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4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45화(346/547)
(345) 1804년, 미국은 대선정국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잭슨은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
“이야, 미스터 잭슨. 멋지오! 이번 수훈이 우리 민주공화당의 대선 승리에 큰 역할을 할 거요!”
이곳은 [태머니 홀], 곧 뉴욕의 정치 클럽이다.
후세 원역사에서는 아일랜드 이민자들 중심의 뉴욕 지배집단으로 유명한 장소다.
다만 이것은 1850년대에 아일랜드에서 기근으로 인한 대량 이민 때문이라, 지금은 앵글로 색슨 초기 이민자들이 클럽의 주류다.
특히 동부의 미국 초기 대지주 명문가들이 정치적 회합을 갖는 곳이랄까.
리빙스턴, 스카일러, 그리고 클린턴 가문.
지금 잭슨을 칭찬하고 있는 남자는 클린턴 가문의 당대 대표자 조지 클린턴으로, 뉴욕 주지사다.
잭슨이 클린턴이 건넨 맥주잔을 받아들고는 껄껄 웃었다.
“주지사님께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군요. 대통령께서도 같은 생각이시겠죠?”
“하하하! 당연하지. 애초에 대통령께서 지원하지 않았다면, 워싱턴에서 그렇게 시위를 할 수가 있겠소? 남부인들이 이렇게 국익에 앞장서 주니, 아주 기뻐하고 계시지요!”
“평소 남부인들도 연방정치가 올바르게 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연방주의자]들처럼 외세에 끌려다니는 건 옳지 않죠!”
문득 잭슨이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눈을 빛냈다.
“주립자율 정신에 따라, 남부에 더욱 많은 자율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도.”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은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1804년 3월, 현재 대선이 열리는 11월까지는 8개월이 남은 상태다.
물론 미국의 대선은 직접선거가 아니라 이른바 선거인단 선거지만, 유권자들의 투표가 선거인단의 표심을 구속하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재선을 앞둔 제퍼슨 대통령은 여론 관리에 크게 신경쓰는 중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제퍼슨 대통령의 인기는 하락세다.
왜냐하면 누벨 오를레앙 구매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미시시피 강의 자유항행권은 획득했다지만, 서부나 남부 스테이트에서는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신대륙에 늘어나고 있는 프랑스 이민자.
원주민까지 군대로 편성해 미시시피 강 일대를 장악 중인 누벨 프랑스 군단.
여기에 흑인 노예들이 도망칠 이른바 [자유공간] 플로리다까지 있으니, 불만이 늘 수밖에 없다.
그런데 테네시 주 상원의원이자 민병대 사령관, 잭슨이 나선 것이다.
“덕분에 미합중국 남부 스테이트에서 반프랑스, 그리고 우리 민주공화당 지지세가 크게 늘고 있지. 훌륭하오, 세나토어 잭슨.”
세나토어, 곧 상원의원을 말한다.
하지만 잭슨은 지금까지 변방의 인물로, 워싱턴 정계에서 주목받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플로리다 진격]과 뒤이은 [워싱턴 시위]가 상황을 바꿨다.
동부의 명문가이자 뉴욕의 사실상 지배자라는 클린턴 가문이 이렇게 잭슨을 [테머니 홀]에 초청할 정도다.
그때 조지 클린턴의 조카이자 무려 [뉴욕 시장]인 드위트 클린턴이 끼어들었다.
“이번에 대선에서 승리하면, 잭슨 상원의원께서도 내각에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원하시는 장관 자리를 생각해 두십시오.”
“하하하! 말씀만으로도 감사하군. 하지만 나는 내각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소. 제퍼슨 대통령께서 내 노고를 알아주길 바랄 뿐이지.”
“그럼, 뭘 원하십니까?”
드위트 클린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치가란 곧 다음 자리를 위해 활동하는 이들이다.
특히 선거로 지위가 바뀌는 공화국에서, 정치활동이란 결국 다음 선거를 위한 전초작업이기 마련이다.
잭슨은 워싱턴의 유력 정치가들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움직여 현재의 반프랑스 정국을 만들어냈다.
대체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한 걸까?
“이번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여기 클린턴 주지사님이 지명될 거라 들었소.”
잭슨의 말에 태머니 홀에 모여 있던 유력자들이 흠칫 놀랐다.
현 부통령은 애런 버.
그러나 제퍼슨이 애런 버를 싫어한다는 것은 워싱턴이든 뉴욕이든 정치가라면 다 안다.
애런 버가 연방당원이란 건 둘째치고, 신뢰성이 없다고 제퍼슨이 생각하는 탓이다.
그런데 뉴욕주지사, 조지 클린턴이 애런 버 대신 후보가 된단 말인가?
클린턴은 묘하게 웃을 뿐 답하지 않았다.
그때 잭슨이 클린턴을 정시하며 말했다.
“부통령이 되시면, [상원의장]으로서 법안 하나를 통과시켜주기 바라오.”
“글쎄, 그거야 나중에 될 때 얘기지만, 무슨 법을 말인가?”
“연방정부 차원의 [도망노예법]이오.”
잭슨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클린턴과, 테머니 홀의 뉴욕 정치가들을 돌아보았다.
“남부에서, [노예]는 그야말로 생명선이오. 그런데 노예가 도망쳐도 주인이 잡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법이 남부 주에만 있소. 연방 차원에서 도망노예를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잡아올 수 있게 바꿔야 하오.”
이것은 현재 테네시,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를 비롯한 남부 스테이트의 염원이다.
사실 도망노예법 자체는 이 시점에도 있지만, 잭슨이 말하는 것은 그 정도가 아니다.
아직 남북전쟁 시대처럼 자유주와 노예주가 특별히 나뉜 시대가 아니다.
해서, 흑인 노예가 도망칠 곳은 바로 프랑스령 아니면 영국령이다.
그러니까 잭슨은 지금 [국제분쟁]을 벌여서라도 도망노예를 잡아올 초강경 도망노예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다.
“흐음, 글쎄. 원래 제퍼슨 대통령께서도 도망노예에 관심이 많으시니, 나중에, 한 번 얘기는 해보지.”
민주공화당의 산실, 뉴욕 태머니 홀에서 맥주잔이 오갔다.
대선승리를 꿈꾸는 정치가들의 밀담과 함께.
***
19세기 초, 후세 현대인이 본다면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있다.
“으흠, 역시 뉴스는 석간신문으로 봐야 제맛이지. 팜플렛 같은 믿을 수 없는 걸로 보면, 허위 소문만 알게 되거든.”
나이 지긋한 신사들이 저택 응접실에 앉아, [신문]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현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시대 [신문]이란 그야말로 최첨단 유행이다.
특히 새로운 정보를 얻는 통로가 인간의 말이나 편지에 한정된 시대라, 신문은 더욱 귀중한 정보의 보고다.
언론의 신뢰성이 바닥을 치는 원역사 현대와는 정반대랄까.
자택에서 손님을 맞이해 담소를 나누는 신사, 리빙스턴도 마찬가지다.
“뉴욕 이브닝 포스트가 많이 충실해졌더군요. 누가 새로 투자했다구요?”
“프랑스의 거부라고 합디다. 혁명 후 신대륙에 투자하는 프랑스인이 크게 줄었는데 잘된 일이오. 기왕 투자하는 거, 미시시피 강 여객사업에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텐데.”
“참, 새로 사업을 알아보고 계신다지요? 챈슬러 리빙스턴. 이제 정계는 은퇴하시는 겁니까?”
리빙스턴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는 반대당 최고위 인사, 찰스 핑크니를 보다 빙그레 웃었다.
“나보다는 니콜라스 루즈벨트가 주도하는 사업이지요. 내 처남인 존 스티븐스가 돈을 대기로 했다고 해서, 나도 관심을 갖고 있는 중이오. 스티븐스는 감이 좋거든.”
리빙스턴과 핑크니가 말하는 [미시시피 여객선 사업]은 다름 아닌 증기선 여객선 사업이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루이지애나 매입에 발맞추어, 리빙스턴이 친족들과 함께 이 사업에 뛰어든다.
처남이자 미국 특허법의 창시자인 존 스티븐스, 유명한 명문가 루스벨트 가문의 인재인 니콜라스와 함께 대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 증기선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문득 리빙스턴이 그 점을 거론하며 탄식했다.
“아, 한 사람이 더 있으면 딱 좋을 텐데.”
“누구 말입니까?”
“내가 프랑스 대사를 지낼 때 만났던 친구인데, 로버트 풀턴이라고 하오. 군함에 관심이 많아서, 귀국하라고 요구하기가 어려웠지. 어쨌든 군함은 유럽에서 더 잘 만드니 말이오.”
그러자 역시 프랑스 대사를 지냈던 상원의원, 찰스 핑크니가 고개를 까딱였다.
“나중에 한 번 수소문을 해봐야겠군요. 응? 왜 그러시오, 미스터 버? 어쩐지 불만이 가득해 보이는 얼굴이군.”
또 다른 손님, 부통령 애런 버가 불퉁한 얼굴로 앉아있는 게 보인다.
리빙스턴, 핑크니, 버.
셋 다 모두 워싱턴의 유력 거물들이다.
다만 리빙스턴은 민주공화당 인사고 핑크니와 버는 연방당 인사란 게 다르지만, 사실 이 시대에는 정당이 후대만큼 강고하진 않다.
당장 애런 버만 해도 같은 연방당인 해밀턴이 발목을 잡아, 대통령이 못 된 거니 말이다.
하여, 정당이 다른 세 사람이 이렇게 담소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기도 했다.
그때 애런 버가 투덜거렸다.
“요새 해밀턴이 너무 나댑니다.”
“뭐가? 어차피 정계에서 한 발 물러났고, 신문 발행에 전념하고 있지 않소?”
“신문이 문제입니다. 신문이! 그놈의 뉴욕 이브닝 포스트에 뭐라고 나오는지 아십니까? 애런 버는 부통령 자격이 없다!”
해밀턴이 애런 버와 정적이란 사실은 워싱턴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하필 두 사람 모두 같은 연방주의자라는 건, 현 집권파벌인 민주공화당에 크게 유리한 요소 중 하나다.
나름 민주공화당 창립자 중 한 명인 리빙스턴이 쓰게 웃으며 커피만 마실 찰나, 애런 버는 열을 올리며 부르짖었다.
“이건 단순히 나에 대한 모독이 아닙니다. 우리 연방당에 대한 도전입니다!”
“연방당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가는 해밀턴이오. 그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미스터 핑크니!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올 생각이라면, 해밀턴부터 처리해야 할 겁니다!”
핑크니는 흠칫 놀랐지만, 애런 버가 눈을 번들거리며 열변을 토했다.
“지금 제퍼슨은 날 러닝 파트너로 세우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뉴욕 주지사 조지 클린턴을 세우려 한다더군요. 좋아요, 그럴 수 있죠! 그자는 민주공화당이고, 난 연방당이니!”
그러니까, 이 자리는 그저 단순한 사교 모임이 아니다.
현직 부통령, 현직 상원의원, 그리고 현직 대법관.
허나 동시에 연방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집권 핵심과는 거리가 먼 부외자들.
반면 잭슨처럼 아예 비주류 그 자체인 남부인들과는 다른 주류 워싱턴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지금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해 논하기 위해 모였다.
1804년, 금년 11월에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후대의 원역사 미국 선거처럼 1억 6천만 명이 참여하는 선거는 아니지만, 이 시대에도 프랑스를 제외하면 최대 규모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선거다.
그런데 사실 이전까지의 선거에서는 부통령이란 대선에서 2등을 한 자였다.
반면에 1804년부터는 대통령만을 선출하고, 부통령은 [러닝 메이트]로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가 선출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정작 현직 부통령 애런 버는 제퍼슨에게 전혀 신임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제퍼슨이 부통령 후보로 주목한 게 뉴욕 주지사, 조지 클린턴이다.
후세 원역사에서 대를 이어 뉴욕 주지사 자리를 차지한 이른바 [클린턴 패밀리]의 수장으로, 뉴욕 일대 표를 쓸어올 만큼 인기가 있다.
버지니아 출신이라 상대적으로 남부에 지지자가 집중된 제퍼슨의 약점을 보완해줄 사람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런 버는 정작 같은 연방당인 해밀턴에게도 공격받는 중인 것이다.
“내가 정치적 위기에 처했는데, 같은 정당인 해밀턴이 날 공격하면 안 되죠! 그건 당에 대한 배신이자, 도전입니다!”
“혹시 뉴욕 주지사 자리를 노리나?”
“예? 아니, 그건.”
조지 클린턴이 부통령으로 나오면, 당연히 뉴욕 주지사 자리가 빈다.
애런 버는 나름 뉴욕 인근 뉴저지 출신이다.
하여, 연고는 있지만, 문제는 뉴욕에서 애런 버가 별로 인기가 없다는 점이다.
역시 대통령을 노리는 남자, 미국 독립전쟁 영웅 핑크니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다음 자리를 노린다면 비난에 민감할 수 있지. 뭐, 나도, 여기 미스터 리빙스턴도 다 선거에 목매던 정치가들 아닌가? 이해할 수 있네. 하지만 말이야.”
문득 핑크니가 애런 버를 노려보며 말했다.
“뉴욕 주지사가 정말 되고 싶다면, 해밀턴하고 화해해. 해밀턴하고 싸운다면, 자네는 절대로 뉴욕 주지사가 될 수 없어.”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핑크니의 대선가도에도 문제가 생긴다.
실제 원역사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애런 버가 해밀턴을 죽여버린 탓에 연방당은 와해됐고, 연방당 대선후보였던 핑크니는 제퍼슨에게 콜드 게임으로 진다.
바로 이런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애런 버와 핑크니, 리빙스턴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리빙스턴이 정파를 초월해 널리 교분을 쌓은 인품 좋은 노인인 탓이랄까.
그래도 연방당 유력자끼리 싸우는 꼴을 보니, 리빙스턴도 민망한 얼굴이었다.
쓴웃음을 머금은 채, 리빙스턴이 넌지시 핑크니에게 일렀다.
“민주공화당원인 내 앞에서 이런 적나라한 얘기를 나누다니, 너무한 거 아니오? 미스터 핑크니? 난 그저 부통령과 대선 후보 조율 정도나 가르마를 타는 자리인 줄 알았소만.”
“어차피 정계 은퇴 직전 아니오? 혹시 제퍼슨에게 가서 말하시려고?”
“그럴 생각이야 없소. 게다가 요새 제퍼슨은 반프랑스 시위 때문에 골치인 모양이던데. 응?”
리빙스턴이 반갑다는 듯 손을 부볐다.
“오호, 드디어 신문이 왔군.”
그런데 들어온 것은 사환이나 하인이 아니었다.
이른바 펜서콜라 조약을 함께 체결하고 돌아온 상원의원, 제임스 먼로였다.
의외의 인물이 신문을 들고 응접실로 들어서자, 리빙스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먼로. 자네 이제 신문배달부 노릇도 하나?”
“농담하실 때가 아닙니다. 챈슬러! 큰일 났습니다. 이 신문 좀 보십시오!”
“오늘 무슨 일이라도 났나? 혹시 플로리다로 또 사고뭉치 잭슨이 진격이라도 했다던가?”
먼로는 고개를 휘저으며 고함쳤다.
“아니, 뉴욕 이브닝 포스트가 대형 폭탄을 던졌습니다!”
리빙스턴은 눈을 깜박이다 신문을 받아들고는, 눈을 부릅떴다.
-〈영국이 노예를 금지한다! 미합중국 연방의 시민들이여, 신대륙 경제를 파탄시키려는 영국의 음모, 맞서 싸우자!〉
멍하니 신문을 보던 리빙스턴이 중얼거렸다.
“해밀턴이, 연방에 폭탄을 던졌군!”
고요한 워싱턴 정가에 현대식 여론전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
이 폭탄을 뒤에서 조종한 청년, 유진에게 필리프가 밤바다를 보다 물었다.
“해밀턴이 뉴스는 내보냈는데, 이거 정말 되긴 되는 겁니까? 부왕?”
유진이 필리프가 들고 있던 [뉴욕 이브닝 포스트]를 힐끗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지금 내 최측근인 로슈자클랭이 귀환하자마자 또 보내는 거 아닙니까.”
“어디로 가는 거요? 본국?”
“런던이죠.”
유진은 시선을 돌려, 배에 타려는 로슈자클랭을 보았다.
저 멀리 캘리포니아를 다녀온 상황이지만, 로슈자클랭은 여전히 건강해 보인다.
그야말로 강철체력인 셈인데, 유진이 로슈자클랭에게 이번 일을 맡기는 이유다.
어쨌든 신대륙을 가로지르고, 다시 대서양을 왕복 횡단할 초장거리 여정을 보내야 하니까.
준비한 서신을 건네며, 유진이 일렀다.
“도착하는 대로, 미스터 베어링을 만나도록.”
“혹시 거절하면 뭐라고 할까요?”
“해줄 거야. 이번 [노예무역 금지법]이 통과가 안 되면 프랑스 중앙은행이 망할 거라고 얘기해.”
가볍게 협박 아닌 협박을 전하던 유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가장 중요한 건, 시점이야. 우리가 준비되었을 때, 통과 소식이 신대륙에 도착해야 해. 알겠나?”
6주.
뉴욕에서 런던까지 가장 빨리 항해를 했을 때, 소식이 전해지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염두에 두고, 대서양 양안에서 정치 조작이 벌어져야 한다.
한쪽에서는 노예 무역금지법이 통과되어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노예무역 금지에 반대하는 운동이 펼쳐질 필요가 있다.
“명심하겠습니다. 전하.”
로슈자클랭이 뉴욕 항을 떠났다.
대선을 앞둔 1804년의 미합중국.
누벨 프랑스 부왕 유진의 정치 공작이 개시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