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3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33화(334/547)
(333) 1803년, 무혈로 루이지애나를 얻다
미국에는 두 개의 의회가 있다.
상원과 하원.
로마의 원로원과 민회에서 유래된 이름이지만, 기능은 완전히 다르다.
하원이 인구 비례로 국민을 대표한다면, 상원은 각 주(스테이트)를 대표한다.
특히 외교협약은 상원의 최종 인준 대상이다.
“상원에서 거부해야 해. 하원에서 아무리 이걸 통과시켰어도!”
테네시 주 상원의원, 앤드루 잭슨이 의사당에서 방방 뛰며 언성을 높였다.
오늘 제퍼슨 대통령이 의회로 들고 올 외교협약 때문이다.
누벨 프랑스와 미합중국이 체결한 이른바 [리빙스턴 조약]이 바로 그 협약이었다.
일견 미시시피 강 자유 통행권을 확보해서 돌아오니 아주 좋은 내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협약에는 중대한 함의가 있다.
미합중국이 루이지애나는 물론이고, 프랑스의 플로리다 영유권을 사실상 인정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잭슨을 비롯한 민주공화당의 강경파들은 이번 협약을 반대하는 중이다.
문득 메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이자 전직 대통령인 존 애덤스의 아들, 존 퀸시 애덤스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저기 주미 프랑스 대사 라파예트가 보이는군요.”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소? 분명 뉴올리언스 구입을 위해 보낸 특사인데, 오히려 프랑스의 루이지애나 영유를 인정해 버리다니!”
“미시시피 강 통행권은 얻었잖소, 미스터 잭슨.”
서로 35세 동갑내기지만, 출신 배경도 성품도 정반대인 애덤스를 노려보며 잭슨이 소리쳤다.
“그거야말로 개소리요. 그건 원래 우리가 ‘스페인’으로부터 인정받은 권리였소! 이제와서 제차 획득하니 마니 할 게 아니란 말이오!”
미국은 이미 1795년, 에스파냐로부터 미시시피 강 통행권을 얻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프랑스가 불안정한 틈을 타, 뉴올리언스까지 차지하는 게 특사들의 숨은 임무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프랑스의 영유권만 인정하고 돌아온 꼴이니, 잭슨이 화를 낼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남부에 해당하는 테네시 주는 남쪽 확장을 노리는 중이다.
바로 플로리다를 향해서.
그때 부통령 애런 버가 자리로 들어섰다.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부통령이 의사봉을 두들기며 외쳤다.
“질서, 질서!”
소란스럽던 상원의원들이 자리에 앉고, 애런 버는 낭랑히 의원들을 향해 외쳤다.
“오늘, 주미 프랑스 대사 라파예트 후작께서 상원에서 연설을 하실 겁니다.”
“하! 해명이 필요한 상황에서 프랑스 측에 연설 기회를 주다니! 남부는 전쟁을 원하오!”
“닥치시오, 미스터 잭슨!”
뒤편에 서 있던 라파예트를 슬쩍 보며, 애런 버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라파예트 대사는 미합중국 건국 영웅이오! 건국의 아버지에 준하여 존중을 표해 주시오!”
사실 애런 버도 이번 협약을 딱히 찬성하지는 않는다.
협상 과정에서 애런 버와 사이가 나쁜 해밀턴이 활약했다니 더욱 그렇다.
만약 이 협약이 승인된다면, 해밀턴은 자신의 신문 <뉴욕 포스트>를 통해 아주 대서특필할 게 분명하다.
모두 해밀턴의 공적이라고.
그럼에도 부통령 애런 버는 라파예트만은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라파예트는 그저 단순히 프랑스 지원군 장군이었던 남자가 아니다.
미국이 영국의 대공세에 휘말려 위기에 처했을 때, 워싱턴과 함께 싸워 승리를 이끌어낸 구원자다.
라파예트가 한 걸음 나서, 예의 바르게 웃으며 사례했다.
“감사합니다. 애런 버 부통령 각하.”
“별말씀을.”
“또한 미합중국의 의회에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마이크가 없는 시대, 연설은 모두 단상에서 목청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라파예트는 더욱 시끄러운 의사당, 프랑스 혁명 의회를 거쳐온 남자다.
되려 평화롭게 보이는 미국 국회의사당을 보며, 라파예트가 낭랑히 외쳤다.
“프랑스는 미합중국의 건국 때부터 친구였습니다.”
이 말에 잭슨을 비롯한 남부 상원의원들이 저마다 소리쳤다.
“친구 같은 소리.”
“그래서 신대륙에 재진입했나? 옆에서 친구 노릇 하자고?”
“플로리다로 도망간 노예와 원주민들을 추격할 권리를 달라!”
하지만 라파예트는 동요하지 않고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또한, 프랑스와 미합중국의 우정은 상호신뢰만이 아니라, 공동의 적에 기초합니다.”
이번에는 의원들이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지금 프랑스와 미국이 공동으로 싸울 적이 어디 있단 말인가?
원주민이나 에스파냐를 얘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순간, 라파예트가 단호히 말했다.
“바로, 영국입니다.”
“아니, 대사, 그게 무슨!”
“영국이 왜 우리의 적인가! 우리는 영국과 평화 수교를 맺고 잘살고 있소!”
이번에는 잭슨만이 아니라 애덤스조차 놀라 소리쳤지만, 라파예트는 오히려 폭탄 발언을 던졌다.
“그렇지 않습니다. 어퍼 캐나다의 총독, 존 그레이브스 심코는 바로 5년 전까지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순간, 라파예트의 손에 리포트 하나가 들렸다.
“심코 리포트입니다!”
심코, 곧 캐나다 남동부인 어퍼 캐나다 지역의 총독인 남자다.
어퍼 캐나다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구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는데, 왕실 충성파가 많았다.
또한 오대호, 곧 다섯 개의 바다 같은 거대 호수를 둘러싸고, 미국을 마주 보는 땅이기도 했다.
이곳의 총독으로서 심코는 언젠가 미국을 다시 정복할 수도 있다는 꿈을 꾸었다.
나아가 아직 독립세력을 갖추고 있던 미국 서부 원주민들을 포섭해, 미국 공격을 도모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부 원주민들이 벌였던 [서부 인디언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고, 심코의 꿈도 끝났다.
그런데 심코가 미국을 공략하려는 전쟁 준비 계획서를 만들었다는 것은 이 자리의 아무도 몰랐던 일이다.
-슥, 슥, 슥!
프랑스 대사관 직원들이 배포하는 문서 사본을 본 상원의원들이 모두 놀랐다.
“맙소사, 정말 어퍼 캐나다에서 뉴욕으로 진공하려는 계획이야.”
“어떻게 된 거야? 어퍼 캐나다의 총독이 멋대로 세운 계획인가?”
“설마, 정말로 런던에서?”
경악한 상원의원들을 향해, 라파예트는 열정적으로 외쳤다.
“아직, 영국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신대륙 정복을! 여러분, 그럼에도 프랑스와 손을 잡기를 주저하실 것입니까!”
미국이 영국과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낸 것은 1783년 파리 조약 때다.
지금은 1802년, 전쟁이 끝난 지도 20년이 지났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영국과 전쟁을 직접 치렀던 이들이 모두 살아서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뜻이다.
옛 영국과의 전쟁 때를 떠올리던 의원들이 부들부들 떨었다.
특히 전쟁 참전자, 애런 버도 마찬가지였다.
부통령 애런 버가 황급히 일어나 의원들을 향해 외쳤다.
“프랑스와 미국은 영원한 친구요! 박수로 화답합시다!”
미국 상원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라파예트를 향해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짝짝! 짝짝! 짝짝짝!
심지어, 초강경파 잭슨마저도, 어쩔 수 없이 말이다.
***
펜서콜라로 기다리던 소식이 왔다.
“워싱턴에서 루이지앵 영유권에 대해 승인이 났습니다, 부왕 전하.”
로슈자클랭이 에밀리와 함께 돌아와 담담히 급보를 전했다.
반면, 펜서콜라에 있던 누벨 프랑스 부왕부 인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펜서콜라에서 조약을 체결했다지만, 미국 의회가 틀어버릴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필리프 러시아 황실 부마, 레스퀴르 후작, 그리고 조미니가 떠들었다.
“이제야 완전히 외교적인 사안이 끝났군요.”
“휴, 다행입니다. 부왕 전하.”
“에이, 아쉬운데요. 제가 신대륙까지 와서 놀기만 하는 것 같아 별로군요.”
그때 라살이 휘파람을 불며 조미니에게 말했다.
“오, 나랑 생각이 같군. 참모장! 어디, 우리끼리 군대를 이끌고, ‘인디언’이라도 공략하러 가 볼까?”
“그것도 괜찮군요. 루이지앵 대부분이 인디언 땅이라지요?”
“그러고 보니 이제 개척은 또 어떻게 한담?”
그때 지도를 뚫어져라 보고 있던 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제2차 이민선단부터 들여와야 해. 누가 본국에 다녀오겠나?”
그러자 모든 인사들이 유진에게서 시선을 떼고 외면했다.
신대륙에 온 것 자체도 많은 결심을 요했지만, 왕복은 더욱 큰 결심을 요한다.
차라리 고난을 겪거나 전쟁을 치르게 편하지, 초장거리 왕복 항해는 못할 짓이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할 수 없군. 내가 직접 가야 하나?”
“그건 안 되죠. 부왕 전하!”
“그럼 당신이 갈 겁니까, 쥐노?”
쥐노는 손을 내젓다 슬쩍 고개를 돌렸다.
“아니, 나보다 더 적임자가 있지 않습니까? 여기, 황제 폐하의 동생이 있는데.”
총독부 구석에 앉아 있던 뤼시앵에게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뤼시앵은 어이없다는 듯 유진을 보았다.
한데 유진도 웃고 있는 게, 어쩐지 사전에 쥐노랑 얘기가 된 모양이다.
기가 막힌 얼굴로 뤼시앵이 물었다.
“지금 나보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라고?”
“공식 직함을 드리죠. 부왕 총독부 이민 특사.”
“난 프랑스가 싫어서 미국에 온 사람이야!”
그 순간 유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숙부님과 똑같이 생각하는 이들을 이곳에 오게 만들 때, 인생의 보람이 생기지 않을까요?”
혁명 프랑스가 싫은 사람은 많다.
구왕실 지지자, 제정을 싫어하는 자, 그냥 신대륙에서 기회를 갖고 싶은 자.
뤼시앵 보나파르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런 프랑스 인들을 이곳 신대륙으로 끌고 와, 못다 한 혁명의 꿈을 다시 꿀 수는 없을까.
뤼시앵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보던 쥐노, 필리프, 이폴리트가 서로 쑥덕였다.
“그, 그럴 듯 한데?”
“역시 가짜 소식으로 미국과 영국을 적대관계로 몰아넣더니.”
“정말 달콤한 말로 엮는 건 일품인 거 같아. 부왕 전하.”
그때 유진이 이폴리트를 힐끗 보다 고개를 저었다.
“그거 진짜인데.”
“뭐?”
“영국에는 정말로 미국 공격 작전계획이 있어. 단지, 아직 실행할 여유가 없을 뿐이지.”
물론 로슈자클랭을 중심으로 하는 쉬르테의 활동 결과물이다.
심코의 계획은 결코 진행되지 않았고, 자연히 영국 식민지성에서도 방치된 서류였다.
그래서 프랑스 첩보원들이 빼내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인도 총독부로 발령 예정인 심코 총독도, 자신의 옛 보고서가 이렇게 사용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 계획이 후일 원역사에서는 영미전쟁의 기본 전략계획으로 발전한다는 건, 유진만 아는 비밀이다.
“신대륙에서 프랑스가 뿌리를 뻗으려면, 반드시 더 많은 인구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영국이든 미국이든 쳐들어와서 이 협상 결과를 모두 허사로 만들 거예요.”
유진의 설득에 결국 뤼시앵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제2차 선단은 책임지지.”
“이번엔 20만입니다.”
“뭐?”
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뤼시앵에게 거창한 계획을 떠넘겼다.
“당분간 그 다음에는 선단을 보낼 여유가 본국에 없을 테니까요. 참, 돌아올 때 한 사람 더 데려오세요.”
“누군데?”
“로버트 풀턴, 지금쯤 제국병기창에 잠수함을 남품할 자죠.”
인재 특재 임무까지 같이 떠맡기면서 말이다.
***
마침내 유진이 누벨 프랑스로 왔다.
“이곳이 바로 누벨 오를레앙입니다!”
후일 원역사에서는 뉴올리언스가 되는 항구도시.
허나 지금은 옛 프랑스 식민지인들이 모여사는 도시다.
도시 광장에 유진과 마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이 모여 환호성을 질렀다.
“프랑스에서 공주님이 오셨다!”
“오오, 부르봉 왕가의 혈통이, 우리 땅에!”
“신이여, 프랑스를 축복하소서!”
마리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시민들을 돌아보다, 입을 열었다.
“루이지앵의 영지를 맡게 된 마리 테레즈라고 해요, 여러분.”
시민들이 숨 죽이고 마리를 쳐다 보았다.
마리는 어쩐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본국 프랑스에서 쫓겨난 왕가의 혈통이, 이곳에서는 오히려 환영을 받는다.
그렇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부담감과 뿌듯함이 동시에 떠오르는 얼굴로 마리가 선언했다.
“여러분이 이 땅에서 평화롭게 뿌리내릴 수 있게, 저와 제 정혼자 유진 부왕이 도울 겁니다. 같이, 함께.”
축복의 교회 종소리가 누벨 오를레앙 전체를 울렸다.
-뎅, 뎅, 뎅!
1803년 1월.
이로써 유진과 마리의 누벨 프랑스 공식 통치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