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3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32화(333/547)
(332) 아직 워싱턴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펜서콜라에 있지 않다.
“바로, 워싱턴에 있지요. 처음 오시는 건 아니지요? 하하하!”
미국 동해안에서 포토맥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쪼개진 각진 계획도시가 나온다.
바로 워싱턴이 계획해서 도시 이름에도 이름이 붙은 워싱턴 D.C(District of Columbia)다.
이제 막 포토맥 강으로 들어서는 [헌법] 호 선상에서 로슈자클랭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처음입니다. 왜냐면 프랑스 대사관이 2개월 전까지는 필라델피아에 있었으니까요.”
“후후, 하긴 프랑스 망명자들도 주로 뉴욕에 자리잡고 있긴 했지. 새로 만들어진 도시라 조금 휑하긴 할 거요. ‘미스터’ 로슈자클랭.”
“괜찮습니다, 미스터 잭슨.”
방데의 반란자였던 남자, 쉬르테의 수장 로슈자클랭은 강 북안의 도시를 보며 말했다.
“난 더 심한 곳도 가봤으니까요.”
후일 원역사 미래의 워싱턴 시는 한 번 불타버린 후 다시 만들어진 도시다.
그렇기에 지금은 아직 초지에 듬성듬성 건물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파리보다는 깔끔해 보이지만, 대신 휑한 면모도 곳곳에 보인다.
그때 선실에서 나오던 숙녀 한 사람이 감탄을 표했다.
“와, 저곳이 워싱턴이군요! 마음이 탁 트이는 것 같아, 좋네요.”
“들어가 있지, 굳이 나와서 볼 필요까진 없지 않습니까? 마드모아젤 에밀리.”
“괜찮아요. 그보다 마담 라파예트도 이번에 볼 수 있는 거죠?”
로슈자클랭이 무뚝뚝하게 걱정하자, 에밀리 보아르네는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어렸을 때, 라파예트 장군이 부부 동반으로 가끔 우리 집을 방문해 주셨거든요. 그때 절 많이 귀여워 해주셨어요.”
물론 바쁜 약혼자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자 따라다니는 것이기도 하다.
유진의 백부 프랑수아의 딸로, 나름 황후 조세핀의 인척이니 에밀리도 이제는 꽤 신분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몰락 귀족이나 마찬가지인 로슈자클랭을 사모해, 신대륙까지 따라온 것이다.
마리의 시녀장 신분이란 것도 있었지만.
해밀턴이 에밀리의 초롱초롱한 눈을 돌아보다 휘파람을 불었다.
“후후, 부럽군. 하지만 아마 라파예트 부인을 만나는 건 ‘미스’ 보아르네만 할 수 있을 거요.”
“왜 그런가요, 해밀턴 장관님?”
“전직 장관일 뿐이요. 약혼자께선 아마 바쁘실 테니까 하는 말이지.”
그때 선실 저편에서 먼로가 걸어나오며 퉁명스레 말했다.
“의회 통과가 아주 어려울 거요, 미스터 로슈자클랭.”
그러니까 로슈자클랭은 부왕 유진의 특사로 가는 길이다.
어쨌든 미국은 공화정 국가고, 대통령 전권사절인 특사라도 모든 것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반드시 의회를 통과해야만 그 조약은 비준된다.
때문에 유진은 로슈자클랭에게 의회 통과를 확인하라는 명령을 내린 거였다.
해밀턴은 먼로를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런, 불만이 많은 것 같군, 미스터 먼로.”
“당신 같으면 불만이 없겠소? 미스터 해밀턴? 이토록 먼 길을 왕복해서, 얻은 게 고작 이전 조약의 승인인데. 대통령을 뵐 때 뭐라 해야 할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과 아니오? 지금 서부의 주민들이 얼마나 ‘뉴올리언스’를 이용하고 싶어 난리인 줄 아시오?”
그러나 먼로는 참지 못하고 해밀턴에게 소리쳤다.
“유럽 세력이 본국의 바로 옆에 있는 것 자체가 문제요. 미스터 해밀턴!”
어지간히 협약보다 프랑스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물론 먼로는 유럽통으로 친프랑스주의자다.
허나 동시에 후세 원역사에 미국 고립주의 외교의 시초로 남은 먼로 독트린을 창시한 남자기도 하다.
이곳 신대륙의 사안에 구대륙, 곧 유럽 열강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게 먼로의 신념이다.
프랑스가 이제 미국과 맞먹는 영토를 획득했으니,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해밀턴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쯧, 우리 옆에 계신 미스터 로슈자클랭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모르는군.”
“무슨 말이오?”
“미스터 핑크니, 가장 최근에 프랑스 대사로 다녀오지 않았소? 나보다 더 잘 알 것 같은데?”
전직 프랑스 대사 핑크니가 여전히 갑판에 앉아 햇빛을 쐬다 대꾸했다.
“방데 전쟁의 반란자로, 프랑스의 수많은 전쟁에 참전했지. 특히 이집트 원정에도.”
“그, 그렇군요.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건지.”
“협상이 안 되면 전쟁이라네. 미스터 먼로.”
나름 독립전쟁 참전 영웅, 핑크니는 로슈자클랭을 슬쩍 보다, 피식 웃었다.
“난 유럽에서 무적이었던 프랑스 군대를 이길 자신이 없군. 자네는 있나?”
정치가로서는 뛰어나지만 군 경력은 없는 먼로가 잠시 몸을 떨었다.
이 시대, 유럽은 미국보다 선진적이며, 군대는 더욱 그렇다.
프랑스는 백만 대군을 유사시 동원하지만, 미국은 전체 인구가 5백만에 불과하다.
물론 신대륙에서는 프랑스 인구는 이제 막 식민을 시작해, 다 합해봐야 20만이 될까 말까다.
그럼에도 전쟁이 본격적으로 터진다면 어떨까?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친구니까요.”
찰나, 로슈자클랭이 안심시키듯 말하자, 먼로가 헛기침을 했다.
“물론, 그렇지요. 의회에서 이번 협약이 통과만 된다면 말입니다.”
만약 통과되지 않는다면, 전쟁이다.
***
아직 백악관은 흰색도, 화이트 하우스란 이름도, 미국 최고권력의 상징도 아니다.
“반갑소. 예전부터 만나고 싶었던 분이로군. 방데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다, 탄압을 받았다지?”
다만 대통령이 사는 곳은 맞아서, 토머스 제퍼슨도 로슈자클랭을 이곳에서 맞이했다.
문득 제퍼슨이 건넨 환담에 뒤에 도열해 있던 대통령 특사단이 서로 마주 보았다.
뭔가 다른 사람과 착각한 게 아닐까?
“조금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닌가, 대통령이?”
“내버려 두시죠. 어차피 덕담인데.”
“아니, 혹시 의회 연설이라도 할 때, 잘못 얘기하면 큰일이잖나.”
핑크니와 해밀턴이 속삭일 사이, 방데의 [반란자] 로슈자클랭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미국 독립선언서를 쓰신 분을 만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파리에서도 독립선언서는 명문이라고 항상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반쯤 거짓말이다.
미국 독립선언서는 프랑스 혁명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
다만 1802년쯤 되면 자코뱅들은 프랑스 인권선언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고, 나폴레옹 제정 정부는 아무 관심이 없으며, 구 왕당파인 로슈자클랭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제퍼슨이 독립선언서의 작성자 중 하나란 사실은 프랑스에도 유명하긴 했다.
한데 제퍼슨은 웃으며 엉뚱한 얘기를 꺼냈다.
“그래봐야, 프랑스 혁명 인권선언만 하겠소? 게다가 프랑스는 노예제도 폐지했지. 정말 대단한 일이오.”
“예? 아니, 대통령 각하. 노예제 얘기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그러니까 국내 인사들이 아니라, 외국 사절이 왔을 때만 얘기하는 거 아닌가? 미스터 매디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디슨이 당황해 말렸지만, 제퍼슨은 멈추지 않았다.
“이거 아시오? 우리 미국 인구의 20프로가 노예라오.”
신대륙 미국 총 인구가 5백만인 시대, 1백만은 흑인 노예다.
그것도 대부분 남부에 집중되어 있는데, 문제는 남부 백인 인구는 고작 150만이란 거다.
노예가 남부 인구의 거의 절반인 상황이랄까.
이 상황에서 아직 영국을 통해 미국은 지속적으로 [노예 수입]을 하고 있다.
로슈자클랭도 조금 놀란 표정이 되었다.
“놀랍군요. 그토록 흑인 노예가 많다니.”
“더 큰 문제는 대부분 남부에 있다는 거요. 그런데 남부는 플로리다에 인접해 있지. 하여, 노예들이 플로리다로 그렇게 많이 도망친다오.”
“이런, 곤란한 문제군요.”
그 순간 아주 온화한 얼굴로 제퍼슨이 말했다.
“그렇소. 법적으로 노예를 인정하지 않는 프랑스 영토로, 우리 미합중국에서는 노예인 자들이 흘러 들어가는 거요. 이 문제가 점점 남부에서는 심각해져 가고 있소.”
이게 제퍼슨이 말하고 싶었던 바다.
현재 미국의 정권을 쥐고 있는 민주공화당은 주립자율과 친프랑스 외교정책을 중시한다.
한데 주립자율이란 것은 남부 지방 각주의 독립성 강화와 직결된다.
반면 남부 각 스테이트를 주도하는 것은 노예 농장주로, 제퍼슨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이 노예들이 명목상 프랑스 영토인 플로리다로 도망치는 터라, 미국에는 매우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미국과 프랑스가 조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이런 숨은 문제가 있는 셈이다.
가만히 생각하다 로슈자클랭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 각하의 어려움을 잘 알겠습니다.”
“내 고충을 이해한다니 다행이오. 특사들이 서명을 했고, 또 내 전권대리인인 리빙스턴이 승인했지만, 아직 두 단계가 남았다는 걸 잊지 마시오.”
“의회군요.”
제퍼슨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소. 이제 프랑스는 다시 군주제로 돌아갔다지만, 의회제도가 여전히 남아있지요? 그러니 이해할 거요.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소.”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퍼슨은 프랑스와 수교를 원한다.
파리에 직접 방문한 적도 있고, 프랑스 혁명이 지향하던 바를 지지하며, 영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의회에서 승인해 주지 않는다면, 지금껏 특사들과 제퍼슨이 노력한 것도 허사다.
프미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로슈자클랭은 정중히 예를 표하며 답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바로 조약 체결 성공을 위해, 로슈자클랭이 워싱턴에 온 것이기도 하다.
***
이제 막 세워진 주미 프랑스 대사관에서 라파예트가 바삐 뛰쳐나왔다.
“모두 만나봤나?”
만나자마자 대뜸 말하는 라파예트를 보다, 로슈자클랭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만만찮더군요. 총재님.”
“대사라고 부르게. 언제 적 총재인가? 하여간, 그래서 이 상황에서 통과시킬 수 있겠어?”
“하원은 해밀턴이 도와준다고 밀약했습니다. 북부 지방주 의원들이 다수라고 하더군요.”
해밀턴의 정치적 본거지는 뉴욕주다.
고향은 아니지만 장인이 뉴욕주의 거물이라, 북부에 단단한 기반이 있다.
나아가 하원에서 해밀턴을 지지하는 연방당의 세력은 꽤 크다.
그러니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의원들을 합하면 과반을 넘길 수 있다.
문제는 지역 대표들, 상원이다.
“그건 사실이긴 해. 하지만 자네도 알 테지? 상원이 문제야.”
“하원은 인구비례고, 상원은 스테이트에서 2명씩 선출하는 식이었던가요?”
“맞아. 특히 미합중국 남부는 루이지애나 문제는 그렇다 치고 플로리다에 민감해.”
라파예트가 초조한 얼굴로 로슈자클랭에게 말했다.
“그리 간단히 통과할 수는 없네. 로슈자클랭. 유진 부왕이 특별한 방법이라도 갖고 왔나?”
사실 미국에 올 때만 해도, 라파예트는 반쯤은 추방된 기분으로, 반쯤은 휴양하는 기분으로 왔다.
어쨌든 미국에서는 라파예트는 완전한 영웅이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정작 도착해 보니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과연 유진은 이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있을까?
-슥.
문득 로슈자클랭이 건넨 문서를 보다, 라파예트가 눈을 깜박였다.
“이게 뭔가?”
“영어로 되어 있어서 저는 좀 어렵더군요. 하지만 대사님은 능숙하게 읽으실 수 있겠죠?”
“어디, 응?”
순간, 라파예트의 눈이 커졌다.
“맙소사, 이거, 사실인가? 만약 사실이라면!”
로슈자클랭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입니다. 우리 쉬르테의 요원들이 런던의 에일리언 오피스에서 빼내온 3개월 전 최신 정보죠. 이 영국의 [음모]를 폭로하면, 반드시 협약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1802년 12월.
워싱턴 의회를 겨냥한 프랑스 쉬르테의 작전이 시작되었다.
영국의 음모 계획서를 재료로 한 공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