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1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18화(319/547)
(318) 황제 즉위의 날, 유진이 신대륙으로 떠나다
바야흐로 황제 즉위가 다가왔다.
“호외요! 드디어 투표 결과에 따라, [황제] 폐하의 즉위가 결정되었습니다! 모두, 기뻐하십시오!”
원래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어렵지 않다.
나폴레옹의 경우로 본다면, 통령이 될 때가 훨씬 더 어려웠다.
황제로 올라서는 것은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사실 칭호가 바뀌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다.
실제 통치 면에서도 원역사에서는 딱 하나가 크게 달라진다.
보나파르트 가문의 지위 확보를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는 거다.
아직 그런 전쟁이 가시화되기 전, 1802년에는 정부가 내세운 구호가 쉽게 먹혀 들어갔다.
이탈리아, 이집트, 그리고 루이지앵의 정복자 나폴레옹이란 프로파간다가 말이다.
문득 호외를 구겨버리다, 카페에서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입을 열었다.
“보나파르트가 결국 황제가 되어 버렸군.”
“반대할 사람은 하나도 없는 거요, 바뵈프? 제법 활발히 활동하는 거 같더니.”
“이거 아시오? 보나파르트, 아니 나폴레옹 황제참칭자를 가장 반대하는 자들은 혁명파가 아니라 왕당파라오.”
바뵈프는 카페 테이블 위로 또 다른 신문을 내던지며 이를 갈았다.
“그런데, 그놈의 왕당파가 대거 추방되는 결정이 내려졌소. 어제 하원을 통과해버린 이 법안 때문이지.”
테이블 위, 신문 코르델리에에 적혀 있는 문구는 의미심장하다.
-〈방데 반란 피해자 보상법 제정!〉
본래 원역사에서 방데란 반란의 대명사다.
무려 20세기까지도 방데 지역은 차별을 받는다.
혁명 프랑스가 아닌 제정 시대라도, 역시 방데는 왕당파의 온상으로 여겨져 백안시 대상이었다.
허나 지금은 나폴레옹이 직접 방데를 진압하고, 방데 출신자들이 오리엔트 군단을 채운 시절이다.
그러니 크게 이상할 것도 없지 않을까?
“좋은 법 아닌가? 보상이라니.”
“무슈 오베르뉴. 정말 모른 척하는 거요? 이 법은 방데와 브르타뉴, 그외 왕당파 반란자들에게 신대륙의 땅을 내준다는 법이오!”
“들었소. 대상자가 무려 300만 명이라지?”
필립 오베르뉴, 곧 영국의 스파이 마스터가 피식 웃으며 맞은 편에서 신문을 보았다.
본래 해군 장교로 어쩌다 보니 부이용 공작가의 후계자로 입양된 남자다.
허나 혁명은 오베르뉴에게서 부이용 공작령을 빼앗아갔다.
단지 유산 상속을 위해 스파이 업계에 뛰어든지 10년.
그 사이 오베르뉴는 영국의 첩보망을 주관하는 총책임자가 되어 버렸다.
지금 프랑스 정부 최고의 반정부 정치가, 바뵈프를 후원하는 자도 오베르뉴다.
당연히 상관의 명령에 따른 것이긴 했지만.
이번 카두달 테러에서도 무탈히 살아난 바뵈프가 분통을 터뜨렸다.
“그렇소. 일거에 강경 왕당파 시민들이 신대륙으로 가버리는 거지.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게 뭔 줄 아시오?”
문득 바뵈프의 눈이 오베르뉴를 찌르듯 노려보았다.
“당신네 영국인들이 이 말도 안 되는 계획을 돕기로 되어 있다는 거요! 그것도 동인도회사가!”
작년, 아미앵 조약이 체결될 당시 있었던 일이다.
영국의 수상 피트가 동인도회사의 로비로 인해 실각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동인도회사의 이사들을 설득한 것은 베어링스 뱅크의 총수, 프랜시스 베어링이었지만 그 배후에는 단연 유진이 있었다.
그때 유진이 베어링을 통해 넣은 제안이 하나 있다.
3백만의 프랑스인을 신대륙으로 운송하는 대형 수송 계약이다.
바로 그 계약이 바야흐로 현실이 될 때가 다가온 셈이다.
유진이 약혼식을 전후해 바빴던 가장 큰 이유기도 했다.
문득 오베르뉴가 입가에 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조용히. 여긴 프랑스요, 바뵈프.”
“빌어먹을. 좀 도와줄 수는 없는 거요? 이민이라도 방해하란 말이오.”
“그게 마음대로 되었다면, 내가 벌써 부이용 공작이 됐겠지.”
가볍게 혀를 차며 오베르뉴는 거리를 누비는 호외꾼과 시민들을 보았다.
“하지만 이점도 있소. 본래 최고의 자리로 올라갈수록 약점이 더 커지는 법.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이상, 다른 유럽 왕실은 모두 나폴레옹을 적대하게 될 거요.”
본래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의 즉위를 유럽 각국 왕실은 수용하지 않는다.
그게 제3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의 원인 중 하나다.
현재 시점에서는 원역사보다 프랑스가 우위에 섰고, 라인 동맹도 빠르게 체결된 상태다.
다만 유서 깊은 군주 지배 가문들이 보나파르트 가문을 달가워할 리 없다.
물론 바뵈프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소리였다.
“유진 프라이슈츠가 누벨 프랑스 부왕이 되오. 이게 좋다고?”
“그건 더 좋지. 오랫동안 런던의 친프랑스 파를 조종해 온 게 프라이슈츠요. 그런데 신대륙으로 떠난다? 그놈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소.”
“잠깐, 그렇다면. 혹시?”
바뵈프가 눈을 크게 뜰 찰나, 오베르뉴가 고개를 끄덕였다.
“피트 수상이 정계로 돌아오실 거요.”
피트가 돌아온다.
유진이 프랑스에 남아 있었다면, 피트도 정치 재개를 노리는 데 시간이 더욱 걸렸을 터다.
그러나 유진과 달리 나폴레옹은 피트라는 개인을 주목하고 있지는 않았다.
이것도 틀린 판단은 아닌 게, 피트는 분명 유능한 정치가지만,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을 거꾸러뜨리지는 못한다.
허나 반 나폴레옹 운동을 하는 바뵈프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이었다.
“런던에서 놀고만 있는 건 아니군. 상관에게 전해주시오. 나도 파리에서 격변을 준비하겠다고.”
상관, 에일리언 오피스의 담당자 윌리엄 위컴에게 전하라는 소리다.
오베르뉴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섰다.
당연히 바뵈프의 요구는 오베르뉴 선에서 잘릴 것이다.
영국 정보부 에일리언 오피스의 수족이 되어줄 정치가는 바뵈프 말고도 많다.
문득 오베르뉴의 시선이 파리 중심가를 향했다.
“어쨌든, 지금 당장은 나폴레옹의 승리군. 아니, 프라이슈츠인가.”
위풍당당한 통령 근위대, 혹은 이제 황제 근위대가 될 용기병대가 행진하고 있었다.
***
퇼르리 궁전, 간만에 상원에 해당하는 [원로원]이 총집결했다.
“우리 원로원 회의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로마의 전통에 따라 위대한 선언을 하고자 합니다.”
프랑스 통령 정부 헌법에서 상원은 그저 형식적인 기구에 불과하다.
애초에 직선제인 오백인 의회와 달리, 간선제로 뽑히는 회의체인 탓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황제 즉위의 명분이 원로원 회의에 존재했다.
옛날의 로마제국 전통을 따르는 시민 입헌황제정이 시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득 탈레랑이 원로원 의장,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를 보다 냉소적으로 중얼거렸다.
“바로, 로마 황제의 선포겠지.”
“왜 그렇게 냉소적이십니까. 외무장관님? 오래도록 추진해오신 일인데.”
“그야 프라이슈츠가 진행한 일이지, 우리가 진행한 일이었나? 이민 선단은 잘 준비됐고?”
경찰장관 푸셰가 탈레랑의 곁에 선 채 낮게 답했다.
“첫 출발은 10만 명이랍니다.”
“사상 초유의 이민 선단이 되겠군. 누벨 프랑스에 사는 에스파냐인 인구 총수가 5만 아니었나?”
“전직 군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푸셰는 시선을 의사당 중앙에 고정한 채 탈레랑에게 대꾸했다.
“프라이슈츠는 전쟁을 생각하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
의사당 중앙, 나폴레옹이 우뚝 선 모습이 보인다.
예전에 처음 프뤽튀도르 쿠데타가 일어나던 시절만 해도, 나폴레옹은 의사당에서 무척 어색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대중 앞에서 익숙해져, 오히려 즐기는 면모까지 보인다.
물론 오늘이 승리의 날이라 더욱 그렇겠지만.
“유권자 1천만 명 중 990만명의 찬성으로, 결의된 사안을 발표합니다!”
오귀스트의 외침을 귓등으로 흘리며 탈레랑이 푸셰에게 중얼거렸다.
“그럼에도, 이 프랑스에는 남지 못하겠군.”
“위대한 일을 해냈음에도 말이죠.”
“다시 귀국하려 할 수도 있어.”
푸셰는 입가를 비틀며 대꾸했다.
“그럼, 못하게 만들면 되지요.”
유진 프라이슈츠가 신대륙으로 떠난다.
지금은 19세기 초, 대서양을 건너는 일이 오직 배로만 가능한 시대다.
원역사 현대라도 미국과 프랑스로 갈리면 연인이 헤어지는데, 정치가가 신대륙으로 간다?
사실상 권력의 대열에서 밀려났다고 보아야 한다.
게다가 3백 만의 시민들을 대거 이민하는 사업을 맡게 되었다.
이 기회에 유진을 아예 신대륙에 못 박고, 그 사이 국내에서 권력 기반을 다진다.
탈레랑과 푸셰, 그리고 유진을 경쟁자로 여기던 이들의 암묵적인 합의다.
그 합의를 모를 리 없을 텐데도 나폴레옹도 허락했다.
이유가 뭘까?
탈레랑은 아마도 나폴레옹도 불안했을 거라 짐작한다.
나폴레옹의 뒤에 서 있는 조세핀이 부른 배를 감싸 안고 있는 게 엿보였다.
곧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 아이는 황제의 아이가 된다.
아들이기라도 한다면 아마도 제위 승계자 1순위가 될 것이다.
그때 캉바세레스가 나섰다.
“황제 제정을 결의하는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또한! 제정의 첫 주관자로, 시민이 선출한 황제도 결정되었습니다!”
푸셰는 낯을 찌푸렸다.
“그건 그렇고, 캉바세레스는 왜 저렇게 열정적입니까? 다 짜고 치는 건데.”
“아무리 짜고 치는 거라도 국민이 결의하는 건 무게가 다르니까.”
“뭐가 다르죠? 어차피 선동되는 게 국민일 뿐입니다.”
한때의 과격 혁명가 푸셰를 흘깃 보다, 탈레랑이 차분히 답했다.
“틀리네. 국민은 알고 있는 거야. 시대를 이끌 수 있는 게 누구인지. 다만, 반대로 그렇지 못하다면.”
법무장관 캉바세레스의 선포를 받아, 의장 오귀스트가 나폴레옹을 향해 다가갔다.
손에 들린 것은 로마시대의 월계수 모양을 딴 제관이다.
옛 카롤링거 왕조의 양식을 본따 만들었다는 의사봉도 함께 하고 있다.
독수리와 꿀벌, 이 2가지가 아로새겨진 무늬가 이채롭다.
오귀스트가 관을 나폴레옹에게 건네며 외쳤다.
“이제, 국민 여러분께 원로원의 이름으로 고합니다. 초대 프랑스 제국 황제 폐하, 나폴레옹 폐하께서 탄생하셨음을!”
나폴레옹이 제관을 받아드는 모습을 보다, 탈레랑이 눈을 가늘게 뜬 채 읊조렸다.
“국민은 아무리 대단한 자라도 끌어내릴 걸세.”
나폴레옹은 스스로 제관을 머리에 썼다.
다음 순간, 나폴레옹이 돌아서, 의원들을 응시했다.
불꽃이 튕기는 눈에 압도당한 의원들이, 심지어 탈레랑조차 숨을 죽일 찰나, 나폴레옹은 성큼 다가가 또 다른 관을 조세핀에게 씌웠다.
조세핀이 관을 머리 위에 얹는 순간, 나폴레옹이 선포했다.
“짐은 시민의 의지로 이 제관을 받아들 것을 선언하오!”
이로써 1802년 6월, 입헌황제정 프랑스 제국이 탄생했다.
***
이 시각, 유진은 파리가 아닌 보르도에 있다.
-쏴아아!
파도가 몰아치는 모습을 보던 유진에게 이폴리트가 달려왔다.
“부왕 전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유진은 힐끗 이폴리트를 돌아보다 쓴웃음을 머금었다.
“아직 총독이야, 이폴리트.”
“아니, 황제 폐하가 우리 떠나면 발표하기로 했는데?”
“폐하라 불리는 것도 아직은 아닐걸.”
그때다.
“이미, 원로원에서 결의가 끝났지.”
유진은 의외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예상치 못한 얼굴이 그곳에 있었기 떄문이다.
놀라서 제대로 말을 건네지 못한 유진 대신, 곁에 서 있던 라파예트가 물었다.
“뤼시앵?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뤼시앵은 라파예트의 손을 붙잡으며 씩 웃었다.
“당신만 신대륙으로 도망갈 생각입니까, 라파예트?”
“아니, 난 도망가는 게 아니라 주미대사로 가는 겁니다.”
“그럼 주미대사 부관이나 시켜주쇼.”
문득 뤼시앵이 유진을 쏘아보며 코웃음을 쳤다.
“이 지긋지긋한 군주제 프랑스는 내 성미에 안 맞아서, 공화정의 천국으로 갈 작정이니까.”
유진은 가볍게 머리를 긁적이다 뤼시앵에게 다가섰다.
본래 원역사라면 나폴레옹이 뤼시앵을 강제로 붙드느라 난리가 난다.
허나 뤼시앵은 아무래도 이민으로 인해 난리가 난 통에 잽싸게 신대륙으로 건너갈 모양이다.
만약 여기서 붙잡는다면 영국으로 망명하는 사태가 벌어질 테니, 차라리 내버려 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뤼시앵 앞에 선 유진이 자신보다 키 작은 양숙부를 향해 말했다.
“결국 미국으로 가는군요, 숙부님.”
뤼시앵은 유진을 뚫어져라 보다 입가를 쪼갰다.
“나만 가는 건 아니다, 조카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 동생도 대사관 주재 무관으로 가기로 했거든.”
순간, 뤼시앵이 타고 온 마차에서 군복을 입은 여성이 활달하게 내렸다.
“안녕, 유진. 프랑스 주미대사관 주재 무관, 폴린 보나파르트라고 해. 아, 내 부임지는 플로리다가 될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알지?”
유진은 입을 쩍 벌렸다.
아무래도 이폴리트가 음흉히 웃는 걸 보니, 일부러 저지른 짓이 확실하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라파예트를 돌아봤지만, 어느새 외면한 채 재빨리 기함에 승선하고 있었다.
허나 여기서 실제 지위 여부와 절차를 다투며 강제로 주저앉힌다면 어떻게 될까?
제위 창설을 진행 중인 나폴레옹에게 갑자기 가문의 추문이 생겨날 게 뻔하다.
“그게, 그러니까. 이건, 좀.”
그 순간 저 멀리 기함 호루스 호에서 유진을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유진!”
마리 테레즈가 단호한 태도로 손짓하는 게 보인다.
이제 약혼녀로서 마리가 유진에게 갖는 [권한]은 더욱 커졌다.
잠시 입맛을 다실 찰나, 유진의 뒤에서 다마스가 말했다.
“다녀오시죠, 부왕 전하. 카르텔은 제가 잘 지키고 있겠습니다.”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다, 다마스의 손을 붙잡았다.
이번 신대륙 일정에는 유진의 [클럽] 멤버 다수가 함께 떠난다.
특히 본래는 신대륙에서 꿈을 펼쳤을 듀퐁이나 새로 합류한 조미니까지 갈 정도니까.
허나 누군가는 남아서 프랑스의 자산을 지켜야 한다.
그중 총책임자가 카르텔 총지배인 다마스다.
“다녀오지. 신대륙에서 돌아올 때까지, 잘 부탁해.”
돛이 나부끼는 가운데, 선단이 보르도 항구를 떠났다.
-펄럭!
1802년 6월 6일,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한 날.
유진이 10만의 방데인들과 함께 떠났다.
옛 오리엔트 함대와 영국 동인도회사의 수송선단을 타고서.
신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