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4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46화(347/547)
(346) 프미전쟁보단 영미전쟁이 좋다
아직 건국 20년이 안 된 나라, 미국은 공화국이다.
그러나 원역사 현대 정치도 그렇듯, 공화국이 유권자의 뜻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나라는 아니다.
19세기에는 더욱 이런 경향이 심했다.
이른바 유력자들의 담합이 스테이트와 연방의 의사결정을 지배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미합중국 연방에서 가장 유력한 사람이 누굴까?
단연 대통령이다.
워싱턴 대통령 저택에서 미합중국 최고 유력자, 토머스 제퍼슨이 간만에 화를 내고 있었다.
“영국과 싸우자고? 맙소사, 미스터 해밀턴. 이게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괜히 대통령에 도전하는 핑크니가 리빙스턴, 애런 버와 만나 회합하던 게 아니다.
비록 잭슨이 주도한 남부인 연합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지만, 찻잔 속 태풍에 불과했다.
조금 시끄럽지만 금방 넘어갈 문제라, 워싱턴 정가의 대다수는 슬쩍 무시해왔다.
나름 조지 클린턴이 칭찬하긴 했지만, 제퍼슨은 잭슨과 거리를 두었던 이유다.
그러나 해밀턴이 뉴욕 포스트를 통해 [이브닝]에 터뜨린 폭탄은 다르다.
신문이 배포된 장소는 워싱턴과 뉴욕이지만, 곧 전국에 소문이 퍼질 것이다.
영국이 미국에 해악을 끼칠 [음모]를 꾸민다는 소문이 말이다.
반면에 해밀턴은 아주 뻔뻔한 얼굴로 대답할 뿐이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이건 신뢰할 수 있는 정보통을 통해 입수한 확실한 소식입니다. 문자 그대로 [뉴스]죠.”
“영국에서 노예무역을 금지한다고 떠든 게 어제 오늘 일인가? 나아가, 이건 꼭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것 같은 소리 아닌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문득 해밀턴이 제퍼슨을 정시하며 말했다.
“저도 노예제도는 반대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 시점에, 갑자기 노예제도가 금지된다면, 미국 남부 농부들은 모두 파산합니다!”
사실 제퍼슨이야말로 버지니아 출신 대농장주로, 노예 애인까지 있다.
되려 해밀턴은 언론사업에 종사하는 터라, 노예제도와 아무런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다.
또한 알고 보면 제퍼슨은 친프랑스파고, 해밀턴은 친영파였다.
허나 정치란 상황에 따라 입장이 표변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해밀턴을 마주 노려보던 제퍼슨이 집무실 책상 위로 시선을 돌렸다.
“좋아, 미스터 해밀턴. 이걸 보게.”
일순, 수북한 문서 더미가 해밀턴 앞에 던져졌다.
-탁!
해밀턴은 물끄러미 문서를 눈으로 훑다 피식 웃었다.
“청원서군요.”
“아주 빗발치고 있어. 노예무역 폐지를 반대한다는 남부인들의 청원이야. 심지어 개중에는 북부 무역상들의 청원도 있다네.”
“올해 선거에 썩 좋지는 않을 내용이군요.”
재선을 코앞에 둔 대통령, 제퍼슨이 눈을 부릅떴다.
“설마, 대통령 선거를 위해, 허위 정보를 떠들고 있는 건 아니겠지? 만약 그런 거라면 사실대로 말하게!”
19세기든, 원역사 21세기든, 정치가의 모든 행동은 정치적으로 해석된다.
불륜 스캔들로 재무장관에서 쫓겨났고, 사실상 강제로 정계 은퇴 당한 해밀턴이다.
그러나 유력 석간지의 오너이자, 연방당의 유력자로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
특히 제퍼슨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애초에 대통령 선거에서 제퍼슨을 당선시킨 장본인이 해밀턴이니까.
그렇다면, 혹시 해밀턴이 갑자기 이런 뉴스를 보도하는 이유는 대통령 선거 떄문이 아닐까?
해밀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6주 뒤에, 소식이 도착할 겁니다. 영국에서 제 말대로 노예무역 금지령이 통과된다는 뉴스가 말이죠.”
“그게 정말로 영국의 음모라고?”
“지금 우리 미합중국의 농산물 수출은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전쟁과 러시아와 영국 간 교역 마찰이 발생한 탓이죠. 그런데, 하필 이때 노예무역을 금지한다? 이건 음모가 확실합니다!”
제퍼슨은 해밀턴을 노려보다 고개를 홱 돌렸다..
“실망이군, 해밀턴. 자네는 좀 더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믿었건만. 잭슨과 다를 바가 없군!”
축객령이다.
잠시 모자를 가볍게 들어올려 인사하며 해밀턴은 빙긋 웃었다.
대통령의 미움을 산 순간이다.
그러나 지금은 원역사 현대와 달리 CIA도, FBI도, 심지어 재무부 산하 대통령 경호실도 없다.
아무런 신변의 위협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잭슨과 제가 손잡아도 이상할 게 없겠군요. 미스터 프레지던트.”
이로써 해밀턴은 제퍼슨과 정적이 되었다.
***
정치는 어제까지 믿었던 진리가 오늘은 거짓으로 바뀌는 세계다.
“영국을 몰아내라! 외세를 물리치자!”
“위대한 미합중국 시민들이여, 노예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노예무역 금지하는 영국을 규탄합시다!”
“정부는 무엇을 하는가! 나라를 영국에 팔아먹을 셈인가!”
얼마 전까지 누벨 프랑스와 유진을 성토하던 남부인들의 연합체, 곧 [남부연합]이 외치는 소리다.
분명 뉴욕 이브닝 포스트가 기사를 내보내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의 움직임은 달랐다.
동향 출신 유력 정치인, 잭슨의 후원하에 숙식을 하며, 반프랑스 공략을 외쳤다.
한데 이제는 전혀 다른 사안에 모두가 목청을 높인다.
바로 노예무역 폐지 사안이다.
“미스터 칼훈, 대체 의회는 뭘하고 있는 거요? 노예무역 폐지라니, 이걸 내버려 둔단 말이오?”
“자자, 진정하시죠. 곧 잭슨 의원이 나와서 얘기해줄 겁니다.”
“차라리 의회로 쳐들어 갑시다! 의원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알려줘야 하오!”
잭슨의 비서관, 칼훈이 시위대를 말렸지만, 시위대는 점점 과격해지고 있었다.
이러다 의회로 시위대가 진입하는 사태가, 원역사보다 2백 년 빠르게 터질 지경이었다.
그런데 1804년 현재, 미국 의회는 이른바 의회 경찰이 없다.
오로지 보안관 1명 뿐이다.
그나마 워싱턴 경찰이 근교까지 나와 불안한 눈으로 지켜볼 뿐이다.
수백 명 이상의 신사들이 폭도로 변하기 직전.
의사당에서 장신의 남자가 성큼 걸어 나왔다.
잭슨, 남부인 연합의 후원자로 플로리다 행군을 진행했던 장본인이었다.
“드디어 나왔군, 미스터 잭슨!”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오? 노예무역 금지라니!”
“영국, 영국대사에게 진실을 받아냈소?”
함성을 지르는 시위대를 향해 잭슨이 두 손을 들었다.
아주 잠시, 사람들이 잭슨을 보느라 입을 다물었다.
공화국이긴 하지만, 대중연설이 프랑스처럼 일반화되지는 않은 미국이다.
그렇기에 군중을 상대로 한 번에 제압할 수 있는 정치가는 사실상 죽은 워싱턴밖에 없었다.
반대로 말하면 잭슨은 카리스마 하나만큼은 워싱턴과 비견될 만한 정치인인 셈이다.
“들으시오, 시민 여러분.”
이 시대, 대륙 횡단 여행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워싱턴 의사당 앞에 모인 이들도 일견 폭도 같지만, 고향에서는 대지주다.
테네시, 사우스 캐롤라이나, 노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그리고 미시시피 준주에서 달려온 유력자들이 잭슨을 주시했다.
잭슨은 플로리다 진군을 통해, 남부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정치인이다.
과연 노예무역 금지 사태를 맞이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까?
“영국에서, 노예무역을 금지시킨다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게 확인됐소.”
“맙소사!”
“대체 대통령은 뭘 하는 거야! 의회는! 모두 빵벌레들 같은 작자들이야!”
그 순간 잭슨이 벽력처럼 고함쳤다.
“연방정부와 연방의회는 결코, 시민을 버리지 않소!”
모두가 잭슨의 기세에 눌려 입을 다물었다.
후일 원역사에서 올드 히코리, 곧 히코리 나무 노인네라고 불린 잭슨이다.
아직 전쟁 영웅이 아닌 이 시점에도, 잭슨은 좌중을 압도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문득 잭슨이 시위대를 향해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이 문제는 정부가 영국에 특사를 보내, 해결할 것이오. 또한 노예 무역이 금지된다면, 다른 선을 찾아서라도 해결할 거요. 절대로 남부에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조처할 것이오!”
그때 시위대 선두에 서 있던 청년, 인디애나 준주 장관 윌리엄 해리슨이 물었다.
“이건 결국 영국 법안 아닙니까? 영국 의회가 통과시켜 버리면, 대책은 있습니까?”
그러자 잭슨이 해리슨과 시위대를 향해 선언했다.
“만일, 그렇다면, 영국과 정말 전쟁을 벌여서라도 사태를 해결하겠소!”
당연히 잭슨에게 그럴 권한은 없었지만 말이다.
***
워싱턴 포토맥 강,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항구 앞에서 잭슨은 이를 드러냈다.
“정말 대단하군, 누벨 프랑스 부왕.”
그때까지 잭슨을 기다리던 손님, 유진이 싱긋 웃었다.
뉴욕에서 배를 타고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어쨌거나 역사에 길이 남을 잭슨의 연설을 보았으니까.
유진은 잭슨을 향해 어꺠를 으쓱이며 말했다.
“나는 한 일이 없습니다. 그저 진실을 널리 알려드렸을 뿐이죠.”
“저게 진실이라고? 허위, 거짓, 선동이 아니라?”
“영국이 노예무역을 금지하는 것도, 남부에 노예들이 필요한 것도, 당장 손해가 나는 것도 모두 진실 아닙니까?”
문득 유진이 잭슨을 보다 묘하게 웃었다.
“또한, 적과 싸워야 [변방인]이 중심에 오를 수 있는 것도 진실이죠. 내 아버지, 나폴레옹 폐하가 그랬듯이.”
변방인, 흔히 [마이너]라고 불리는 주변부 세력.
잭슨도 따지고 보면 상원의원에 민병대장이고 테네시 주에서는 유력자다.
하지만 수도 워싱턴에서 잭슨은 그래봤자 촌뜨기 비주류 정치가일 뿐이다.
그런데 현재 프랑스의 일인자, [황제] 나폴레옹은 어떨까?
아예 프랑스 영토도 아니었던 코르시카 출신으로, 권부의 핵심이 되지 않았던가?
잭슨은 유진의 말을 듣고 눈을 깜박이다, 미간을 좁혔다.
조롱하는 의도로 던진 말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지? 내게 이 상황이 기회가 되기라도 한다는 건가?”
“영국과 전쟁이 정말로 일어날 겁니다.”
“뭐?”
유진이 놀란 잭슨에게 낮게 말했다.
“차기 대통령, 그리고 뉴욕 주지사와 손을 잡고, 군사령관이 한 번 되어보지 않겠습니까? 당신이라면 충분히 군사적 자질은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이건 원역사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잭슨은 원주민 학살, 플로리다 정복, 그리고 영미전쟁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그래봐야 신대륙의 소규모 전투이긴 했지만, 지도력만큼은 분명 탁월한 남자다.
다만 잭슨으로서는 유진의 말이 범상하게 들리지 않았다.
왜냐면 유진은 알고 보면, 단순히 황제의 양자가 아니라, 문명을 선도하는 유럽에서 눈부신 공적을 세웠던 장군이기 때문이다.
“그건, 이집트의 정복자로서 보증하는 건가?”
“물론이죠.”
“좋아. 부왕 전하. 당신이 미는 대통령 후보가 누군데?”
문득 유진이 시선을 돌렸을 때, 잭슨의 뒤에서 활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갑소, 미스터 잭슨. 알렉산더 해밀턴이라고 하오.”
이 순간, 원역사에서 만날 수 없었던 둘이 만났다.
바로, 풍운아 해밀턴과 포퓰리스트의 시조 잭슨이 말이다.
유진은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다 웃었다.
“그럼, 두 분 다, 잠시 호루스 호에 타 보실까요? 영국제와 비교가 안 되는 프랑스산 미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804년, 전쟁의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했다.
노예무역 폐지를 둘러싼 영미분쟁의 수레바퀴가.