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2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26화(327/547)
(326) 루이지앵 통치자는 마리다
에스퍄냐가 [신대륙]을 처음 정복한 때는 1521년, 이른바 아즈텍 정복 때부터다.
“거의 3백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 에스파냐는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었소. 저 누에바 에스파냐 땅도 마찬가지고.”
“다 아는 얘기 아닌가, 시스네로스 제독.”
“하지만 그건 왕실을 구심점으로 삼았기에 가능했던 역사요. 살세도 총독.”
에스파냐 서인도제도 함대 제독, 시스네로스가 선실에 앉아 살세도를 노려보았다.
“국왕 폐하가 인정한 추정상속인에게 반항해서 뭘 어쩌자는 거요?”
살세도는 탁자 위에 놓인 커피를 마시다 미간을 찌푸렸다.
“쓰군. 신대륙의 커피는.”
‘본국’ 에스파냐에서 주로 마시는 아프리카 원산보다 더 쓴 맛이다.
원래 살세도는 주로 세우타와 산타크루즈에서 국가 수비군을 이끌어 오던 장군이다.
왕실 군단의 중장 지위로, 이곳 신대륙에 부임한 것도 은퇴하기 전 배려 차원에서 배정된 자리였다.
허나 그렇다고 무력하게 시간만 때우다 귀국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문득 살세도가 시스네로스를 향해 대꾸했다.
“해군인 자네보다 내가 왕실에 대해서는 더 잘 알아.”
“총독! 지금 총독이 심기를 건드린 상대가 누군지 모르겠소? 여공작에 프랑스 부왕에, 심지어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까지 건드린 거요. 이제 강제로 소환될 테니까!”
“프랑스 부왕이 에스파냐 국왕 폐하가 될 거라 생각하나, 시스네로스?”
순간, 정곡을 찔린 시스네로스가 입을 다물었다.
-쏴아아!
파도 소리가 요란하게 시스네로스의 기함 [바하마] 호에 부딪쳐 메아리친다.
지금 시스네로스의 에스파냐 서인도함대가 향하는 곳은 펜서콜라다.
비록 유진이 마이매이 신도시 건설을 명령했어도, 아직 방벽조차 전부 세워지지 않았다.
또한 누에바 에스파냐, 곧 현대의 멕시코 지역 수도는 [베라크루즈]인데, 이곳에서 부왕이 오려면 펜서콜라가 더 편하다.
그러다 보니 유진과 마리도 다시 마이애미에서 펜서콜라로 향하는 중이다.
사실상 마리의 호위함대로 운용중인 시스네로스 함대도 호위로 따라붙은 거였다.
멀리서 프랑스 카리브해 함대 기함, 호루스 호가 움직이는 게 보인다.
고지식한 군인, 살세도가 콧방귀를 뀌었다.
“나도 인정해. 에스파뇰 루이지아나, 저 프랑스인들이 [루이의 땅]이라 부르는 곳은 마리 여공작의 영지야. 그건 국왕이 마드리드에서 결정한 거지.”
“그, 그렇지요. 우리는 신하 된 도리로 따라야!”
“하지만 약혼자라는 프랑스의 개뼉다귀 가짜 황제 양자에게 영토가 주어진 적은 없어. 아닌 말로, 지금 둘이 침대라도 같이 쓰나? 혹시 그런 거라면, 대형 사고지.”
시스네로스는 주위에 혹시 프랑스인이 있는지 황급히 살폈다.
다행히 모두 호루스 호를 비롯해 프랑스 배에만 탔는지 없다.
물론 살세도의 말은 시스네로스도 내심 생각하는 바다.
나폴레옹은 유서 깊은 귀족 가문 출신인 살세도나 시스네로스가 보기에 개뼉다귀다.
나아가 유진은 가짜 황제의 양자에 불과하다.
그런데 마리와 유진은 약혼식을 했을 뿐, 결혼식을 올린 적도 없다.
따라서 법적으로 유진에게는 사실 아무런 권리가 없다.
하지만 마리가 유진을 위해 움직인다는 건, 이미 눈앞에서 보지 않았던가?
“마리 여공작이 부왕소환령을 내리는 걸 못 봤소? 여공작은 유진 부왕을 위해 움직이고 있소. 게다가 유진 부왕이 언제 우리 머리 위로 올지 누가 안단 말이오?”
“그걸 아니까 내가 면전에서 닥치라고 말하지 않았던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우리가 영토를 내어주면, 본국에서 뭐라고 하겠어?”
“무슨 소리요, 그게?”
살세도가 콧방귀를 뀌었다.
“시스네로스 제독, 자네 평생 신대륙에만 있을 건가? 결국 우리는 마드리드로 돌아가야 해. 그때 본국의 귀족들이 뭐라 할 것 같나? 그저 프랑스에 무력하게 영토를 내주면 좋아할까?”
요컨대 텃세의 문제다.
시스네로스 스스로 말했듯, 에스파냐는 아메리카 대륙의 기득권자다.
반면 7년 전쟁 후, 프랑스는 사실상 생 도맹그와 마르티니크, 기아나를 제외하면 쫓겨난 상태였다.
그런데 유럽에서 에스파냐가 직접 전쟁에서 패배한 것도 아닌데, 신대륙의 영토를 빼앗겼다.
본국 에스파냐 귀족들은 권신 고도이에게 눌려 지내는 상태긴 하다.
허나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만약 권신이 바뀔 때, 자존심 없이 프랑스 영토할양에 무작정 협조한 자들을 본국 귀족들이 곱게 볼까?
“게다가 실질적 문제도 있지. 내가 신대륙에 와보니, 여기엔 두 부류의 상류층이 있더군. 페닌술라르와 크리오요.”
“사실상 크리오요들이 이곳의 지배층이긴 하지요.”
“그 작자들에게 우리가 무력한 모습을 보여 봐. 따르겠어? 누에바 에스파냐에선 이미 불온한 움직임이 가득해!”
페닌술라르, 크리오요, 메스티소, 물라토, 인디오, 그리고 흑인 노예.
에스파냐의 신대륙 영토에 존재하는 인종과 계급의 계층 질서다.
가장 1순위인 페닌술라르는 에스파냐 ‘반도’, 곧 페닌술라에서 온 본토인을 말한다.
그 다음 가는 크리오요는 먼저 정착한 페닌술라르의 후손으로 신대륙 태생 백인 상류층이다.
그런데 이 크리오요들은 영국 식민지였던 미합중국이 독립하는 광경을 이미 보았다.
이들이 아직 미국과 달리 독립하지 않은 것은 본국 에스파냐의 권위를 인정해서다.
만약에 에스파냐 왕실의 권위가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원역사에서는 남미의 연쇄 독립 사태로 이어진다.
이 역사는 몰라도 불온한 움직임은 실컷 목격한 장군, 살세도가 콧방귀를 뀌었다.
“알겠나, 시스네로스 제독? 이건 단순히 프랑스 부왕 체면 세워주고 말 문제가 아니야.”
“그렇다고 프랑스를 완전 배제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오?”
“그러니까 잘해야지, 모양새를 갖춰서,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문득 살세도의 눈이 호루스 호를 향했다.
“저 작자가 설사 정말 우리 머리 위로 온다 해도 말이야.”
만약 유진이 에스파냐왕이 된다 해도, 귀족에게는 명예가 더욱 중요하니까.
***
호루스 호, 갑판 위에서 누벨 프랑스군 최선임자, 부왕근위대장 쥐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니까, 그 살세도인가 뭔가가 루이지앵의 프랑스 영유권을 부정하는 거야?”
“조금 다릅니다, 쥐노 근위대장 각하. 사실상 유진 부왕 전하가 통치자가 되는 거죠. 본국에서 이미 정해진 일이고. 하지만 명목상으로는 그저 마리 공주님의 개인 영지라는 얘기죠.”
“그런데 왜 저러는 거야?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군.”
마이애미에 남은 것은 투생이다.
유진을 중심으로 하는 누벨 프랑스 총독부 인사들은 모두 귀환중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가 향후 누벨 프랑스의 미래를 정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국 유럽에서 결정된 바가 신대륙 식민지의 운명을 정하는 시대다.
결국 수용하게 될 텐데, 대체 왜 살세도가 뻗대고 있을까?
그때 조미니가 망원경으로 플로리다 해변 쪽을 살피다 피식 웃었다.
“핑계죠.”
“무슨 말이야?”
“루이지앵은 주민 구성부터 친 프랑스라구요. 제가 다 조사해 봤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쳐다보자, 조미니는 어깨를 으쓱이며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제가 조사해 본바, 루이지앵은 에스파냐 인들도, 원주민도 별로 안 산답니다.”
“그럼 누가 산단 말이오, 조미니 참모장?”
“아카디안이라 불리는 이들입니다. 뒤마 장군.”
조미니는 그간 에스파냐 해군 장교들과 얘기를 나누며 알아낸 정보를 쏟아냈다.
“바로, 퀘백에서 쫓겨나 이곳으로 흘러들어온 옛 프랑스 식민지인들이죠!”
아카디아, 바로 신대륙 북동부를 가리키던 프랑스어다.
예전 7년 전쟁 때 프랑스가 패배하면서, 이곳에 정착했던 프랑스계 주민들 중 상당수가 남쪽으로 도망쳤다.
그 결과 도달한 곳이 북미 남단, 오늘날의 뉴올리언스다.
당대 명칭으로는 누벨 오를레앙 혹은 누에바 올리언스라 불리는 곳.
후일 원역사 미국에서는 흔히 [케이준]이라 부르는 프랑스계 미국인들이다.
한데 이른바 루이지애나 땅에 사는 백인 대부분이 바로 이 [케이준]이기도 했다.
1802년 현재, 뉴올리언스 백인 주민은 대략 5만여 명.
그중 약 15프로만이 에스파냐계다.
나머지는 전부 프랑스계이니, 주민들조차 프랑스와 친화적이란 뜻이다.
쥐노가 조미니의 얘기를 듣다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파냐 인들이 명목상 통치니, 실질상 어려움이니 떠든다면, 전부 핑계겠군.”
“정말로 우리가 이른바 남부 누에바 에스파냐 땅을 내놓으라고 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루이지앵은 북방은 미개척지, 남쪽 해안은 프랑스계가 지배하는 땅이 맞습니다.”
“그럼, 뭐가 문제야?”
문득 드제가 답했다.
“그 땅을 통제하는 군대는 누에바 에스파냐 군입니다. 정치적으로 해결이 안 되면, 무력충돌이 불가피하겠지요.”
그러자 조미니가 눈을 빛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죠. 바로 제가 활약할 때가 온 거죠!”
“조미니 참모장, 닥쳐. 지금 마리 부왕비님이 괜히 상대방 부왕을 부르는 게 아니잖아?”
“흐음, 아쉽군요. 하지만 아직 전쟁의 ‘희망’은 남아 있는 거 아닙니까? 쥐노 근위대장 각하?”
쥐노는 조미니의 말에 낯을 잠시 찌푸렸다.
물론 유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싸움일 게 뻔하다.
현재 누벨 프랑스에 도착한 주력은 이집트 정복군 출신이다.
예전 오스만 투르크 군대조차도 아마 신대륙의 병사들보다는 강할 게 뻔하다.
만약 교전이 벌어진다면 일방적인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소규모 교전이 아니라, 전쟁이 되면 다른 차원의 문제가 생긴다.
애초에 플로리다도, 루이지앵도 프랑스는 전쟁을 통해 얻은 적이 없다.
에스파냐가 아닌 오스트리아와의 전투에서 승리했고, 그 승리에 짓눌린 에스파냐가 외교적 저자세를 보여왔을 뿐이다.
하지만 정말 전쟁이 벌어진다면 아무리 고도이나 카를로스 4세라도 맞서 싸울 것이다.
그간 교묘히 쌓아온 프랑스-에스파냐의 외교 우위가 박살 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쥐노도 어깨를 으쓱이며 묘하게 웃었다.
“뭐, 부왕도 살세도 총독이나 시스네로스 같은 작자면, 전투가 불가피할지 모르지.”
전쟁을 피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오히려 과감하게 친다.
그게 바로, 혁명을 겪은 프랑스 장군들이다.
***
물론 유진은 가능하다면 전쟁을 치를 생각이 없다.
“부왕을 부른 건 잘했어, 마리.”
선실 안에서 커피를 마시던 마리가 깜짝 놀라 유진을 보았다.
“응? 야단칠 줄 알았는데?”
“아니, 오히려 이건 대화로 풀어야 해. 그런데 대화하려면 일단 얼굴을 봐야 할 거 아냐.”
“우리가 갈 수도 있잖아, 사실.”
아무래도 위압적으로 소환령을 내린 게 걸렸던 모양이다.
허나 유진은 오히려 마리가 직감적으로 정확히 판단했다고 보았다.
왜냐면 살세도가 뻗대는 건, 보나마나 에스파냐 군사귀족 특유의 [자존심] 문제가 가장 컸을 테니까.
이건 권위로 누를 수밖에 없다.
“아냐. 한 번은 확인시켜줘야지. 마리, 네가 저 루이지앵의 지배자라는 걸.”
그때 마리가 유진을 향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결할 거야?”
“부왕의 태도에 달려 있지만, 기본은 간단해.”
“뭔데?”
유진이 선실 벽에 걸린 지도를 돌아보다 싱긋 웃었다.
“이익의 공유지. 물론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쟁이지만.”
역시, 유진도 불가피하다면, 피하지 않는다.
전쟁을.
현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이 그렇듯이.
1802년 11월.
루이지앵의 향방을 결정할 담판이 기다릴 펜서콜라로 유진과 마리가 입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