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2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27화(328/547)
(327) 플로리다와 루이지앵의 결합 축하무도회가 열리다
에스파냐의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 마르키나는 무릎을 꿇었다.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 펠릭스 베렌게르 데 마르키나가 국왕 추정상속인께 인사 올립니다.”
에스파냐 신대륙 영토는 매우 광대하다.
현대 기준으로 멕시코와 중남미 일대는 누에바 에스파냐, 남미 북서부는 누에바 그라나다, 그 남쪽은 페루 부왕령, 그리고 아르헨티나에 해당하는 리오 데 라 플라타로 나뉜다.
초석이 많이 나는 칠레는 페루 부왕령의 일부다.
그러니까 지금 펜서콜라 총독부 건물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는, 한 마디로 멕시코의 왕이다.
그럼에도 유진과 마리 앞에서 아주 깍듯한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살세도 총독의 태도 때문에 화가 나 부왕을 소환한 마리가 낯이 붉어질 정도다.
애써 안색을 평온히 유지하려 애쓰며, 마리는 턱을 꼿꼿이 세웠다.
옛날에 마리 앙투아네트가 베르사유에서 보여주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여기까지 와주다니 기쁘군요, 펠릭스 부왕.”
“이 신대륙에서 전하의 지위는 국왕 폐하 다음입니다. 부르신다면, 마땅히 와야겠지요.”
“내가 왜 불렀는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
짐짓 엄격한 어조로 다그치는 마리를 향해, 멕시코 부왕 펠릭스가 빙그레 웃었다.
“알고 있습니다. 루이지아나가 사실상 [지참금]으로 프랑스에 넘어갈 거라는 것도.”
“그런데 왜 총독이 유진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죠?”
“전하, 실질적인 문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총독이나 제독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모양이군요.”
펠릭스는 슬쩍 동석한 시스네로스와 살세도를 흘기듯 응시했다.
그러나 살세도와 시스네로스는 시선을 피할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온건한 태도에 잊기 쉽지만, 펠릭스는 신대륙 식민지 부왕들 중, 최선임자다.
멕시코 지역은 최초의 에스파냐 [대륙] 영토이자, 가장 중요한 식민지다.
특히 19세기 초까지 페루 일대를 능가하는 은광이 멕시코에 존재하기도 했다.
요컨대 펠릭스의 말은 곧 식민지 에스파냐 지배집단의 공통된 의지다.
펠릭스가 마리를 향해 일렀다.
“먼저 전하께서는 아직 정식으로 혼인하신 상태가 아닙니다. 아마도 왕위 승계권 문제 때문이겠지요?”
마리가 흠칫 놀라 입술을 다물었다.
노트르담에서 유진과 마리는 약혼식만을 행하고,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
아직, 침실을 같이 쓰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왜?
왕위 승계 문제 때문이다.
비록 왕실에서 아이가 태어나기 전 잠정적인 지위라도, 마리는 엄연히 에스파냐 왕위 추정 상속인이다.
한데 만약 유진과 혼인했다가 정식 상속인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에스파냐는 물론이고 프랑스 제국 입장에서도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기껏 얻은 루이지앵 영토가 다시 에스파냐로 귀속될지도 모를 판이 된다는 뜻이다.
당연히 나폴레옹은 땅을 내줄 생각이 없다.
여기에 유진의 프랑스 제국 내 지위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프랑스 제정은 입헌황제정으로 결정되었고, 유진은 양자다.
계승권 사안을 직계 혈족으로 제한한다는 법령은 아직 제출된 적이 없다.
이래저래 유진도, 마리도 복잡한 상태다.
이게 바로 노트르담에서 결혼식 대신 약혼식만 거행된 진짜 속사정이다.
먼 신대륙에서 이런 상황을 간파한 신사 귀족, 펠릭스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음으로 루이지아나는 말이 거대 식민지이지, 실제 통치 구역은 미시시피강 유역의 요새들과 [누에바 올리언스]가 전부입니다. 반항적이라 아주 골칫거리죠.”
에스파냐어로 루이지아나, 프랑스어로 루이지앵이라 불리는 영토는 크다.
이 시점 미국 영토보다 클 정도다.
그러나 실제 개척된 땅은 남부 일부 뿐, 나머지는 원주민도 거의 살지 않는 오지다.
원역사에서도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가 먼저 개척되고 크게 발달할 정도다.
그러니 실질 통치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그곳은 [미합중국]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미합중국 연방정부에서 파견한 탐험가들이 국경을 통과했다가 추방됐죠.”
후세, 원역사 미국 최고의 탐험가로 남은 루이스와 클라크의 탐험대가 있다.
이들이 탐험한 곳이 바로 미시시피 강 일대, 곧 루이지애나 일대다.
아직 제퍼슨 대통령이 탐험대를 보낸 시점은 아니지만, 이미 영토를 꿈꾸는 탐험가들은 루이지애나 일대를 탐색 중이었다.
“이 모든 문제는 오랜 신대륙 통치경험을 가진, 우리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 정부에게는 어떻게든 대처 가능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과연 신임 부왕께서 잘 해내실 수 있을지?”
이게 바로 살세도의 자존심과 시스네로스의 굴복 너머에 있는 진짜 문제다.
신대륙을 실제로 통치해온 자, 페닌술라르의 대표자 부왕 펠릭스가 묻는다.
루이지앵을 준다 해도, 과연 프랑스가, 아니 유진이 지켜낼 수 있을까?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이 끝내 해내지 못해, 미국에 팔아넘기는 원인이기도 하다.
펠릭스의 시선은 이제 유진을 향하고 있었다.
***
유진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사라락.
지금 유진이 밟고 있는 바닥은 통나무로 만들어진 초라한 총독부 건물 바닥이다.
그렇지만 이 초라한 장소에서 오가는 대화와 결정이, 신대륙의 미래를 정한다.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에서도 이룰 수 없었던 새로운 역사도.
감상을 떨쳐내며 유진이 싱긋 웃었다.
어쨌든 주도권은 프랑스에게 있다는 걸, 펠릭스도 인정했다.
그러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지면 된다.
잠시 목청을 가다듬다, 유진이 입을 열었다.
“부왕 펠릭스, 솔직하게 상황을 말해줘서 고맙군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감당할 문제요.”
“공식 결혼하시기 전에는, 여공작의 부군조차 아니시지요, 부왕 전하. 그런데 혹여 여공작 전하의 영지가 망가지거나, 미합중국에게 강탈당한다면, 전 국왕 폐하를 무슨 낯으로 뵙니까?”
“실질적인 이익을 제시하죠.”
유진이 손짓하자, 이폴리트가 호위병들과 함께 상자를 가져왔다.
-철컹!
상자가 열리자 눈이 커지는 펠릭스를 보며, 유진이 말했다.
“재작년까지 영국과 싸운 탓에, 누에바 에스파냐의 재정이 엉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니, 그건 그렇습니다만.”
“이건 교황청에서 공식 인증한 [알루미나] 은화입니다. 은의 10배 가치를 인정받았죠. 본국에서 본 적 있을 테죠?”
은과 흡사하지만 더욱 유난히 빛나는 경금속 화폐가 번뜩인다.
화폐 표면에 새겨진 얼굴은 프랑스의 제일인자를 담았다.
바로 나폴레옹의 얼굴이다.
출항 직전 완성되어, 이민 선단과 함께 온 알루미늄 화페에 펠릭스가 넋을 잃었다.
그렇잖아도 플로리다 구매 때 에스파냐 왕실에 유입되어, 대귀족들만 하사받은 바 있는 알루미늄 은화다.
“프랑스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알루미나 은화 10만 프랑을 일시불로 지급하죠. 루이지앵의 누벨 프랑스 행정이관을 해주는 대가입니다.”
펠릭스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꿀꺽 삼키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니, 이건, 그러니까.”
“물론 루이지앵을 프랑스에 양도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유진은 알루미늄 화폐 하나를 들어보이며 싱긋 웃었다.
“어디까지나 루이지앵의 모든 명령서는 여공작 마리 테레즈 전하의 이름으로 발행될 겁니다. 솔직히 말하시죠. 나와 마리가 이별하거나, 혹은 [사별]할 때를 두려워하는 거 아닙니까?”
세 가지나 이유를 말했지만, 펠리스는 기실 진짜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
애초에 마리 테레즈가 왕위 추정상속자가 된 이유는 다른 상속자들이 죽어서다.
이곳 신대륙은 많은 위험이 산적한 대지, 언제 누가 죽을지 알 수 없다.
그 상황에서 상속자는 없이, 땅만 프랑스로 넘어간다면,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신사, 펠릭스는 쓴웃음을 머금다 고개를 조아렸다.
“속이지 못하겠군요. 맞습니다. 또한, 거절하기엔 너무 많은 돈이네요.”
그 순간, 상황을 긴장한 채 쳐다보던 마리 테레즈가 손뼉을 쳤다.
“다 된 거죠? 그럼, 협정을 기념하는 연회에 참석하세요.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님도.”
“연회라니?”
“원래 협정이 체결되면 무도회를 여는 게, 관례잖아? 옛 왕실에선 그랬단 말야.”
옛날 베르사유에서 봤던 바라면, 유진도 기억한다.
그러나 이곳은 펜서콜라지 베르사유가 아니다.
유진이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무도회라니, 여기서?”
이곳, 펜서콜라는 궁전은커녕 [홀]조차 없는 통나무 요새지가 아닌가?
***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신대륙에서는 무도회가 유럽보다 더 많이, 광범위하게 열린다.
“신대륙에 온 지 벌써 백일이에요. 장교들과 이주민 대표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라 발]을 열었어요. 마침 에스파냐 부왕 전하도 오셨답니다!”
라 발, 곧 무도회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본래 유럽에서 무도회란 귀족의 행사다.
혁명 이후에는 프랑스도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최상류 부르주아들이나 여는 행사란 건 변함없다.
허나 신대륙에서는 조금 다르다.
신대륙 출신 귀족이 없는 문제도 있지만, 무도회를 비롯한 유럽 문화가 보다 광범위한 계층에 이식되어 있다.
에스파냐 식민지였던 펜서콜라의 주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또한 한때 시골 귀족들이 많았던 방데 출신 이주민들도, [라 발]에 익숙하다.
“아니, 아무리 우리가 쿠바에서 물자를 공수해 와도, 신대륙엔 모든 게 부족해. 무도회라니.”
유진이 투덜대는 사이, 쥐노와 이폴리트, 로르가 신나게 외쳤다.
“이야, 다들 화사하구만! 이렇게 미인 처녀들이 많았나? 어때요, 모두 좋지!”
“오오오! 좋구나!”
“꺄아, 무도회다!”
문득 이폴리트가 유진의 어깨를 치며 웃었다.
“아, 가끔은 쉬어줘야지! 부왕 전하!”
이곳은 펜서콜라 총독부 광장 앞.
궁전도, 화려한 대저택도 아니지만, 사람들이 저마다 한껏 차려입은 채 나선다.
음악은 관현악단 대신 군악대가 대신했다.
-빰, 빠빠빰, 빰빰!
문득 멍청히 서 있는 유진에게 드레스를 입은 마리가 다가왔다.
“참, 그러고 보니, 우리 시동은 무도회가 낯설구나? 후훗!”
“아니, 나름 승전 무도회는 참여했거든? 예전에 나랑 빈에서 춤췄던 거 잊었어?”
“그 후에는 한 번도 안 췄지? 춤추는 법은 기억해?”
유진은 마리를 응시하다 쓰게 웃었다.
“뭐, 이론상?”
그간 신대륙에서 정말 일만 하며 지내왔다.
해서, 마리를 돌볼 틈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나름 약혼자라고는 하지만 정식 부인도 아닌데, 이 먼 신대륙까지 따라온 연인을.
그럼에도 불평 한 마디 없는 연인, 마리가 손을 건네며 마주 웃는다.
“부왕 전하, 청컨대 한 곡 추실까요?”
유진은 마리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답했다.
“그러죠, 루이지앵 여공작.”
광장, 춤을 준비하는 군인들과 여자들이 유진과 마리를 본다.
어떤 무도회든 [호스트]가 춤을 먼저 추어야 행사가 시작되는 법.
이곳 펜서콜라 광장의 무도회라도 마찬가지다.
그때다.
-타다닥!
문득 펜서콜라 광장으로 기마를 탄 청년 한 사람이 달려왔다.
“전하, 급보입니다. 엉?”
난데없는 축하 연회 자리에 놀란 청년, 로슈자클랭이 말 위에서 머리를 긁적였다.
“눈치 없게, 제가 너무 빨리 왔나 보군요.”
“아니, 눈치 있는 것 같아. 무슨 일인가? 로슈자클랭?”
“방금, 필라델피아에서 라파예트 대사님이 급보를 전해 왔습니다.”
쉬르테 수장으로 신대륙 정보 책임자, 로슈자클랭 준장이 황급히 고했다.
“미합중국 정부에서 우리 누벨 프랑스 총독부에 특사를 보낸다고 합니다. 사유는 [누벨 오를레랑]의 구매 요구 건입니다!”
아직, 루이지앵을 둘러싼 신대륙 열강의 알력은 끝나지 않았다.
비록 에스파냐와의 담판을 돈으로 마무리한 이 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