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2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28화(329/547)
(328) 미국은 루이지애나를 사고 싶다
미합중국 연방, 통칭 USA는 아직 통합 국가라고 하기 어렵다.
“스테이트 별로 제멋대로 움직이는 나라죠. 물론, 모두 서부 확장을 원하는 건 사실이고. 쯧!”
카리브 해를 도도히 흘러가는 배, [컨스티튜션] 호 위에서 잘생긴 남자가 말했다.
남자의 이름은 알렉산더 해밀턴.
나이는 이제 45세, 전직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다.
그러니 아무리 인구 5백만의 신생 국가 미국이라도 고위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해밀턴이 타고 있는 배는 또 어떤가?
이름은 컨스티튜션, 그러니까 헌법호로 워싱턴이 지시해 건국 후 건조된 최신 프리깃함이다.
유럽 전열함대에 비하면 아직 모자라지만, 후일 원역사에서는 무려 바르바리 해적을 치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기도 한다.
이런 배를 타고서 전직 장관이 가는 일행은 당연히 보통 목적이 아닐 것이다.
반면, 정작 [헌법호]에 타고 있던 동행자들은 고까워하는 표정이었다.
워낙 잘난 체는 심하고, 트러블도 많이 일으키는 데다, 결정적으로 정견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문득 서류를 뒤적거리던 깐깐한 인상의 동년배 남자가 대꾸했다.
“해밀턴, 미안하지만 모두가 연방 중심주의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이런, 미스터 먼로. 그러니까 난 야당이고 당신은 여당인 게 아닙니까? 하하! 지금 나야 그저 재정 문제 계산을 위해 따라가는 거고.”
“아니, 정확히는 다른 문제입니다. 듣기로 프랑스의 신임 [바이스 킹]이 우리 국채를 거래하며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더군요.”
바이스 킹, 곧 부왕.
그러니까 유진 보나파르트를 가리키는 말이다.
후일 원역사에서 이른바 [먼로 독트린]을 선포한 남자, 제임스 먼로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혹시 그 국채를 상환하라고 요구하게 된다면, 말로 눌러줘야 하는 게 전직 재무장관인 당신 몫이니까. 애초에 국채도 당신이 발행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유진이 생애 최초로 도약했던 금융 사업, 미국 국채 환매 케이스 얘기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프랑스는 엄청난 재정을 퍼부어 미국의 독립을 도왔다.
그렇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때문에 프랑스가 받아온 게, 워싱턴의 서명이 있는 국채였다.
당시 초대 재무장관 내정자로서 국채 발행을 주도했던 게 바로 해밀턴이다.
그렇지만 프랑스 왕정이 무너지고, 새로운 혁명 정부는 유럽 전쟁에 정신이 없었다.
덕분에 아무도 미국에 채권을 요구하는 자들이 없었다.
한데, 당시 채권을 거래하던 장본인이 미국 코앞에 건너온 것이다.
그것도 미국의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린 [항구]를 좌우할 수 있는 권력자로.
이 문제 때문에 해밀턴은 배 위에 올라탄 것이다.
짐짓 비극의 주인공이라도 된 양, 해밀턴이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었다.
“정말 슬프군. 한때는 [미주대륙회의] 보증 채권으로 프랑스 채무를 일거에 처리했다며 크게 칭찬만 받았건만. 정권을 잃으니 전부 내 책임이 되는구나!”
그때 먼로 뒤편 의자에 앉아서, 햇빛을 즐기던 중년인이 코웃음을 쳤다.
“누가 정권 잃으라고 했나? 멍청하게, 왜 제퍼슨을 찍었나?”
“이런 미스터 핑크니. 아무렴, 애런 버를 대통령으로 올리란 말입니까? 그 작자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가 망해요!”
“하, 자네가 그런 공익적인 이유로 미스터 제퍼슨을 밀었다고?”
문득 중년인, 상원의원 찰스 코츠워스 핑크니가 낄낄 비웃었다.
“진실을 얘기해야지, 미스터 해밀턴. 그냥 애런 버가 마리아 레이놀즈 스캔들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그런 거 아닌가?”
방금 해밀턴을 놀려댄 핑크니는 미국 독립전쟁의 영웅 중 하나다.
후일 원역사에서는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가 메디슨에게 패배하지만, 유력한 정치적 족적을 남겼다.
예를 들면 [연방당]의 창립이라든가.
중앙 연방정부 중심의 정치를 주장하는 해밀턴과는 같은 정파다.
한데 핑크니가 말했듯, 해밀턴은 현 대통령이자 이른바 공화주의, 실은 주립자율주의 정치가인 제퍼슨을 지지했다.
바로 현직 부통령이자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가.
애런 버 때문이다.
부통령 애런 버도 독립전쟁의 영웅이지만, 아주 옹졸한 남자로도 유명했다.
해밀턴과는 그야말로 앙숙 사이다.
특히 금융정책에서 하나도 맞지 않았다.
해밀턴은 중앙은행 설립을 건국 초기부터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 중앙은행이란 중앙정부의 권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 중 하나다.
해서, 주립자율을 주장하는 공화주의파 정치인들은 모두 중앙은행을 반대했다.
애런 버도 그중 하나로 민간 은행 강조파 중 하나다.
그래도 서로 정치적으로만 맞지 않았다면 괜찮았을 텐데, 더욱 큰 사건이 벌어졌다.
해밀턴이 마리아 레이놀즈라는 유부녀와 불륜을 저질렀다가, 들킨 것이다.
이 사건을 언론에 폭로한 장본인이 애런 버라는 소문이 ‘필라델피아’ 정가에 파다했다.
왜냐면 마리아의 변호사가 다름 아닌 애런 버였으니까.
물론 1802년 현재는 워싱턴 D.C.가 완성된 탓에, 워싱턴 정가라 해야할 것이다.
유부녀와 놀아난 탓에 대통령이 못 된 사나이, 해밀턴이 핑크니를 힐끗 보다 콧방귀를 뀌었다.
“과도한 말씀이군요. 당장 결투를 신청하고 싶은데?”
“어디 해보게. 자넨 포탄 한 번 쏴본 적 없는 포병이었지만, 난 보병이었거든. 총은 내가 더 잘 쏴.”
“허, 내 권총 솜씨를 모르는군요. 백 피트 밖에서 파리도 맞춘단 말입니다!”
후일 원역사에서 권총 결투 때문에 죽는 해밀턴이 제 운명도 모르고 떠들 찰나였다.
“둘 다 관두시오.”
아주 근엄한 목소리에 핑크니도, 해밀턴도 입을 다물었다.
“우리 [챈슬러] 님의 말은 따라야지.”
“흥, 당장 쏴버리는 걸 미스터 리빙스턴 때문에 참는 줄 아쇼.”
“닥치라고 했소, 둘 다.”
아주 근엄하게 생긴 56세의 남자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묵직하게 말했다.
“이번 사절단이 상대하러 가는 자는 프랑스의 [영웅]이오. 어리다고 얕볼 상대가 아니란 말이오.”
로버트 리빙스턴, 미국 독립선언서를 만든 5인의 [파더스] 중 하나다.
뉴욕 주 최초의 [챈슬러], 곧 대법관이라 별명도 챈슬러가 된 남자다.
현대 원역사에서 미국 대통령이 들고 선서하는 성경도 이 사람의 소유다.
또한 미국 뉴욕 프리메이슨의 제1대 그랜드 마스터로서, 미국 독립전쟁 영웅들 다수를 프리메이슨으로 끌어들인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람이 후일 원역사에 이름이 남은 이유는 엉뚱하게도 [증기선] 탓이다.
세계 최초의 증기선, [노스 리버 호]를 로버트 풀턴에게 의뢰해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로버트 풀턴은 이 시기에는 실패할 잠수함을 나폴레옹에게 제안하며 뛰는 중이긴 하다.
어쨌든 리빙스턴의 말에 갑판 위에 있던 미국의 유력 정치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일단 사전 점검을 해보죠. [핑크니 조약]을 프랑스가 인정하게 하는 게 관건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 조약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 않습니까? 에스파냐에서 프랑스로 영토가 완전 이관된 건 아니잖아요? 법적으로.”
“실질적으로 통치권이 프랑스 황제의 부왕에게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조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이 네 사람은 지금 누벨 프랑스 부왕, 유진 프라이슈츠에게 가는 [대통령 특사]다.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고르고 고른 미국 최고 브레인들이다.
우선 리빙스턴은 프리메이슨에, 독립선언서 작성에, 증기선에도 관심이 있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특징이 있다.
바로 프랑스 대사를 지냈다는 거다.
핑크니도 잠시 프랑스 대사를 지냈고, 그 형, 토머스 핑크니가 에스파냐 대사를 지내서 에스파냐 상황에도 정통했다.
제임스 먼로는 제퍼슨의 제자인 데다, 역시 프랑스 대사를 혁명 초기에 지냈다.
무엇보다 먼로에게는 큰 특징이 있었는데, 프랑스 혁명 예찬론자란 거다.
요컨대 재정 전문가라 파견한 해밀턴을 제외한 셋이 모두 프랑스 통이다.
대통령 제퍼슨이 얼마나 이번 특사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인선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긴 했다.
셋 모두 유진을 직접 본 적이 없다는 거다.
“그럼, 아예 뉴올리언스 항구를 매입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프레지던트]의 생각인 겁니까? 미스터 먼로?”
문득 해밀턴이 묻자, 특사 중 가장 젊은 44세의 먼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미스터 프레지던트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미시시피 강 서안을 통제하는 건 중요한 상업 문제고, 나아가 [루이지애나]를 프랑스가 실질 지배하면 그건 국가 안보 문제죠.”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 최남단에 있는 항구 도시다.
미국 중서부를 흐르는 북미 최장의 강, 미시시피 강이 바다로 흘러가는 곳에 위치한 도시.
이 도시는 미국 서부인들이 무역과 어업을 위해 드나드는 종착지에 존재한다.
그런데 에스파냐가 루이지애나를 지배하던 시절, 미국과 에스파냐는 한 가지 조약을 체결했다.
바로 핑크니의 형인 토마스가 1795년 체결하고 돌아온 조약, 통칭 [핑크니 조약]이다.
미국과 에스파냐간 국경선을 정하고, 미시시피강을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권한까지 받아낸 조약.
건국 5년밖에 안 된 신생국가로서는 엄청난 성과였다.
문제는 새로 뉴올리언스를 소유하게 될 프랑스가 이 조약을 지킬지다.
듣기로 프랑스 부왕은 [전쟁광]으로 무려 이집트까지 정복하고 왔다고 한다.
신대륙 영지에서도 똑같이 행동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얼굴로 서로를 보는 특사들 사이, 해밀턴이 콧방귀를 뀌며 제안했다.
“차라리, 째째하게 뉴올리언스가 아니라, 루이지애나를 통째로 구입하는 건 어떻습니까? 어차피 둘 다 말도 안 되는데.”
“미스터 해밀턴, 그러니까 애런 버가 당신을 싫어하는 거야. 왜 만사를 비꼬는 건가?”
“아, 대통령이 될 만한 명령을 내려야 해 먹지요! 미스터 핑크니!”
순간 해밀턴이 분통 터진다는 듯 외쳤다.
“어떤 미친놈이 영토를 돈을 주고 팝니까?”
사실 그게 상식적인 정치가의 판단이다.
하지만 세상은 상식대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원역사라면, 이 협상은 미국 최고의 구매 협상이 될 테니까.
바로 [루이지애나 매입]이란 이름으로.
그때 함장 존 로저스가 외쳤다.
“나와 보십시오, 여러분. 프랑스에서 먼저 마중 나온 것 같습니다!”
미국 대통령 특사, 4인은 모두 갑판 앞, 선수 쪽으로 달려 나왔다.
그 순간 4인 모두가 멈춰섰다.
잠시 눈을 의심하던 리빙스턴, 핑크니, 먼로가 서로 돌아보았다.
“이런, 초장부터 기세 싸움인가?”
“저거, 말로만 듣던 전열함 맞습니까?”
“아니, 독립전쟁 때는 제법 봤는데.”
거대한 3층 전열함 20척이 펜서콜라 앞바다에 도열한 상태다.
비록 완전 무장상태도 아닐 텐데도 크기만으로도 프리깃 함을 압도한다.
그 순간 허공을 향해 대포가 쏘아졌다.
-펑!
깜짝 놀란 특사들이 혼비백산해 날뛸 찰나 전열함 한 척이 다가왔다.
선수에 매달린 조각상은 이집트의 신, 호루스.
그 위에서 예복을 입은 20대 청년이 낭랑히 외쳤다.
아주 유창한 영어로.
“환영합니다, 여러분. 누벨 프랑스의 부왕, 유진 보나파르트입니다.”
그 순간 해밀턴이 미간을 좁히다 피식 웃었다.
“이거, 협상이 만만찮겠군.”
후일 원역사에서 미국 건국의 [파더스]로 남은 건국자들과 유진이 처음 만난 날이었다.
원역사, 나폴레옹과 미국의 최대 거래.
루이지애나 협상을 위하여.
물론, 해밀턴의 말처럼, 유진은 루이지애나를 팔 생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