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1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14화(315/547)
(314) 에스파냐 왕위 승계권자가 모두 죽었다
테러는 항상 예상치 못한 피해를 안긴다.
“모두 죽었습니다. 프라이슈츠.”
보아르네 방크 3층 개인 공간에서 사바리가 보고했다.
아직 라파예트 저택에서 입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터라 온몸은 붕대로 가득하다.
허나 책임감 강한 장군답게 이번 사태 후에 급히 복귀한 거였다.
사실 쥐노와 푸셰가 테러에 직접 휘말린 터라, 달리 움직일 사람이 없기도 했다.
유진은 헌병대장 사바리를 돌아보다 물었다.
“단 한 사람도 산 사람이 없다고?”
“그렇습니다. 보르본 왕가의 후계자들이 모두 죽었습니다. 물론, 굳이 찾는다면 포르투갈 왕세자비의 자녀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쪽은 포르투갈의 왕위를 승계해야겠지. 알겠다.”
사바리를 내보낼 찰나, 침대 위에 누워서 눈을 감고 있던 마리가 눈을 번뜩 떴다.
“유진, 사람이 죽었어! 아악!”
깨자마자 비명을 지르는 마리를 유진이 황급히 껴안았다.
“괜찮아, 마리. 나, 여기 있어.”
“폭탄이 터졌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나, 너무 무서워!”
“정신 차려, 마리.”
유진은 마리를 힘껏 껴안으며 속삭였다.
“이건 전쟁이야, 마리.”
마리의 떨림이 멈췄다.
그저 위로하는 것만으로는 마리를 진정시키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폭발이 불가항력이었음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고개를 들어 올리는 마리를 향해 유진이 차분히 일렀다.
“왕당파가 파리까지 쳐들어와서 공격한 거야. 보르본 왕가의 공주와 왕자들은 거기에 휘말려 죽은 거고.”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인 거야?”
“앞으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아. 이번에는 우리가 너무 방심했을 뿐이야.”
문득 유진이 이를 갈았다.
“그래, 자살폭탄 테러를 할 줄은 몰랐지. 미친놈들.”
사실 이번 사태는 반쯤은 유진의 책임이다.
유진은 카두달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는 원역사를 안다.
게다가 라파예트가 폭탄에 당했다는 것도 인지했다.
그러니 공개 행사가 벌어질 때, 카두달의 기습이 있을 것을 예측했다.
하지만 기왕 테러가 벌어질 거면, 예측할 수 있는 곳에서 벌이도록 유도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불가항력으로 진행 중이었던 마리의 혼사를 막고 싶은 욕심도 컸다.
그래서 유진은 일부러, 테러를 유도한 것이다.
백은문자와 화약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냥개라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게 오판이었던 것이다.
슈아네리 강경 왕당파가 가진 [원한]의 깊이를 몰랐던 게.
문득 마리가 유진을 보며 물었다..
“그럼, 넌 안심해도 되는 거야? 전쟁에선 저런 일 수도 없이 벌어진다는 거잖아.”
물론 지금껏 유진은 그런 생을 견뎌왔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다.
결과적으로 페르난도를 비롯한 왕자 셋, 포르투갈 왕세자비 카를로타와 파르마 공비 루이사가 죽었다.
에스파냐 왕실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랄까.
그러나 유진은 품안의 마리를 끌어안으며 애써 웃었다.
“괜찮아. 안심하고 자.”
마리가 지쳐 잠이 든 후에야, 유진은 침실에서 걸어나왔다.
나오는 길, 복도에는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최측근 부관 이폴리트와 쉬르테의 수장 로슈자클랭이다.
“공주님은 멀쩡한가?”
“심리상담이라도 맡기면 좋겠는데. 그런 의사는 없으니.”
“죽겠군. 아니, 그놈들은 미친 거 아냐? 자살 테러라니. 방데에서도 그런 건 못 봤어. 안 그래, 로슈자클랭?”
이폴리트가 묻자, 로슈자클랭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랬죠. 하지만 초기에 학살당한 이들의 유족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때 방데 전장에서 뛴 적도 있는 이폴리트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게 무슨 말이야? 학살 유족이라니?”
“어느 정도 보시지 않았습니까? 방데 내전 초기에는 그야말로 절멸전이 벌어졌습니다. 마을 하나가 통째로 살육당하는 건 물론이고, 목숨과 존엄까지 희롱당했죠.”
“어, 그건.”
로슈자클랭은 굳은 얼굴로 고했다.
“통령 각하와 파트롱이 오신 후에야, 비로소 일반적인 교전이 되었지만, 그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학살자 중 플로리다에 가 있는 이들도 있고.”
지금은 플로리다 주둔군을 지휘하는 장군, 투로 대령을 말한다.
유진이 방데 내전을 최대한 빨리 끝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전까지 무수한 사람들이 잔혹한 방식으로 죽어야 했다.
방데가 아닌 브르타뉴에서 싸웠던 초강경 왕당파 집단, 슈아네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결과 자살 테러도 불사하는 원한 서린 반혁명파가 탄생한 셈이다.
유진은 복도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이대로는 프랑스가 폭탄을 안고 사는 거나 다름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방데 인들의 [이민] 정책을 진지하게 추진해야 할 때가 온 것 같군.”
“어떻게? 이 마당에?”
“오히려 이런 상황이니까 더욱 가능하지.”
유진은 눈을 반개하며 이폴리트에게 대꾸했다.
“이제 답은 누벨 프랑스밖에 없어.”
아예 원한을 멀리 신대륙으로 보내버리는 대책이다.
***
퇼르리 궁전, 하원 의사당에 긴급 회의가 개최되었다.
“나, 프랑스의 통령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선언합니다. 이 모든 것은 국제적 비극이며, 구왕실을 복위시키기 위한 왕당파의 음모란 것을!”
평소 의장이나 내무장관에게 의회 주재를 맡기는 나폴레옹이다.
이른바 삼권분립 헌법 정신을 핑계로 삼지만, 의원들에게 굽신대는 게 싫어서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렇지만 오늘만큼은 통령이 직접 의회에 출석했다.
에스파냐의 왕위 계승권자들이 모두 죽었다.
전쟁도 아니고 파리에서 열리던 약혼 행사를 축하하러 왔다가 벌어진 참사다.
사실 이 참사에서 프랑스의 명사 중에도 사상자가 있었지만 그건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너무 압도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에스파냐 보로본 왕실에 닥친 비극에 대해서도 애도를 표합니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숙여 묵념하자, 오백인의 의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이번만은 뤼시앵조차 비아냥거리지 못했다.
하지만 묵념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고, 의원들은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그럼, 혼사와 외교, 영토는 다 어떻게 되는 거요?”
“이거, 에스파냐가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는 거 아닌가?”
“혹시 전쟁이라도? 아니면 영토를 내줘야 하는 건가?”
라멜과 윌로, 데글란틴과 같은 거물 의원들이 불안에 차 떠들 찰나였다.
“책임지시오, 프랑스여!”
문득 의사당으로 한 사람이 들어와 부르짖었다.
“본국은 국왕의 후계자를 잃었소! 포르투갈의 왕세자비 폐하도 돌아가셨소. 이 모든 것은 행사 경비를 소홀히 한 프랑스 당국의 책임이오!”
바로 고도이 데 알쿠디아 공작, 에스파냐의 총사령관이다.
고도이는 파리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마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프랑스에 넘겨야 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어지간한 철면피인 나폴레옹도 이번만은 대응이 어려운지 우물쭈물 답하지 못했다.
탈레랑이 보다 못해 지팡이를 짚으며 다급히 나섰다.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거요?”
“핏값은 영토로 보상해야 하는 법. 당연히 토스카나는 물론이고, 예전 피레네 전투로 앗아간 영토를 내놓으시오!”
“뭐라고?”
탈레랑이 기가 막혀 입을 벌릴 찰나, 고도이가 고함쳤다.
“그게 아니면, 우리 에스파냐는 국제적으로 프랑스를 규탄하겠소!”
그때 의사당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내동댕이쳐졌다.
-콰당!
군복을 입은 장군, 예비역 장성 말레다.
온몸이 피칠갑을 한 게 보통 고문을 한 게 아니다.
말레의 뒤에는 푸셰가 차가운 얼굴로 쏘아보고 있었다.
형법에 따르면 고문이 금지되어 있지만, 아무도 그 점을 지적하는 자는 없었다.
푸셰가 말레를 노려보며 말했다.
“말해라, 말레. 이 음모를 누가 꾸몄다고?”
“카두달, 슈, 슈아네리 왕당파.”
“그자는 누가 프랑스로 들여보냈나?”
문득 말레가 부들부들 떨다 고도이를 가리켰다.
“저, 저, 저 고도이가.”
고도이는 펄쩍 뛰며 부르짖었다.
“이 무슨 거짓말을! 게다가 카두달이라니, 난 그자가 누군지도 모르오!”
“거짓입니다.”
“그래, 거짓······. 누구냐!”
이번에는 본래 하원의원으로, 외교관으로 자리를 옮겼던 바르텔레미였다.
바르텔레미를 본 순간, 고도이의 낯이 창백해졌다.
왜냐면 바르텔레미는 퐁텐블로에서 직접 카두달을 목격한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헌병대 사령관 쥐노가 뒤따랐다.
쥐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바르텔레미가 입을 열었다.
“에스파냐 주재 대사 바르텔레미입니다. 저는 고백합니다. 카두달이 고도이 공작과 결탁해, 프랑스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테러를 저지를 줄은 몰랐습니다.”
프랑스 오백인 의회 의원들이 일제히 고도이를 노려보았다.
고도이는 시선에 쫓겨 어쩔 줄 몰라 허둥거렸다.
나폴레옹이 성큼 일어나 바르텔레미에게 다가섰다.
바르텔레미는 나폴레옹의 눈빛을 받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카두달은 영국의 스파이로, 에스파냐 왕실과 접촉했던 자입니다. 고도이 공작에게 혼사 책략을 진언했고, 그 책략을 이용해 왕당파의 부흥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맞습니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입니다.”
간신히 나폴레옹의 시선을 피해, 바르텔레미가 웅얼거리듯 말했다.
“하지만 카두달의 입국 책임자가 고도이 공작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 순간 나폴레옹은 눈에 불꽃을 튕기며 외쳤다.
“이렇게 되면, 에스파냐가 이 모든 책임을 져야겠군!”
결국 고도이는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프랑스에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는 술책이 완전히 실패한 순간이었다.
***
파리 도심, 콩코드 광장에 기요틴이 설치되었다.
-철컹, 철컹, 철컹.
끌려오는 사람은 거구의 남자, 카두달이다.
왕당파 테러리스트들이 모두 자폭하거나, 고문에 죽은 뒤에도 카두달만은 버텼다.
워낙 타고난 체력이 좋은 탓이다.
카두달을 둘러싼 파리 시민들이 외쳤다.
“저런 놈은 기요틴이 아니라 오체를 분시해 버려야 해!”
“문명인으로서 그럴 수야 있겠소.”
“빌어먹을, 통령 각하에 유진 장군에, 구왕실 공주까지 죽을뻔하지 않았나!”
문득 시민 앙투안 뒤팽이 고함쳤다.
“보르본 놈들이야 알 바 아니지만, 보나파르트 일가가 죽을 뻔했다고!”
한때는 혁명의 이름으로 라부아지에를 죽이려던 남자다.
그러나 이제는 황제를 꿈꾸는 보나파르트 가문의 충성스런 시민이 된 셈이다.
당연히 뒤팽만 그렇게 외치는 게 아니었다.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시민들의 함성 속에, 파리의 처형인 샤를 앙리 상송이 물었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카두달은 고개를 들다 껄껄 웃었다.
“크하하하핫! 프랑스여, 왕가를 배신한 자들에게 저주를! 너희는 황제에게 압제 받으리라!”
그 모습을 모자를 눌러쓴 한 남자가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남자의 얼굴은 묘하게 나폴레옹을 닮은 구석이 엿보인다.
문득 남자의 뒤편, 나폴레옹과 전혀 닮지 않았지만, 묘하게 분위기만은 닮은 청년이 섰다.
“이제, 군주제는 막을 수 없습니다. 뤼시앵.”
뤼시앵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알아, 프라이슈츠. 보로본의 피로, 길이 열려 버렸군.”
유진이 그 말을 듣고 시선을 돌릴 찰나, 기요틴이 떨어졌다.
-쉬익, 쿵!
카두달의 목이 튕겨져 땅 위를 굴렀다.
마치 에스파냐의 보르본 왕가 왕족들이 그랬던 것처럼.
프랑스 혁명에서도 무사했던 보르본 왕가가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유럽 모두가 깨닫게 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