아내야 해요.”
그저 고도이를 쫓아내는 걸로 끝난다면, 그 뒤를 고도이의 사촌이 이을 뿐이다.
허나 페르난도는 부친 카를로스 4세와 달리, 허수아비 왕이 될 생각이 없다.
다만 권력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라, 힘을 얻을 계기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전직 공주인 마리 테레즈와의 혼사는 페르난도에게 좋은 계기다.
고도이는 토스카나 회복을 자신의 공적으로 선전할 계획이겠지만, 새로 얻을 토스카나는 왕세자비의 지참금이다.
그렇기에 왕세자, 페르난도가 계승권을 갖게 된다.
소국이라도 독립국이었던 토스카나 공국의 경제력으로, 페르난도가 단숨에 권력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부터 페르난도는 시작할 생각이다.
에스파냐의 실권을 되찾는 작업을.
문득 페르난도가 억지로 끌고 온 남동생 둘을 돌아보았다.
“그때가 오면, 우리 카를로스에게도, 그리고 프란시스코에게도 적당한 작위를 마련해줄 수 있을 거다.”
“예, 형님.”
“어, 난 쉬마려.”
카를로스는 14살, 프란시스코는 고작 8살이다.
그럼에도 페르난도는 이 모든 왕족 후계자들을 전부 끌고 왔다.
왜냐면 프랑스가 혼사에 미온적이라는 첩보를 고도이가 전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버텨! 혹시 싸더라도 모른 척 서 있어. 저 프랑스 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 ‘보르본’ 왕가가 일치단결해 마리 테레즈 공주를 원한다는 걸!”
보르본, 곧 부르봉 가문을 에스파냐에서 부르는 호칭이다.
아무리 프랑스가 부르봉 왕가를 쫓아낸 혁명 정국이라도, 왕당파가 아직 강력한 정파인 것도 맞다.
게다가 에스파냐는 프랑스에 커다란 선물까지 주지 않는가?
그러니 보르본 일족이 일치해 공주를 원한다는 걸 보여준다면, 분명 설득이 될 것이다.
구시대 왕가식 논리와 신시대 혁명식 논리가 반반씩 섞인 이상한 계책을 내놓은 장본인, 고도이 앞에 페르난도가 다가섰다.
“고생하셨습니다. 아스투리아스 공작님. 파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쉬지도 못하고 참석하는 길이오. 공주는 저 사람이 맞소, 알쿠디아 공작?”
“예? 아, 저기 ‘라볼루숑’ 광장으로 오는 게 보이는군요.”
그때서야 고도이는 마리 테레즈를 발견하고는 빙그레 웃었다.
“실로, 미인이지 않습니까?”
이제 가까워진 마리 테레즈의 얼굴, 그리고 드레스로 드러난 자태를 보다, 페르난도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과연, 에스파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미모가 눈부시다.
당장 침실로 끌고 가고 싶다는 욕망에 페르난도가 혀로 입술을 핥았다.
“첫날밤을 오늘 치르고 싶군. 스읍!”
“이런, 그건 곤란합니다. 조금만 참으시지요. 끝나고 나면, 바로 마드리드로 출발하게 될 겁니다.”
“마차는 육두마차로 준비됐소?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마차겠지?”
고도이는 음흉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야 물론이지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모를 정도로, 튼튼할 겁니다. 후후.”
물론 이 자리에는 색정광 남자들만 있는 게 아니다.
고도이가 모친과 놀아나는 꼴을 질리도록 보아온 두 여자, 포르투갈 왕세자비와 파르마 공비는 낯을 찌푸렸다.
게다가 포르투갈 왕세자비는 위계상, 고도이나 페르난도보다도 높다.
손을 휘저으며 카를로타가 앞으로 나섰다.
“더러운 얘기를 들으니 귀가 썩는 것 같군요. 갑시다. 프랑스의 반란군 우두머리들을 만나러.”
어쨌든 에스파냐의 왕위만은 동생이 제대로 획득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게 카를로타가 원역사에서도 평생 관철한 인생 방식이다.
***
그 모습을 광장의 단상에서 보던 [기획자]들이 있다.
“이야, 포르투갈 왕세자비까지 오다니, 이거 외교적으로는 겹경사로군요. 하하하!”
탈레랑이 흡족한 얼굴로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다, 이폴리트가 대열 뒤에서 물었다.
“탈레랑에게 아무 말 안 했어?”
“푸셰가 말하지 않았다면 그렇지.”
“그럼, 반대로, 행사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어쩌지?”
이폴리트는 광장의 마리 테레즈를 보다 입맛을 다셨다.
“자칫, 공주님이 마드리드로 바로 끌려갈 것 같은데.”
마리 테레즈는 우아하고 침착하게 걸어오고 있다.
그렇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마리를 보아온 것은 유진만이 아니다.
이폴리트는 마리가 떨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아챘다.
반면, 통령 정부 각료들 사이에 숨어, 광장만을 보고 있던 유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절대로 그럴 일은 없어. 이폴리트. 내 감을 믿으라고.”
물론, 유진이 보는 것은 따로 있다.
[카두달, 화약 반입]백은문자의 경고가 선명하다.
오늘, 분명히 카두달은 일을 벌린다.
단지 유진이 이미 통령 근위대와 파리 경찰청, 그리고 치안군에게 모두 경고해놨을 뿐이다..
테러 사건이 반드시 일어난다고.
문득 통령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단상 중심에 섰다.
“그럼, 프랑스의 시민들이여. 오늘 구왕실의 마드모아젤, 마리 테레즈와 에스파냐의 왕위 계승자, 페르난도 공작의 약혼식을 거행하겠소. 이 약혼식은 시민결합의 예로 진행될 것이오!”
이 순간, 피로 물들지 모를 약혼식이 예전 피에 물들었던 혁명 광장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