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3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31화(332/547)
(331) 알렉산더 해밀턴을 이용해 미국분열을 일으킨다
그럼, 알렉산더 해밀턴은 대체 누굴까?
초대 미국 재무부장관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이 남자를 설명할 수 없다.
당대 신대륙의 정치인들은 대부분 해밀턴을 싫어했다.
오직 워싱턴만이 해밀턴을 총애해, 정계 실세로 만들었을 뿐이다.
최초의 중앙 은행을 만들고, 대외 채무를 줄이고, 나아가 후세 원역사의 강한 미국 연방정부론의 시초가 되었음에도, 역사에서 잊혀졌던 이유다.
“날 대통령으로 만든다고? 내가 얼마나 정적이 많은지 아시오?”
이 말을 하면서도, 해밀턴은 연신 밖을 보았다.
만약 거절할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쫓아냈을 것이다.
특사로 같이 온 다른 정치인들이 들을까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가볍게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죠. 당신 아들이 연전에 정적 때문에 결투로 죽었다는 것도. 우선 유감을 표합니다.”
“하, 내 아픈 상처 중 하나지. 그 정도로 잘 알면서도 날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아니면 다음 대통령은 미스터 메디슨입니다.”
알렉산더 해밀턴의 장자, 필립은 1801년 결투를 벌이다 사망했다.
상대는 해밀턴을 비방하던 정적으로, 부친을 존경하던 필립이 격분해 도전했다가 죽은 것이다.
이 사건으로 장녀, 안젤리카가 미쳐 지금까지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토록 활발히 활동하는 게 신기하긴 하지만, 지금은 19세기로 가장이 자녀들을 살뜰히 보살피지 않는 시대다.
게다가 해밀턴도 연전에 죽은 아들보다 메디슨이란 말에 더 먼저 반응했다.
“하, 그 깐깐한 병약한 변호사 친구가 대통령이라. 너무 과도한 예측이로군요. 부왕 전하.”
“국무장관은 장관 서열 1위죠. 설마 애런 버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텐데요, 당신도.”
“언제까지고 민주공화당원들이 설칠 리는 없소. 뉴욕주지사나 버지니아 주지사도 충분히 다음 대통령으로 가능성이 있고!”
하지만 제임스 메디슨이 대통령이 된 것은 원역사의 현실이다.
사유는 아주 간단하다.
유진은 차갑게 웃으며 원역사의 결과를 입에 담았다.
“아니, 당신들은 질 겁니다. 영국이 신대륙에 다시 야심을 보일 테니까.”
연방주의자들은 이중적 문제가 있다.
미국 정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동시에 친영주의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이다.
물론 영국이 당대 최고의 국가로 여러 면에서 모범을 보이는 것은 맞다.
허나 동시에 영국은 미국을 고작 20년 전까지만 해도 지배하려 들던 적이다.
그런데 만약 그 영국이 다시 신대륙에 야심을 보인다면 어떨까?
영국이 신대륙을 점령하느냐는 두 번째 문제다.
친영파 정치인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먼저다.
해밀턴이 마른 침을 삼키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유럽에서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은 들었겠죠? 물론 그러니까 내가 이곳에 올 여유가 있었던 거지만.”
“그야 신대륙에서도 유명하오. 프랑스의 보나파르트 부자가 신성로마제국을 해체시키고, 이집트를 정복하고, 다시 오스만 투르크까지 꺾었다지? 거기에 영국도 결국 인정했고.”
자신의 빠른 정보력을 과시하는 해밀턴에게 유진이 일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하지 못하는군요. 영국은 유럽 대륙의 이권을 빼앗겼습니다. 실론섬도 빼앗겼고, 이집트도 선점당했죠. 이제 다시 신대륙으로 눈을 돌릴 때가 온 겁니다.”
사실 유진의 말은 반쯤 거짓이다.
허나 동시에 진실의 일면을 담고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 영국은 단일 중앙정부가 일사분란하게 지휘하는 체제가 아니다.
귀족, 금융가, 무역상인에 이르는 수많은 세력이 다양하게 욕망을 분출하는 나라다.
그런데 유럽대륙에서 확장의 야심이 막힌 결과, 영국 귀족들은 신대륙으로 눈을 돌린다.
원역사에서 에스파냐가 무너지자, 남미가 영국의 표적이 되는 이유다.
그 결과, 남미는 영국의 사실상 경제적 식민 상태로 접어든다.
이번에 특사로 온 먼로가 원역사에서 이른바 [먼로주의]를 표방하는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다.
때문에 해밀턴은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지금 당장 영국이 미국으로 쳐들어올 것 같지는 않지만, 유진의 말이 그럴 듯 했던 탓이다.
“우리 미합중국보다 서인도제도가 영국에겐 급할 텐데. 그럴 리 없소.”
“그야 내가 오지 않았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무슨 소리요, 그게?”
유진이 문득 오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당신도 말하지 않았습니까, 미스터 해밀턴? 난 이집트에서 영국 함대를 반파했습니다. 저 유명한 넬슨 제독을 죽였단 말이죠. 영국인들은 날 두려워합니다.”
아주 광오하기 그지없는 호언장담이지만, 또한 진실의 일면을 담고 있다.
실제 무적이나 마찬가지인 영국 해군과 상대해서 그나마 석패라도 끌어낸 건, 한 사람 뿐이다.
유진 프라이슈츠 보나파르트.
해서, 유진이 신대륙으로 올 때도, 특별히 제독 베리가 감시차 달라붙을 정도였다.
그러니 유진이 있는 한, 미국이 서인도제도의 프랑스령을 함부로 공격 못하는 것도 맞다.
그것도 에스파냐 함대와 프랑스 함대가 결합된 상태라면 더욱 그렇다.
낯빛이 창백해진 해밀턴을 향해, 문득 루이 필리프가 끼어들었다.
“현실적인 얘기를 해보죠, 미스터 해밀턴. 뉴욕 이브닝 포스트를 설립했다고 들었습니다.”
“응? 아, 동생분에게 들었나 보군요. 필리프.”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죠. 그런데, 여기 유진 부왕께서는 부자랍니다.”
필리프는 빙그레 웃으며 해밀턴에게 제안을 던졌다.
“신문 발행 정도는 쉽게 도와줄 수 있을 정도죠. 어떻습니까?”
이 시기, 전직 장관이자 간통 스캔들로 정계에서 밀려난 해밀턴은 신문을 만들었다.
원역사 현대 미국의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뉴욕 포스트]다.
당시 이름은 뉴욕 이브닝 포스트인데, 현재 시점에선 그야말로 최고 인기의 신문이었다.
그러나 신문이 돈이 되는 시대가 아닌 터라, 매년 적자를 보는 중이다.
해밀턴이 여기에 걸려들어 눈을 크게 떴다.
“얼마나 도와주실 수 있소?”
“1만 달러죠? 투자 자본금이? 10만 달러를 넣죠.”
“잠깐, 10만 달러? 그럼 최소한 40만 프랑 이상인데. 그, 그 돈을 어떻게? 공금으로 넣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소?”
물론 국가 권력자라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
허나 그건 전부 국가의 재정이 아닌가?
다만 어디까지나 이는 정치가로 살아온 해밀턴의 생각일 뿐이다.
본래 정체는 해밀턴이 발행한 국채를 다루던 금융가, 유진이 피식 웃었다.
“내 사비입니다. 나아가, 당신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때 지원할 돈도 마찬가지죠. 그때는 100만 달러를 약속하겠습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보아르네 카르텔의 자금이긴 하지만.
***
21세기와 달리 19세기는 기업가가 기업 자금을 사비처럼 쓴다고 처벌하는 법은 없다.
“왜 하필 해밀턴입니까?”
그러니 숙소로 향하던 길, 루이 필리프가 지적한 것은 회사 공금 횡령의 문제는 아니다.
당연히 정치가에게 뇌물을 바치는 것에 대한 질책도 아니다.
어째서 해밀턴이냐는 질문이다.
일견 이상하게 들린다.
유력 정치가를 뇌물로 유혹하는 게 문제일까?
실은 문제가 맞다.
유진이 이폴리트와 함께 걷다, 어깨를 으쓱였다.
“그야, 적이 많으니까. 간단한 이유죠?”
“적이 많다는 건 효과적이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번 사절단에 포함된 게 의외일 정도로, 해밀턴은 고립된 인사입니다. 게다가 연방당은 현재 야당이구요.”
“그래요. 해밀턴이 친영주의를 고수한다면 영원히 그렇게 되겠죠.”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다 답했다.
“적이 많아도, 충분한 자금이 있다면, 친구를 만들 수 있죠. 우리로서는 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루이 필리프의 지적대로 연방당은 결국 역사의 패자가 된다.
왜?
영국이 정말 미국에 쳐들어 왔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원역사에서 영국은 1812년 미국을 친다.
나폴레옹이 막 러시아 원정에 실패하고, 몰락의 기로에 섰던 시점이라 여유가 있었던 탓일까.
당시 영국의 공세는 치열해 무려 백악관이 불타 버린다.
물론 더욱 큰 문제도 있다.
실은 해밀턴은 1804년, 죽는다.
가장 싫어하던 정적, 애런 버와 결투를 벌이다 말이다.
여기까지는 모를 루이 필리프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말했다.
“대통령은 아직 1805년까지 임기가 남았으니까, 뒷일이라 치죠. 하지만 당장 루이지앵 협상에서도 해밀턴은 도움이 안 됩니다. 사절단 중에서 주도자도 아니구요.”
“실무자는 먼로고 결정권자는 리빙스턴이겠죠? 알아요.”
“알면서 이런 방법을 택하신 겁니까?”
유진은 가만히 필리프를 보다 말했다.
“내가 믿는 건 해밀턴이 아니라 리빙스턴입니다. 샤르트르 공작.”
필리프가 눈을 크게 떴다.
“리빙스턴 대법관? 왜죠? 그 사람은 설득될 사람도 아니고, 해밀턴의 반대파인 공화주의자인데요?”
“필요하다면, 루이지앵도 사들일 수 있는 사람이죠. 각종 기술에도 열려 있는 마음을 가진 개방적인 인물이고. 하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있어요. 전쟁을 싫어한다는 거죠.”
“그게 왜 약점입니까?”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일렀다.
“샤르트르 공작. 내가 이곳에 온 이상, 미국이 이 땅을 얻으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전쟁을 벌이는 거죠. 그런데, 저 협상단에서 전쟁을 선택할 만한 자가 누구죠?”
협상단의 면면을 떠올리던 필리프가 입맛을 다셨다..
“해밀턴이군요.”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 해밀턴은 우리에게 매수됐죠.”
“저 사절단은 이제 강경한 주장을 할 수 없겠군요.”
유진은 어둠 속으로 걸음을 욺기며 말을 남겼다.
“대신, 우리는 원하는 바를 얻게 해주면 됩니다. 미시시피 강의 자유 항해권, 그리고 자유 교역권이죠.”
하필 해밀턴이 지목된 사유가 여기에 있었다.
***
물론 그것만 이유라면, 유진이 직접 나설 리는 없다.
“누벨 오를레앙은 내줄 수 없습니다.”
회담장, 유진이 전과 달리 강경하게 말하자 먼로가 낯을 찡그렸다.
“협상을 깰 생각입니까? 그렇다면, 무력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싸울 테면 싸워보시죠.”
“뭐라구요?”
놀란 먼로를 향해 유진이 차갑게 말했다.
“난 파리에서 4천 킬로미터 떨어진 카이로를 정복했습니다. 여기서 1천 5백 킬로미터 떨어진, 워싱턴이라고 정복하지 못할 것 같습니까?”
먼로는 후일 원역사에서 신대륙 고립 외교정책을 제창한 장본인이다.
똑똑하고 외교를 보는 시야도 넓지만, 근본적으로 무력충돌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먼로만 그럴까?
이 자리에 협상하러 온 이들은 다들 비슷하다.
심지어 독립전쟁에 참전했던 핑크니조차 전쟁을 선호하는 사람은 아니다.
평시라면 훌륭한 정치가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상대할 사람은 나폴레옹의 양자, 유진 보나파르트다.
문득 기가 질린 먼로가 말을 멈췄을 때, 해밀턴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건 아주 과도한 언사군요, 유진 부왕 전하.”
“왜죠?”
“우리는 협상을 하자고 온 겁니다. 서로 타협하고, 또 양보해야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거죠. 부왕 전하께서도 오랜 우방인 우리 미합중국과 싸우러 신대륙에 온 건 아닐 텐데요?”
유진은 짐짓 괴로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답했다.
“물론입니다. 저도 XYZ 사건이 불거지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그 순간 해밀턴이 쓴웃음을 잠깐 머금었다.
해밀턴은 정보 수집에 능한 언론사 사주다.
XYZ고 뭐고 탈레랑이 유진의 정적이란 것 정도는 아주 잘 안다.
유진에게 이 사건은 터져도 나쁠 게 하나도 없을 일이다.
그럼에도 해밀턴은 이 말을 기점으로 마치 연극을 하듯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이건 어떻습니까? 미시시피 강과 뉴올리언스 자유 항행권.”
“누벨 오를레앙입니다.”
“좋습니다. 누벨 오를레앙의 자유 항행권, 그리고 완전 관세 면세. 그 정도라면 우리 연방정부에서도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만.”
반대로 유진은 자신이 하려던 말을 대신 꺼내주는 해밀턴을 보며 내심 감탄했다.
확실히 후세 원역사에서 미국 연방정부를 만든 남자라 남을 만하다.
그러나 이 남자가 살아남는 게 미국에 과연 좋은 일일까?
유진이 더욱 괴로운 표정을 잔뜩 지어 보이며 말했다.
“생각을 해봐야겠군요.”
“아니, 여기서 결정해 주십시오! 우리도 바쁜 사람들입니다. 다음 선거도 있어요! 여기 미스터 핑크니는 다음 뉴욕주지사 선거를 준비해야 한단 말입니다.”
“어, 난 이제 은퇴할 생각이었는데. 어흠.”
핑크니가 헛기침을 할 찰나, 유진이 마치 비극배우라도 되듯 부르짖었다.
“그럼, 도대체 우리 프랑스가 얻는 게 뭐란 말입니까!”
그러자 합을 맞추든 해밀턴이 쏘아붙였다.
“우리 미합중국의 우의와 XYZ 사건을 덮어주는 거요! 자, 받아들일 거요, 아니오!”
그야말로 한 편의 연극이다.
하지만 너무 갑자기 전개되어 미국 특사들도, 프랑스 부왕 총독부 요인들도,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
누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비극]의 주인공, 유진이 머리를 감싸 쥐다 고개를 들었다.
“······수용하지요. 미스터 해밀턴.”
아직 특사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 미리 준비된 협약서가 놓였다.
순식간에 멍하니 서 있던 리빙스턴이 얼결에 싸인했다.
유진도 아주 괴로운 표정으로 서명을 올렸다.
펜을 뗐을 때, 이폴리트가 유진의 뒤에 있다가 속삭였다.
“어, 협상 당사자는 먼로인가 뭔가 아니었어?”
“해밀턴의 체면을 세워줘야, 돌아가서 입지가 더 강해지지. 이제 40만 프랑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아니, 대통령 선거까진 4백만 프랑인가?”
“근데 정말 우리가 얻은 게 뭐야? 어차피 전쟁은 못 치를 거 아냐, 미국은.”
유진은 리빙스턴, 핑크니, 먼로, 그리고 해밀턴을 보다 아주 낮게 답했다.
“이제 미국은 전면 분열상태에 접어들 거야.”
본래 역사의 패자가 될, 혹은 사망자가 될 연방주의자 해밀턴.
해밀턴이 승자가 되는 날, 미국은 반드시 분열한다.
왜냐하면 해밀턴은 정적을 받아들일 아량도 없고, 죽이려는 정적들은 많은 데다, 결국 영국은 미국을 쳐들어오게 될 테니까.
그리하여, 원역사의 초강대국 미국은 산산이 유진이 살아있는 동안 깨져나갈 것이다.
이게 바로 유진이 하필 해밀턴을 선택한 진정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