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4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40화(341/547)
(340) 황녀 폴린은 누벨 프랑스에서 가장 바쁘다
1803년, 누벨 프랑스 곧 프랑스의 신대륙 식민지 중심부는 크게 세 곳이다.
이미 1796년부터 프랑스령이 된 플로리다의 중심, 펜서콜라.
이번 파리발 에스파냐 왕실 참사로 후계자가 된 마리와 함께 프랑스 손에 들어온 루이지앵의 최남단 누벨 오를레앙.
허나 요 근래 가장 활발하게 발전 중인 도시는 따로 있다.
부왕 유진의 명령으로 건설 중인 플로리도 동남부 마이애미.
혹은 도시민들은 은근히 [누벨 보나파르트]라 부르는 도시다.
이곳 마이애미에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자재 똑바로 날라요. 다시 가져오기 힘든 물건들이니까!”
바로 황제 나폴레옹의 여동생으로 미개척지 신대륙에 와 있는 여자.
입고 있는 옷은 드레스가 아닌 군북.
여기, 신대륙에서는 통칭 황녀로 불리는 폴린이다.
폴린은 인부들에게 바삐 지시하며, 항구에 도착한 건설 자재를 운반 중이다.
자재는 대부분 쿠바와 필라델피아에서 왔는데, 가끔 마이애미강 상류 내륙에서 온 것들도 있다.
아직도 곳곳이 건설 중인 도시, 마이애미 중심가에 있는 병원 부지로 가는 자재다.
그때 기병 한 사람이 휘파람을 불며 모자를 휘둘렀다.
“이야, 바쁘시군요. 황녀 전하.”
“뭐야. 놀리는 거야, 라살? 당신 부하들이 칠칠맞게 부상을 당하고 오니까, 내가 바쁜 거 아냐?”
“아니, 우리라고 부상을 당하고 싶어서 당하는 건 아닌데.”
누벨 프랑스 근위대 기병대장, 라살 준장이 낄낄 웃으며 대꾸했다.
라살은 폴린과 이집트 원정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폴린보다 5살 많으니 거의 동년배다.
게다가 구호기사단 산하 간호부대장으로서, 폴린은 부상을 자주 입는 라살을 자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신대륙에서도 농담을 할 수 있는 관계가 된 셈이다.
그때 폴린 앞에 단정하게 생긴 청년이 섰다.
“폴린 황녀 전하. 곧 출발하셔야 할 시간이 됐습니다.”
루이 샤를 카페, 곧 부왕근위대의 부관이다.
최근에 루이 샤를이 맡은 임무는 누벨 프랑스 부왕궁에서 부왕과 여공작 다음으로 존귀한 인물을 모시는 일이다.
바로 폴린의 보좌랄까.
라살은 샤를을 말 위에서 보다 음흉한 얼굴로 놀려댔다.
“오, 전직 왕족 출신인 부관님이 아니신가. 요새 황녀 전하와 맨날 붙어 다녀?”
“저, 저는 그저 명령을 받고 수행 중일 뿐입니다.”
“흠, 어떠십니까, 황녀 전하? 나보다 데이트는 잘해주나?”
그러자, 이제는 구호기사단 의료부대 사령관이기도 한 폴린이 코웃음을 쳤다.
“헛소리 그만해, 라살. 당신 요새 라파예트 막내딸, 버지니아 쫓아다닌다며? 그 애는 아빠는 워싱턴에 있는데, 왜 맨날 마이애미에 있나 몰라?”
순간, 라살이 말문이 막혀 헛기침을 했다.
라파예트와 부인 아드리엔느 사이에는 어릴 때 죽은 아이를 제외하면 3녀 1남이 있다.
그중 가장 막내가 1782년 생, 올해로 22세인 마리 앙투아네트 버지니아 드 라파예트다.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왔는데, 엉뚱하게도 마이애미에 왔다가 라살과 눈이 맞았다.
라살도 그 덕에 마이애미를 주요 주둔지로 삼고 있는 상황인데, 폴린에게 걸린 것이다.
“험! 우리 황녀 전하의 눈을 속이기가 어렵군.”
“당신 부하들이 병실에서 말해준 거야.”
“하하하! 그야 이집트 원정 때부터, 황녀님 간호를 받았으니. 자, 그럼. 가실까요? 배로.”
빨리 꺼지라는 듯, 손을 휘젓는 라살을 보다 코웃음을 치며 폴린이 돌아섰다.
“가자, 샤를. 펜서콜라로, 유진을 보러 가야지.”
어쨌든 누벨 프랑스의 핵심, [부왕궁]은 펜서콜라에 있으니까.
***
그러나 정작 펜서콜라에 와도 폴린은 유진을 볼 시간이 없다.
“뭐? 펜서콜라에 유진이 없어?”
마치 물건이라도 맡겨놓은 듯한 폴린의 힐난에 총사령관 드제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사실 여공작 마리에게도 비슷한 얘기를 예의 바르게 들은 터라, 익숙하긴 하다.
어째 파리에 두고 온 ‘애인’, 오르탕스가 그립다는 잡상을 떠올리다, 드제가 답했다.
“물론 서부 플로리다에 부왕 전하가 계신 건 사실입니다. 다만, 지금은 북쪽으로 국경 시찰과 군사훈련을 나가신 상태입니다.”
“대체 뭐가 그렇게 바쁜데? 프랑스에서 자기 하나 보러 온 날 위해서라도, 시간을 내줘야 하는 거 아냐?”
“저기, 황녀 전하? 아무도 요청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러자 폴린이 코를 세우며 물었다.
“그럼, 내가 하는 일은 필요 없고?”
드제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진 않죠. 부왕 전하도 황녀 전하께 또 다른 임무를 맡기셨는데요.”
“뭐? 무슨 임무?”
“누벨 오를레앙 병원 건설입니다.”
찰나, 폴린이 눈을 부릅떴다.
“잠깐만. 나, 지금 마이애미에 신규 병원을 짓고 오는 길이야.”
“알고 있습니다. 저도 보고서를 받았거든요.”
“펜서콜라에도 병원 시설 구축하라고 해서, 엄청나게 일했다구. 그런데 또 누벨 오를레앙까지 가야 해?”
꼭 옆집으로 가라는 것처럼 드제는 말했지만, 그렇지 않다.
마이애미에서 펜서콜라까지는 약 1000킬로미터에 달한다.
다시 펜서콜라에서 누벨 오를레앙은 조금 가깝지만, 그래도 325킬로미터다.
그러나 드제는 여전히 난처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쩔 수 없습니다, 황녀 전하. 지금 누벨 프랑스는 곳곳이 전쟁 중입니다. 그런데, 신대륙에 라레이 장군은 오지 않았고, 데제네츠 소령은 직급이 낮죠. 병원 총책임자는 전하가 되실 수밖에 없습니다.”
라레이, 이제는 황제가 직접 전용 의사로 임명한 전직 군의관이다.
드제가 말한 데제네츠는 원역사에서 이집트 원정 군의관으로, 현재는 누벨 프랑스 주둔군 소속인 군의관이다.
그런데 높은 사람은 오지 않았고, 온 사람은 권위가 없으니, 결국 폴린이 군사 의료 부문을 총괄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군대는 계급사회고, 높은 사람이 명령해야, 일이 진행된다.
괜히 폴린이 마이애미에서 건설 현장까지 돌아다녀야 했던 게 아니다.
한데 누벨 오를레앙은 군사 기반시설이 현저히 부족하다.
가기 싫어하는 게 당연한 폴린을 달래기 위해, 드제는 당근도 덧붙였다.
“가시면 좋은 것도 있을 겁니다.”
“뭔데?”
“곧 부왕 전하가 누벨 오를레앙에 가실 테니까요. 샤를 부관!”
재빨리 샤를을 부른 드제에게 황급히 샤를이 달려와 부동자세로 경례를 취했다.
“예, 총사령관 각하.”
“황녀 전하를 수행해, 누벨 오를레앙으로 이동하도록.”
“알겠습니다!”
폴린은 낯을 찌푸리다, 한숨을 쉬었다.
“또, 가서, 마리나 봐야 하는 거 아냐? 쳇.”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
누벨 오를레앙, 본래 에스파냐 총독들이 체재하던 총독부가 있던 도시다.
아직 명목상 루이지앵은 에스파냐 영토지만, 마리가 누에바 에스파냐 고관들을 제압한 이래, 상황이 달라졌다.
누벨 오를레앙 총독부도 프랑스 부왕부 엘리트들이 사용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한데, 이 총독부에는 사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많다.
구호기사단 소속 간호부대 사령관, 폴린 보나파르트가 군복을 입은 채 총독부 내실 소파에 주저앉았다.
“아, 일은 끝나지 않고, 또 파도가 휩쓸어 가네. 대체 유진은 언제 볼 수 있는 거야?”
폴린은 성 요한 기사단 간호부대장 자격으로 신대륙에 왔다.
게다가 유진이 폴린을 의료 총책임자로 기용하고 있는 중이라, 어째 본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바쁜 상황이다.
반면에 그저 폴린을 수행하는 일만 하고 있는 부왕 근위대 부관, 루이 샤를이 쓴웃음을 머금은 채 커피를 권했다.
“황녀 전하, 죄송하지만 제 누님도 요새 유진 부왕을 거의 못 봅니다. 커피나 한잔 하시죠.”
“나보고 군사병원이나 세우라고 지시해놓고, 본인은 누벨 오를레앙에 코배기도 안 보여. 심지어, 나야말로 마리를 유진보다 더 많이 보고 있다는 게 말이 돼?”
“서로 친족간에 우의를 다지는 건 좋은 일이 아닐까요?”
순간, 유진의 [양고모] 폴린이 코웃음을 쳤다.
“웃기지 마. 누가 친족이란 거야? 나야말로 유진과 친족이야. 약혼이란 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거거든?”
샤를은 난처한 얼굴로 폴린을 보고, 그 모습을 에밀리와 로르가 킥킥 웃으며 구경했다.
현재 누벨 오를레앙에 부왕궁 주요 귀공녀들이 집결한 이유는 간단하다.
유진이 누벨 오를레앙에 기반 시설을 만들라는 명령과 함께, 누벨 프랑스 총독부 전체를 먼저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이애미에서 펜서콜라로, 다시 펜서콜라에서 누벨 오를레앙으로, 총독부는 서진하고 있다.
일견 누벨 프랑스 총독부 수도를 옮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르다.
부왕 유진은 여전히 펜서콜라에 머물며 정책을 결정한다.
허나 분명히 총독부가 옮겨가면서, 명목상 에스파냐 땅이었던 루이지앵에 프랑스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엉뚱한 부산물이 생겼다.
폴린의 부관으로 샤를을 붙인 탓에, 서로 아주 자주 보는 사이가 됐달까.
샤를이 마리를 두고 비아냥대는 말에도, 어쩔 줄 몰라 하며 화내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그럴 수 있죠. 폴린 전하.”
“흥, 혹시 결혼하게 되더라도 침실을 차지하면 돼.”
“뭐, 뭐, 뭐라고 하셨습니까?”
이번에는 폴린의 험한 말에 꽤 익숙해진 샤를도 놀랐지만, 폴린은 천연덕스레 웃으며 말했다.
“왜? 원래 왕들은 정부를 두잖아. [메트레 상 티트르]였나? 오히려 정부들이 왕의 애정을 독차지하는 거 몰라?”
메트레상티트르, 구왕실 시절 프랑스 국왕이 두던 공식 애첩을 말한다.
동양 왕실과 달리 유럽은 후궁이란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건 전부 법적으로 부정되는 관계다.
하지만 후세 원역사에서도 유명한 개방적인 나라 프랑스는 애첩을 아예 공식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샤를이 듣기에는 너무 센 얘기였다.
문득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던 로르 페르몽이 깔깔 웃었다.
“깔깔, 정말 걸작 아니에요, 소공작?”
“예? 아니, 마드모아젤 로르. 전 소공작이 아닙니다. 그냥 부관인데.”
“무슨 말이에요. 여공작님은 지금 자식이 없잖아요. 그런데, 그 작위는 프랑스 제국의 당대 작위가 아니라, 에스파냐의 상속 가능 작위잖아요? 그럼 추정상속인은 루이 소공작 아니에요?”
그러자 옆에서 커피를 가져오던 에밀리가 차분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계승법상으론 그렇죠. 왕자님. 아마 부왕 전하가 그냥 버려두시진 않을 거구요.”
샤를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듯 두 손을 들었다.
“전 왕자가 아닙니다.”
“뭐래, 얘가. 페르젠이니 어쩌니, 유진이 거짓말 한 거라는 걸 모르는 파리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법정에서 대체 어떻게 떠들었길래, 다들 모른 척이야?”
“폴린 전하, 그때 부왕 전하는 정말로 목숨을 걸었습니다.”
그래도 오를레앙 가문의 공자들을 대할 때와는 달리, 숙녀들에게는 친절한 태도로 샤를이 고했다.
“파리에 없던 사람은 모릅니다. 당시 로베스피에르와 자코뱅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저는 그 은혜를 잊지 않았고, 언제든 그 시대가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압니다.”
셋 중에서 당시 파리에 있었던 사람은 에밀리 드 보아르네 뿐이다.
때문에 에밀리만이 잠시 몸을 파르르 떨 뿐, 로르나 폴린은 서로 쳐다볼 뿐이었다.
굳이 덧붙이는 대신, 루이 샤를은 폴린을 응시하며 일렀다.
“나아가 농담이라도, 구왕실 시절 정부 같은 걸 생각하진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왜? 나한테 반했니? 후훗, 하긴 이상하게 군인들이 날 좋아하더라? 유진도 이집트 원정군에서는 내게 반했는데.”
“반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전하를 위해 하는 말입니다.”
엄청난 얘기를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이, 루이 샤를이 입에 올렸다.
“남자를 위해 살지 마십시오. 난 내 어머니를 보면서 확연히 배웠습니다.”
이번에는 폴린이 놀랄 차례다.
아무 말도 못한 채 입술을 벌릴 찰나, 그래도 부끄럽긴 했는지 샤를이 자리를 떴다.
한참 뒤에야 폴린은 입을 다물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역시, 로르가 당장 누벨 오를레앙 마담들에게 전파할 기세로 엉덩이를 들썩이는 게 보인다.
폴린은 로르 대신 에밀리를 돌아보았다.
“지금, 저거 고백한 거야? 그래, 에밀리?”
“제가 듣기로도 그런 것 같네요.”
“와, 좋겠다, 폴린. 그러고보니 이폴리트에 마르몽에, 옛날엔 앙도슈도 너 좋아하지 않았어? 참, 더 거슬러 올라가면 르클레르와 페레롱도 있었지?”
폴린에게 사랑 고백을 했던 남자들을 꼽는 로르에게 폴린이 낯을 붉히며 쏘아붙였다.
“닥쳐, 로르. 저 나이 때는 원래 혈기왕성해서 그래. 응?”
그때 폴린에게 한때 고백했던 남자, 이폴리트 샤를이 뛰쳐들어왔다.
-타다닥!
폴린은 또 다른 [샤를]을 힐끗 보다 키득 웃었다.
“말하기가 무섭네. 어쩐 일이야, 이폴리트?”
“흐음, 모두 모여 있군. 다들 전달할 사항이 있어. 3일 뒤에 행사가 있으니, 모두 참여 준비하도록 해.”
“무슨 행사?”
부왕 수석부관, 이폴리트가 눈을 찡긋거리며 답했다.
“세계 최초의 군용 증기선이 출발하는 행사지?”
바로 로버트 풀턴의 증기선이 성공한 것이다.
아무래도 황녀 폴린의 일정은 아직도 바쁜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