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1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13화(314/547)
(313) 부르봉 폭탄 참사가 벌어지다
본래 약혼식이란 궁전의 홀이나, 기껏해야 [정원]에서 펼쳐지는 행사다.
-징, 지징, 지지징!
그러나 지금 에스파냐 왕세자와 프랑스의 구왕실 공주가 만나는 약혼식은 광장에서 펼쳐지는 중이다.
사중주 관현악단이 급히 불려와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약혼식 행사장 단상에 선 나폴레옹에게 에스파냐 특사 고도이가 껄껄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렇게 백성이 보는 자리에서, 양국의 혼사를 맺다니. 참 이채롭군요. 하하하!”
나폴레옹은 엄숙한 얼굴로 대꾸했다.
“우리 공화국의 주인은 왕이 아니라 시민이지요. 그러니 시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정말 놀랍습니다. 그럼, 우리도 저 광장의 백성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겁니까?”
“물론 이론과 실제는 다른 법이오. 그래도, 시민들이 동의하는 절차는 있어야겠지.”
서로 예의는 차리지만 신경전이 오가는 태도다.
사실 나폴레옹은 고도이를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결국 고도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주지 않았고, 오히려 에스파냐 왕위 찬탈의 계기로 삼았다.
허나 기반이 취약한 고도이는 나폴레옹의 태도를 알면서도, 웃으며 대할 수밖에 없었다.
단상 배후에서는, 이스키에르도와 외무장관 탈레랑이 빠르게 실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공식 행사는 퇼르리 궁전 내부에서 진행될 겁니다. 이곳은 일종의 식전 기념식이라 보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끝내주십시오. 알쿠디아 공작님은 인내심이 강한 편이십니다만, 왕세자 전하는 그렇지 않거든요.”
“물론입니다. 빠르게 행사 진행을 하지요.”
탈레랑이 가볍게 손짓하자, 행사 진행을 맡은 통령 차석보좌관 브리엔이 외쳤다.
“그럼, 약혼자와 약혼녀를 시민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방돔 광장은 마르스 광장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수천 명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다.
수천 명의 파리 시민들이 단상 위를 보았다.
물론 이들의 관심사는 왕자 쪽은 아니다.
그러나 브리엔은 정해진 순서대로, 왕자를 소상히 소개하기 시작했다.
“약혼자는 에스파냐의 왕위 승계자로, 아스투리아스 공작, 페르난도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도밍고 빈센테, 페르 안토니오 호세 호아킴 파스칼 디에고 주앙······.”
실로 길다란 칭호와 이름을 듣다, 이폴리트가 하품을 했다.
“뭐가 저렇게 이름이 길어?”
“영지를 물려받으면서 조상들 이름을 덧붙여서 그럴걸.”
“브리엔도 적당히 자르지, 뭘 저렇게 자기 문장학을 과시하는 거야?”
그러나 열심히 행사 진행을 외워 온 브리엔은 30여 개가 넘은 이름을 외치는 데 성공했다.
“······데 보르본.”
찰나, 시민들의 낯이 차갑게 식었다.
물론 프랑스의 유권자 중 왕당파 지지세력이 상당한 것은 맞다.
허나 이곳은 파리로, 혁명의 본산이다.
예전 왕가의 가문명이 ‘보르본’, 프랑스어로 부르봉에 썩 우호적이지 않다.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것을 눈치챈 브리엔도 재빨리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약혼녀는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 카페입니다. 예전 왕가의 딸이었으나, 혁명에 동조하여 왕족 칭호를 버렸고, 오늘날까지 국가 외교를 위해 힘써 일해왔습니다.”
부르봉이 아닌 카페로 가문명을 바꾼 게, 구왕실 가족이 살아남은 대가다.
다만 카페라는 말에 파리 시민들은 조금 표정이 온화해졌다.
어쨌든 마리 테레즈의 존재는 따지고 보면 혁명이 승리했다는 증거기도 하다.
브리엔은 여기에 이번 약혼식 식전 시민제전의 ‘하이라이트’를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혼사가 이뤄지면, [누벨 프랑스]가 프랑스에 돌아옵니다!”
그 순간 시민들이 열광했다.
“누벨 프랑스!”
“오오, 루이지앵이 우리 영토로 다시!”
“신대륙으로 가자! 공주 따위 줘버려!”
누벨 프랑스, 7년 전쟁 이후 프랑스가 영영 잃어버렸던 신대륙의 광활한 영토다.
물론 지난 제1차 반혁명전쟁 이후, 유진의 [알루미늄] 외교로 플로리다를 획득하긴 했다.
허나 이번에 프랑스에 반환되는 땅은 예전에 루이 15세가 빼앗긴 바로 그 영토, [루이지앵]이다.
퀘벡 캐나다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돌아오는 셈이니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이제야 다들 불이 붙었군요.”
“토스카나를 내준다는 건 혹시 다들 아나?”
“엄밀히 말해 토스카나는 독립한 공화국입니다. 외교적으로 정부가 결정할 일일 뿐, 프랑스 국민에게 보고할 일은 아닙니다.”
잠시 탈레랑과 나폴레옹이 서로 속삭이는 사이, 브리엔이 우렁차게 외쳤다.
“그럼, 약혼자와 약혼녀가 서로 맹세의 키스로, 양국이 결합했음을 알리겠습니다!”
순간, 이번에는 유진도 경악해 탈레랑을 쳐다보았다.
지금 외치는 사람이야 브리엔이지만, 행사를 준비한 자가 탈레랑이란 건, 누구나 안다.
한데 굳이 정식 약혼식도 아닌데 입맞춤 의식을 넣는다?
이는 시민 결혼식에서나 있을 의식이다.
슬며시 웃고 있는 탈레랑을 보다, 이폴리트와 투르네, 다마스가 이죽거렸다.
“저 절름발이 새끼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야, 총 맞아 죽고 싶은가 보군요?”
“그냥 지금 우리가 엎어 버릴까?”
그러나 유진은 뚫어져라 탈레랑을 보다 시선을 돌렸다.
지금 중요한 것은 탈레랑에게 화를 내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백은문자의 알림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다.
“그보다 저쪽, 분위기가 이상한데? 쥐노에게 신호를 보내.”
유진의 지시에 침묵을 지키던 로슈자클랭이 손짓했다.
-타다닥!
쉬르테 요원들이 일제히 부산히 움직이시 시작했다.
***
카두달은 오직, 오늘을 위해 살아왔다.
“동지들, 움직일 시간이 왔다.”
이곳, 방돔 광장에 모인 슈아네리 일파는 수십 명에 달한다.
그러나 중요 인사는 6명.
피에르 드 레장, 샤를 도지에, 부베 드 로지에, 프랑수아 카르본, 조세프 리모엘란.
그리고, 카두달이다.
“저기, 대반란의 수괴가 있군요.”
“마침내, 방데와 브르타뉴에서 죽은 동지들의 복수를!”
“저놈도, 그리고 저 꼬맹이도 수도 없이 죽였지!”
레장, 도지에, 카르본이 수레를 끌며 낮게 속삭였다.
애초에 광장에서 약혼 식전 행사를 열게 된 것은 고도이의 제안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추긴 사람은 카두달이었다.
오늘과 같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폭탄 테러.
원역사처럼 오페라 관람을 위해 가는 길에 화약을 설치했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 자리에 고정된 위치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가자!”
수레의 숫자는 총 3개.
곡물상에게서 구입한 수레는 꼭 밀이 실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허나 진실은 화약과 인화성 물질, 그리고 폭탄이 터지는 순간 흉기가 될 고철로 가득찬 포도주 통이다.
슈아네리 왕당파 일당의 마차가 광장 사방에서 돌진하려 할 찰나였다.
-왕!
갑자기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깜짝 놀란 도지에가 마차름 멈춰 세웠다.
개 한 마리가 마차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뭐야, 이거?”
그런데 헌병대로 보이는 병사들이 마차 앞을 가로막았다.
“어이, 당신들 가지고 있는 물건 좀 봅시다.”
“잠깐, 누구 멋대로 짐을 뒤져?”
“거, 보기만 하자니까.”
찰나, 카두달이 병사를 향해 단검을 박아 넣었다.
-퍽!
슈아네리 일당은 눈을 흠칫 크게 뜨다, 일제히 단검을 꺼냈다.
미처 총기를 겨누기도 전에 병사들이 곳곳에서 단검에 찔렸다.
왕당파 테러리스트들은 모두 하나같이 방데와 브르타뉴 전장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이들이다.
파리만 지키던 헌병대가 상대할 수 있는 적이 아니었다.
“달려라! 광장 중심으로!”
카두달의 명령과 함께 마차가 쏟아지듯 광장을 가로질렀다.
“막아! 행사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
“구타해도 좋다! 폭도들이다!”
“개들 풀어! 당장!”
황급히 헌병들이 나서 마차를 가로막았다.
-컹컹!
그중 가장 빨랐던 것은 단연 사냥개들이다.
군용 사냥개들이 마차의 말을 위협하자, 말들은 겁을 먹고 멈춰섰다.
비록 슈아네리는 용감해도 곡물상에게서 사들인 말까지 용감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카르본이 다급히 외쳤다.
“이놈들, 먼저 대비하고 있었던 게 확실합니다!”
카두달은 이를 악물었다.
본래 생각했던 바를 전부 이룰 수 없게 되었다.
단상 위, 저주받을 혁명파 수뇌부를 마차와 함께 날려버리려 했다.
허나 이대로 간다면 모두 광장에서 폭사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카두달의 시선 속, 나폴레옹과 그 뒤에 있는 유진이 보였다.
“과연, 프라이슈츠. 보통 놈은 아니구나. 그렇지만.”
문득 카두달은 마차 안에서 뭔가를 틀어쥐었다.
“우리, 슈아네리의 신앙심을 너무 낮게 봤군. 모두, 플랜 B다!”
다음 순간, 카두달과 슈아네리 일당이 일제히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
아직, 단상 위에 있는 오늘 행사의 주인공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참, 미천한 평민들과 함께 왕실 행사를 하니, 불편하군.”
차기 에스파냐 국왕, 아스투리아스 공작 페르난도가 거만한 태도로 중얼거렸다.
뭔가 광장에서 소란한 것은 알겠다.
그러나 그게 페르난도가 피신해야 할 이유는 아니다.
아랫것들이 알아서 해결할 일.
페르난도는 눈앞에 다가선 드레스 차림의 마리를 보며 군침을 삼켰다.
“마리 테레즈 공주, 아름답소.”
“잠깐만요. 지금 뭔가 소란이 일어난 것 같은데.”
“행사가 중단되기 전, 빨리 예식을 치릅시다.”
새하얀 마리의 어깨를 움켜쥐며 페르난도가 핏발 선 눈을 번들거렸다.
“어서, 맹세의 키스를!”
마리는 미처 반항하기도 전에 페르난도에게 붙들렸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꺅?”
몸부림을 쳤지만, 페르난도의 힘이 워낙 억세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순간 마리의 허리로, 다시, 그 위로 페르난도의 손이 향했다.
페르난도의 입술이 마리의 얼굴 위로 다가왔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 마리를 덮쳤다.
마리가 페르난도의 뺨을 후려쳐서라도 ‘위기’를 벗어나려던 찰나였다.
-콰아앙!
굉음에 페르난도도 멈췄다.
“뭐야, 저거!”
이번에는 유진도 깜짝 놀라 외쳤다.
“설마, 자살폭탄?”
그러나 알아차렸을 때는 너무 늦은 뒤다.
헌병들이 막아설 찰나, 레장이 터졌다.
그 뒤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고, 길이 열리자 도지에가 달리다 경찰 앞에 막혔다.
이번에도 도지에 주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다시, 길이 뚫리고, 그 다음에는 카르본이 달렸다.
-쾅! 쾅! 쾅!
그러니까 화약에 불을 붙여서 터뜨리는 것은 보통의 화약 테러와 똑같다.
하지만 방식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패턴이었다.
몸에 불을 붙이고, 품에 안고 있던 화약에 불을 질러, 폭발을 일으킨다.
19세기에는 이슬람교도들조차 쓰지 않는 수단.
자살 폭발 테러가 슈아네리 급진 왕당파들에 의해 펼쳐지고 있었다.
“성공이 아니면 죽음을! 반역자를 처단하고, 왕을 복위시키리라!”
이미 죽어버린 네 명에 이어, 리모엘란이 부르짖으며 앞을 향해 달렸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짐마차에 묶여 있던 말을 풀고, 그 말 위에 올라타 달린다.
저 멀리 카두달은 헌병대에 붙잡힌 뒤다.
그러나 아직 잡히지 않은 마지막 폭탄 테러범, 리모엘란이 단상 중심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 순간 유진이 달렸다.
“마리!”
페르난도가 놀라 유진을 보다 외쳤다.
“아니, 넌 또 뭐야!”
허나 유진에게는 페르난도를 상대할 틈이 없었다.
마리를 붙잡은 유진이 몸을 한껏 뒤로 날렸다.
그 직후, 유진의 뒤로 리모엘란이 달려들었다.
위병들이 다급히 달려들고, 그 서슬에 리모엘란이 뒤로 밀려났다.
-치이익!
그곳에는 약혼식을 눈앞에서 보던 보로본 왕가 일가가 있었다.
-콰르릉!
폭발이 거세게 단상 위를 울렸다.
온 사방에서 튕겨 나온 쇳덩이에 맞아 프랑스 정부 요인들이 비명을 질렀다.
유진도 등 뒤에 파편을 맞아 피로 등이 얼룩졌다.
품에 안긴 마리가 멍하니 유진을 보다 물었다.
“유진, 난, 그러니까, 지금 무슨 일이.”
“보지마.”
“다, 전부, 터져 버렸어?”
그 순간 유진은 마리를 품안에 밀어 넣듯 껴안았다.
“괜찮아.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게. 이번에도.”
1802년 3월 3일.
혁명 광장에서 슈아네리의 폭발 테러가 일어났다.
원역사 니케즈 가의 참극보다 인명 피해는 적지만, 더욱 심각한 폭발이.
‘보르본’ 왕가 폭사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