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3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35화(336/547)
(335) 원주민의 구원자 아카디안이 왔다
어쩐지 유럽식 건물이 엿보이는 도시가 원시림 속에 숨어 있다.
-저벅, 저벅, 저벅.
기마를 몰고 뒤를 따르던 샹포가 불안한 기색으로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는 길인가, 원주민?”
원주민, 미카노피는 샹포를 힐끗 돌아보다 대꾸했다.
“알라추아요.”
당연히 샹포도, 라살도 알라추아가 뭔지 모른다.
그런데 그 이름에 반응한 사람이 하나 있었다.
라살의 원정대 길잡이로 따라온 남자, 옛 플로리다 총독 출신 에스파냐 군인, 세바스티안 킨델란 오레곤이 말했다.
“원래 여긴 에스파냐 요새였던 곳이죠.”
“그게 무슨 말이오, 오레곤 대령?”
“간단한 얘기입니다. 동부 플로리다를 우리 에스파냐가 지배할 때 요새로 썼고, 영국이 쳐들어올 때 버렸죠. 그러다, 다시 재점거를 해야 했는데, 프랑스가 온 거지요.”
대령이란 지위에서 알 수 있듯, 오레곤의 지위와 신분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47세로 신대륙에서 군인으로 복무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예를 들면 원주민을 따라가면서도 놀라지 않을 정도다.
전직 총독인 오레곤의 설명을 듣다, 라살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어쩐지 악당이 된 기분이군요. 하하하!”
“우리 에스파냐 입장에선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오레곤 대령?”
오레곤은 말 위에서 수통에 담긴 물을 마시며 대꾸했다.
“난 쿠바 총독을 지냈죠. 거기선 누에바 에스파냐와 누에바 그라나다가 모두 가시권에 있소. 페루와 라플라타의 소식도 간접적으로 들어오지. 그런데, 그 모두가 지금 불안정하오.”
원역사 기준 지명은 이렇다.
멕시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와 칠레.
이 모두가 에스파냐의 3백년 식민지이지만, 동시에 바로 이 시기에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나름 사관학교 출신이라 대략 정세를 아는 샹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예 반란이라도 일어난단 겁니까?”
“아니, 세금과 지위 문제요. 우리 에스파냐는 식민지에 5분의 1세를 부과하오.”
“엥? 아니, 뭐가 그리 높아요? 프랑스였으면, 벌써 반란 일어났겠는데?”
쿠바 총독이었고, 다시 플로리다 총독을 지내다, 이제는 루이지앵 [여공작]을 보좌하기 위해 온 남자, 오레곤이 씁쓸히 웃었다.
“대신 모두 원주민과 노예들이 부담하는 구조지. 그래도, 신대륙 상층부를 차지하는 크리오요들은 다들 불만이오.”
고율의 세금은 계급사회에서 하층민이 감당할 몫이 된다.
그래도 상류층도 당연히 불만일 수밖에 없다.
결국에 1810년대가 되면,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의 에스파냐 침공을 시발점으로 식민지 독립 사태가 해일처럼 벌어진다.
아직은 1803년이지만, 신대륙에 와 있는 에스파냐 본토인, 곧 페닌술라르들은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문제다.
문득 오레곤은 비웃음을 머금었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동부 플로리다에 와보니, 미합중국도 다르지 않았다는 거요.”
“뭐가 다르지 않았다는 겁니까? 세금?”
“아니, 노예들을 부려서 이뤄낸 풍요, 그리고 [인디오]들을 학살해서 얻어낸 영토.”
오레곤의 시선이 앞서 나가던 미카노피를 향했다.
“저 친구, 프랑스어를 할 줄 알던데, 아마 북쪽에서 쫓겨왔거나, 혹은 쫓겨온 사람의 자식일 거요.”
“북쪽이라면 어디죠?”
“오대호라고 해서, 다섯 개의 거대한 호수가 대륙 북쪽에 있소. 그곳에 살던 인디오들이 7년 전쟁 때 많이들 쫓겨 내려왔지.”
슈피리어, 미시간, 휴런, 이리, 온타리오.
사실상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호수나 마찬가지인 호수 지대다.
또한 세계 최대 호수가 사실상 내해인 카스피해인 점을 감안하면, 오대호는 민물 호수 중에서 지구 최대라 할 수 있다.
이 오대호는 북쪽 영국령 캐나다와 미국의 경계를 이루는데, 7년 전쟁 때는 프랑스 땅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이민자가 적어, 원주민의 도움이 필요했다.
해서, 딱히 프랑스인들이 인종평등론자가 아니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원주민과 동맹을 맺고 영국과 싸우게 되었다.
허나 프랑스는 졌고, 동맹을 맺었던 쇼니 족을 비롯한 원주민들은 그 땅에서 대거 쫓겨났다.
대부분 신대륙 중남부, 루이지앵 땅으로 피신했지만, 더 멀리 흘러 들어간 자들도 있었다.
오레곤 대령은 미카노피를 보다 혀를 찼다.
“그때 쫓겨온 자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게 세미놀이란 부족일 거요. 내가 쿠바에서 입수한 정보로는 그렇소.”
그때였다.
-두두두!
마을 안쪽에서 일련의 기병들이 뛰쳐나왔다.
“거기, 웬 백인들이냐!”
다시, 긴장하던 라살 기병대가 라살을 제외하고 총을 들 찰나, 미카노피가 나섰다.
“납니다, 볼렉 숙부님.”
“응? 미카노피? 설마 저놈들에게 잡힌 거냐?”
“아닙니다.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군요. 저들은.”
미카노피는 담담히 푸른 누으로 말했다.
“아카디안입니다.”
이 푸른 눈은 미카노피의 혈통에 백인이 섞였음을 보여준다.
다만 세미놀은 모계 혈통으로 종족을 따지기 때문에, 미카노피가 족장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뿐.
이러한 속사정을 모를 라살과 샹포는 뒤에서 얘기를 나눌 뿐이었다.
“그게 뭐야, 아카디안?”
“거, 전에도 한 번 듣지 않았어? 지금은 영국령이 된 캐나다 쪽에 살던 프랑스인들을 아카디안이라고 불렀다더군. 누벨 오를레앙에 피난온 사람들도 그리 불려.”
“흐음, 그렇다면 이 부족은 우리 프랑스가 신대륙을 떠나기 전을 기억하나?”
그때 미카노피의 외숙부, 볼렉이 서툰 영어로 고함쳤다.
“도망친 배신자들이 왜 돌아왔나!”
아무래도 [아카디안]이 꼭 환영받는 존재는 아닌 모양이다.
***
세미놀 족이란 추방자들의 연합체다.
“다시, 프랑스인들이 돌아왔다고?”
당대 세미놀 연합의 수장, 아히야의 아들 페인은 미간을 찡그렸다.
페인이 앉은 장소는 세미놀 부족연합의 중심지, 알라추아 목조 건물이다.
이곳은 오레곤의 설명처럼 에스파냐인들이 남겨두고 간 시설이 즐비해, 상당히 편리해 보였다.
게다가 부족 전사들도 하나 같이 총을 들고 있는 게 보인다.
아마 유럽인들의 기술을 받아들인 결과일 것이다.
무려 1757년에 처음 세워졌으니, 7년 전쟁 초기에 이주한 결과랄까.
또한 페인도 프랑스어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엉뚱하게도 영어를 잘했다.
선대 세미놀 연합을 창시한 남자, 영국인들이 소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하여 통칭 [카우 키퍼]라 부른 대족장.
아히야 대족장이 영국인들과 친하게 지내며 플로리다에 정착한 결과다.
정작 유럽인인 라살이 서툰 영어로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리 아카디안들이 돌아왔죠. 이 땅 사람들이 우리를 아카디안이라 부르는 거 맞죠?”
“어차피 백인들은 다 똑같아.”
“이런, 우리는 영국인이나 미국인들과 다릅니다. 뭐가? 여러분의 땅을 인정한다는 점이!”
라살이 신나게 떠들자 페인이 냉담히 대꾸했다.
“우리는 땅을 소유하지 않는다, 프랑스인.”
그러나 라살은 피식 웃었다.
이른바 인디언이라 불리던 이들, 실은 인도 아리아족과는 혈연관계도 없는 원주민들이다.
그들이 토지 소유욕이 없다는 것은 프랑스에도 잘 알려진 터다.
하지만 직접 와보니 수많은 소떼와 말, 건물이 보인다.
무엇보다 당장 대추장을 떠받드는 이부터 사슬에 묶인 노예다.
“이런, 여기 보아하니 일꾼도, 농토도, 도구도 많이 있는데요?”
그 순간, 페인 족장은 움찔거리다 대꾸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동등한 관계에서 같이 일하는 거다.”
“그런 것 치고는 추장님께선, 척 보기에도 부자로 보이십니다. 하하!”
“지금 우리 부족연합을 모욕하는 건가!”
찰나, 페인 족장이 격분하고 그 조카인 미카노피가 떨 찰나였다.
-척!
라살이 페인 앞에 총을 놓았다.
“뭐지?”
“야, 라살. 지금 뭐하는 거야?”
“가만있어 봐, 샹포. 자, 이 세미놀인지 쇼니인지 모를 부족이, 우리 프랑스 때문에 남쪽까지 쫓겨왔다구요? 그렇다면, 책임을 져야지!”
라살은 씩 웃으며 말했다.
“이 신식 총이 우리의 증표요. 다시 프랑스와 동맹을 맺고, 당신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침입자들을 쫓아냅시다!”
샹포는 기가 막혀 입을 쩍 벌렸다.
세미놀 족은 본래 단일 종족의 이름이 아니다.
신대륙 북부에서 살던 쇼니 족을 주축으로 각 부족의 도망자와 추방자, 심지어 흑인 노예 탈주자들이 뭉쳐 만들어진 부족연맹이다.
나아가 사실상 빈 땅이었던 플로리다로 진입할 때, 다른 부족들과 싸워 이기고 노예로 삼기까지 했다.
어쩐지 원주민보다 유럽인을 닮은 이들에게 이런 총을 주는 게 괜찮은 일일까?
“라살, 자네 멋대로 이 ‘홍인’들하고 동맹 운운할 일이.”
그 순간 페인이 총 바로 옆의 땅을 내리쳤다.
-텅!
샹포를 비롯한 부왕근위대 기병들은 모두 긴장했다.
듣기로 [인디언]들은 백인의 머릿가죽을 벗기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무장을 했다지만 이곳은 적지.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그런데 아주 태연한 라살을 앞에 둔 채, 페인이 무뚝뚝한 얼굴로 영어로 내뱉었다.
“우리 세미놀 부족연합은 정직한 자를 좋아한다. 또한 아카디안과의 우의를 기억한다. 우리의 전통을 지켜준다면, 손을 잡을 용의가 있다!”
라살은 씩 웃으며 샹포를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
“어때? 통한다니까? 총은 어디서나, 좋은 선물이지.”
물론 샹포는 난생 처음 듣는 얘기였지만.
***
유진도 사실 마찬가지다.
“그래서 신식총을 주고 왔다고?”
신도시 요새, 마이애미 총독부.
유진이 어이없는 얼굴로 라살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라살은 아주 태연하게 대꾸했다.
“좋지 않습니까? 어차피 인디언들이 총을 만들 기술도 없어 보이던데요. 앞으로도 영영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을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멋대로 동맹까지 맺고?”
“아니, 듣자 하니 옛날 7년 전쟁 때는 우리랑 같은 편이었다던데요? 다시 동맹을 맺는 게 뭐가 이상합니까?”
유진은 입맛을 다시다 되물었다.
“그 결과, 미국과 싸워야 할 수 있는데도 말인가?”
게다가 사실 세미놀 족은 엄밀히 말하면 프랑스와 동맹이었던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세미놀 족 중 일부인 쇼니 족이 7년 전쟁 당시, 잠시 프랑스와 동맹을 맺었던 것이다.
주류인 크릭 족은 실은 영국과 더 가까웠다.
세미놀 족장, 페인이 괜히 영어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때 참모장 조미니가 눈을 반짝였다.
“부왕 전하, 그럼 원주민과 싸우실 겁니까? 전쟁 준비라면 완료되어 있습니다!”
“호언장담하지 마, 조미니. 우리 군은 실제로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아.”
“예? 군영이나 병기, 화약과 탄약에 대포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보급망은 하나도 없잖아? 이 플로리다는 물론이고, 루이지앵은 더욱 그렇지.”
이 신대륙은 소문이 빠르다.
특히 원주민들은 영국과 프랑스, 에스파냐와 미국을 모두 구분한다.
여기서 세미놀과 싸운다면, 루이지앵을 떠도는 유목 원주민들이 모두 프랑스의 적이 될 것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유진이 드제를 돌아보았다.
“우선, 원주민 상황을 검토해 보지. 세력비가 어떻게 되지?”
“정말 동맹을 맺으실 겁니까?”
“일방적으로 원주민 영역을 인정해줄 수는 없어. 하지만, 미국처럼 무조건 쫓아낼 수도 없겠지. 우리는 그 정도 숫자가 안 되니까. 다만, 원래는 왕가와 동맹을 맺었던 거잖아?”
잠시 면도가 덜 된 턱을 쓰다듬다, 유진이 싱긋 웃었다.
“어쩌면, [앙시앵 레짐]이 이 문제의 해법이 될지도 몰라.”
이를테면 봉건 귀족제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